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터에서...
音波 吳銀鎬
가만가만 살펴 보면 남들은 神이 혼자 놀다 심심해서 날 만들었다는 말도 있다고?
정말?
ㅋㅋ 사람들이 정말 웃겨?
누구나 기막히게도 혼자서는 살 수 없도록 만들어진 삶 인 것을
왜 날 끄집여 들이는지 난 도대체 알 수가 없네
그래" 그럼 그렇다고 칩시다
인간이든 개나 소도 누구든지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부대끼며 살아가야 할 기막힌 운명을 가지고
살아가는 한가한 피조물에 소속된 나는 아닌지
심심해서 장난친 그 놈의 망할 신에게 정말 묻고 싶은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나만의 쾌감 따위는 쉽게 허락되지 않는 사회
난 태생적으로 자유로운 사람에 속하기도 하지만
어느 날엔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이 지겹기도 하여 은근슬쩍 그 부대낌에 동참하기도 하지만
이렇게 혼자 일탈을 하고 풍경과 대화를 하다 보면 아무런 욕심이 없다는 것에 정답 버튼도 눌러 봅니다
그저 이렇게 아무 곳에 누워서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뭐가 있을까? 라는
생각으로 소꿉놀이를 아직도 하고 있는 모습에 놀라기도 하지만
오늘 점심을 찬밥과 더운밥 중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며
이제는 더 이상 첫사랑 그녀에 대하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나와 약속을 했습니다
묻지도 따지는 사람도 없는데
내가 혼자 왜 고민하는지 모르면서 말입니다
내가 살아오면서
가끔씩 찐한 행복감을 느낀 곳이
맑은 물에 빈 낚싯대를 담그고 폼을 잡고 있는 것이며
밤이면 쏟아지는 별을 보며 소주병에 든 물을 비우는 것이며
새벽을 멀리 보낸 아침엔 물안개 피어오르는 강가에서 마시는 커피 향으로
나의 영혼을 헹구며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항상 나는 그런 곳에서 나의 중년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며 살아왔습니다
누구나 여름이 오면 뜨거운 태양을 피해
산이든 계곡에서 물에 발을 담그고
겨울의 시원함을 온 몸으로 느끼며
재수 없어 포로로 잡히었다고 투덜거리는 징게미를 노란 냄비에 넣고
순천 고추장과 이름 모를 마을에서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는 최씨 성을 가진 아저씨의 텃밭에서 따온
무공해 깻잎과 대파의 옷을 홀랑 벗기어 목욕하라고 유혹하여
24시 편의점에서 사온 수제비를 냄비 속으로 침투시키어
자글자글 끓이어 나무그늘에서 혼자 먹는 맛은 기막힌 맛도 있지만
댓 자로 누워 낮잠을 자고 나면 내가 꿈꾸던 원시림 속의 행복한 사람이 되곤 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일탈을 하던 中 선녀를 만나지 않는 한
특히 어느 계절이 더 좋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미탄면의 풍경 모습은 변함이 없으며
자연의 이치와 법칙에 따라 바뀌는 것은 나의 모습뿐 인 것 같아 씁쓸하기도 합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수려한 자연경관 역시 언제나 변함이 없고
계곡을 끼고 흐르던 시냇물도 변함없이 흐르고 있고
오늘도 나는 이곳을 맴돌고 있습니다
“앗” 참“ 나는 일정을 변경하고 깊은 마을에 민박을 하면서
나의 모난 부분을 바람에 다듬기로 하면서
배가 고프면 밭에서 야채를 동냥하고
뽀얀 쌀밥에 고추장을 발라 기절하지 않을 만큼의 식사를 해결하며
낮에는 문 잠그고 발가벗고 낮잠 자고
밤에는 촛불을 켜고 그냥 일기를 쓰며
진정한 행복은 무엇일까? 대하여 고민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오늘 새벽엔 엄청난 비가 뿌려지기 시작했고
내가 머무는 전설의 고향이라는 티브이 프로에 나올 법한 민박집 처마 밑엔
개구리들이 모여 날 밖으로 나오라 노래를 부릅니다
찰“찰“ 물이 고이기 시작했습니다.
산안개가 아닌
운무가 병풍처럼 둘러 친 숲은 새 옷으로 갈아입기 시작했고
빗소리에 숲은 쏴아“쏴아” 요란한 연주를 시작하면
나는 빗소리를 듣는 것인지 숲의 노랫소리를 듣는 것인지 정신을 차릴 수 없어
우산도 쓰지 않고 좁다란 길을 따라 산책을 하곤 합니다
줄기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눈을 뜨고 하늘을 보기도 하다가
살짝 눈을 감고 나를 찾으면 나는 어디서도 찾아 볼 수 없음을 느끼며
눈을 뜨고 감기를 반복하면서
젖은 얼굴을 쓰다듬으며 살며시 웃어도 봅니다
어떻게 보면 나는 먼지보다도 더 작은 존재이기도 하다가
빗방울보다도 더 작은 있는 듯 없는 듯 아주 작은 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마치 하늘과 땅을 이어 주는 ET는 아닌지도 모르겠고
하나로 이어진 직선의 공간에 서있는 것은 아닌지
가만가만 삶의 숙제를 만들어 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