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찌와 저는 한마을 초등학교 동기동창입니다.
시부모님과 친정부모님 모두 예전에 고향을 떠나
친정부모님은 서울에, 시부모님은 대구에 살고 계셔요.
우리도 부모님을 따라서 대도시를 떠돌다
연어처럼 고향에 돌아와 자리를 잡았지요.
처음엔 집도 없고 땅도 없으니 어떻게 돌아와 살지 막막했어요.
다행히 땅값이 싼(평당 만이천원)곳이라 우선 집 지을 땅으로 300평짜리 밭을 사고
저렴하지만 편리하고 예쁜 조립식집을 지었어요.
타던 중형차를 팔아 부담없는 중고 경차와 트럭 한대씩 마련하고요,
내땅은 없어도 농사지을 경운기(귀농자에게 50%보조있음) 한대 샀어요.
모아놓은 돈이 많지 않은 터라
논과 밭은 천천히 사기로 하고 묵은 땅을 트랙터로 갈아 엎어서
고추랑 콩이랑 골고루 심었어요.
실제로 땅을 살 필요가 전혀~없기도 하고요.
오지의 땅이야 사 봐야 나중에 팔지도 못할 뿐 아니라
묵혀둔 땅이 많으니 농사는 넘치도록 많이 지을 수 있거든요?
이래저래 동네분들을 농사 선생님으로 모시고
또 각 면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파견된 농촌지도사가 한 명씩 있어요.
그 분의 지도를 받아서 지은 농사가 풍년이 들었네요.
가격이야 만족하지 못하지만요,현재로선 부자가 따로 없어요.
우선 논농사 두마지기로 남는거 조금 팔고
일년 먹을 나락 정미소에 맡겨 두었지요~
직접 농사지은 고추랑 배추로 김장 많이 해서 땅속에 묻어 두었지요~
콩 한말 메주 끓여서 띄워 놨지요~(이웃 할매가 뜨신방에서 띄워 주셨어요)
배추 무 고구마 감자 땅콩 겨우내 먹을거 남겨 놨지요~!!
두마지기반 고추 팔아 조금,
너마지기 서리태 농사지어서 팔아 조금,
여름 내내 과수원에서 일한돈 조금,,,
집 싸게 짓고 토지 안 사고 남겨 놓은거 조금 있으니 아껴쓰면 되고요.
여름내내 땀흘려 일한 보람으로
요즘엔 귀한 서리태로 손두부도 만들어 먹고요,
동네분들과 영덕으로 게 먹으러도 댕기고요,
동네 앞뒷산으로 등산도 댕기고요,
한글 모르는 할매들 글도 가르쳐 드리고요,
시게또(얼음썰매)도 만들어서 아이처럼 저수지에 씽씽 달려보기도 하고요,
농민회 사무실 가서 꽹과리 장구도 배워 보고요,
지필묵 사다가 붓글씨도 써 보고요,
겨울 달빛이 교교히 내리는 밤이면 똥강아지 데리고 동네를 순찰(?)도 하고요,,,
이만하면 천국이 따로 있겠어요?
이제 곧 새해 농사가 시작 되겠지만
도시에 살때의 반만큼만 열심히 일해도
얼마든지 맘 편하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해요.
참,
시골 보건지소에선 처방전 없어도 약을 지어주는데요,
삼일치가 900원이랍니다 ㅎㅎㅎ
이만함~~
등따시고 배부르다 할 만 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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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수 :
이렇게 귀농하여 집장만 하고 자리 잡는데 든 비용 공개해 드릴까요?
집터 300평 375만원
집신축 26평형 3천만원
경운기 자부담 240만원(정부 보조 160만원 별도)
(대후 들어있는걸루 로터리와 약 칠때 쓰는 분무기 포함)
중고경차 빨간 마티즈 300만원
중고트럭 현대포터 250만원
큰거는 모두 적은것 같네요?
모두 4165만원이네요?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비용이지요.
제가 첨 들어올때 얼마나 있어야 준비를 할 수 있을지 무지 막막했거든요~~^^
그래서 부끄럽지만,
귀농을 준비하고 있는 분들께 참고가 되려나해서 공개해 드립니다.
첫댓글 현명한 생각입니다.저처럼 서둘지 않길.......
3375만원이라 언제 얘기인지는 모르지만 지금도 가능한 일인지 모르겠군요.
2년전에 의성에 귀농한 여자분의 글입니다...직접 만나 봤고요 사실입니다...
의성 면단위면 가능한 이야기네요.. 읍에있는 집, 밭 내논지 2뇬다되가는데 사려는사람이 아직도 없거든요.. 울집좀 사주이소~ ㅠ.ㅠ
저도 귀농하면 묵은 밭으로 시작 하려고 생각 해봤는데요 새집짓는거 빼고 저의 생각과 거의 동일해서 반가운 마음 입니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도 있구나 하고요
현명하신 생각이시고 잘 하셨네요..솔직하신 말씀이 참고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