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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이 가까워졌다. 그 푸른 바다를 담아오기가 쉬워졌다. |
[울진=글·사진 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아득히 먼 곳’이었다. 울진 좋은 줄은 진즉 알았어도, 솔직히 서울에서 가기엔 꽤 멀었다. 특히 최남단 후포는 더 그랬다. 부산이나 완도만큼 걸렸다. 영동고속도로로 가서 삼척으로 내려가도, 봉화나 청송을 넘어도 똑같이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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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우석기자] 겨울엔 길에 통제될 때도 많았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마음이 갔다. 겨울이면 다가오는 대게나 온천의 유혹도 뿌리칠 수 없었다.
지난해 당진~영덕 간 고속도로(30번)가 생겼다. 상주~영덕 구간이 개통돼 씽씽 달리면 4시간 정도면 닿는다. ‘온 이사(이런 사람이 있다. 한국의 슈마허같은 사람이다.)’같으면야 3시간 중반 대에도 간다. 꺼릴 이유가 없어졌다. 후포를 목적으로 하고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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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워진 울진
이른 아침(오전 5시) 서둘러 출발했다. 여러 이유가 있었다. 막혀서 점심을 놓칠까봐서였다. 휴게소 음식이 예전보다 꽤 좋아졌다지만 그래도 푸른 바다 울진에서 맛보는 것과는 다르다. 차는 막히지 않았지만 경북까지 와서 해가 뜨는 것을 보니 기가 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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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468%2F2017%2F02%2F08%2F0000234701_005_20170208164316751.jpg%3Ftype%3Dw540) | 신석기 유적 박물관이 서있는 언덕에서 본 후포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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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말하자면 울진에는 세 가지 해가 있다. 하나는 푸른 바다에서 떠오르는 붉은 해(日)요, 또 하나는 역시 그 푸른 바다에서 기어나오는 붉은 게(蟹)다. 또 하나는 많은 것을 해(施) 볼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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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빨라졌다. 예전 같으면야 점심을 맞추기도 어려웠다. 80년대 초반 울진에 문상을 가기위해 서울에서 아침에 출발했는데 밤에 도착했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하지만 이날은 이미 후포항에 도착해 커피집이 열기를 기다렸다 모닝 커피를 마실 수 있었다. 후포항엔 바다와 매우 가까운 앤제리너스 커피전문점이 있다. 해변으로 커피를 들고나가 눈부신 윤슬로 가득한 아침 바다를 바라보며 호로록 즐기는 기분 또한 서울에선 꿈도 못꾸는 것이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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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와 산과 계곡을 모두 품은 울진에서 해볼 수 있는 것도 많다. 강도다리 등 귀한 생선을 잡은 낚시는 물론이며 송림가득한 해변 산책, 소나무 숲길 걷기, 스쿠버다이빙까지 모두 즐겨볼 수 있다. 볼 것도 많다. 바로 붙어 어깨를 맞댄 길을 향해 하얀 혀를 날름대는 짙푸른 바다는 아침이면 시뻘건 불덩이를 토해내고 밤에는 영롱한 어화(漁火)를 그대로 비춰낸다.
빨래 대신 반투명한 오징어를 말리는 풍경도, 갯바위에 홀로 서 바다와 싸우는 낚시꾼의 힘찬 스윙도 눈에 담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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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쪽은 기암괴석이 바다에 뚝뚝 박혀있는 곳이 많다. 죽변에서 내려오면 망양~기성 쪽 바다엔 분재처럼 멋진 바위가 파도 사이에 늠름하게 서있다. 특히 작은 금강산이나 설악산이 솟아나온 듯 멋진 녀석도 있다. 뚱뚱한 갈매기 들이 저마다 바위 끄트머리에 앉아 모델을 해주니 기특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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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imgnews.naver.net%2Fimage%2F468%2F2017%2F02%2F08%2F0000234701_011_20170208164316863.jpg%3Ftype%3Dw540) | 대게의 명산지 울진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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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울진의 겨울
이 시기에 울진을 간다하면 모두들 부러워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대게에 살이 차오를 때가 아닌가. 울진대게는 이제 굉장히 유명하다. 사실 대게는 살이 달고 푸짐해서 좋다. 꽃게에 비해 껍질을 벗기기도 쉽다. 껍질이 두껍고 단단한 꽃게는 까먹기가 쉽지 않다. 예전에 꽃게 다리를 깨물었다가 앞니 사이에 껍질조각이 낀 적 있는데, 온 몸의 뼈(특히 머리 해골)가 일제히 벌어지는 듯한 느낌을 경험해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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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대게는 쉽다. 허벅지 쯤을 비틀어 당기면 길고 탱탱한 다릿살이 쑥 빠진다. 울진 취재를 다니며 체득한 대게 먹는 법(나눠먹을 때 기준)을 소개하자면, 집게살이 맛있으니 먼저 챙겨 먹어야 한다. 그 다음은 다릿살. 일단 종아리 살은 놔두고 허벅지 살만 먹고 상 앞에 모아둔다. 얇은 종아릿살은 나중에 다 떨어지고 먹을게 없을 때 챙기면 된다.
몸통은 도구를 이용해 싹싹 긁어내 게딱지에 담아둔다. 꽤 푸짐하게 모이면 게 내장에 비빈 다음 숟가락으로 한입에 쑥 삼키면 된다. 홍게도 마찬가지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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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에 뭐 게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역시 좋은 바다엔 맛난 먹거리가 많다. 강도다리, 줄가자미(이시가레이) 등 평소 접하기 힘든 신선한 자연산 횟감이 있다. 특히 현지에서도 귀한 줄가자미는 2월 요즘까지 제철이다. 물이 데워지면 뼈가 억세서 세꼬시로 맛볼 수 없다. 등에 돌기가 다닥다닥 붙어있어 줄가자미 또는 돌가자미라 부르는데 돌가자미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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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어도 빼먹을 수 없다. 지방이 많아 감칠맛이 좋은 방어는 이제 끝물이다. 참치랑도 안바꾼다는 겨울 방어를 마지막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다. 등쪽은 붉은 살, 뱃살은 희다. 가마살 등 다양한 부위를 함께 낼 수 있어 고급어종으로 자리매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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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의 왕자 문어도 있다. ‘미디엄 레어’ 정도로 삶아내면 레고블록같은 다리가 꼬들꼬들하니 맛도 좋다. 경상도 동해안 사람들이 사랑하는 안줏거리다. 정월대보름까지 맛이 가장 좋다. 울진 앞바다엔 바위가 많아 참문어가 많이 잡힌다. 울진 구산항에서 문어 위판을 대대적으로 한다. 개인적으론 진한 초장보다는 소금 참기름장이 더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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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포항에는 밤 늦도록 포장마차가 불 밝히는데 이곳에선 도루묵 튀김을 맛볼 수 있다. 주문과 동시에 바로 튀김옷을 입혀 튀겨낸다. 늦도록 불 밝힌 어선 앞 선착장에서 뜨거운 도루묵 튀김에 즐기는 차가운 참소주(금복주)는 겨울 항구의 낭만을 더한다.
한잔 술을 걸쳤으니 해장도 해야한다. 칼칼한 김치를 송송 썰어 넣고 곰치를 뭉텅 잘라 끓여낸 곰치국은 해장으로도 식사로도 최고다. 정약전의 자산어보에서도 ‘곰치는 살이 아주 연하고 맛이 싱거우며 곧잘 술병을 고친다’고 나온다. 뜨거운 국물을 후루룩 마시며 부드러운 살을 훌훌 넘기면 언제 술을 마셨는지 기억도 안난다. 생우럭을 통째로 넣고 끓여낸 맑은탕(지리)도 해장에 버금가라면 서럽다. 늘 서덜탕만 먹다가 고소한 국물을 마시면 우럭이 왜 횟감보다는 탕거리로 인기가 좋은지 단번에 알아먹을 수 있다.
울진에선 온천이든 식도락이든 뭐하나 놓치기 아깝다. 계절은 바뀌어 가지만 이제 더욱 가까워진 것을 확인했으니 마음 놓고 올라올 수 있었다.
demor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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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러볼만한 곳=구수곡 자연휴양림은 200년 이상의 울진소나무(금강송) 군락지와 산양 등 희귀 동·식물이 서식하는 청정 지대다. 10㎞의 기나긴 계곡에 18개의 크고 작은 소와 폭포가 이어진다. 인근에 전국유일 자연용출온천 덕구온천이 있고 해변도 가까워 산림욕과 온천욕, 해수욕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다.
물 좋기로 유명한 백암온천은 53도의 온천수가 콸콸 쏟아지는 곳이다. 성분도 좋다. 나트륨, 불소, 칼슘 등을 다량 함유해 탕치효과가 좋은 곳으로 유명하다. 일제강점기에 이미 온천을 찾아내 조성한 백암온천지구에는 한화리조트 등 콘도, 호텔, 여관, 연수원 등이 몰려있어 숙박도 편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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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울진에는 후포항과 죽변항 등 두개의 핵심 어항이 있다. 최남단 후포항은 대게를 즐기고 북쪽 죽변항에선 활어회나 물회 등을 맛볼 수 있다. 후포항 왕돌회수산은 봄까지 본격적으로 제철을 맞은 울진대게와 붉은대게를 맛보기에 좋은 곳이다. 아침마다 경매를 통해 잡아온 대게와 홍게를 가마솥에 삶아 잘라낸다. 널찍한 방과 이층 곁들인 반찬이나 홍게탕, 생우럭맑은탕, 활어회, 문어숙회 등 다른 식사나 안줏거리도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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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항 명물곰식당은 곰치국을 잘 끓이는 집. 투실한 곰치를 푸짐하게 잘라넣고 잘익은 김치를 넣고 시원하게 끓여낸다. 밥을 말아 여러 찬과 함께 훌훌 떠먹으면 추운 날에 활력과 온기를 채울 수 있다. 역시 제철인 장치탕이나 찜도 맛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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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변항 제일반점은 독특하게도 비빔짬뽕밥을 대표 매뉴로 내는 중국집. 자작하게 조려낸 짬뽕 양념에 밥과 계란 후라이를 넣고 쓱쓱 비벼먹으면 한끼 식사로 훌륭하다. 비빔짬뽕면도 있다.
●잘 곳=평해읍 거일리에 위치한 바다목장 펜션은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조망과 백암온천, 후포항과 인접한 위치가 좋다. 통나무로 지어 운치 또한 가득이다. 가족이나 연인 들이 이미 알고찾는 곳이다. 상주~영덕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더욱 가깝게 다녀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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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 있어요
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