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기행] 봄을 찾아, 꽃을 찾아 - 매화마을
- 20063015 수요일
전주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하여 남원과 구례를 거쳐 하동으로 이어지는 19번 국도를 지났다.
이 길은 매년 봄마다 매화, 산수유, 벚꽃이 차례로 피고 지어 꽃을 찾아오는 사람들로 넘쳐
난다.
백운산 자락에 옹기종기 모여 있는 마을에 매화가 만개할 때 멀리서 바라보면 산자락에 눈이
내린 듯 장관을 이룬다. 특히 멀리 지리산이 바라보이고 섬진강이 흐르고 있어 그림처럼 아름
다우며 솔솔 풍기는 매화 향기를 맡노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된다. 올해 매화축제는 11일
부터 19일까지 열리는데 절반 정도 핀 매화꽃이 절정을 이루려면 일주일 정도가 지나야 할
것 같다.
‘청매실농원’의 반들거리는 수많은 장독을 보고 기념품 전시관에 들어가 매실을 이용한 여러
제품을 둘러보았다. 은은한 매화 향기에 취하다 내려왔다.
- 아직 만개하진 않았으나 곳곳에서 고아한 향기를 자아내는 매화~!
- 매화마을 상징이 된 청매실농원의 수많은 장독
- 매화마을 기념품 전시관 앞 장독 사이에서 핀 홍매화
- 기념품 전시관에 진열된 작은 항아리
[문학기행] 봄을 찾아, 꽃을 찾아 - 송림공원 (3/15)
경남 하동군 하동읍 광평리에 위치한 하동송림은 섬진교와 섬진강 철교를 사이에 두고 수령
300여 년 된 아름드리 노송들이 빽빽이 들어찬 곳이다. 송림 면적이 2,600㎡에 달하며 750여
그루의 노송이 우거져 있다.
조선 영조 21년에 당시 도호부사였던 전천상이 섬진강의 강바람과 모래 바람의 피해를 막
기 위해 소나무 숲을 섬진강변에 조성하였는데 오늘날 국내 제일의 노송 숲이 되었다 한다.
넓은 백사장과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은 공원은 각종 민속놀이와 행사장으로 이용되며 체
육시설과 휴양시설이 있어서 지역 주민들은 물론 여행객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주변 경
관이 아름다워 하동 군립공원 제1호(경남 기념물 제55호)로 지정되었다.
큰 노송 앞에서 한참 서있다 섬진강변 따라 산책로를 걷노라니 코끝을 적시는 솔바람이 가
슴속을 씻어주는 듯 하였다.
- 하동송림의 유래
- 송림공원의 큰 소나무
- 제5단계 송림공원 휴식년제의 연장 실시(6개월 연장 : 2003.9.1~ 2006.8.31) - 지역 : 서편
- 자연발생 유원지인 송림공원의 산책길
- 송림공원 바로 옆, 섬진강 물줄기
- 송림공원 백사장 앞 벤치
[문학기행] 봄을 찾아, 꽃을 찾아 - 화개장터
기사아저씨가 추천해준 식당에서 산채정식을 먹었는데 특히 봄동이 들큰하여 모
두에게 인기가 좋았다. 점심밥을 먹은 후 경남 하동군 화개면 탑리에 위치하는
화개장터로 향하였다.
화개장터는 1700년 무렵부터 영호남 교통의 요충지로 조선시대 다섯 손가락 안에
들던 5일장이 열리던 곳이었다. 전남 구례군 토지면과 맞닿아 있으며 10리 벚꽃
터널로 유명한 쌍계사가 지척에 있기도 하다. 섬진강을 끼고 있어 경상도와 전라도
사람이 만나는 장터를 형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구경 한번 와 보세요~~~♬ 있어야 할 건 다 있고요 없을 건 없답니다~♬”
라는 노래 가사에서처럼 물건을 사고파는 만남의 장소였으며, 김동리의 소설 ‘역마’
의 무대였던 화개장터 화개장터를 전남도와 경상도에서 반반씩 부담하여 옛 모습
그대로 복원시켜 관광지화 하여 영남과 호남의 화합의 상징으로 발전, 계승시켜나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한다.
갓 뜯은 쑥 한 무더기와 갓 깍은 생밤 한 꾸러미를 샀다. 주섬주섬 손에 든 보따리가
정겨워 보였다.
- 물길과 꽃길의 고장, 하동 안내도
- 화개장터 유래
- 화개장터 조형물
[문학기행] 봄을 찾아, 꽃을 찾아 - 평사리 최참판댁
‘남도대교’가 우측으로 보이는 곳에서 10분쯤 하동 방향으로 내려가면 악양 삼거리가 나온
다. 여기에서 좌회전하여 1003번 지방도를 따라 들어가니 최참판댁의 이정표가 보였다. 하동
군 악양면 평사리 주차장에서 10여분 올라가면 아미산 아래 동정호까지, 평사리의 너른 들판
과 섬진강이 한눈에 들어오는 최참판댁이 나온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의 무대가 된 곳, 평사리는 섬진강이 주는 혜택을 한 몸에 받은
곳이다. 그 곳 언덕배기 중턱에 자리한 고래등 같은 기와집이 바로 최참판댁이다. 행랑채, 안
채, 별당채, 사랑채로 이어지는 최참판댁은 소설 속의 가상공간을 옮겨놓은 곳으로 드라마 세
트장으로 사용하였다.
사랑채 대청마루에 올라 탁 트인 들판을 바라보노라니 “이리 오너라”하는 소리가 들리는 듯
했다. 토지문학제를 개최하며 우리 한민족의 대서사시인 ‘토지’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최참
판댁을 돌아보던 중 사당 뒤에서 흐르는 매화 향기에 걸음을 멈추었다.
- 최참판댁 가는 길, 초입의 고목
- 박경리의 소설 '토지'에 나오는 최참판댁 안내도
- 평사리 최참판댁 전경
- 행랑채, 안채, 별당채, 사랑채로 이어지는 최참판댁
[문학기행] 봄을 찾아, 꽃을 찾아 - 천은사 처음처럼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고
일어서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저녁 무렵에도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다시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지리산 3대 사찰(화엄사, 쌍계사, 천은사) 중의 하나인 천은사는 지리산 서남쪽, 화엄사와
지리산 온천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다. 노고단을 오르는 가장 빠른 길인 성삼재 순환도로의
절 매표소가 있는 산문을 지나 300여 미터를 더 올라가면 천은사 주차장이 보이고 일주문
을 만나게 된다. 일주문의 현판은 조선시대 4대 명필인 원교 이광사가 쓴 글씨라고 한다.
수려한 이 글씨체에는 사연이 있다. 천은사에 불이 자주 나서 이를 다스리기 위해 일부러
물 흐르는 듯한 글씨체로 현판을 만들었는데 그 이후로는 불이 나지 않았다고 한다.
천은사에서는 유명한 감로수 샘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다. 그 곳 유리
창에 걸려 있는 <처음처럼>이라는 족자를 보며 절로 이는 탄성...
수년 전 초하에 지인과 함께 왔을 때에도, 지지난 해 벚꽃이 흐드러지게 필 무렵 가족과
함께 왔을 때에도 처음처럼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글귀를 음미하며 경내를 돌아보았다.
아직 겨울 기운이 묻어나는 지리산 담수호에 비친 나목이랄 지, 재건불사 하느라 어수선한
절 마당이랄 지, 철마다 다른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올 때마다 어머니의 품안처럼 포근함
이 안겨오는 천은사! <처음처럼> 그 느낌이 오래도록 유지되기를 바라며 박새 소리에 귀를
모았다.
- 아직 겨울 기운이 묻어나는 천은사 입구의 지리산 담수호
- 천은사 극락보전 뒤에 있는 팔상전과 응진전
- 천은사 극락보전 앞 동백꽃
- 춘원 이광수의 詩, '애인 육바라밀을 쓰다'
- 처음처럼
[문학기행] 봄을 찾아, 꽃을 찾아 - 지리산 산수유
하루에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해질녘에야 지리산 산수유 마을에 들릴 수
있었다. 2006.3.25(토)~4.2(일)/ 9일간 지리산 산수유 축제가 시작된다고
한다. 그러나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방긋 웃고 있는 산수유꽃이 이미 세
상을 노랗게 물들이고 있었다.
축제 기간에는 풍년기원제를 시작으로 산수유 군락지의 꽃길 걷기 체험과
난타공연, 산수유 가요왕 선발대회, 불꽃놀이, 전시회 등... 많은 행사가 펼
쳐진다고한다.
잠시 쉬었다 오는 길에 살랑거리며 흔들리는 앙증스런 꽃을 보며 마음의
박수를 힘차게 보냈다. 겨우내 폭설과 혹한을 이겨내고 이렇게 환한 꽃을
피워냈으니 그, 인고를 무어라 표현할 수 있으랴!
- 방긋 웃는 아기처럼 귀엽고 노오란 산수유꽃
- 가까이 본 산수유꽃
나(我)를 조금씩 자주 버리려 노력하면, 그 빈 자리(空間)로 진실한 아름다움의 이해(理解)가 파도처럼 밀려 오는 것 같군요, 지리산 산수유, 화개장터, 천은사 팔상전, "토지"의 배경인 최참판댁 그리고 호수의 정경 모두 귀한 우리의 보물이겠지요. 참으로 잘 구경하였읍니다. 여행에 건강하시기를.....
첫댓글 남녘의 여러 곳을 두루 다녀 오셨군요. 아직은 추운지 입을 꼭 다문 꽃잎들이 앙증맞습니다. 4일전에 메일 보냈습니다만,
어, 이상하네요? 메일, 못 받았는데... 다시 확인해 볼게요.
나(我)를 조금씩 자주 버리려 노력하면, 그 빈 자리(空間)로 진실한 아름다움의 이해(理解)가 파도처럼 밀려 오는 것 같군요, 지리산 산수유, 화개장터, 천은사 팔상전, "토지"의 배경인 최참판댁 그리고 호수의 정경 모두 귀한 우리의 보물이겠지요. 참으로 잘 구경하였읍니다. 여행에 건강하시기를.....
고맙습니다. 덕곡 님~^^ 좋은 댓글을 새겨 읽으며 고개를 끄덕입니다. 기쁜 나날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