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공지] 장미와 빛, 온도, 미생물, 산성도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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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왕장미
2023. 9. 1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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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10일경에 작성한 글이 이제서야 끝이났네요. 이론을 이미지화 하기 위해서 포토샵으로 그림까지 넣다보니 한달이 훌쩍 지나가 버렸습니다. 이 글은 장미 생산자로서 여러분들께 알려드릴 수 있는 지식 중에서 가장 어렵지만, 가장 도움 될 만한 글이라 생각합니다.
새벽 3시. 지난 한달 동안 농장 책상에 앉아 글을 작성하면서 장미 이론을 정리하는 뜻깊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부디 이 글이 장미의 마음을 헤아리고자하는 가드너분들께 큰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1. 산성도는 토질의 종합지표. 햇빛이 지온을 만들고, 지온이 미생물을 지배하며, 미생물은 최적의 산성도를 만든다.
지난 4월에 접목했던 장미들이 만개하여 절정에 도달했습니다. 이제 태어난지 4개월 남짓, 벌써 몇번을 피고졌는지도 모를 만큼 장미들은 왕성하게 자라고 있습니다.
이 온실은 대략 4천여개의 장미를 육성할 수 있는 공간이며, 양산형 하우스 중에서는 규모가 가장 작은편에 속합니다. 이곳은 보통의 온실에 비해 절반 규모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규모가 작은 만큼 관리가 편리하고 장미의 생육 또한 고르지 않을까 생각 할 수 있지만, 현실은 정반대입니다.
규모가 작은 온실 일수록 장미의 성장에서 기본이되는 물,빛,지온의 편차가 이랑별로 크게 나타나기 때문에 관리가 힘들어지게 됩니다. 극단적으로 비유하자면, 하나의 화분에서 1 개에 장미를 키우는것이 100평 짜리 온실에서 장미 4천개를 키우는 것 보다 난이도 측면에서는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노동력 측면에서는 장미온실 100평을 유지하는 것이 더 어렵겠지만, 난이도 측면에서는 화분 1개의 장미를 관리하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이유인즉, 규모가 작은 1개의 화분은 토질을 비롯하여 광합성 및 증산작용에 영향을 주는 물, 빛, 지온 등의 편차가 100평짜리 온실보다 크게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자, 이제 온실내부를 자세히 들여다 봅시다.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셨나요? 이 온실에는 총 3개의 이랑이 존재하는데, 이랑별로 장미의 생육이 분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1번 이랑의 장미가 가장 작고, 2번 이랑은 좀 더 왕성하며, 3번 이랑의 장미는 매우 왕성 합니다.
온실내의 장미 생육이 사선을 그리듯 차이를 보이고 있는 현상. 과연 왜 이런 결과가 발생했을까요? 한가지 더 주목 할 만한 사실은 현재 가장 생육이 부진한 1번 이랑의 장미들이 찔레 단계일때는 2,3번 이랑에 비해 생육이 월등하게 좋았기 때문에 장미 접목을 가장 먼저 실시 했다는 점입니다. 현재 장미의 왕성함은 3,2,1 번 순서이지만, 4개월 전 찔레 단계일때의 왕성함, 그리하여 접목을 통해 장미로 태어난 순서는 1,2,3 번 순서라는 것이지요.
이 온실의 좌우 폭은 3미터 30cm에 불과합니다. 보통의 장미 온실에 비하면 매우 좁은 편이지요. 하지만 이 좁은 하우스에서도 각각의 이랑은 계절별로 변화하는 태양의 입사각 변화에 따라서 빛 에너지를 차등적으로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 차등적인 빛에너지는 각각의 이랑별로 지온 차이를 만들게되며, 그 지온의 차이는 장미 뿌리 주변의 물과 산소의 순환 속도에 영향을 주게됩니다. 당연히 빛을 오랫동안, 그리고 강하게 받아서 지온이 높은 이랑의 물과 산소 순환 속도가 빠르겠지요?
이처럼 토양의 물과 산소의 순환 속도는 토양의 습과 건조를 결정하며, 이것은 결국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는 활성도에 영향을 주게됩니다.
미생물은 흙 1g 속에 최소 1억 마리~100억마리가 서식하고 있으며, 이처럼 많은 미생물들은 빛의 결과물인 지온과 토양의 습기(물)와 산소의 영향을 받으며 유기물을 분해하게 됩니다.
장미를 포함한 모든 식물들은 물에 녹지 않는 유기물을 직접 영양분으로 흡수 할 수 없으며,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여 토양에 존재하는 물(용액)에 녹을 수있는 이온화된 원소로 만들어 줄때, 그때서야 비로소 물과 함께 영양분(이온화된 원소)을 흡수 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화학 비료는 장미가 즉시 흡수 할 수있는 수용성 원소이지만, 물과 함께 토양에서 용탈되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 영양분이라기 보다는 보조적 수단, 1회성 영양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미생물의 활성도는 토양에서 장미가 흡수 할 수있는 유용한 영양분의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것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태양이 만들어내는 빛 에너지의 차이에서 기인한다는 겁니다.
과학자들은 지온,산소,물,영양분,미생물의 상호작용 관계를 산성도(ph)라는 토질의 종합지표로 나타내고 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아주 작은 온실에서도 이랑별로 토질의 차이, 바꿔말하면 산성도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생육 양상이 달라지게 됩니다.
과연 각각의 이랑에는 어떤 유리함과 불리함이 있을까요? 오늘은 장미의 성장에 관한 대단히 실체적이고 실전적인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2. 점질토와 사질토에서의 장미 생육 차이.
오늘 이야기에 모토가된 사건이 있는데, 그 발단은 이렇습니다. 십년넘께 저희 집에 장미 생산 오더를 넣으시는 분이 있으십니다. 그 분께서 올해는 절화장미를 화분에 넣어서 판매 할 계획이라며, 색상별로 절화장미 4천개를 11월까지 키워달라 하셨습니다. 화분에 넣어 판매할 것이므로 "가지" 가 많아야한다. 키가 큰것은 싫고, 낮고 빵빵하게 3~4가지 장미가 많았으면 한다는 주문이었지요.
제 입장에서는 참 골치아픈 주문입니다. 이유인즉, 절화장미가 낮고 빵빵하게, 가지가 많이 나오도록 생산하려면 사질토의 비율이 높은곳에서 과건하게 키워야하는데, 이때 사질토는 점질토에 비해 햇빛의 입사각과 일조량에 따라서 장미의 성장 편차가 매우 크고 따라서 관리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위의 그래프는 서두에서 언급했던 규모가 작은 온실의 1년 장미생육을 이랑별로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를 살펴보면, 이곳의 장미성장은 계절에 따라서 달라지면서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갈지 (之)형상을 그리고 있습니다.
여러분, 온실내부의 장미 성장이 이랑별로 之 형상을 보이는 것은 결코 좋은 현상이 아닙니다. 장미를 포함한 모든 농작물의 성장은 한일(一)자를 나타내며 이랑별로 생육의 편차 없이 키워내는 것을 성공의 징표로 보게 됩니다. 작물의 생육이 파도치지 않고 전범위적으로 균일하게 나타날때, 그때서야 비로소 농부들은 말로 형용 할 수 없는 희열을 느끼게 됩니다.
다음 단락에서 정확한 원인을 언급하겠지만, 이 온실에서 장미의 성장이 之형상을 보이는 까닭은 토양에 사질토의 비율이 과도하게 높기 때문입니다. 사질토의 비율이 아주 높은 곳은 물 빠짐이 빠르고, 물이 빠진 그 공간에는 대기중에 있던 산소가 즉시 채워지게 됩니다.
비열이란, 어떤 물질 1g의 온도를 1°C 올리는데 필요한 에너지로 정의 할 수 있는데, 사질토는 비열이 큰 물질인 물이 빨리 빠지고, 그곳에 비열이 작은 산소가 채워지는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햇빛에 의한 지온 변화가 커지게 됩니다.
지온의 변화가 크다는 것. 이것은 곧 토질을 구성하는 물,산소,미생물의 불안정을 뜻하게 되며, 이처럼 불안정한 토질에서 장미는 생육에 있어서 문제를 보이게 됩니다.
반대로 토양에 물 빠짐 속도가 느린 점질토는 비열이 높은 물이 오래 머무르게되고, 따라서 장미의 뿌리 주변 온도가 한여름과 한겨울에도 비교적 일정하게 유지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뿌리주변에 머무르는 적당한 습기는 미생물의 활성도와 산성도를 안정적으로 만들며, 식물의 체온조절에도 유리하므로 장미의 성장 또한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자, 이쯤에서 하나의 사진을 더 살펴봅시다. 이 사진은 앞서 之형상을 보이던 사질토의 온실과 같은 곳입니다. 문제의 사질토 온실은 2023년 8월 현재의 모습이고, 이 사진은 2022년 8월에 동일한 온실에서 재배된 절화장미의 모습니다.
둘사이에 차이점이 있다면, 이 당시 온실의 토양 성질은 2023년과 정반대로 점질토의 성질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이 온실은 2022년도에 점질토에서 장미를 재배하여 출하를 했고, 이때 빠져나간 흙 10t 을 사질토로 채워넣어 2023년에 장미를 다시 재배한 것입니다.
사진을 유심히 살펴보면, 점질토의 비율이 높았던 2022년에도 1번이랑 보다 3번이랑의 장미들이 더 크고 왕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3번 이랑 꼭짓점을 그어본다면 이때도 사선을 그리는 생육현상이 나타났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점질토에서의 이랑별 생육차이는 사질토와는 틀립니다. 점질토에서는 이랑별 생육 편차가 사질토에 비해 작을 뿐더러, 생육이 가장 나쁜 이랑의 장미들도 좋은 상품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단지 키만 좀 더 작은 현상을 보이게 됩니다. 엄밀히 말해 점질토에서 1번 이랑은 생육이 나쁘다기 보다는 단지 성장 속도가 느린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질토에서의 1번 이랑은 태어날때부터 온갖 시련을 겪으며 성장하게 됩니다. 도대체 무엇이 사질토의 1번 이랑 장미들을 이토록 괴롭히는 것일까요?
3. 물이 없는 남향은 지옥이다.
태양의 입사각과 장미의 생육.
태양의 남중고도란, 그 계절에 태양이 가장 높게 떠오르는 각도를 말합니다. 봄.가을은 태양이 가장 높게 떠오르는 낮 12시 정오시간대에 입사각이 약 52도이기 때문에, 아침 저녁으로는 입사각이 더욱 낮습니다. 이처럼 입사각이 낮은 계절, 또는 그 계절의 아침.저녁 시간대에는 온실끼리 서로가 서로의 빛을 감소시키면서 그늘을 만들어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번 글에서 문제가되는 사질토의 온실을 A, 그리고 A 보다 남쪽에 자리잡은 온실을 B라 칩시다. B 온실 처럼 태양이 떠오르는 남동쪽에 아무런 장애물이 없는 개활지라면 1,2,3 번 이랑은 빛에너지를 균등하게 받아들이면서 지온 역시 균등한 값을 보이게 됩니다. 지온은 산성도를 비롯한 토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B 온실은 토질과 장미의 생육이 A에 비해 균등하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의 A 온실 처럼 동남쪽에 또다른 온실이 인접하여 버티고 있으면, B 온실과 거리가 가까운 A온실의 2,3번 이랑에 배치된 장미들은 B 온실의 비닐을 투과한 뒤에 도달하는 간접적인 빛에너지를 받으면서 성장하게 됩니다.
A 온실에 1번이랑은 B온실과 가장 먼거리에 떨어져있기 때문에 1년 사계절동안 연중 직사광선을 받으며 성장하지만, A 온실의 2,3번 이랑 장미들은 남중고도 입사각이 22도 밖에 되지 않는 동지(한겨울) 무렵에는 하루 온종일 B 온실에 의해 만들어지는 반그늘에 머무르게 됩니다.
A온실에 2,3번 이랑은 추분과 춘분 무렵이되면, 정오시간대 전후로는 직사광선이 잠깐 들어오긴하지만, 광합성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오전시간대, 그러니까 태양의 고도가 낮은 시간대에는 반그늘에 머무르게 됩니다.
앞서 살펴봤던 사질토 A 온실 생육 그래프에서 3~5월 사이에 1번 이랑의 장미생육이 가장 좋았던 까닭은, 이시기는 아직까지 한겨울의 여파로 지온이 낮기 때문입니다. 5월 초순까지는 찬성질을 가진 시베리아 기단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는시기이기 때문에 빛 에너지를 강하게 받아 지온이 높은 1번 이랑쪽의 장미 생육이 월등하다는 것이지요.
한편, 지온이 최고조에 달하는 6~8월 무렵에는 뜨겁고 건조한 1번이랑 보다 오히려 반그늘속에서 성장하는 2~3번 이랑의 장미들이 생육에 있어서 유리한 위치에 놓이게 됩니다.
태양의 남중고도가 72도에 육박하는 한여름에는 1,2,3번 이랑의 빛에너지 편차가 적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시기에도 아침저녁으로는 태양의 고도가 낮기 때문에 정오를 제외한 시간대에 2,3번 이랑은 반그늘 속에 머무르게 됩니다.
한여름은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기단의 영향을 받는 시기이고, 따라서 2~3번 이랑의 장미들은 반그늘에 의해 만들어지는 안정적인 지온을 바탕으로 충분한 물과 영양분을 흡수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게 됩니다.
사질토의 1번 이랑 장미의 모습. 장미는 과습 보다 과건 할때 충과 균에 의한 피해가 크게 발생한다. 따라서 과건한 사질토 환경의 장미는 병든 줄기와 잎을 대체 할 신초와 신엽을 끊임 없이 만들어내기 때문에 키 성장 보다는 가지의 갯수 성장에 집중하게 된다.
반면에 1번이랑은 연중 강렬한 햇빛에 노출되므로, 그것이 한겨울에는 성장에 큰 도움이 되지만, 한여름에는 과건으로 인한 미생물 활동성 감소와 그로인한 영양분 흡수 저하, 증산작용 불리와 그로인한 체온조절 실패, 그 결과로 발생하는 팁번현상(잎 끝 마름) 등등 수 많은 시련을 겪고 성장하게 됩니다.
장미는 잎의 뒷면 기공으로 토양의 물을 끌어올려 수증기 형태로 방출하는데, 이때 액체가 기체로 바뀌면서 발생하는 기화열을 이용하여 자신의 체온을 조절하게 됩니다. 1번 이랑 처럼 토양이 고온건조한 곳은 수분 흡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런 곳의 장미는 한여름 동안 자신의 체온을 정상적으로 조절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한여름, 사질토의 1번 이랑 장미들은 그야말로 죽을 고비를 넘나들며 사선(死線) 위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이곳의 장미는 잎 끝이 타면서 조기 낙엽이 빈번하고, 애써 만든 줄기는 수분 부족으로 자꾸만 얇아지게 됩니다.
장미의 입장에서는 얇은 줄기가 언제 말라버릴지 모르니, 생존본능에 의해서 여러개의 가지를 더 만들게 되는 것이지요. 여담입니다만, 생산자들은 사질토의 이런 단점을 역으로 이용합니다. 사질토의 1번 이랑 처럼, 장미가 말라죽기 직전까지 과건하게, 아주 가혹한 환경을 만들어 재배하는 것. 설령, 온실내에 5%의 장미가 말라 죽는 한이 있더라도, 95%의 장미에서 더 많은 가지가 만들어져 상품성이 높은 장미가 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번 단락을 정리하자면, 사질토의 1번 이랑 장미들은 위의 사진 처럼, 장미의 키 성장 보다는 가지의 갯수 성장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됩니다. 서두에 제시했던 현상, 사질토에서 1~3번 이랑 간에 생육이 사선을 그리는 현상은 바로 이런 까닭입니다.
4. 산성도와 온도의 관계.
한여름에 과비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
자, 이제 앞서 소개한 온실 이야기는 잠시 접어두고, 장미의 생육과 토질과 관련하여 조금 더 과학적으로 알아보기로 합니다. 여러분, 이 세상에 존재하는 많은 유기물은 탄소(C)와 수소(H) 산소(O)의 결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따라서 식물을 키우는 농업이란, C,H,O 에 대해 이해하고 그것을 다루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토양에는 아주 많은 종류의 미생물(세균)이 존재하고 있고, 이들 중에서도 특히 산소를 좋아하는 호기성 세균은 C,H,O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유기물을 분해하여 장미가 흡수 할 수 있는 이온화된 형태의 원소, 그러니까 물에 잘 녹는 원소의 형태로 분해하는 1등 공신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호기성 세균은 토양의 산소를 활용하여 유기물을 분해하고 이산화탄소(Co2)를 방출하는데, 이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는 토양 속에 존재하는 물과 만나 탄산이 됩니다. 탄산은 다시 해리과정을 거치면 수소(H+)이온이 발생 시키게되고, 과학자들은 이 수소이온의 양을 기준으로하여 토양의 산성도(pH)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장미를 포함한 많은 식물들은 pH 6~7 사이의 약산성을 좋아하는데, 그 이유는 위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산성도가 pH 6~7 사이 일때 식물이 흡수 할 수 있는 유용가능 원소가 토양의 습기(물)에 가장 많이 녹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토양에서 수소이온의 농도가 높아질 경우, 그러니까 과도한 비료를 사용하여 산성도가 높아지게 될 경우에는 무엇이 문제가 될까요? 바로 양분의 불균형입니다. 만약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 한 후, 그 결과물로써 토양의 수소 농도가 너무 높아지게되면, 토양 콜로이드(아주 작은 토양 입자) 표면에 흡착된 교환성 염기인 Ca2+, Mg2+,K+ 등의 다른 영양분이 수소이온과 교환이 일어나고, 그 교환된 염기는 물에 의해 토양에서 용탈되기 때문에 토양의 영양분 불균형이 나타나게 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됩니다.
수소이온농도 pH = log10(1/[H+])= -log10[H+] pH 7= 1.0×10-7M , pH 6 = 1.0×10-6M 수학적 계산의 결과물을 놓고 보자면 pH 6과 pH 7 사이에 수치상 1이라는 작은 차이를 보이지만, 화학적으로 산성의 강도 측면에서 보자면 pH 6은 pH 7 보다 약 10배나 강한 산성의 성질을 보인다.
자, 여기서 중요한것은 토양의 산성도라는 것은 단순히 유기물을 많이 투입했다고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산성도는 지온,산소,물,미생물의 복합적인 관계에 의해 만들어진 값입니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월별 평균기온이 높아질수록 토양의 산성도의 값이 높아짐을 알 수 있습니다. 기온의 추이는 지온의 추이와 흡사하고, 이때 평범한 토양의 경우는 지온이 약 13를 넘어서게되면 산성도 값은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이유인즉, 지온이 증가하면 미생물의 활동성이 늘어나고, 이로인해 토양에 수소이온농도 또한 함께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앞서 제시했던 사질토의 온실에서 장미의 성장이 이랑별로 차이가 나는 까닭은 결국 빛이 만드는 토양의 "온도" 차이, 그리고 그 온도로 인해 달라지는 미생물의 활동성, 그리고 그로인해 변하는 산성도의 차이 때문 입니다.
온도는 토질을 변화시키는 촉매제 역활을 합니다. 토질을 구성하는 물, 산소, 유기물, 미생물은 결국 온도(지온)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절대 잊어서는 않됩니다. 우리가 한여름에 과비를 했다가 장미를 망치는 이유는 지온이 높기 때문입니다. 지온이 낮은 겨울에는 과비를 해도 토양의 산성도에 큰 변화가 없지만, 지온이 높을때는 산성도 값이 요동 칠 수 있음을 염두에 두고 시비를 해야 합니다.
토양의 물에 녹아든 영양분은 식물이 가진 세가지 힘(1. 증산작용 2. 모세관현상 3. 뿌리압)을 통해서 체내로 흡수된다. 증산작용은 잎에서 물과 영양분을 잡아당기고, 뿌리압은 밑에서 위로 밀어 올려주며, 모세관 현상은 물과 영양분이 중력을 거슬러서 더욱 빨리 잎으로 이동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여름 처럼 지온이 높을때, 토양에 적당한 습기가 존재 할 경우, 이때 토양에 유기물이 충분히 존재한다면, 미생물의 분해 활동에 의해 수 많은 원소가 이온화되어 토양의 물에 녹아들게 됩니다. 서두에 이야기했던 문제의 사질토 온실에 2,3번 이랑의 경우가 바로 여기에 해당 합니다. 2,3번 이랑의 경우는 미생물의 활동성이 높은 환경이기 때문에 자칫 과비 할 경우 산성도가 높아지면서 영양 불균형을 초래 할 위험성이 있다는 겁니다.
반면에 1번 이랑은 고온건조하기 때문에 평시에는 유기질 비료를 주더라도 미생물에 의한 분해활동이 미미합니다. 2,3번 이랑이 넘치는 영양분이 문제라 한다면, 1번 이랑의 장미는 아사하기 직전의 상태일때가 많다는 것입니다.
혹자들은 1번 이랑에 미생물의 분해 활동 없이 바로 흡수 할 수있는 화학비료를 주면되지 않느냐 할 수 있겠지만, 화학비료는 물에 의한 용탈이 빨라서 1회성에 지나지 않을 뿐더러, 화학비료 그 자체가 토양의 농도를 높여 뿌리압을 약하게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뿐만아니라 한여름의 활발한 증산작용에 의해 화학비료 성분이 단시간에 과도하게 흡수 될 경우에는 장미의 입과 줄기가 불로 지진듯한 화상 자국이 나타날 수 있다는 위험성 또한 화학비료에 의존 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됩니다.
5. 모든 불리함에는 각각의 유리함이 있다. 반드시 좋은 남향, 반드시 나쁜 북향이란 없다.
토질과 식물의 성장을 변화시키는 모든 차이점의 시작은 바로 햇빛 에너지 입니다. 위의 사진은 늦겨울 2월에 찔레 파종을 앞둔 이랑과 고랑의 모습입니다. 사진을 보면 모든 이랑의 오른쪽면은 얼었던 땅이 녹아 색이 진해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오후가되면 서서히 지온이 오르면서 북향의 이랑도 녹기 시작 하겠지만, 항상 더 강한 빛에너지를 흡수하여 먼저 땅이 녹는 곳은 남향입니다. 우리가 남향의 어느곳에서 봄을 더욱 빨리 맞이하는 것 또한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그러나 시간의 차이일뿐 북향에서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 옵니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반드시 남향이라해서 좋은것은 아니며, 북향도 북향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문제의 사질토 온실 A에 존재하는 이랑들은 토질이라는 넓은 관점에서 보자면, 계절별로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는 겁니다.
여러분, 장미를 키움에 있어서는 어느곳이든 각각의 유리함과 불리함이 존재합니다. 어느 방향에 어떤 유리함과 불리함이 있는지, 그것을 정확하게 판단하고 처방하기 위해서는 결국 물,산소,영양분,미생물,지온, 산성도라는 토질이라는 개념을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끝으로 위의 사진을 보면서 글을 마무리 해봅시다. 위의 그림에서 장미의 성장이 가장 좋은곳은 어디일까요? 빛을 잘 받는 남사면일까요? 본 그림에서 남사면은 햇빛을 직교(90도)하여 받기 때문에 지온이 높고, 따라서 물과 산소의 순환 속도가 너무 빠릅니다. 이와 같은 남사면은 물과 양분을 충분히 준다는 가정하에서는 가장 좋은 곳이 될 수 있지만, 현실적인 관리 측면에서 이곳은 물과 영양분 관리가 힘든 곳, 오히려 북향보다 못한 곳, 게으름 피우다가는 장미를 말려죽이기 딱 좋은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모든 생명의 근원은 태양이 만드는 빛 에너지 입니다. 빛의 차이가 결국 토질의 차이를 만들어내는 시작점이지요. 과연 나의 화분, 나의 화단, 나의 정원은 과연 어느 방향과 어떤 사면에 존재하고있을까요? 각각의 방향에 대하여 유리함과 불리함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 이것이야말로 장미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일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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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 생산자의 비법 1편. 장미와 벼를 윤작하는 이유. 질소를 알면, 장미가 보인다.
2023.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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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4
장미, 충(蟲) vs 균(菌 )
2023.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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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아름다운 장미,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
2020. 12.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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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
장미와 온도
2021.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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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와 태풍
2022.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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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1.분홍색띠 마리아칼라스,진분홍
2.노랑색띠 란도라,노랑
3.하얀색띠 모니카,주황
4.빨강색띠 바카롤 2개,흑장미(진한빨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