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다. 올시즌을 전망할 수 있는 2001시범경기가 11일 제주 삼성-롯데전을 시작으로 31일까지 팀당 14게임씩(팀간 2차전) 총 56게임 일정으로 펼쳐진다.
시범경기는 낯선 얼굴들의 격전장. 신인 최고액을 받은 이정호(삼성)를 비롯 75명의 신인들이 지난 겨울 갈고닦은 기량을 맘껏 뽐낼 태세고, 처음으로 한국땅을 밟은 12명의 외국인선수가 첫선을 보인다.
겨우내 야구에 목말랐던 팬들이 보다 흥미진진하게 관전할 수 있도록 시범경기 포인트들을 모았다.
새내기
이정호 - 이동현 - 김주철 - 정대현 신인왕 꿈
삼성 이정호(19), LG 이동현(19), 해태 김주철(19) 등 각 팀에서 큰소리치는 선수들은 대부분 투수들이다.
메이저리그 유혹을 뿌리치고 5억3000만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받고 삼성에 입단한 이정호는 지난해말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154㎞의 강속구를 뿌려 일찌감치 '스타탄생'을 예고했다. 선발후보.
이동현은 LG가 11일 제주 삼성과의 시범경기서 이정호와 '선발 맞대결'을 제안할 정도로 자신있게 내세우는 신인왕 후보. 150㎞에 가까운 빠른 직구를 뿌리는 이동현은 볼배합과 변화구가 좋은데다 두둑한 배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해 성남고를 30년만에 청룡기 우승으로 이끌었던 해태 김주철은 하와이 전지훈련에서 148㎞의 강속구로 김성한 감독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지난해 시드니올림픽이 낳은 스타 SK 정대현(23)도 관심거리.
타자중에선 롯데 신명철(23)과 삼성 박한이(23)가 빛난다. 올시즌 대졸 야수 최고 계약금(3억2000만원)을 받고 롯데에 입단한 내야수 신명철은 공-수-주 3박자를 갖춘 롯데의 차세대 1번타자. 삼성 박한이 역시 정확한 타격에 빠른 발을 갖춰 팀내 톱타자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이적생
홍현우 - 마해영 - 심정수 새유니폼
FA 자격으로 쌍둥이 유니폼을 입은 홍현우(29)와 삼성 마해영(31), 현대 심정수(26)가 거물급 이적생들.
홍현우는 LG가 고대했던 오른손 거포. 홍현우의 가세로 타선의 좌-우 밸런스를 맞추며 왼손투수에 약한 징크스를 해결하고, 내야수비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LG가 홍현우를 데려오기 위해 쓴 22억(구단 보상금 포함)이 아깝지 않은 활약을 펼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삼성이 마해영을 건진 것은 그야말로 '천운'. 잠실구장 다음으로 큰 규모의 사직구장에서 지난해 35개의 홈런포를 쐈던 마해영이 아담한 대구구장에서 더 많은 홈런포를 쏘아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처음 맡게 된 외야수비 적응이 문제.
'계란맨' 심정수 역시 현대로선 굴러온 복덩어리다. 두산으로 보낸 심재학만큼의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으며 '잠실 홈런왕'의 타이틀을 지닌 심정수는 현대 공격과 수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시킬 것으로 보인다.
트레이드에 반발해 1년간 그라운드를 떠나 있었던 '비운의 투수' 해태 손 혁(28)과 재정난으로 눈물을 흘리며 SK로 트레이드된 '초대 홀더왕' 조웅천(30), 꼴찌 SK의 전력보강을 위해 현금트레이드 된 강 혁(26)과 조규제(34)의 모습도 팬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외국인 선수
리베라 - 발데스 - 로마이어 등 외인부대 역할 중요
‘외인 부대’의 역할이 어느때보다 중요해졌다.
1군 엔트리가 2명에서 3명으로 확대돼 활용 가치가 더욱 높아졌다. 특히 ‘토종 전력’이 엇비슷한 상위 클래스의 팀들에게는 우승 고지 점령 여부의 큰 변수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삼성과 LG가 대표적인 예다. 삼성은 임창용 대신 리베라가 마무리의 중책을 맡는다. 일본프로야구 한신에서 좋은 구위를 뽐냈던 경험이 있어 한국야구에 빠른 적응을 할 것으로 보인다.
LG는 ‘왼손의 해리거’라는 발데스를 영입, 2선발로 낙점했다. 메이저리그 3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변화구와 안정된 제구력을 뽐낸다.
양팀 모두 둘의 활약 여부가 전체적인 투수진 운용에 ‘키 포인트’가 될 수 있다. 타선에는 로마이어가 합류했다.
지난해 우승팀 현대는 요미우리로 이적한 정민태의 공백을 메울 우완 정통파 테일러와 거포 필립스를 앞세워 2연속 제패의 꿈을 키우고 있다.
3명의 용병 엔트리이지만 지난해와 똑같이 한경기서 두명만 출전할 수 있어 외인부대의 활용안도 팬들에게는 색다른 볼거리가 될 전망이다.
자리바꿈
임창용 - 이승호 선발로
투수들 가운데는 스프링캠프에서 구설수에 휘말렸던 삼성 임창용이 주목된다. 마무리에서 선발로 보직이 바뀌어 과연 어느 정도 승수를 챙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임창용은 데뷔 첫해 잠깐 선발로 출격한 이후 처음이어서 다소 생소한 자리다.
지난해 신인왕에 오른 SK 이승호는 조웅천의 영입으로 뒷문이 튼튼해짐에 따라 선발로 풀가동한다. 선발, 마무리를 오갔던 악전고투를 끝내고 2년차 웅비를 준비한다.
마운드가 비교적 튼튼한 롯데는 지난해 어깨 부상으로 미들맨으로 뛰었던 박석진이 선발로서 화려한 컴백쇼를 준비하고 있고 한화 한용덕도 중간계투서 선발로 뛴다.
타선에서는 LG의 변신에 시선이 모아진다. 홍현우 로마이어의 영입으로 상위타선의 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호타준족’인 이병규의 톱타자 기용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 수비에서는 로마이어가 시범경기부터 내야수에서 외야수로 자리를 바꾼다.
해태는 붙박이 톱타자 장성호 대신 빠른 발의 타바레스를 위로 올렸다. 다른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처지는 방망이를 ‘발’로 보강하려는 전략이다.
아킬레스건
현대 - 조웅천 공백
두산 - 투수들 부상
롯데 - 해태, 거포 부족
지난해 챔피언 현대는 SK로 현금 트레이드한 조웅천의 공백이 아쉽다. 신철인 마일영 최영필이 집단으로 지킨다지만 중량감이 떨어진다.
두산은 투수들의 집단부상이 골치다. 에이스 박명환이 오른팔꿈치 부상 재발로 전지훈련 도중 중도귀국했고, 구자운도 왼어깨뼈가 빠지는 '아탈구' 진단을 받았다. 김유봉은 오른팔꿈치 수술이 불가피하고, 지난해 2월 오른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중인 이경필은 복귀시기를 점칠 수 없는 상황이다.
LG는 '뒷문지기'가 불안하다. 장문석이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어 김민기에게 '소방수' 역할을 맡길 예정. 수시로 마무리 보직을 바꿨던 지난해의 시행착오가 되풀이 될까 우려하고 있다.
삼성은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이 걸린다. 김진웅 노장진이 버티고 있지만 단기전에서의 '필승카드'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롯데와 해태, SK는 '거포' 부재가 약점이다. 마해영를 삼성으로 보낸 롯데는 호세를 잡는데 실패하면서 중심타선에 구멍이 뚫렸다. 해태와 SK도 상대가 위협할만한 슬러거가 없고, 한화는 이상목 송지만 등 부상선수들의 활약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 불안하다.
스포츠조선 인터넷 중계
생생한 그래픽... 실시간 서비스
프로야구 시범경기의 개막과 함께 스포츠조선 인터넷의 실시간 중계 서비스가 11일부터 시작된다.
이번 서비스는 세계 최초의 그래픽 기반 중계. 문자 이외에도 투수의 피칭과 타자의 타격, 타구 방향과 송구, 주자 진루 등의 상황이 그대로 나타나는 획기적인 시스템이다. 즉 투수가 던진 공이 포수 미트에 꽂히는 과정은 물론 타자가 헛스윙하는 모습과 방망이에 맞아 나가는 타구의 정확한 코스까지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중견수 앞에 원 바운드로 떨어지는 단타와 중견수를 넘어가는 2루타가 각각 다르게 표현된다. 특히 플라이 타구의 경우 어중간하게 공이 야수의 위치로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그라운드 위로 높게 솟구치는 느낌까지 확실하게 그려냈다. 포수 미트에 꽂히는 공 소리나 방망이에 맞아 나가는 경쾌한 타격음, 관중들의 환호 소리까지 생생하게 담았다. 명실상부한 '멀티미디어 생중계'다.
팬들은 실제 야구장에서 일어나는 상황과 거의 흡사한 기분을 인터넷으로 경험할 수 있다. 이런 그래픽 시스템은 지난 1년간 1억여원을 투입해 세계 최초로 개발해낸 프로그램. 앞으로 그래픽 부분을 더욱 보강, 올해안에 운동장을 전후좌우로 돌려가며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3차원 버추얼 스타디움'을 완성할 계획이다. '트리플플레이'나 '하이히트베이스볼' 등 야구 게임에서나 볼 수 있는 그래픽을 선보이게 되는 것.
문자 중계는 두말할 나위가 없다. 투구 하나 하나에 대한 결과가 바로 뜬다. 본지 명예기자들을 각 구장에 배치, 운동장에서 일어난 상황을 5초 이내로 입력-전송하기 때문이다. 문자 중계의 경우 '상세 중계'와 '요약 중계'로 구분, 지난 이닝의 상황까지 자세하게 파악할 수 있다. 문자 중계의 경우 세계적인 야구 중계 사이트인 ESPN과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을 자랑한다.
마침내 공개되는 스포츠조선의 한차원 높은 중계 서비스. 11일 오후 1시(제주 삼성-LG전)부터 인터넷(www.sportschosun.com)에서 경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