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은 그냥 오사카 번화가 구경
100엔 샵, mtb 샵, 전자상가, 약국, 의류 상가... 등등
10월 10일 : 오사카 원 민박 ~ 나카시타씨 댁 70km
6시 30분 기상
아주머니께서 해주신 맛 있는 밥을 세 공기나 먹고 8시쯤 출발한다
오사카... 일본의 제2 도시답게 큰 도시이다.
역시나 국도를 찾기위해 3시간을 헤맨다. --;
이사람 저사람 물어보며 찾아가도 도대체 나오질 않는다.
손주들을 유치원에 데려다 주시는 듯한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에게
길을 물으며 내 지도를 보여주니 몇 마디 하시면서
지도를 선물로 주시겠다고 자기 집으로 따라오라신다.
국도명도 제대로 표기되지 않은 나의 지도가 불쌍해 보이셨나보다
그 분의 집에 가니 아들 내외가 주차장에 서 있는다.
며느리가 나를 보며 '안녕하세요' 이런다.
차를 여기저기 뒤지시더니 휴대용 지도 2개를 주신다.
오사카부터 동경까지 자세히 나와 있다.
너무 기뻐 얼굴에 화색이 돈다.
마침 지나가시던 그분의 친구분이 다가오신다.
이분은 나이가 많으신데도 영어를 좀 하신다.
친구분께서 마을을 벗어나 163번 국도까지 가는 길을 상세히
설명해 주신다.
계속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드린뒤 친구분께서
그려주신 약도대로 따라 간다
일본의 국도도 역시 산을 많이 넘어간다.
계속해서 오르막길 ㅠㅠ 아 힘들다...
배가 너무 고파서 편의점에서 빵 2개와 우유 1000mm를 산다.
500mm는 1400원 1000mm는 2000원 이길레 1000mm를 사긴 했는데
다 먹을 수 있을까 하고 걱정했지만...
순식간에 빵 두개와 우유 천미리를 다 먹고나니 나 스스로도 놀란다.
든든한 배를 몇 번 두드리고 다시 출발.
1시간쯤 오르락 내리락 하더니 이제 계속되는 내리막이 보인다
경치도 좋고 날씨도 시원해서 내리막을 내달리기 시작한다.
하지만 조금 지나지 않아 뒷바퀴에서 쉬쉬쉭 소리가 난다.
바로 멈춰 확인하니 '저렇게 큰 것이 어떻게 이리 깊숙히 들어갔지'
싶을 정도로 커다란 녀석이 타이어에 쳐박혀 있다
넓은 장소를 찾아 짐을 풀고 있으니 지나가시던
동네분께서 말을 건네신다.
수리할 수 있어? ... 네 공구 꺼내고 있어요
그런데 막상 튜브를 꺼내고 나니 펑크가 너무 크게 나서
내가 가지고 있는 패치로는 떼워질 것 같지 않다.
그 튜브를 옆에 두고 새 튜브를 넣자 아저씨께서 자기가 펑크를
떼워주시겠다고 하신다.
너무 커서 안될 거라고 말씀 드렸지만 못 알아들으신다.
그래서 그 튜브를 아저씨 드리고 새 튜브를 넣고 바람을 넣는다.
아저씨가 가시고 조금 뒤에 책을 든 아주머니께서 내려오신다.
내 앞에 서시더니 '안녕하세요' 이러신다.
반가워서 인사를 하며 책을 보니 '한국어 회화 입문' 이다.
아주머니께서는 인사를 하시고 나를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하신다.
튜브에 바람을 다 넣고 가겠다고 말씀 드리고 열심히 바람을
넣는데.. 타이어의 펑크 부분이 너무 컸던지
튜브가 공기압을 견디지 못하고 그쪽으로 펑크가 또 나버렸다
타이어를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 ㅠㅠ
마침 튜브를 떼우셔서 내려오시는 아저씨께 타이어를 교체해야
할 것 같다고 말씀드리니 자기 것으로 바꾸어 주시겠다고 하신다.
딱히 다른 방법이 없고 일본인의 집이 보고 싶기도 해서 따라간다.
가는 길에 아저씨께서 부인이 욘사마를 좋아한다고 하신다.
'아 배용준?' 이렇게 말하니 알아들으시고 두분 다 웃으신다.
겨울연가.. 최지우도 다 알아들으신다.
집에 도착해 아저씨께서 오래전에 쓰신 듯한
panaracer 타이어로 교체한다.
꽤나 오래된 듯 믿음직스럽지 못하다.
타이어를 교체하니 아주머니께서 집으로 들어오라고 하신다
들어가니 삼각 김밥과 김치가 준비되어 있다. 맛있게 냠냠
다 먹고 시간이 너무 오래되서 오늘 출발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씀드리니 흔쾌히 하루 묵고 가라신다
아주머니는 저녁도 자기가 대접하겠다고 하신다.
인연이란 참 신기하다.
오도가도 못하는 상황에서 이런 좋은 분들을 만나다니...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눈다.
'프렌드' 하자고도 하시고...
10월 초에 배용준 패키지 여행을 다녀오셨다고
거기서 사온 기념품들을 보여주신다.
배용준 달력 사진 거울 최지우 목걸이... 많이도 사오셨다.
가격을 말해주시면서 어떠냐고 물으시길레 솔직히 대답해 드렸다
거의 절반 가격으로 ^^;
바가지 쓰셨네요 하고 말씀드리니 알아들으신다.
아무튼 하나하나 보면서 참 재밌었다.
타이어를 사러 가면 좋겠다고 하니 차를 타고 나가자고 하신다.
아저씨와 여기저기 자전거 가게를 돌아다니다가
얼추 맞는 타이어를 사고 장을 본다.
쫙 붙는 반팔과 반바지를 입고 큰 마트에서 수레를 끌고
돌아다니자니 약간 창피하다.
하지만 이것저것 사시는 것을 보고 있자니 괜히 웃음이 나온다.
와 오랜만에 포식하겠다~~~
돼지고기, 소고기, 고등어, 야채, 맥주...
마지막엔 녹차에 밥을 비벼 매실을 풀어먹는 것 까지..
정말 배가 터지도록 먹었다.
배 불러 죽을 것 같은데 고기를 계속 올리시길레..
배를 가리키며 '이빠이 이빠이... 펑~~~' 말씀 드리니 웃으시며
그만 먹으라고 하신다.
한국에서는 대접받은 음식을 남기지 않는 게 예의라고 말씀드리니
먹는 걸 도와주신다 ^^
내 잔이 다 비지 않았는데 계속 채워주시는 요오코 아주머니...
내가 고개를 돌리고 먹는 걸 신기하게 보시던 토시히코 아저씨..
정말 좋으신 분들이다.
밥을 다 먹고 두 분과 대화를 나눈다.
나에게 배용준 잡지, 사진등을 보여주시면서 계속해서 웃으신다
한참을 대화를 나누다가 장녀와 차녀의 나이를 알려주신다.
23, 21...
나는 그 두 부부를 40대 초반과 30대 중반으로 보고 있었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이해를 못했다.
아주머니 나이가 23이라는 건가?? 엥 그러기엔 너무 늙으셨는데..
그런데 본인들의 나이는 51, 49이고 두 딸이 있다고 하신다.
아까 둘째 딸이 나갈때 내가 'Your sister?' 냐고 물었는데
아니라고만 하시길레 친척인가보다 했는데..
순간 당황... --;
내가 생각한 두 분의 나이를 말씀드리니 매우 좋아하신다.
우리 엄마 연세를 물으시고 엄마가 배용준을 아냐고 물으신다.
알기는 하지만 좋아하지는 않는다고..
한국에서는 2~30대가 좋아한다고 말씀드리니..
일본에서는 1~30대는 1%만이 좋아하고
4~90대의 99.999%가 배용준을 좋아한다고 하신다.
하핫...
갑자기 두 분이 무슨 대화를 나누시더니 나한테 '한섬'이라고 하신다
'한섬??' 모르는 표정을 지으니 얼굴을 가리키며 한섬 한섬 하신다..
'아 핸섬?' 그러니 맞으시단다.
햇볕에 그을려 새캄해졌는데... 아무튼 기분은 좋다.
그렇게 11시까지 대화를 나누다가 큰 방에서 푹신 푹신한 요 위에서
편하게 잠을 잔다.
사고 때문에 목적지인 욕하지까지 가진 못했지만 좋으신 분들을
만나 좋은 음식에 좋은 잠자리까지 대접받아 기분이 좋은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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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2.10 05:4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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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좋은분들 만나셨네요^ ^ 인연이라는게 참~;ㅎㅎ 잼있게 보네요~
네.. 그분들과 어제 오늘 통화도 했습니다.. 뭐 일본어가 안돼니 간단하게 안부 묻고... 25분동안 와카리마센만 되뇌이다가 끊었지만 ^^
오~ 부럽습니다..좋은 경험 하셨내요~~~~
정말 부럽다아아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