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군 낙월면에 안마도, 송이도, 낙월도 삼형제 섬이 있다
송이도는 낙월면의 삼형제 섬 중에는 두 번째로 큰 섬이다
소나무가 많고 사람의 귀처럼 생겨서 섬 이름이 송이도가 되었다 한다.
섬이 크고 썰렁했지만 큰내끼해안에서 코끼리를 만나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송이도는 칠산대교가 있는 향화도항에서 약 22㎞ 떨어진 섬이다.
송이도는 소나무가 많고 사람의 귀처럼 생겨서 섬 이름이 유래되었다고 한다.
지도를 들여다보면 어찌어찌 사람의 귀를 닮은 듯하다.
아침 일찍 출발한 탓에 향화도 선착장에서 김밥 한 줄로 아침을 때웠다.
8시 정각에 출항하는 '영광사랑호'에 몸을 실었다.
배는 약 1시간 30분만에 송이도 선착장에 닿았다.
관광객이라곤 우리 일행 네 명뿐이었다.
선착장의 언덕배기에 광주대를 설립한 김인곤 박사의 동상이 서있었다.
송이도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약 1㎞ 하얀 몽돌밭이 반긴다.
여름철에는 관광객들이 해수욕을 즐기는 곳이다.
저녁에 하얀 몽돌밭에서 하늘을 바라보고 누우면 별이 주먹만 하게 보인다고 한다.
점심식사를 예약한 송이섬펜션을 찾아갔다.
12시에 점심을 먹기로 하고, 왕소사나무 군락지를 찾아갔다.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가는 길섶에 산딸기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었다.
산딸기꽃은 섬 사람들의 심성을 닮은듯 맑고 깨끗하였다.
송이저수지 근처에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내막봉 당산 부근에 전국 최대 규모로 알려진 왕소사나무 군락지가 있다.
1991년에 106본이 산림유전자원보호림으로 지정됐다.
수령은 약 30년~200년에 이르는 거목이며 우리나라에서 최대의 군락지라고 한다.
이처럼 왕소사나무가 군락을 이루게 된 결정적 이유가 있다.
‘왕소사나무에 손을 대면 큰 재앙이 온다’는 조상들의 지침이 있었던 것이다.
당시 마을 주민들은 땔감이 없어도 왕소사나무는 절대로 베지 않았던 덕분이라고 한다.
가장 큰 왕소사나무 뒤에 당산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마을 공동체는 해마다 이곳에서 당제를 지내며 하나가 되었으리라.
섬에 들어갈 때마다 이런 문화가 사라진 걸 보면 매우 아쉽다.
왕소사나무 군락지에서 되돌아 나와 연등개로 향햤다.
연등개에서 하루에 두 번씩 송이도와 각이도가 약 3㎞의 맛등으로 연결된다.
1년에 150일 정도 각이도와 바닷길이 열린다고 한다.
신비의 바닷길을 전라도의 일부 지역에서는 맛등이나 풀등이라 한다.
맛등은 맛조개가 많이 서식한 곳이라 하여 맛등으로 불린다.
그러나...오늘은 물이 들어온 상태라 걸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바다 건너편으로 소각이도와 대각이도가 보인다.
섬의 모양이 염소의 뿔과 귀와 같다 하여 각이도라 부른다
약 350여 년 전 밀양 박씨가 대각이도에 들어와 살면서 마을이 형성되었다고 한다.
1973년도 무렵에는 큰말, 작은말, 외미, 양골, 대사골 등에서 107가구 522명의 주민이 살았다.
하지만 지금은 교통이 너무 불편하고 물산이 없어서 인구가 대폭 줄어들었다.
지금은 해안가에 큰말과 작은말 두 개의 마을만이 남아있다.
칠산 어장의 중심이라 배가 불야성을 이루던 시절도 있었다.
최근엔 사람도 배도 뜸해져 한적한 섬 마을로 변했다.
덕분에 선물처럼 주어진 잔잔한 바다를 바라보며 편안하게 휴식하기 좋은 곳이 됐다.
학교도 이미 폐교되어서 펜션으로 이용되고 있다.
마을 끝쪽에서 그림같이 꾸며놓은 집을 발견하였다.
그림이나 글씨를 보니 범상치 않은 솜씨가 엿보였다.
외출했다 집으로 들어가는 주인장을 보니 매우 낙천적인 기질이 보였다.
당산(堂山)은 한 고을, 한 마을의 지킴이신을 모신 성역이다
그런데 당산나무가 죽은채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서 있다.
종교간의 갈등으로 일부러 죽인 것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마을의 중앙에 두 개의 효열비가 남아 있었다.
상당한 공력과 많은 돈을 들여 세운 흔적이 보였다.
해안가에 아담한 야영장이 마련되어 있었다.
근사한 화장실과 몇개의 펜션, 식당도 있었다.
여름철에는 한 달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차지할 수 없다고 한다.
마을 구경을 마치고 펜션으로 돌아와 점심 식사를 하였다.
맛조개, 조기, 소라, 간장게장, 두릅 등 정성스럽게 차린 밥상을 받았다.
주인 할머니는 송이도 출신인데 광주에 살면서 펜션 사업을 한다고 했다.
해안쪽으로 30여분 걸어가면 검은바위낚시터가 나타난다.
이곳에서는 멀리 대노인도, 소노인도, 납떼기섬이 보인다.
날씨가 청명한 날은 멀리 칠산바다 너머로 영광 백수해안과 함평항이 보인다고 한다.
낚시터로 유명한 큰바위를 지나면 왼쪽으로 헬기장이 자리잡고 있다.
송이도에 긴급환자가 발생되면 육지에서 응급헬기가 환자를 수송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오른쪽 포장도로로 조리대숲이 펼쳐진다.
1973년대까지 존재하였던 양동마을이 있었던 곳이다
양동의 옛 마을터에는 우물과 팽나무 몇 그루가 보였다.
어두운 숲터널로 들어가려는데...팔뚝만한 구렁이가 지나가는 바람에 도망쳐 나왔다,
큰내끼해안의 몽돌밭은 하얀 몽돌밭이다.
송이리의 마을 앞에 있는 하얀 몽돌밭에 비해 더 큰 몽돌밭이다.
송이도 해안의 몽돌밭은 유난히도 하얀색을 띤다
큰내끼에서 전망대를 거쳐 무장봉(無長峰)과 작은내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데 우린 포기하였다.
큰내끼해변에 코끼리바위가 있는데 지질학에서는 시아치(sea arch)라 부른다
거대한 코끼리가 바다에 코를 박고 들어가는 형상이다.
동굴 너머로 촛대처럼 생긴 바위는 놓치기 아쉬운 포토존인데...물이 들어와서 건너갈 수가 없다
몽돌밭에서 쉬면서 발의 형상을 만들어 보았다.
발은 가장 고생하면서 제대로 대접을 못받는 신체기관이다.
마을 안길에서도 왕소사나무 군락지로 올라가는 길이 있다.
송이도의 동서를 가르는 송이지맥(松耳枝脈)을 걸어보지 못해서 아쉽다.
지금도 산속에는 수십 마리의 멧돼지가 우글거린다고 해서 겁을 먹기도 했다.
마을 사람에 의하면 얼마 전에 새끼 밴 멧돼지를 3마리나 잡아서 걱정이 덜하다 한다.
송이도는 축복받은 섬이라고 한다.
작은 계곡이 무려 99곳에 달해서 사시사철 물이 끊기지 않기 때문이다.
송이도에서 오후 4시에 나오는 배를 타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