*63
'콜록콜록-'
집안으로 들어오자마자, 기침이 나온다.
아직도 채란의 빨간 볼과 코는 좀 처럼 원래의 살색으로 돌아오지 않는다.
" 이봐, 당신- "
" 네? "
" 근데 정말 내 이름은 어떻게 안거예요? "
" 아. .....그냥 제가 아는 사람이람 정말 닮아서요.. .그 사람 이름도 동완..이거든요.. . "
" 내 이름도... .동완인데.. .하하.. 나랑 닮고 이름도 똑같다니... . ; "
" 실례지만, 성을 물어봐도 될까요? "
" 이동완. "
" 아아.... .제가 아는 사람은 김동완이었거든요... . "
동완의 이름을 말하는 채란의 눈빛이 무척이나 애처로왔다.
처음보는 이동완이란 사람도 느낄만큼.. .
" 근데 이 산속엔 왜 헤매고 있었수? "
" 그냥 무작정 나와서 걷다보니까. ..길을 잃었어요... . 한참 동안이나 헤매었는데... "
" 여기 찾기도 쉽지않았을텐데.... .길을 심하게 잃었니보네 "
" 아마도- "
채란의 말은 간단명료했다.
언제나 그랬듯이 사람들을 경계하는 모습. 모습이라기보단.... .습관이라고 해야하나.. .?
" 굉장히 피곤해 보이는데, 들어가서 씻으슈- "
" ..아뇨, 괜찮아요... . "
" 아씨. 보는내가 더러워서 그래 "
이 사람 꽤나 사람을 당황스럽게 만드는 소질이 있는것 같다.
민망해진 채란은 아무말 없이 동완이 가르키는 욕실로 들어갔다.
따뜻한 물이 담겨진 욕조에 몸을 담구고 있으니.. .정말 편안하고 나른해지는 느낌이다.
처음 본 사람의 집에서 샤워... .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곳이 바로 채란이 숨어있는 곳이다.
강원도의 어느 골짜기... .
" 하아... .이젠 다 틀렸어.. .그 어디에도 채란이 있질 않어... . "
" 사장님.. "
" 다..틀려버렸다구................ . "
유리가 위로의 말을 건내보려고 하지만. 그런 말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벌써 채란이 사라진지 3개월 하고도 몇주가 흘러서 4개얼째 접어들어가는데..... .
4개월동안의 실종이라.... .
그 엄동설안에 몇개 걸쳐입지도 않았던 상태였는데... .
민우의 타들어가는 이 마음은 무엇으로도 형용 할 수가 없다.
" 민우야.... . "
" .... "
" 민우야- "
" 어..얘윤이 왔구나.. . "
얘윤이 지긋이 민우의 이름을 불러보았지만, 멍해있던 민우에게 들릴리가없다.
조심히 민우의 어깨에 손을 가져다 대니 그제서야 얘윤이 온것을 알아차린다.
.......... .잊고있던 그의 약혼녀-
채란이 사라진 4개월 세에... .
민우못지않게, 얘윤도 수척해지고.... .핏기도 없어보일분더러 깡 마른것같다.
" 아직도.... .채란씨 찾지못한거야.. ? "
" 아.. 으응... . "
" ..얼...른..찾아야... ....할 텐데.. . "
" .... "
어쩌면 거짓말인지도 모른다.
어쩌면 오히려 채란이 돌아오기를 바라지않는것일 수도 있다. ....
이건 그 누구도 뭐라고 할 수없는거다. 자신의 약혼자가 다른 여자를 죽도록 찾고있는 모습을 보고,
그 누구도 좋아할 사람은 없으니.... .
무언가 민우에게 말을 하려고 하는 모습이건만, 얘윤은 계속 입속에 멤도는 그 말을 꺼내지못하고있다.
무슨 말이 하고싶은걸까.. ...... . . ?
" 민우야. ....... "
" 어? "
" 있지... . "
" 아, 얘윤아 다음에 얘기하면 안될까?
아까 이비서가 회의있다고 했던걸 깜빡했어. "
" 어? 어어.. .... "
" 미안, 그럼 나 가볼게! "
정장 재킷을 들고, 자신의 방에 얘윤만을 덩그러니 남겨둔체 나가버린 민우.
정말 회의가 있어서 그렇게 바삐나갔던걸까,
아님. .......얘윤이 무슨말을 할지 알고 그냥 본능적으로 나간것일까. .. . . .
자신의 사무실도 아닌 방에서... .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이 기분이란, 씁쓸하기보다는.. .비참할정도로 이 모습이 싫은 얘윤이다.
전망좋은 곳에 자리잡은 민우의 방.
사장님이라기보다도 '신화그룹'의 회장이나 다름이 없는 그이다.
실제 민우의 아버지인 이회장은 미국지사에 있고.
한국지사는 민우가 총 책임으로 맡고있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민우못지않게 냉철하다.
한국지사가 쓰러졌단것을 알면서도 미국에서 도움을 줄 수있었는데도,
단 한번도 민우에게 손을 내밀어주지않은 사람이다.
그 깊은 뜻으로는 ,
어떻게든 혼자 해결하라는 뜻이 숨겨져있는 아들을 위한 대단한 사람이 바로 민우의 아버지이다.
그만큼 민우의 힘은 대단했고, 또 그를 부러워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27이란 나이에 이렇게까지 대단한 사업을 전개시킨사람은 없었으니까 말이다.
단 한번의 부정행위따위도 없었고, 그 누구에게도 떳떳했었다.
이런 민우이기에 여러 여성이고 남성의 관심사였고.
특히나, 부잣집 돈좀있다하는 사람들의 딸들인 여자들에게 1위 남편감 이었다.
카얘윤.
그녀가 바로 민우의 공식적인 약혼녀였고, 그녀 또한 우리나라에서 못지않는 그런 기업가집 규수였다.
그런데. ......
어쩌다가 '민채란'이란 여자가 민우와 얘윤의 사이에 끼어들어버렸고.
원래부터 얘윤을 사랑하지않았던 민우지만. 그래도 아무 여자에게 관심이 없던 민우에게만으로도 만족했는데. ..
이젠 ... 채란을 죽을만큼 사랑하는 그런 민우가 되버렸다.
" 나... . 왜이렇게 비참한거니... . . "
얘윤의 흐트러지는 목소리가 민우의 방안에 조그맣게 들린다. .....
" 어떻게 됐습니까? "
" 이사님. 어디에도... .민채란씨의 행방을 알 수가없었습니다. 죄송합니다... . . "
" 됐어요. 그만 나가봐요. . . "
" 네.. . "
혜성의 비서가 혜성의 방에서 인사를 한 뒤 나갔다.
요즘 여러가지로 일이 꼬이고있다.
" 하아.... .하아아..... . ........... . "
혜성의 깊은 한 순소리가, 얼마나 힘든지를 알려주고있다.
꼭 모든 신경들과 핏줄이 터져버릴듯한 느낌이다.
채란을 찾는것만으로도 복잡하고 힘들어 죽겠는데.. . 그런데 .. 싸웠다... . 초연과.. .
강원도에서 서울로 내려오고, 몇일이 있은 후-
초연과 심히.. .싸웠다.
그래서 더더욱이 복잡하고 미쳐버릴것 같은 느낌인가 보다.
항상 초연이 먼저 혜성에게 미안하다고 했었고 .. 또 져 주었었는데.. .
요번만큼은 달랐다. 혜성이 아주 큰 잘못을 저질렀다.
채란을 찾는일이 너무 힘들고 해서, 민우와 술집을 들렸다.... .
민우와 혜성 둘다 취할대로 취한 상태였고 .. 당연히 제정신이었을리가 없다.
그리고 혜성이 민우와 술을 먹은 날은 초연이 유리의 집에서 잔다고 한 날이었었고.... .
그렇기 때문에 혜성도 맘놓고 술을 들이마셨던것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술에 너무 많이 취해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정신을 차리고 보니 자신의 방에서 .. .
반나체의 가슴까지 이불을 덮은 여자와 자신과 함께 있었고 그 모습을 초연이 본것이었다.
나중에 생각이 난것인데.... .
그 날 ... 아무일도 없었고 그저 혜성이 먼저 그 여자보다 먼저 쓰러져 잠이 들었다.
천하의 신혜성이 술을 먹었다고 해서 절대로 그럴사람이 아니다.
그저 그여자는 자신의 옷이 갑갑해서 벗어버리고 혜성옆에서 잠을 잔것뿐이고.
물론 혜성의 옷은 혜성이 덮다고 벗은 것이었다.... .
그리고 초연은 유리의 집에서 자려다가, 혜성을 생각해서 그냥 집으로 왔는데... .
우연히도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된것이었다.
충분히 보기에 오해할 수있는 요인이었다...... .
" 시... .신혜..성.... . "
" 아, 초연아!! "
" 됐어. 이손 놔- "
" 초연아, 오해야..... . 내말좀 들어봐 응? "
" 더러워. 이 손 놔- "
" 후, 김초연. ....내말좀 들어보라니까!! "
" 보기 거북해- 상의 입고 말하든가해.
그리고 니 눈에 내가 그렇게 바보였니?..침대에서 남녀가 옷벗고 있는데 .. 풋, 내가 그렇게 만만했니? "
너무도 깊이 쌓인 오해였다... .
혜성이 설명하려고도 했었지만, 그 시간조차 그에겐 허락되지않았다.
" 그게 아니라니까! "
" ..너만은 안그럴꺼라고 생각했었어.
내게 아무리 감정따위 없어도 내가 싫어도 넌 믿었는데..... .신혜성 내 감정을 후회해- "
혜성이 잡고있던 손목을 탁, 놔버린체 혜성의 집을 빠져나가는 초연의 모습.
이게 그녀와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 그 어느때보다도 차가웠고, 다가설수 없었다.
" 후... .김초연.. "
그 후로부터는 지금까지.... .
혜성과 단 한마디도 하지않음을 물론이고, 혜성의 말을 들으려고 하지도 않는다.
또한 .. 혜성과 마주치는 일도 없다. 초연을 만나보려면 오직 자는 모습. 그것뿐이었다.
오후까지 잠을 자고 .. 혜성이 들어오기전 저녁이 되면 바로 옷을 차려입고 클럽으로 향하는 초연이었다.
이러이 혜성은 초연의 곤히 자고있는 모습만 볼 뿐이었다.
평소에 보였던 큐티스타일과는 다르게, 섹시스타일 이었다.
조금은 언발란스 할지도 모르겠지만... .
꼭 그렇지만은 않았다.
짙은 화장과 굵게 진 웨이브와 S라인을 드러내는 타이트한 옷들을 입은 그녀의 모습은 더 이성 어리고 순수한 모습이 아니었다.
소녀같은 분위기는 전혀 풍기지 않는, 채란과 같은 분위기를 내는 하나의 여자였다.
채란만큼은 아니지만. 보통여자들보다는 도도했고 또 요염했으며 도발적이었다.
초연이 있다는 클럽을 찾아갔었지만 . .... 오히려, 안가보는것이 더 낳을 뻔했다.
현란한 음악과 조명에 맞춰, 시선 집중이 된채 춤을 추고있는 초연의 모습.
그 주위에서 초연의 몸을 슬금슬금 더듬은 낯선 남자들의 손길.. .
작게 들리는 혜성의 욕과, 차갑게 굳은 표정을 하고선 다시 회사로 돌아왔다.
뭐가 이렇게도 꼬이는지. ............
이제야 선호가 자신에게 했던말을 이해할 수있을것 같은데. .......
이제서야 알것같은데.. .
, 니가 보고싶어서
, 니가 생각이나서
, 너의 향기때문에
, 너의 흔적때문에
, 너의 환상때문에
, 너의 추억때문에
, 너의 기억때문에
, 너의 키스때문에
, 너의 음성때문에
, 너의. .................... . .. .. . 사랑때문에,
. ................................ .
. ........ . . . ........... . .. .................. .
................... . ...................
.
.
.... .너의 사랑때문에 내 자신이 망가졌음을 알고, 너에게 헤어나올 수없는 내 자신을 알고-
. .......... . . ......... . . 내 사랑이 눈물을 흘린다. . ......... .. . .....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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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d girl 63. " 신혜성 내 감정을 후회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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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09.07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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