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흰 저 흰 목덜미
송병호
이름 없는 봉분이 잊힌 사차의 결을 채록한다 비스듬히 기운 비목은 장식용이 아니다 돌아오지 않은 12만 3천여, 임들은 어디에 주소를 쓸까? 솔가지 바늘로 귓속을 후비는 올빼미, 잣나무가지에 발톱을 세우고 저녁 마실 나온 청설모에 레이저빔을 꽂는다 햇볕의 처방은 언제나 긴급수혈, 혈관의 입구가 좁은 항아리의 병목에서 얽히고설킨 너 따로 나 따로, 이번에는 싶다가도 너무 먼 우리들의 이야기, 행낭을 풀기도 전에 한쪽 팔을 잃어버린 인형이 된다
늘 그랬다 수국꽃빛깔 경계등이 지시하는 미로에 파란불을 켤 때마다 예측은 가정(假定)의 문턱에서 허리를 낮추지만, 백마 탄 어린 왕자를 흉내 내 까부는 모노드라마의 광대와는 달리, 시한이 설정되지 않아 그렇지 언제 터질지 모를 뇌관은 길들여지지 않은 들짐승 같아서, 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이끗 다툼의 선긋기, 여전하다
문득, 어둠의 진혼곡이 문설주를 배회하는 낯선 그림자
유월절 동트기 전 선민(選民)의 마지막 선택은 자유였다
하얀 거즈를 허리에 두른 히브리 노예와 리더십의 유순한 발현
봉분의 묘혈을 밟고 건넜을 홍해의 푸른 깃발을 보아라
봄꽃은 바람시린 통증에도 기어이 꽃을 피우고 마는 것처럼
사로(射路)의 DMZ, 칭칭 감긴 저 검푸른 목덜미
세모의 가늠키가 소용없을, 위계의 경계가 따로 없을 그 언제
눈은 눈을, 손은 손을 맞잡고 새로 쓸 통일선언문
흰 저 흰 DMZ, 프리존의 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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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DMZ문학상]일반부 운문-송병호씨 산문-한기덕씨 장원 영예
강원일보·화천군·K-water 화천권지사 공동 주최
6·25전쟁 70주년 분단의 상처 보듬고 통일 나아가는 계기 삼아
전국 문학도 대상 두달간 작품 접수…고등부 민지수·배수진 장원
강원일보, 화천군, K-water 화천권지사가 공동 주최한 제1회 DMZ문학상이 분단과 대립에서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제1회 DMZ문학상 일반부 운문 부문에서는 송병호(춘천(김포)씨가 'DMZ, 흰 저 흰 목덜미'로, 산문 부문에서는 한기덕(안양)씨가 '그날, 153에서'로 각각 장원을 차지했다.
또 고등부 산문 부문 장원은 민지수(경기 화성고 1년)양의 '할아버지 유품'이, 운문부문 장원은 배수진(안양예고 3년)양의 '흰 비둘기를 그 안에 길러라'가 각각 선정됐다.
중등부 산문 부문 장원에는 김서현(춘성중 2년)양의 '하나된 우리', 운문부문 장원에는 정민재(경기 금릉중 2년)군의 '소나무 일기'가 각각 뽑혔다. 초등부의 경우 박보민(만대초 6년)양의 'DMZ에다 희망의 씨를 뿌리자'가 산문 부문 장원을 차지했으며 운문 부문에서는 신레오(춘천교대부설초 4년)군의 '통일의 맛'이 장원에 올랐다.
올해 처음 시행된 DMZ문학상은 6·25전쟁 70주년을 맞아 6·25의 상흔을 되돌아보고 평화의 소중함과 통일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로 삼기 위해 제정됐다. 공모 주제는 평화, 통일, 평화의댐, DMZ, 6·25전쟁, 남북교류 등으로 전국의 문학도를 대상으로 올 9월10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작품을 접수했다.
문학상 심사는 전상국 소설가, 이영춘 시인, 이화주 아동문학가, 이홍섭 시인, 김도연 소설가 등 문단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현역 작가들이 진행했다. 심사위원들은 “DMZ에 대한 상투성을 넘어서는 참신한 발상과 다양한 형식을 빌려 문학작품으로서의 품격을 갖춘 수준 높은 작품이 많았다”고 심사 기준을 설명했다. 또 “분단의 상처와 아픔을 학생 세대도 공유하고 있었으며 접경지역에서 자란 학생들이 자신들의 생생한 경험을 작품으로 옮기려는 모습도 보였다”고 평가했다.
DMZ문학상을 공동 주최한 신재필 K-water 화천권지사장은 “참가자들이 분단 현실을 직시하고 평화의 소중함을 글로 표현하며 시대의식을 고양하는 기회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DMZ 일원을 세계적인 평화교육·평화관광지로 육성하는 시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DMZ문학상은 분단과 대립에서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시상식은 개최하지 않고 상장과 상금은 입상자에게 개별 전달된다. 일반부 장원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 차상은 40만원, 차하는 30만원의 상금이 각각 주어진다. 학생부 장원 수상자에게는 상금 50만원, 차상은 30만원, 차하는 20만원의 상금이 각각 전달된다. 장려상 수상자에게는 상장이 전달된다.
이현정기자 together@kwnews.co.kr
■일반부
◇운문 △장원=송병호(시, 춘천(김포) △차상=장남식(시조, 대전) 백미숙(동시, 구미) 이봉주(시, 춘천) △차하=김두안(시, 김포) 서선광(동시, 광주) 윤상용(시, 제주) 주단풍(시조, 춘천) △장려상=김명래(시, 춘천) 이우식(시조, 제천) 정춘근(시, 철원) 김영욱(동시, 남양주) 이원용(시, 포천)
◇산문 △장원=한기덕(안양) △차상=전경일(서울) 송준호(서울) △차하=최예연빈(철원) 신현주(인천) △장려상=박장규(춘천) 서민교(부산) 권오단(안동) 이수현(서울) 김채영(대구)
■학생부
◇초등부 산문 △장원=박보민(만대초6) △차상=이현준(반곡초6) △차하=서예린(사내초4) △장려상=이수민(경기도 옥천초4) 이도헌(반곡초6) 국민수(서울 신미림초5) 심규빈(버들초6) 이시영(평원초5) ◇초등부 운문 △장원=신레오(춘천교대부설초4) △차상=박준민(사내초6) △차하=부지용(제주 세화초6) △장려상=김나율(서울 대도초5) 차동빈(경기 판교초5) 신서현(서울교대부속초5) 김도윤(제주 광양초5) 김다함(다목초5) ◇중등부 산문 △장원=김서현(춘성중2) △차상=조은솔(경기 양오중1) △차하=김건흥(후평중1) △장려상=염지윤(경기 문산중2) 이연서(남춘천여중2) 허윤서(전북 비전학교2) 원정민(경기 금릉중2) 김예원(우석중2) ◇중등부 운문 △장원=정민재(경기 금릉중2) △차상=황혜림(원주여중1) △차하=박세은(경기 문산중2) △장려상=신소민(인천 진산중3) 홍성준(충남 천안북중3) 임예림(철원여중3) 정지은(춘성중3) 베카노라(춘천중2) ◇고등부 산문 △장원=민지수(경기 화성고1) △차상=김가영(동해 광희고2) △차하=김이현(고양예고2) △장려상=김은영(장성여고1) 정지윤(고양예고1) 박정연(철원고2) ◇고등부 운문 △장원=배수진(안양예고3) △차상=한지원(화천고3) △차하=김지은(고양예고1) △장려상=추서연(경북일고2) 박성빈(김천 율곡고2) 임휘찬(경북 대창고3) 장성현(고양예고1) 김다은(유봉여고1) 끝
첫댓글 수상을 축하합니다.
백마 탄 어린 왕자 흉내쟁이를 끌어내리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싶네요.
고맙습니다
언젠가 제풀에 낙마할지도요 다 잘 돼었으면 좋겠습니다
송병호 선생님 제1회 DMZ문학상 일반부 운문 부문에서는 송병호(춘천(김포)씨가 'DMZ, 흰 저 흰 목덜미'로, 장원 수상을 축하합니다. 역쉬 ~
고맙습니다
별 것도 아닌데...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