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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만들기 적립식펀드가 최고다
정철진, 오재현 지음
한스미디어 / 2005년 1월 / 256쪽 / 12,000원
▣ 저자
정철진 -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매일경제신문사 입사. 지식부, 문화부를 거쳐 현재 증권부에서 펀드, 채권 및 선물옵션 등의 파생상품분야를 전담하고 있다. 매일경제TV(MBN)에서 ‘선물옵션이 좋다’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오재현 -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고 미국공인회계사(AICPA)자격증을 소지하고 있다. 2001년부터 매일경제신문에서 펀드와 채권전문기자로 활약 중이다. 저서로는 공동 집필한 『주식투자IQ 확 높이기』, 『금융IQ를 높이자』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불과 1년만에 가입자 60만명 돌파, 2005년 1월 현재 판매잔액 2조원! 적립식펀드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 금융관계자들은 이 열풍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선진국처럼 하나의 투자문화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저금리와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며, 은행의 적금보다는 수익성이 높고 본인이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는 위험성이 낮은 적립식펀드야말로 일반인들이 목돈만드는 데 있어 안정성과 수익성을 모두 잡을 수 있는 탄탄한 투자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찍부터 적립식투자가 보편화된 외국 선진국과는 달리 우리나라는 적립식펀드가 도입된 지 불과 1년 밖에 되지 않았다. 때문에 이런 선풍적인 인기에도 불구하고 일반투자자는 물론 금융기관의 재무설계사들조차 적립식투자가 뭔지, 왜 필요한지, 또한 어떻게 투자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체계적인 지식을 갖지 못한 채 무작정 수익만을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이다.
저자들은 2004년 적립식펀드가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됐을 때부터 적립식펀드 기사를 써온 펀드전문기자이자 자타공인 적립식펀드 전문가들이다. 이 책에서 이들은 적립식펀드의 인기만을 고려하여 중요성과 장점만을 부각하지 않고, 객관적인 기자의 시각으로 투자자들이 적립식펀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올바른 투자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적립식펀드에 관한 총체적이고 심층적인 설명 외에도, 일반인들이 흔히 접하기 어려운 ‘적립식’이라는 형식을 이용한 다양한 투자기법까지 알려주고 있어 적립식투자에 관한 한 이 이상의 내용은 있을 수 없는, 가히 적립식펀드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 차례
추천사
머리말
part 01 왜 적립식 펀드인가
1. 돈 벌기는 쉬워도 돈 모으기는 어렵다
2. 돈을 모아야 하는 이유
3. 은행상품 2% 부족하다
4. 펀드란? 그렇다면 적립식 펀드란?
5. 적립식 펀드에 숨겨진 수익률의 비밀
6. 적립식 펀드도 원금이 까진다?
7. 그래도 믿을 건 적립식 뿐
[재미있는 펀드이야기](1) - 피터 린치의 펀드 투자 성공비밀
part 02 적립식 펀드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
1. 내 몸에 꼭 맞는 적립식 펀드를 고르자
2. 적립식 펀드 운용사 vs 적립식 펀드 판매사
[재미있는 펀드이야기](2) - 증권사 망하면 내 돈 날리는 것 아닙니까?
3. 투자자는 운용사 선택에 집중해야 후회없다
4. 적립식 펀드, 골라 먹는 재미가 있다
5. 적립일, 적립액 결정은 투자자의 몫
6. 펀드는 뭐고, 수익증권은 뭐야?
7. 펀드통장 보는 법
8. 혼자서도 펀드수익률을 직접 계산할 수 있다
9. 펀드 가입할 땐 보수와 수수료를 꼭 살피자
[재미있는 펀드이야기](3) - 보수료도 알고 내자
10.왕초보씨의 적립식 펀드 가입하기
11.왕초보씨의 펀드 환매하기
[재미있는 펀드이야기](4) - 금리와 채권형 펀드는 무슨 사이?
part 03 적립식 펀드 투자도 테크닉이 생명이다
1. 적립식 펀드 너무 믿단 낭패
2. 적립식 펀드 잘 고르는 5가지 테크닉
[재미있는 펀드이야기](5) - 월가의 빅3 투자법
3. 적립식 펀드 투자시 꼭 알아야 할 테크닉들
[재미있는 펀드이야기](6) - 펀드의 두 얼굴
4. 적립식 펀드 수익률은 은행 이자율의 두 배와 같다?
[재미있는 펀드이야기](7) - 맨하탄을 24달러에 판 인디언
5. 이럴 땐 펀드 교체를 고려하자
6. 펀드평가기관 이용하는 법
part 04 적립식 투자기법 활용하기
1. 적립식으로 주식 투자하기
2. 나만의 적립식 투자 주식 종목 선정하기
3. 적립식 펀드가 사는 종목을 알아낼 수 있다?
4. 적립식 펀드를 다각화하라
5. 적립식 해외 펀드 오브 펀드
[재미있는 펀드이야기](8) - 해외 펀드는 환율에 울고 웃는다?
6. 주식으로 저축한다는 것
part 05 시중 적립식 펀드 집중분석
1. 랜드마크 1억만들기 주식투자신탁1호
2. 미래에셋 3억만들기 좋은기업 주식투자신탁K-1호
3. 미래든 적립식 주식투자신탁1호
4. KB스타 업종대표주 적립식 주식
5. 템플턴 골드 적립식 주식투자신탁
6. 신한 미래설계 적립식 주식투자신탁1호
7. 삼성웰스플랜80 주식1호
8. 동원골드 삼성그룹 적립식 주식
9. 가족사랑짱 적립주식K-1
10. 대신 리더스랩 꿈나무 성장형
펀드용어설명
목돈만들기 적립식펀드가 최고다
정철진, 오재현 지음
한스미디어 / 2005년 1월 / 256쪽 / 12,000원
제1장 왜 적립식 펀드인가
“펀드 투자의 목적은 돈을 벌려는 것이 아니라 돈을 모으는 것입니다.” 지난 2004년 말 한국을 방문한 일본 사와카미투신의 사와카미 아츠토 사장은 이런 말로 필자와의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그러고 보니 사와카미 펀드의 경우 그동안 시장수익률보다 평균 20% 이상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왔다. 따라서 주식을 통해 돈을 모으는 ‘주식저축’을 선택했던 투자자의 경우 최근 5년간 도쿄증시의 등락에도 불구하고 은행 정기적금 수익률을 훨씬 웃도는 이자율로 돈을 모으는 것이 가능했다. 불현듯 최근 국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기 시작한 적립식 펀드가 떠올랐다. 적립식 펀드의 원조 격인 미국에서도 적립식 펀드로 단기간에 큰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없다. 반면 10여 년 동안 적립식 펀드를 통해 풍부한 노후자금을 마련한 사례는 무궁무진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적립식 펀드는 돈없는 사람들이 목돈을 한번 모아보거나 또는 종자돈을 마련하는 데 적합하도록 설계된 상품이다. 따라서 일확천금을 얻고자 하는 사람에게 굳이 적립식 펀드를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재테크에 있어 많은 사람들이 혼동하는 부분이 있다. 바로 돈을 버는 것과 돈을 모은다는 개념에 대한 헷갈림이다. 비슷한 이야기라고 치부할지 몰라도 엄연히 다르다. 더 정확하게 말해 돈을 벌기는 쉬워도 돈을 모으기는 어렵다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당장 나가서 한달에 100만원 버는 방법은 수백 가지가 넘어도 10년간 2억 모으기는 힘들다. 무엇으로 돈을 모을 것인가. 곗돈 붓기? 저축? 막상 5가지도 말하기 어렵다. 특히 돈을 모은다는 이면에는 혹독한 삶, 절약하는 삶, 검소한 삶, 구질구질한 삶이라는 또 다른 생활 규범이 요구된다. 지금 당신은 월 수입의 몇 %를 소비하고 있는가? 몇 %를 목돈마련을 위해 떼어 놓고 있는가? 월급쟁이가 10억 원 이상의 목돈 마련에 성공한 경우를 보면 대부분 50%의 저축률을 실현했다. 특히 미혼 때는 60%이상의 짠물 인생을 영위해왔다. 예외가 없다. 재테크의 왕도는 무조건 절약과 저축이다. 모든 헛된 환상을 버려야 한다. 안 쓰고 오래 입고 덜 먹는 혹독한 생활뿐이다.
물론 혹자는 이런 목돈 마련에 대한 필요성을 별로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그냥 평균 이상으로 벌고 그만큼 쓰면서 살아가는 인생을 생각할 수 있다. 이것은 전적으로 여러분 스스로 선택하고 결정해야 할 사안이다. 그러나 이를 선택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새로운 사건이 터졌다. 이미 선진국을 휩쓸고 간 바로 그 문제, 일본을 10년간의 지독한 경제불황으로 빠져들게 한 숨은 장본인. 바로 ‘노령화’에 대한 문제다. 어느 정도 선진국에 진입하면 어떤 사회(국가)의 어느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인간의 ‘장수(長壽)’로부터 야기된 바로 그 문제다. 직장생활이 유일한 수입원이라고 가정하면 확실하게 돈 벌수 있는 시기는 20대 후반부터 50대까지 약 25년간이 전부다. 이제 여러분은 바로 이 25년 동안 모아둔 돈과 60세 이후 받게 되는 국민연금으로 30년간을 버텨야 한다. 그런데 집 한 채 장만하기도 힘든 세상에 무슨 돈을 모은다는 말인가. 생각이 여기에 미치면 한숨부터 쏟아져 나올 게 분명하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만 60세 된 부부가 80세까지 산다고 가정할 때 20년간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은 얼마나 될까? 약 월 110만 원의 최저생계비를 가정하고 240개월을 염두에 두면 대략 2억 6,000만 원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것은 이미 집을 보유하고 있고 절대 아프지 않고 자녀들도 모두 알아서 잘 큰다는 아주 단순한 가정에서 비롯된 수치다. 가령 월 소비액을 300만 원으로 가정하면 7억 2,000만 원이란 목돈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한다. 그럼 20년간 매달 300만 원을 지출하며 좀 더 풍요로운 노후생활을 영위하기 위해선 어느 정도의 저축을 해야 할까? 연 5%의 복리를 가정해보면 25세부터 적금을 든 경우 35년간 매달 70만 원을 부어야 한다. 만약 35세부터 붓기 시작한다면 25년간 월 납입액이 120여만 원이 되고, 만약 지금 당신이 40세라면 20년간 매달 200만 원에 가까운 금액을 저축해야 한다.
지금 20~30대, 아니 40대에게 있어 은행은 좀 다른 의미를 갖는다. 현재 추세대로라면 은행금리는 물가상승률도 따라잡지 못해 은행에 돈을 맡기면 오히려 궁극적으로 손해를 보는 또 다른 측면의 ‘마이너스 금리’ 상황에 봉착할 것이 뻔하다. 특히 은행들이 대출에 엄격해지면서 담보대출이 부각되자 ‘목돈 대출’이란 매력도 상실해가고 있다. 앞서 재테크의 왕도는 무조건적인 절약과 저축뿐이라고 했다. 모든 헛된 환상을 버려야 하고 안 쓰고 오래 입고 덜 먹는 혹독한 생활을 해야 한다고 했다. 여기에 겸비해야 하는 또 하나의 자세가 있다. 단 1%의 추가 이자율에도 벌벌 떠는 냉혹한 재테크 마인드를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비슷한 위험도라면 1%라도 이자율이 높은 곳을 찾아야 하고 위험도가 다르다면 수익성의 차이와 위험성의 차이를 비교해 보다 우월한 곳을 선택해야 한다. 지금은 분명 은행이 주는 안정성이란 매력에만 안주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현재 적립식 펀드 상품은 전 세계에서 수익성과 안정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새로운 돈 모으는 투자처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장기 투자로 진행될수록 안정적인 수익 창출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특징 때문에 주식시장이 발달된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실제로 미국에서 적립식 펀드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펀드 투자의 핵심상품으로 자리 잡았다. 일례로 미국 기업퇴직연금운용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피델리티의 경우 1조 달러를 상회하는 운용자산 가운데 45% 가량을 이러한 적립식 저축 방식으로 운용하고 있을 정도다. 일본에서도 적립식 펀드는 펀드의 주요개념으로 떠오르고 있다.
적립식 펀드의 어떤 점이 그렇게 어필하는 것일까? 적립식 펀드 수익률의 비밀은 일명 ‘달러 코스트 에버리징(Dollar Cost Averaging)’이라 불리는 평균 매입단가 하락효과로 요약된다. 정기적으로 일정금액을 투자하게 되면 주가가 비쌀 때는 얼마 못 사지만 주가가 하락해 싸지게 되면 낮은 매입단가에 매입수량도 늘어나게 된다. 즉 주가가 쌀 때는 매입단가가 낮아 매입수량이 늘어나고, 주가가 비쌀 때는 매입단가가 높아 매입수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발생시켜 이를 반복하면 결국 평균 매입단가는 떨어지게 된다. 그럼 적립식 펀드는 무조건 안전하고 상승장이 지속될시 10%가 넘는 수익률이 계속 날 수 있는가? 아니 적어도 원금만은 안전하게 보전되는 것인가?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은 결국 이것일 것 같다.
증권업계 일부에서는 매입단가 하락효과에 대해 심각한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종합주가지수 300~1,000이라는 박스권에 갇힌 국내증시의 경우 아무리 적립식 펀드에 장기투자를 해도 일정수준에서 매입단가 하락효과가 멈춘다는 지적이다. 결국 주식시장 자체의 문제로 귀결된다. 적립식 펀드는 주가가 아무리 등락을 계속하더라도 전체 추세로 볼 때 상승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가장 중요한 가정을 염두에 두고 있어야 한다. 만일 우리나라 증시가 향후 10년간 일정한 박스권에 계속 갇혀 있다면 적립식 펀드는 그 핵심가치를 잃어버리게 된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증시가 장기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지 못하면 적립식 주식형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인 평균 매입단가 하락효과는 아무 의미가 없다. 대략 5년 이후에는 그 효과가 미미해지기 때문에 은행 금리를 웃도는 수익률을 내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그럼 어떡하란 말인가. 요즘 유행하는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하란 말인가 아니면 하지 말라는 소리인가. 이에 대한 결단은 역시 독자 여러분 몫이다. 하지만 ‘그래도 믿을 건 적립식뿐’이라는 조언을 하고 싶다. 여러분은 결국 향후 5~10년 후의 국내 증시흐름에 대한 예측과 믿음을 바탕으로 결정을 내려야 한다. 2005년 국내 증시의 외적인 상황은 상당히 괜찮다. 3월부터 5조원 이상의 자본유입효과가 있다는 FTSE 선진국지수 편입 효과를 볼 수 있고 연기금 주식투자확대나 본격적인 기업퇴직연금 시대의 도래 등 증시의 하방 경직성(주가가 하락하다가 일정한 가격대에서 더 이상 추가하락하지 않고 거래량이 점점 느는 현상) 조짐이 더욱 뚜렷하기 때문이다. 특히 기업퇴직연금이 시작되면 증시의 상승파워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장기적인 적립식 펀드 투자는 앞으로 가장 돋보이는 돈 ‘모으는’ 방법이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나 장기적인 금리하향세를 감안하면 그 매력은 더욱 돋보인다. 또한 적립식 펀드 투자가 국내에 활성화되면 그만큼 증시는 상승할 여지를 갖게 된다. 적립식 펀드 투자란 결국 국내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제2장 적립식 펀드 이것만은 알고 시작하자
적립식 펀드는 은행 정기적금처럼 매월 일정액을 저축하지만 투자대상이 주식이나 채권이기 때문에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의 변화가 있다. 즉 실적 배당형 상품인 셈이다. ‘연 4.1% 수익률’을 확정하는 은행 정기적금처럼 ‘연 10% 수익률 보장’을 내거는 적립식 펀드가 있다면 그것은 엄밀히 말해 완전히 틀린 이야기다. 적립식 펀드는 직접 주식에 투자해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나눠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적립식 펀드는 투자 개인별로 수익률이 조금씩 다르다. 가입시점 당시 주가수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연 수익률을 비교대상으로 하기도 좀 곤란하다. 3개월 만에 수익률이 20%도 날 수도 있어 이를 연 수익률로 계산하면 엄청나게 커지기도 한다. 혹 ‘원금 보장’을 제시한 곳이 있다고 해도 이는 사실과 다르다. 적립식 펀드는 분명 원금이 처참하게 깎일 가능성도 보유하고 있다.
옷을 고를 때 내 몸의 치수를 먼저 알아야 하듯이 펀드를 고르기 전에 나의 투자성향을 먼저 파악해야 한다. 만약 본인이 안정성에 올인하는 성격이라면 역시 은행 정기예금이 최선이고, 2년 뒤 바로 사용할 자금 때문이라면 적립식 펀드는 분명 적합한 재테크 수단이 아니다. (은행)저축과 (주식)투자의 차이점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모든 펀드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은행 저축과 달리 투자 세계에서 수익률과 위험은 비례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음으로는 자신의 투자목적이 무엇인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최우선적으로 목표를 분명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현실적인 투자계획을 세워야 낭패를 보지 않는다. 그리고 적립식 펀드에 있어 투자기간은 가능한 길게 잡을수록 좋다. 그래야 고수익은 물론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편하게 번 돈을 은행에 저축하던 시대는 돌아오지 않는다. 전쟁터에 나가 적에 맞서 총을 들고 싸우는 절박한 심정으로 재테크에 나서야 한다. 이제 재테크는 생활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일반적으로 하나의 펀드를 꾸려가는 데는 최소 4개 회사가 함께 참여한다. 첫째는 투자자 모집과 환매 등을 관리하는 ‘판매사’다. 여러분들이 직접 펀드를 사는 곳이라 생각하면 된다. 둘째는 최초로 해당 펀드상품을 설계하고 지속적으로 그 펀드의 실제 운용을 담당하는 ‘운용사’다. 다음은 자금 보관업무를 맡은 ‘수탁사’가 관련돼 있다. 마지막으로 계산 및 기록 등을 담당하는 ‘사무관리회사’가 있다. 이처럼 하나의 펀드가 돌아가는 데에는 최소 4개 회사가 연관돼 있다. 일반적으로 판매사는 증권사, 은행, 보험사 등이 담당하고, 운용사는 자산운용사가 맡으며, 수탁사는 주로 은행이 담당한다. 이처럼 펀드 운용 및 관리를 4곳에 분리해 놓은 이유는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해서다. 펀드는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공적 금융상품이므로 투명한 관리와 분명한 책임 소재를 위해 이렇게 분리해 놓은 것이다.
이제 적립식 펀드 투자를 결심한 당신, 어떤 기관을 유심히 바라보고 분석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려고 할 때 수탁사까지 신경쓸 필요는 없다. 일반적으로 수탁사는 주로 은행이 맡고 있으며 운용사의 운용지시대로 자금을 움직이는 역할만 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할 여지는 극히 적다. 반면 판매사와 운용사, 특히 운용사에는 더 큰 관심을 두어야 한다. 여러분이 가져갈 수익률을 결정하는 펀드 운용을 직접 담당하기 때문이다. 운용사를 선택할 때 첫 번째 기준은 해당 펀드의 과거 수익률 추이다. 과거 3년 이상 꾸준한 수익률을 기록한 곳이라면 믿고 맡겨도 좋다. 이런 수익률은 내부정보나 고급정보가 아니기 때문에 언제든지 쉽게 구할 수 있다. 먼저 수익률이 안정적으로 움직였는지 확인해야 한다. 과거 일시적으로 고수익을 냈더라도 수익률 변동폭이 컸다면 조금은 위험하다. 단순 우연의 가능성을 지울 수 없기 때문이다. 연 8~10%의 수익률이라도 과거 수익률 변동폭이 작은 상태에서 움직이는 것이 더 좋은 펀드 운용이라고 평가할만하다.
혹자는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적립식 펀드들이 다 비슷비슷하다고 말한다. 적립식 펀드들의 상위 매매종목이 삼성전자나 포스코 등 거의 우량주에 포진돼있기 때문에 어떤 적립식 펀드를 들어도 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이런 해석은 사실과 다르다. 적립식 펀드는 모두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각 운용사마다 운용전략이 다르고 이에 따라 다양한 유형의 적립식 펀드가 시중에 출시돼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운용전략에 따라 수익률은 적립식 펀드별로 크게 달라진다. 또한 상품 컨셉트에 맞춰 다양한 부가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군인 전용, 맞벌이부부 전용 등 기발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적립식 펀드도 많다. 동원증권은 군장병과 입대예정자, 직업군인 등을 겨냥한 비과세 적립식 펀드 ‘충성! 신고합니다’를 선보였다. 적립식 펀드가 2~3년 이상 투자해야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기 때문에 군복무 기간 동안 투자하면 좋다는 점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럼 적립식 펀드는 매월 일정액을 정해진 날에 저축하는 형식만으로 한정될까? 그렇지 않다. ‘적립식’이라고는 하지만 투자금을 저축하는 형태는 꽤 여러 가지다. 단순히 매월 일정액을 납입하는 기본적인 방법 외에도 적립식 펀드 투자에는 다양한 방법이 존재한다. 적립식 펀드의 저축법은 크게 납입액에 따른 구분과 납입시기에 따른 구분으로 나눠볼 수 있다. 납입액에 따른 구분으로 정액적립식과 자유적립식으로 나눠볼 수 있고 납입시기에 따라서는 정기적립식과 임의적립식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보통 정기적립식과 정액적립식이 짝을 이루고, 자유적립식은 임의적립식과 짝을 이룬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자유적립식과 임의적립식은 전문가들에게 유용한 기법이다. 자신의 정확한 판단에 따라 투자수익을 더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판단이 틀렸을 경우 더 큰 손실을 볼 수도 있다. 증권투자 초보라면 ‘정기적립식, 정액적립식’을 선택하는 게 보다 안전하다. 일단 큰 손실을 볼 가능성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엔 생전 처음 들어보는 생소한 이름의 수만 가지 펀드가 존재하고 있고, 여러분들은 종종 이게 뭐하는 펀드인가 하는 궁금증에 빠질 수 있다. 그러나 앞으로 ‘~펀드’라는 단어를 접할 때 크게 두 가지 잣대를 가지고 바라보면 펀드의 이해가 더 빨라질 수 있다. 그것은 바로 그 펀드의 ‘투자대상’과 ‘투자주체’이다. 투자대상으로는 주식형 펀드, 채권형 펀드, 부동산 펀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투자 주체별로 보면 회사가 하나의 펀드가 되는 ‘뮤추얼 펀드’부터 몇몇 지인들로부터 돈을 모아 돈바구니를 만드는 사모 펀드, 공식적인 루트를 통해 투자자를 모으는 공모 펀드, 연기금 펀드 등으로 나뉜다. 펀드의 성과나 성향, 투자스타일을 알아보는 가장 쉬운 방법은 경제 신문이나 펀드평가사를 이용하는 것이다. 또 해당 자산운용사의 홈페이지를 직접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최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펀드 관련 기사나 인터넷정보를 쉽게 접할 수 있으므로 펀드의 개요나 운용사항들을 체크하고 기본적 상식도 공부할 필요가 있다.
포괄적으로 말해서 ‘펀드 투자를 한다’는 말은 ‘수익증권을 샀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는데, 펀드통장에는 이 수익증권을 얼마에 몇 개를 샀나가 기록되는 것이다. 바로 이때 수익증권의 가격을 ‘기준가’라고 부르고 수량을 ‘좌수(座數)’라고 부른다. 그리고 향후 본인의 펀드 투자의 가치는 ‘기준가×좌수’로 나타나게 된다. 정리해보자. 기준가라는 것은 자신의 펀드가 사놓은 주식바스킷(종목군)의 전체 가격을 산출한 것이고 좌수는 그것을 얼마나 보유하고 있는지를 표시한다. 따라서 투자자 입장에서는 기준가가 높아질수록, 좌수가 많을수록 투자수익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된다. 따라서 여러분은 ‘내가 얼마를 적립했나’ 대신 ‘내가 몇 좌를 보유하고 있나’를 확인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현재 본인이 몇 좌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알고 판매사를 통해 본인계좌의 기준가를 알면 잔고좌수에 기준가를 곱해 해당 적립식 펀드의 평가금액을 산출할 수 있다.
기준가만 알고 있으면 손쉽게 내 펀드의 수익률을 알 수 있다. 먼저 수익률을 구하고자 하는 기간을 정한다. 예컨대 2004년 9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3개월이라고 가정하자. 그 다음에는 초일 기준가와 말일 기준가를 파악한다. HTS나 인터넷, 전화 등을 통하면 기준가를 확인할 수 있다. 이제 공식에 대입하자.
기간 수익률 = {(말일 기준가/초일 기준가) - 1} × 100
여기서 계산된 수익률은 9월에서 11월까지 3개월간의 기간수익률이다. 따라서 은행상품 등에서 표기되는 연이율과 비교하려면 여기에 (365/경과일수)를 곱해야 한다. 이 밖에 펀드 수익률 계산 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 또 있다. 바로 분배율 문제다. 분배율이란 펀드가 거둔 수익을 연간 결산할 때 고객에게 현금 등으로 돌려주는 비율을 뜻하는데 주식투자의 배당금으로 생각하면 된다. 보통 펀드의 연간 결산에서는 해마다 펀드 기준가를 1,000원으로 떨어뜨리는 방법을 취한다. 매해 기준가를 1,000원으로 조정하는 대신 그해 기준가 증가분만큼 투자자의 좌수를 늘려주는 형식이다.
펀드에 가입할 때 투자자들을 혼란시키는 것 중의 하나가 보수와 수수료 부분이다. 혹시 “무슨 수수료?”라고 반문할지도 모르겠다. 결론부터 말하면 적립식 펀드 투자를 할 때 투자자는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펀드 가입자들이 부담하는 비용은 크게 보수와 수수료 두 가지로 나뉜다. 보수는 일정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부과되는 반면 수수료는 1회성 비용이다. 현재 적립식 펀드의 상품별 수수료 차이는 최대 연 2% 포인트에 이른다. 적립식 펀드는 장기 투자가 기본이기 때문에 작은 차이에도 나중에 수익률 격차가 커질 수 있다. 그러나 무작정 보수가 싼 펀드를 고르기 보다는 평균수준의 보수율을 고르는 게 좀 더 안전해 보인다. 지금처럼 1년 투자자와 3년 투자자 사이에 혜택 차이가 없다면 장기 투자할 이유가 없다. 오히려 중도해지수수료 부과기간을 고려한다면 1년 투자자가 더 유리하기 때문에 장기 투자문화를 정착시키기 힘들다. 실제로 많은 해외 자산운용사들의 적립식 펀드는 장기 투자자에게 수수료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자 이제 적립식 펀드 투자를 위한 기본 점검을 마쳤다. 나에 대해서도 적에 대해서도 모두 알았으니 이젠 전쟁터로 나아가야 할 단계다. 그럼 지금부터 ‘왕초보’씨와 함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러 가볼까? 먼저 집을 나서기 전에 왕초보씨가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신분증과 도장, 그리고 투자금이다. 자, 그럼 왕초보씨는 어디로 가야 할까?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려면 증권사나 은행 등 펀드 판매사를 찾아가야 한다. 만약 특별하게 마음속에 정해놓은 적립식 펀드가 없다면 가까운 증권사나 은행의 지점 등을 방문해서 추천을 받으면 된다. 이미 가입할 적립식 펀드를 정해놓았다 해도 판매직원으로부터 다양한 설명을 듣는 것이 좋다. 확실히 알고 있는 것도 다시 한번 질문하자. 특히 만기와 매월 납입금액, 목표수익률 등을 추가로 결정해야 하기 때문에 충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 좋다.
상담을 통해 최종 결정을 내려 투자기간, 납입액 등을 결정했다면 투자설명서에 자필로 가입하려는 펀드에 대해 충분히 설명을 들었다는 내용을 직접 명기해야 한다. 끝으로 자필 서명을 하면 펀드 가입이 최종 마무리 된다. 하지만 그냥 집으로 돌아서지 말고 펀드 약관을 요구해서 받아야 한다. 약관은 펀드 가입자가 요구할 경우에만 지급된다. 상담한 직원의 명함과 상담할 때 사용했던 광고 전단지 등도 잊지 않고 챙기는 꼼꼼함도 발휘하자.
환매란 펀드 판매사가 고객에게 팔았던 수익증권(펀드)을 다시(還) 사들인다(買)는 의미에서 유래됐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구입했던 수익증권을 팔아 현금화하는 것을 뜻한다. 본인의 자금사정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펀드에 투자했던 자금을 찾으려면 환매를 요청해야 한다. 환매는 처음 수익증권을 구입했던 해당 판매사를 찾아가 환매 요청을 하면 된다. 펀드 투자에 있어 환매신청 당일 바로 돈을 찾을 수 없다는 것은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때문에 돈이 필요한 날짜를 잘 계산해 환매 신청을 해야 한다. 날짜를 잘못 계산하면 돈을 쓰고자 하는 날에 쓸 수 없거나 하루차이로 중도환매수수료를 부과 받을 수도 있으니 반드시 조심해야 한다. 펀드 가입 후 일정 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상황에서 환매를 신청하면 ‘중도환매수수료’를 물어야 한다. 쉽게 말해 중간 해약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뜻이다. 일반적으로 보통 펀드에 가입할 때 중도환매수수료가 부과되는 기간과 금액 등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중도환매수수료는 그 성격상 이익금의 대부분을 가져가기 때문에 피할 수 있다면 피하는 것이 좋다.
제3장 적립식 펀드 투자도 테크닉이 생명이다
적립식 펀드의 기본 운용구조만을 맹신하여 그 폭발적인 인기만을 믿고 ‘당연히 높은 수익률을 올릴 것’이라고 맘 편하게 앉아 있다가 자칫 정반대의 결과에 맞닥뜨릴 가능성이 있다. 별 것 아닌 것 같은 몇 가지 투자 테크닉 수칙만 지켜도 적어도 큰 폭의 수익률 하락에는 대비할 수 있다. 또한 전문가에게 맡겼다고 해도 자신이 가입한 적립식 펀드가 현재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필수 자세다. 특히 적립식 펀드도 2004년 한 해를 넘기면서 본격적으로 출범한 지 1년이 지났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운용 성과, 즉 수익률을 직접 꼼꼼히 짚어봐야 할 필요가 있다. 적립식 펀드는 장기 투자가 기본이라고 하지만 수익률이 시원찮은 곳에 오래 머무를 경우 확실한 고수익도 물 건너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땐 최대한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는 시점에서 환매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수밖에 없다. 자, 여러분은 이제부터라도 적립식 펀드 투자에 ‘기술’을 쓸 필요가 있다.
지난 2004년 10월 매일경제신문에는 적립식 펀드에 대한 통념을 뒤집는 충격적인 기사가 게재됐다. 기사제목은 ‘적립식 펀드 너무 믿단 낭패’. 이 기사와 관련된 항의는 크게 3가지였다. 첫째는 이 시뮬레이션에는 적립식 펀드가 갖고 있는 수급개선 효과가 배제돼 있다는 것이다. 둘째는 적립식 펀드는 대부분 우량주에 투자하기 때문에 전체 종합주가지수를 대상으로 한 시뮬레이션과는 다른 결과를 나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셋째는 이 시뮬레이션에는 배당주에 투자했다면 받을 수 있는 배당금에 대한 고려가 빠져있다는 지적이다. 날카로운 지적이다. 기사에는 지난 10년간 종합주가지수에 적립식으로 투자했을 경우 연평균수익률이 2.47%에 불과하다고 밝혔는데, 이는 배당수익을 제외한 수치다. 10년간 발생할 수 있는 평균 수준의 배당수익까지 포함할 경우 분명 연평균수익률은 4% 수준으로 올라설 수 있다. 하지만 4%라는 수익률은 투자자들을 흡족하게 만족시키기엔 조금 역부족이다. 적립식 펀드를 선택한 투자자들 대부분은 아무리 못해도 8~10%대의 수익률은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왜 갑자기 이상한 말을 던지느냐고 항의할 수 있다. 다른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적립식 펀드는 실적 배당형 상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고, 적립식 펀드 투자자 스스로가 할 수 있는 일은 다해보라는 말을 하고 싶어서다. 귀찮더라도 몇 가지 투자테크닉을 발휘해서 막을 수 있는 위험은 다 막고, 0.1%라도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일이라면 열심을 다해보는 게 좋다. 적립식 펀드를 고를 때부터 온갖 정성을 쏟아보자. 최근 엄청나게 출시되는 적립식 펀드 가운데서 옥석을 가리기 위해 가입당시 사용할 수 있는 몇 가지 테크닉을 소개하기로 한다.
과연 어떤 적립식 펀드가 좋은 펀드인가? 대체 뭘 보고 적립식 펀드를 고르란 말인가? 적어도 다음에 소개하는 5가지 항목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도록 하자. 5가지 점검요소는 바로 수익률, 위험도, 비용, 자산내역, 펀드매니저다. 펀드 투자자들의 최우선 관심은 수익률이다. 자신이 택한 펀드가 과연 얼마나 많은 수익을 내줄 수 있을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 물론 과거 수익률이 미래 수익률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잊지 말아야 한다. 위험도 역시 매우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수익률이 과거에 치중한 개념이라면 상대적으로 위험도는 미래를 대비하는 개념이다. 위험도가 낮아야 내 돈을 믿고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적립식 펀드의 내부구조를 확인하는 것도 가입 전에 필수 항목이다. 여기서 말하는 내부구조란 주식과 채권, 현금성자산 등에 대한 기본적인 자산배분비율과 함께 어떤 종목을 어떤 비율로 사들이고 있는지를 뜻한다. 이러한 펀드의 내부구조는 ‘신탁자산 명세서’와 ‘신탁자산 운용 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적립식 펀드 가입을 하러 간 당신은 창구에서 “그럼 적립일은 언제로 할까요?”라고 물음을 받을 것이다. 그렇다면 매월 납입일 선택도 수익률에 영향을 미칠까? 일단 ‘그렇다’가 정답이다. 특히 투자기간이 짧을수록 납입일에 따른 수익률 편차가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교보증권 조사에 따르면 2004년 가입한 고객들의 수익률은 납입일에 따라 두 배 넘게 차이가 났다. 이는 무엇을 의미할까? 상대적으로 많은 적립금이 몰리는 날이 그렇지 않은 날보다 수익률이 낮다는 사실을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매월 25일에서 말일까지는 적립일 선택으로 피하는 게 좋다. 국내 샐러리맨들의 월급 지급이 이 시기에 몰려 있어 보통 매달 말일을 적립일로 설정하는 경향이 높다. 또한 현재 월 초에 월급을 지급하는 회사도 꽤 있다. 따라서 이런 정황을 염두에 두면 매월 중순을 정기납입일로 정하는 게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결론은 명확하다. 기본적으로 매월 정기 납입일은 가입자가 가장 적은 날을 택하는 게 좋다.
은행 정기적금과 적립식 펀드는 매월 일정액을 저축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투자구조를 가진다. 하지만 수익률 표기방식에는 큰 차이가 존재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어떤 사람이 은행 이자율과 적립식 펀드 수익률이 같다고 할 경우 실제 수익은 적립식 펀드가 2배 가까이 더 많다고 생각하면 된다. 예를 들어 연 5%짜리 은행 정기적금과 5% 수익률의 적립식 펀드가 동일한 수익을 내는 똑같은 재테크 상품이라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따라서 어떤 적립식 펀드가 1년간 겨우 2.25%의 수익률을 나타냈다고 해서 이를 은행상품에도 못 미친다고 비난해서는 안된다. 엄밀히 말해 이 적립식 펀드는 1년 동안 연 5%짜리 은행 정기적금과 비슷한 수익률을 올린 것이기 때문이다. 즉 적립식 펀드에 사용되는 연 수익률 개념은 매월 일정하게 붓는 저축액을 갖고 주식투자를 해서 올린 최종수익이라는 뜻이 내포돼 있어 은행 정기적금과는 달리 자신의 투자금 전체에 대한 수익률을 의미한다. 특히 주식형 적립식 펀드의 수익은 상당 부분 비과세되기 때문에 최종 실현수익률도 높다.
펀드 가입 후에는 지속적인 관찰을 통해 내 펀드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만약 이상 징후가 포착된다면 일단 판매사나 운용사를 통해 자세히 확인해보야 하고 투자원칙에 어긋난 것으로 판단된다면 펀드 교체까지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펀드 교체를 고려해야 할 경우는 6개월 이상 성과가 저조할 때, 손실이 예상보다 지나치게 클 때, 펀드의 투자전략이 변했을 때, 투자자의 투자목표가 바뀌었을 때, 수익률이 단기간 크게 높아졌을 때 등이다. 펀드에 가입을 마쳤다고 펀드 투자가 모두 끝난 것이 아니다. 펀드 가입 후 지속적인 점검 역시 펀드 투자의 중요한 부분이다. 분기마다 발송되는 ‘신탁자산 운용보고서’가 중간성과 점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신탁자산 명세서’와 펀드매니저(또는 운용팀), 그리고 회사의 운용방침을 정기적으로 점검하는 습관도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제4장 적립식 투자기법 활용하기
적립식 투자는 적립식 전용 펀드에만 한정되는 것이 아니다. 기존 펀드도 몇 천만 원씩 한꺼번에 수익증권을 사지 않고 매달 조금씩 적립식으로 투자한다면 넓은 의미의 적립식 투자가 될 수 있다. 좀 더 생각을 넓혀보자. 아예 2~3개의 적립식 펀드를 함께 투자하는 것도 적립식 투자의 긍정적인 효과를 증대시킬 수 있는 방법이다. 혹시 그동안 직접 주식투자를 해왔던 투자자라면 적립식으로 주식을 직접 사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바로 ‘적립식 주식투자’다.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있지만 이 역시 가능하다. 이처럼 적립식 투자기법은 주식 직접투자에도 활용이 가능하고 이미 안정성을 확보한 기존 펀드에도 다시 한번 적용된다. 특히 적립식 주식투자를 실행에 옮길 때는 해당종목(기업)에 대한 충분한 분석이 수반돼야 함을 잊지 말자.
‘돈이 모이면 조금씩 조금씩 주식을 사서 모아라.’ 이른바 ‘적립식 주식투자’의 논리는 매우 간단하다. 적립식 펀드 투자의 개념을 그대로 주식투자에 적용하는 것이다. 가령 매월 특정한 날에 40만 원을 적립식 펀드에 투자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 종목을 정해놓고 주가 등락과는 상관없이 일정 금액만큼 주식을 매입하는 것이다. 오늘 큰 폭으로 떨어진 주가가 내일 또 떨어질지 혹은 오를지 아니면 그대로일지를 누가 정확하게 맞출 수 있겠는가. 적립식 펀드는 바로 이런 점을 감안해 안정성을 확보하려고 고안된 것이며 여기에 은행금리를 웃도는 수익성의 매력이 합쳐진 것이다. 만약 주가가 1년 이상 등락 없이 상승만을 지속할 것이 확실하다면 결코 적립식 펀드를, 적립식 투자를 선호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1년은커녕 단 1주일간이라도 주가가 계속 오를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맞추는 사람이 과연 이 세상에 존재할까?
일부에서는 펀드 통장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약간 편법이긴 하지만 펀드통장에 있는 펀드의 주식바스켓을 보고 자신의 투자 포트폴리오를 정하기도 한다. 500~600만 원의 돈을 갖고 여러 개의 적립식 펀드에 가입한 뒤 운용사에서 보내오는 운용보고내역서를 확인하여 과연 이들 운용사는 무슨 종목을 확인했나를 알아보는 형식이다. 물론 각 종목군 확인을 마치면 바로 해약해버린다. 약간의 환매수수료는 물지만 대박을 노리는 직접 투자자들은 별로 개의치 않을 것이다. 다수의 적립식 펀드가 공통적으로 많이 사들이고 있는 종목이 있다면 그 종목은 일단 주가가 상승할 기본이 돼있다고 간주할 수 있다.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일부 투자자는 유명 펀드들의 매수상위종목/매도상위종목을 알고 싶어 한다. 쉽게 말해 기관들이 프로그램 매도로 내던지는 물량을 싸게 매집한 뒤 후에 이를 비싸게 파는 형식인데 프로그램 매도종목군과 적립식 펀드 매수종목군 중에서 일치하는 종목을 찾게 되면 이 효과는 더욱 뚜렷해진다.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펀드는 주식비율이 60% 이상되는 주식형 펀드, 채권에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주식과 채권을 함께 운용하는 혼합형 펀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따라서 적립식 펀드 역시 적립식 주식형 펀드 외에 적립식 채권형 펀드, 적립식 혼합형 펀드 등으로 그 종류를 무한히 넓힐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주식시장, 국가 채권시장, 해외 증시, 해외 채권 등 적립식으로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은 너무나 넓고 적립식 펀드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따라서 여러분이 저축하는 적립식 펀드도 그 종류를 다양화시키는 것이 좋다. 예를 들어 월 저축 가능액을 100만 원이라고 가정해보자. 저축액의 50%인 50만원은 적립식 주식형 펀드에, 30%인 30만원은 적립식 채권형 펀드에, 나머지 20만원은 적립식 해외 펀드에 투자하는 방법도 고려해보자. 적립식 펀드 투자를 다각화하면 수익성에 대한 강점은 그대로 살린 채 상대적인 위험감소 효과를 보너스로 받을 수 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해외 투자 펀드 인기 열풍은 뜨거웠지만 해당 투자국가의 상황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너무 극명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 투자 펀드는 ‘펀드 오브 펀드(Fund of Funds)’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방향을 틀었다. 앞서 언급했던 펀드 오브 펀드란 이미 해외 펀드운용사들이 만들어 운용하고 있는 주식형 펀드를 여러 개 모아 하나의 펀드로 만든 상품이다. FoF의 두드러지는 장점은 역시 위험분산 효과! 여러 개의 펀드에 분산투자함으로써 특정 국가에 집중 투자할 경우 생길 수 있는 국가 위험(country risk)을 분산시킬 수 있다. 또한 FOF에 들어간 개별 펀드들은 이미 수익률과 안정성에서 검증된 것이 많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좋은 펀드만으로 구성된다고 해서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FoF는 그 특성상 편입 펀드가 많아질수록 수수료 등 포트폴리오 구성 비용이 증가해 수익률이 악화되는 경향이 있다. 중도환매수수료, 해외 펀드 투자에 따른 환위험 등 세심하게 살펴볼 사항이 많아 투자시 반드시 유의해야 한다.
‘주식으로 저축한다.’ 적립식 펀드의 A to Z를 한 문장으로 압축하라면 바로 이 구절이 될 것 같다. 적립식 펀드 투자는 한 마디로 말해서 은행 저축을 주식 저축으로 바꾸는 돈 모으기 방법이다. 은행보다 더 높은 수익률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원금 보장에 있어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큰 ‘주식 저축’을 좀 더 편하게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정말 위험을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그냥 안정적인 은행 정기예금을 선택해도 좋다. 하지만 현 추세대로라면 은행 이자율이 올라갈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또한 물가상승률은 상대적으로 무거운 부담이 되어 다가온다. 친분있는 한 운용사의 펀드매니저는 적립식 펀드를 가리켜 ‘대한민국 증시에 대한 믿음’이라고 표현한다. 참 멋진 말이라 생각한다. 주식으로 저축한다는 것, 적립식 펀드를 돈 모으는 주요 수단으로 선택한다는 것은 대한민국 증시에 대한 믿음을 저변에 깔고 있다는 뜻이리라. 이는 곧 대한민국 기업에 대한 믿음, 나아가 우리나라 경제에 대한 믿음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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