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체력을 튼튼하게 하는 식품
민간요법의 강장식 과신은 금물
올바른 치료 대신 특이한 음식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음식물은 오랜 경험의 결과로 생긴 것이기 때문에 그 지역
에 사는 민족들의 지혜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러나 그러한 음식물들이
오늘날의 영양학에서 볼 때 모두 인체에 이로운 것이냐 하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때로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는 음식물을 오랜 세월 동안 먹어 내려
옴으로써 그 지역 사람들 특유의 체질이나 질병을 가져오는 원인이 되는 수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우리의 특유한 음식물들을 과학적으로 평가하고 검토하는 연
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으나, 아직도 완전한 과학적 근거가 마련되지 못한 채
관습적 또는 신앙적으로 사용되는 것도 적지 않다.
예를 들면 개고기를 보신탕이라고 하여 굉장히 몸을 보하는 음식으로 믿고 있
는 사람이 적지 않은데, 과연 쇠고기나 다른 고기들보다 월등하게 좋은 영양 효
과가 있는 것일까? 또 뱀탕이 정력제로 좋다고 하는데 과연 그럴까? 오골계나
흑염소가 보통 닭이나 육류와는 다른 효과가 있는 것일까... 주변에는 이러한 속
설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분석을 해본 결과 단백질의 이용률이 좋다든가 지방분이 포화지방산으로 되어
있다든가 하는, 특이한 성분이 들어 있어 효과를 나타낸다는 식으로 효과를 증
명하려고 무척 노력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아직 값비싼 만큼의 효과가 있
다고 장담할 수 있는 근거는 없다.
개개인의 식성과 기호에 따라 특이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을 나무랄 수는 없지
만 한두 가지 주의할 점은 짚고 넘어가야겠다.
첫째, 현대과학에 의하여 치료법이 이미 개발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올바른
치료 대신 특이한 음식에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하겠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결핵 환자가 많은 것은 이러한 전근대적인
식보치료법에 의존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성인병 같은 것은 식사조절로
예방이나 치료를 할 수 있지만, 감염병은 올바른 약을 재빨리 써야 하는 것이다.
둘째, 특이한 식보 음식들은 대체로 가격이 비싼 것이 보통인데, 그 값으로 쇠
고기나 기타 보편적인 영양식을 마련한다면 가족 전체가 건강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생각이다.
해조류는 장수식
산후 조리에 미역국을 먹는 습관은 조상이 물려준 소중한 지혜
옛날부터 해조류는 장수 식이라고 알려져 왔다. 미역, 다시마, 김 등을 많이
섭취하는 우리의 식생활에는 서양 사람들이 따를 수 없는 이점이 있다.
해조류를 전혀 먹지 않는 서구 사람들은 자칫 요오드 결핍증이 되어 곤란을
겪는다. 그래서 식탁 위에 일부러 요오드염이 첨가된 것을 올려놓는다. 해조류
에는 요오드 성분 외에도 철분, 칼슘, 등의 미네랄과 비타민 A1, B2, 혈압강하 작
용이 있는 알긴산 등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미역국이 구수하고 맛이 있는 것
은 글루타민산이 들어 있기 때문이며 글루타민산 소다를 조미료로 사용하게 된
동기도 미역의 구수한 맛을 연구하다가 얻어진 결과이다.
해조류는 동맥경화를 예방, 치료하며, 미용식으로 특히 모발의 영양에 좋은 효
과를 나타내고, 치아와 골격 등을 튼튼하게 한다. 또한 혈액의 산성화를 막아주
고, 히스테리, 노이로제 등을 예방하며, 빈혈, 식욕증진, 혈압강화에 좋다. 뿐만
아니라 갑상선종의 예방, 변비에도 좋은 효과를 나타낸다.
우리나라에서 산후에 미역국을 먹는 습관도 우리 조상들이 물려준 소중한 생
활의 지혜하고 할 수 있겠다.
해조만으로는 단백질이 모자라므로 고기국, 생선국 등에 미역을 같이 넣어 끓
이면 좋다. 그러나 세상만사가 '과유부족'이라 하여 지나치면 모자람과 같으니
해조가 몸에 좋다 고하여 너무 먹으면 섬유질이 많아져 소화불량이 될 수도 있
다.
미역, 다시마 등으로 차를 만들어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하는데 주의할 점은
염분이 많기 때문에 너무 많이 사용하면 염분 과다섭취로 오히려 고혈압을 초래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몸에 꼭 필요한 단백질
쇠고기보다는 영양가 많은 돼지고기를 먹도록
특별한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면 육식을 기피할 이유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육식
과 채식의 균형이 잡혀야 건강에 좋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상식이다. 육식
을 하면 수명이 짧아지고 채식을 해야만 장수한다는 '육식단명 채식장명'이라는
말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보편적인 진리가 될 수 없다.
구약성서를 보면 "산 동물은 너희의 식물이 될지라. 채소와 같이 내가 이것을
다 너희에게 주노라." 는 말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심심치 않게 돼
지고기나 개고기가 몸에 좋으냐 나쁘냐 하는 문제로 왈가왈부한다.
한의학 전문가들이 돼지고기가 몸에 좋지 못하다는 속설이 결코 올바르지 못
하다는 것을 학문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다만 문제삼아야 할 것은 동물성 지방
분을 과다 섭취하면 포화지방산이 쌓이기 때문에 콜레스테롤이 걱정되며 혈압이
높은 사람에게는 적당치 않다는 점이다. 그러기에 옛날부터 중국 사람들은 돼
지고기의 기름덩어리를 말끔히 제거한 살코기만으로 오향장육을 만들지 않았던
가. 특히 닭고기는 지방이 1.7%밖에 들어 있지 않다.
우리 음식에서 언제나 결핍되기 쉬운 것이 비타민 B1인데, 이것이 돼지고기에
많이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비타민 B1함량을 비교해 보면 100g당 돼지고기가 0.60mg으로 육류 중에 최고
이고, 양고기 0.15mg, 닭고기 0.14mg, 쇠고기 0.06mg 순으로 되어 있다.
육류를 먹을 때에 살코기를 가장 좋은 것으로 생각하지만 근육보다는 내장에
영양분이 골고루 있기 때문에 맹수들은 동물을 잡으면 내장만 배어먹고 살코기
는 팽개친다. 사람은 산성도가 높아 성인병의 원인이 되는 살코기만을 좋아라
고 먹으며 내장은 천하고 값싼 식품으로 무시해 버리니 영양학 상식이 동물만도
못하다는 이야기가 되겠다.
겨울철엔 고기를 많이 먹어야
지방분이 많은 음식을 섭취해 몸 안에서 따뜻하게 불을 때는 것이 필요하다
평상시 저혈압이나 빈혈이 있는 사람은 추위에 약해 남보다 유난히 추위를 타
고 손발이 차며 감기에 걸리기 쉽다. 밤과 낮의 기온차가 심할수록 감기 걸리
는 확률이 높아진다.
충분한 영양을 섭취하여 몸 안에서 따뜻하게 불을 때는 것이 필요하다. 즉
지방분이 많은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지방분이 체내에서 완전히 이용되기 위해
서는 단백질도 아울러 섭취해야 한다. 앞에서 말했듯이 감기는 목구멍, 코, 기
관지 등의 점막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이 잘 걸리므로 점막의 저항력을 높여주기
위해서는 비타민 A를 섭취해야 한다.
이상과 같은 조건을 고려할 때 겨울에는 동물성 식품을 뜨겁게 끓여서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쇠고기보다도 소의 내장, 예컨대 곱창이나 간 등이 좋다. 보
통 가정에서도 육식이라고 하면 말끔한 살코기만을 주로 사용하는데 곱창전골이
나 간, 염통구이 등을 집에서 못할 까닭이 무엇인가. 미꾸라지에도 비타민 A가
많은데 왜 집에서는 만들지 않을까.
간은 비타민 A뿐만 아니라 빈혈을 치료하는데 없어서는 안 될 철분, 엽산, 비
타민 B12가 듬뿍 들어 있다. 겨울철에는 으스스 추운 것을 이겨낸다고 퇴근길에
한잔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때 간을 안주로 곁들이면 메치오닌이라는 아미노산
이 들어 있어 술에 의해서 간염이 되는 것을 예방하는 작용을 한다.
녹황색 채소에는 카로틴이 많이 들어 있는데 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 A로
바뀐다. 계란의 노른자, 뱀장어, 버터, 치즈, 건시 등에도 비타민 A가 많이 들어
있으며 호박, 고구마 등에도 카로틴이 많이 들어 있다. 그래서 겨울철에는 으레
군고구마가 인기가 있는 것일까.
채소는 참기름, 버터 등의 기름으로 볶아 먹으면 비타민 C가 거의 파괴되지
않아서 좋고 아울러 비타민 A도 곁들이게 되니 일거양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하여튼 겨울에는 든든히 배를 채워야 추위를 이겨낼 수 있다.
돼지고기 배척은 잘못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식생활의 결점은 비타민 B1의 부족인데 돼지고기
가 이를 보완해 준다
곡식이나 채소도 중요하지만 육류가 필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육류는 사
람의 중요한 단백질원이 될 뿐만 아니라 지방분, 각종 무기물로서 칼슘, 나트륨,
마그네슘, 철, 크롬, 인 등을 공급한다.
육류의 베스트 3은 소, 돼지, 닭의 3가지다.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가 가장
보편적인 육류이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입맛은 쇠고기를 좋아하는 반면 돼지
고기와 닭고기는 쇠고기처럼 몸에 이로운 것은 아니라는 편견을 지니고 있다.
더욱이 한약을 복용할 때는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먹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
다.
아닌게 아니라 한방 약물학에서도 닭고기를 '풍인불가식', 돼지고기를 '동풍불
가구식'이라고 하여 닭고기나 돼지고기는 풍에 나쁘다고 표현되어 있다. 풍을
오늘날의 고혈압이란 뜻으로 본다면 육식을 많이 하고 지방분을 많이 섭취하면
동맥경화증, 고혈압 등의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것은 현대의학에서도 말
하고 있는 바이다. 유독 돼지고기와 닭고기만 나쁜 것이 아니라 병이 있을 때
는 어떤 육식이든 간에 좋지 않다고 한방 의학에서는 말하고 있다.
이와 같은 경위를 이해한다면 돼지고기나 닭고기를 특별히 기피할 이유는 없
는 것이다.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우리 식생활의 결점은 비타민 B1의 부족인데
돼지고기는 육류 중 비타민 B1이 가장 많아 밥반찬으로 좋다.
다만 돼지고기나 닭고기는 살모넬라균(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균)에 오염되기
쉬우므로 식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잘 익혀야 한다.
또 돼지고기를 덜 익혀 먹으면 촌충에 감염될 뿐만 아니라 그 유충이 뇌에 들
어가면 무서운 증상을 일으키므로 충분히 익혀서 먹어야 하겠다.
고혈압인 사람들에게 무슨 음식을 제일 좋아하느냐고 물으면 돼지고기가 맛이
고소해 잘 먹는다는 사람이 많다. 돼지고기의 비계를 즐겨 먹는 사람이 결국
고혈압이 되었다고 봐야 할 것이다. 쇠고기도 많이 먹으면 역시 콜레스테롤 과
다증이 되어 동맥경화증을 일으키기 쉽다.
버릴 것이 하나도 없는 돼지 내장
현대의학에서 사용되는 뇌하수체 전엽 및 후엽 호르몬은 돼지나 소의 뇌하수
체에서 뽑아낸다
옛사람들은 소박한 생각으로 약을 쓸 때 이류보류라는 원리에 의해 쓰는 경우
가 많다. 예를 들면 머리가 아플 때는 동물의 뇌를 먹어야 하고, 간이 나쁜 사
람은 간을 먹어야 낫는다는 식이다. 얼른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원시적인 발상
이라고도 할 수 있겠으나 같은 장기에는 같은 성분이 들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먹으면 해당되는 장기의 병을 고칠 수 있다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알려져 현대의
학에서도 장기요법이라는 것이 있다.
돼지의 장기에 대해서 효능을 따져보면 우선 뇌인데 이류보류라고하여 뇌를
좋게 하는 효과가 있다. 수험준비 하는 학생들, 스트레스 때문에 고민하는 어른
들, 건망증이 심한 노인들에게 뇌로 만든 음식이 좋다.
뇌의 성분은 단백질, 지방질, 인, 비타민 등으로 되어 있으며 소화도 잘 된다.
돼지골은 물로 씻어 피를 없앤 뒤 썰어서 생강, 파, 술 등을 넣고 국물을 넉넉히
잡아 약한 불로 오래 끓여 먹으면 된다. 살코기, 새우살, 계란 등을 같이 넣어
도 좋다.
현대의학에서 사용되는 뇌하수체 전엽 및 후엽 호르몬은 소나 돼지의 뇌하수
체에서 뽑아낸다는 것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돼지 신장은 콩팥으로 중국말로는 저요라고 한다. 칼로 쪼개 혈관과 흰 꺼풀
같은 것을 깨끗이 뜯어낸 다음 잘 씻고 썰어서 요리를 하면 된다. 신장은 몸의
불필요한 물질을 오줌으로 배설하는 기관일 뿐만 아니라 신장 윗부분에 붙어 있
는 부신이라는 것이 체내의 호르몬 계통을 조절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
에 옛날 사람들은 그것을 명문(생명의 문)이라고 불렀다.
이 콩팥은 산후의 영양보충제로 좋으며 산모의 원기를 회복하게 한다. 남성
의 음위, 유정등 정력 쇠퇴에 강장식품이 된다. 허리가 아프며 대하증이 있는
여성, 식은땀을 흘리는 허약자에게도 좋다고 되어 있다.
심장은 소위 염통인데 사람들은 생명의 중추라고 생각해 군주지관이라고 했
다. 신경성 심장병으로 가슴이 뛰는 사람에게 효과가 있으며 좀 딱딱한 것이
흠이기 때문에 푹 고아서 연하게 한 뒤 먹는 것이 좋다. 황기라는 약초나 대추
등을 같이 넣어 달여서 마시면 식은땀에 좋고 정력제도 된다고 한다.
간장은 비타민 A, B, C 등을 비롯한 영양분이 많아 몸의 영양은행이라고 불리
며 빈혈치료제, 시력이 약한 사람에게 좋은 식보가 되지만 맛이 좀 특이해 싫어
하는 사람도 있으니, 간장, 생강, 파, 술등을 넣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고 산초,
회향, 정향 등의 향기 좋은 약재를 건재상에서 구해 넣으면 더욱 맛이 좋아진다.
간을 양념과 같이 삶은 것을 으깬 뒤 믹서로 갈아서 죽처럼 만든 것에 소금,
후추, 버터, 우유 등을 넣어 반죽한 것을 '리버페이스트'라고 하여 빵에 발라먹기
도 하고 샐러드에 넣어 먹어도 좋다.
췌장은 당뇨병 환자에게 좋다. 췌장은 황기, 옥수수 수염, 구기자를 같이 넣
어 끓여서 수프로 만들어 복용하면 인슐린 주사처럼 당뇨를 고치는 작용을 하며
몸이 쇠약해지는 것도 방지한다.
골수는 뼈를 조각내 푹 고아서 곰탕을 만들면 골수 속의 모든 영양분이 우러
나와 발육기의 어린이, 갱년기의 영양식품으로 매우 좋다.
돼지 창자를 저두라고 하는데 이장보장의 원리에 의하여 먹는 사람의 장을 튼
튼하게 하며 치질에도 좋다. 위궤양, 십이지장궤양등 소화성 궤양이 있는 사람
에게도 좋은 음식이 된다. 위를 쪼개어 잘 씻은 뒤 다시 한 번 소금과 밀가루
를 뿌려서 비벼 씻어 끈적끈적한 것을 없애고 파, 생강, 마늘, 술 등 양념을 넣
고 오랜 시간 끓여서 간을 맞추어 먹는다.
겨울철에는 위주머니를 쪼개지 말고 뒤집어 깨끗이 씻은 다음, 속에 찹쌀, 연
밥, 은행, 율무, 표고버섯, 죽순, 돼지고기나 닭고기 썰은 것 등을 집어넣고 끓이
면 추위를 이겨내는 스태미너 식품이 된다. 인삼을 같이 넣으면 흡사 삼계탕과
같은 요리가 된다. 살코기만 사지 말고 때로는 이렇게 내장을 사다가 별미를 만
드는 것도 생활의 지혜가 아니겠는가.
생명과 건강의 근본 현미
비타민 A1, B2, B6, B12, E, 니코틴산, 판토텐산, 엽산 및 각종 미네랄이 골고루
문명이 발달되고 공업화가 되어감에 따라 우리의 일상 생활이 점차 자연을 떠
나서 인공적으로 되어 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음식물도 소박한 자연식 대
신에 가공식품의 비중이 늘어가고 있어 자연히 3백이니 6백이니 하는 문제가 심
각하게 대두되고 있다.
3백이란 흰쌀, 흰설탕, 흰소금의 3가지 백색물질을 말하며 이것들의 지나친 섭
취가 성인병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6백이란 이 3가지에 흰 식빵(표백한
밀가루로 만든), 화학조미료, 식품 첨가물을 합친 것으로서 이 6가지의 물질이
인체의 건강에 위험을 준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6백 물질이 들어 있는 가공식품을 계속 먹으면 영양부족과 대사장
해의 원인이 되고, 몸을 산성화 시켜 저항력과 자연치유력을 감퇴시키며, 쉽게
피로를 느낀다, 여기저기 노폐물이 축적되어 신경통이 생긴다, 전신의 건강이 약
해진다... 등의 증세가 생긴다.
3백 또는 6백의 제일 첫째가 흰쌀이라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벼를 찧
을 때 왕겨만 벗기고 속겨는 벗겨내지 아니한 쌀이 현미인데 이 현미를 더 철저
하게 도정해서 등겨를 내면 씨눈과 씨껍질이 떨어져 나가고 백미가 된다. 현미
와 백미의 중간 상태에 배아미라는 것이 있는데 벼를 약간 찧어 배아(씨눈)가
남아 있는 쌀을 말한다.
현미가 인체에 필요한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 있는 종합식품인데 반해 백미는
쌀의 생명이라고 볼 수 있는 씨눈을 없애버린 찌꺼기에 불가하며 영양이 없을
뿐만 아니라 산성 식품이어서 성인병에 걸리기 딱 알맞은 유해식품이고 할 수
있다. 쌀미변에 흰백자를 붙여서 만든 박자는 '지개미 박' 또는 '깻묵 박'이라는
글자인데 쌀에서 술 또는 기름을 빼고 난 찌꺼기라는 뜻이다. 그 글자가 미자
와 백자로 만들어졌다는 것은 정말로 놀라운 일이며 까마득한 옛날에 이미 백미
가 찌꺼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증거가 된다.
요즘 씨앗으로 된 종실류 식품이 건강에 제일 좋으며 그런 씨앗 식품을 먹으
면 암도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씨앗 식품이 좋다는 것은 배아가 있기 때문이
다.
쌀의 배아 속에는 비타민 A1, B2, B6, B12, E, 니코틴산, 판토텐산, 엽산 및 각
종 미네랄등이 골고루 들어 있다. 특히 칼슘과 인도 들어 있어 백미가 결핍식
이라면 현미는 완전식이라고 할 수 있다.
뇌졸중과 고혈압, 암, 심장병, 간장병, 당뇨병 등의 성인병이 결국은 식생활이
올바르지 못해 생기는 식원병이라고 이미 말한 바 있다. 식원병의 예방 또는
치료하기 위해서는 백미식을 현미식으로 바꾸는 것이 제일 좋지만 문제는 흰쌀
밥에 익숙해진 우리의 입맛이 현미밥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 있다. 현미식을 어
떻게 하면 먹을 수 있을까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압력솥을 사용하는 것이 좋고,
또 현미밥을 흰밥처럼 거의 씹지도 않고 넘겨서는 안 되며 적어도 50회 이상 잘
씹으면 씹을수록 진미가 생긴다는 것도 터득해야 한다.
건위 돕는 사과
체내의 나트륨을 쫓아내어 고혈압의 혈압강하제가 되며, 이뇨, 변비에도 좋다
가을이면 과일가게마다 신선한 햇사과가 선을 보이기 시작한다. 서양 속담에
"사과가 익는 계절이 되면 사람이 건강해진다."라는 것이 있다. 서양 사람들은
식후에 사과 먹는 것을 최대의 행복 또는 건강법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바나
나니 망고니 하는 열대지방 과일을 신기해 하지만 대만이나 동남아시아 사람들
은 우리나라 사과라면 사족을 못 쓴다.
사과는 체력을 유지시켜 주는 영양식이 될 뿐만 아니라 위장을 튼튼하게 하고
피부미용에도 좋다. 사과의 맛은 과당과 포도당 때문이며 신맛은 능금산, 구연
산, 주석산 등의 유기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당류와 유기산이 피로를 회복시키
는 작용을 한다.
사과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체내의 나트륨을 쫓아내므로 고혈압의 혈압
강하제가 되며 이뇨작용도 있다. 펙틴이라는 성분은 정장작용이 있어 설사인
경우에는 멈추고 변비일 때는 대변이 잘 나오게 해주는 작용을 한다. 사과를 말
려서 가루로 만든 지사제가 있다.
웬만한 과일은 너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서 나쁜데 사과만은 아무리 먹어도
그런 염려가 없어 좋다. 사과를 깎아두면 흰살이 갈색으로 변하는 것은 폴리페
놀옥시다재 효소의 작용 때문인데 깎은 사과를 0.5% 소금물에 담갔다가 내놓으
면 변하지 않는다. 냉수로 씻어도 괜찮다.
사과는 그냥 먹어도 맛이 있지만 설탕을 넣고 조려서 만든 잼이나 통조림, 사
과술 등 다양한 제품으로 만들 수 있어 좋다. 보통 과일은 수확기, 저장기 등의
기간이 짧아 불편한데 사과는 거의 일년 내내 저장할 수 있어 편리하다.
사과를 소주에 담가서 만든 평과주는 설사를 멈추고 뱃속을 편하게 하는 데
좋다.
평과주
#1 재료: 사과(홍옥이 좋다) 큰 것 5개, 소주 1.8l, 설탕 800g
#2 만드는 법: 사과를 잘 씻어 물기를 없앤 뒤 두 개로 쪼개어 다시 옆으로
썰어 반원형(두께 1cm)으로 만든다. 이것을 유리병에 소주, 설탕과 함께 넣고
밀봉하여 어두운 곳에 저장해 두었다가 1개월쯤 지나면 마실 수 있게 된다.
<동의보감>에는 "당뇨병으로 갈증나는 것을 멈추며 곽란 설사를 낫게 하며 복
통을 없애고 담을 삭히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작용이 있다"고 씌여 있다.
칼슘과 철이 풍부한 톳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 예방
제주도에 가본 사람은 식당에서 톳 또는 톨이라는 무침을 맛보았을 것이다.
한자로는 녹미채라고 한다. 살짝 데쳐서 무친 맛이 산뜻하고 살캉거리며 씹히
는 것이 특징이다. 근래 제주도의 톳이 일본에 많이 수출되고 있으며, 고혈압,
동맥경화증을 비롯한 성인병 예방에 좋아 굉장한 인기라고 한다. 톳은 갈조류
에 속하는 해조로 바닷가 바위에 붙어서 자라는데 겨울, 봄에 성하고 빛깔은 황
갈색이나 마르면 흑갈색이 된다.
옛날 중국 사람이 우리나라를 유람한 뒤에 쓴 <고려도경>에서 말하기를 고려
에는 해조를 귀천없이 즐겨 많이 먹고 있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고려사>
충선왕 2년(1310) 기록에 미역을 원나라 황태후에게 보냈다는 글도 나온다. 이런
전통이 있어 우리나라는 해산 후에 미역국이 꼭 따르게 마련이고 김 수출국으로
도 유명한 것인지 모르겠다.
톳은 칼슘과 철이 풍부해 100g당 칼슘 1400mg, 철 29mg 정도 들어 있다. 비
타민, 니코틴산도 비교적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혈압을 내리는 작용을 하는 성
분도 들어 있는 것으로 연구되고 있어 중년 이후의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다.
봄에서 초여름에 나는 것이 가장 연하고 맛이 좋다. 녹미채와 녹각채는 다른
것으로, 녹각채는 청각이라고 하여 김장때 김치의 양념으로 쓰이는 것인데 홍조
류에 속한다. 청각에도 점액질, 당, 단백질, 아미노산 등이 들어 있어 먹을 만한
데 옛 책 가운데 "남자는 계속해서 오래 먹으면 좋지 않다. 정력이 손상된다."
라는 말이 있어 마음에 걸린다.
식약일체의 으뜸 인삼
허드렛삼으로 인삼튀김을 만들어 먹어보면 그 맛에 눈이 동그래질 것이다
음식처럼 아무때나 누구든지 먹을 수 있으면서 아무런 부작용이 없는 약이 있
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와 같은 음식이야말로 이상적인 보약이라고 할 수 있
겠다.
중국 본초서의 가장 오래 된 원전인 <신농본초경>이라는 책에 그와 같은 식
약일체의 보약을 상약이라고 하여 120종의 약품을 나열하고 있는데 그중의 으뜸
이 인삼이다.
인삼을 오랫동안 계속해서 먹으면 스트레스가 해소되고 비특이성저항력이 증
가되는 작용이 나타난다는 것이 오늘날의 인삼 약효의 정설로 되어 있다.
옛날에는 인삼을 오늘날처럼 말렸다가 약으로 복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생
것을 더덕이나 무처럼 씹어 먹거나 삶아서 고구마처럼 먹었다고 한다. 지금도
산삼은 그냥 씹어 먹는 것이 보통이다. 우리 음식중의 삼계탕이라는 것은 인삼
을 음식으로 먹는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다. 또 당삼이니 인삼정과니 하
는 것은 수삼을 꿀과 같이 고아서 만든 것으로 맛나는 과자인 동시에 보약이 된
다.
그러나 이와 같은 몇몇의 경우를 제외하고 인삼은 약으로 달여 마시는 것이
보통이다. 인삼이 음식물로 널리 이용되지 못하는 것은 값이 비싸서 엄두를 낼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가령 성수기 때 금산이나 강화에 있는 수삼센터에 가면 값싸게 미삼 또는 허
드렛삼(깨끗한 삼을 고르고 난 뒤의 뿌리 떨어진 것, 잔뿌리 등을 모은 것)을 싼
값으로 살 수 있다. 그것을 얇게 저며서 계란과 밀가루 푼 물에 묻혀서 기름에
튀기면 인삼튀김이 된다. 그 맛은 말할 나위도 없고 생것을 잘 씻어 양념으로
무치면 그 맛 또한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인삼 고장으로 유명한 금산에서는 해마다 10월이면 인삼제라는 축제를 연다.
다채로운 행사 가운데서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인삼으로 만든 식품의 발표 및
시식회이다. 일상 먹는 음식 가운데 인삼을 넣어 모르는 사이에 보약을 겸한다
면 얼마나 좋겠는가. 한번 가서 발표된 품목을 보니 삼계탕, 인삼닭죽, 인삼죽
등 식사류가 8종, 인삼김치, 인삼구이, 인삼경단 등 과자류가 11종, 인삼주와 인
삼포도주 등 술이 2종, 기타 3종 등이 있었다. 모두 맛이 좋고 어떤 것은 인삼
이 들어 있는지 모를 정도로 맛이 자연스러워 아무 저항감 없이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문제는 앞에서 말했듯이 가격인데 그 비싼 인삼으로 어떻게 음식을 마련하느
냐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르나 사실은 쇠고기보다도 값이 덜 든다는 계산이 나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