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닭집 창업해 8개월 만에 1억2천만원 모은 박명수의 창업 성공기 |
“직접 오토바이 타고 배달 서비스, 발로 뛰는 홍보 전략 세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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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에 통닭집을 내 월 매출 1억원을 올리고 있다.
전체 프랜차이즈 매장 중 매출 1위를 달리고 있는 것.
본업보다 부업이 더 잘된다며 주변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그가
창업에 성공하는 노하우와 수익관리 비결을 들려주었다.
처음 그와 만나기로 한 날은 토요일 오후. 약속 시간을 얼마 안 남겨놓고 그에게 전화가 걸려왔다.
“저 박명수입니다. 오늘은 여의도 불꽃축제 때문에 손님이 너무 많아 인터뷰하기가 어렵겠네요.
죄송한데 내일 하면 어떨까요?”
개그맨 생활 11년 만에 처음으로 시작한 사업이다.
매장을 찾아갔을 때도 그는 주방에서 손님들에게 배달할 통닭을 포장하랴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주문 전화를 받으랴 정신이 없었다.
그의 가게는 오픈 8개월 만에 1천 개가 넘는 프랜차이즈 매장 중 매출 1위를 기록할 만큼 급성장했다.
지난 9월 한 월간지의 조사에서 여의도 직장인이 선정한 맛있는 야식집 1위로 뽑히기도 했다.
연예인이랍시고 폼 재고 앉아 있다가는 문 닫기 십상이죠.
또 오픈 초기에는 함께 일하던 방송 관계자들이 주문하는 경우도 많아 큰 도움이 됐어요.”
사진이나 연예인들의 사인을 걸어놓는 건 구시대적인 방식이라는 것이 그의 생각.
단지 연예인임을 이용한 홍보만 믿고 시작했다간 금세 인기가 수그러질 수밖에 없으므로 맛과 서비스로 승부해야 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연예인들 중 자신의 지명도만 믿고 사업을 시작했다가 원금도 제대로 못 건진 채 문을 닫은 사례도 적지 않다.
매장으로 들어가는 현관 입구에는 목조 데크와 꽃, 작은 나무를 심은 미니정원이 갖추어져 있다.
격자무늬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면 모던하고 심플한 인테리어가 치킨집이라기보다는 미국 뉴욕 소호가에서 볼 수 있는 카페를 연상시킨다.
권리금과 보증금이 투자비용의 50%를 차지했다.
여의도는 핵심 상권이기 때문에 점포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갔다.
창업 자금은 그가 개그맨 생활을 하면서 10년 동안 차곡차곡 모아둔 돈으로 충당했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준비 없이 함부로 뛰어들기엔 무리가 있고 그렇다고 개그맨이 옷장사를 하는 건 별로 화제가 되지도 않고, 손님도 오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일단 먹는 장사를 하자고 결심했죠. 하지만 구체적인 업종은 나중에 정했어요.”
늘 캐스팅되기만을 기다려야 하고….
결혼을 하고 자식도 낳고 좀 여유 있는 노후를 즐기려면 더 늦기 전에 부업을 시작하자고 생각했죠.”
1개월 동안 상권을 꼼꼼히 분석한 결과 옷가게나 카페는 경쟁력이 없어 보였다.
창업 아이템으로 먹을거리가 적당하다는 판단이 섰다.
특히 그가 통닭집을 문 연 KBS 별관 뒤에는 경쟁 점포가 전혀 없었다.
운 때가 맞아서인지 지금의 자리에 상가 전세 공고도 붙어 있었다.
그는 망설이지 않고 점포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여의도에서 박명수네 치킨(손님들이 붙인 애칭)은 맛이 고소하고 담백하면서도 부드럽게 씹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재료비를 아끼지 않고 투자한 덕분이다. 가격이 비싸더라도 어린 닭을 공급받아 몸에 좋은 콩기름에 튀겼기 때문이다.
그는 개업 초창기에 직접 아파트 게시판에 전단지를 붙이는 작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또한 오토바이로 배달을 다니며 직접 아파트와 상가, 방송국을 누볐다.
때문에 에피소드도 적지 않다.
너무 죄송한 마음에 직접 배달을 갔죠. 제 얼굴을 보고는 당황하기도 하고 좋아하기도 하시면서 여기저기 연락을 하더군요. 그래서 이웃 분들과 다함께 모여 사진도 찍고 사인도 해드렸죠. 덕분에 한 동에 있는 10여 집에서 주문을 받기도 했어요.”
“그렇지 않다”였다.
통닭집에서 나오는 수입은 따로 MMF에 넣어두고 있다. MMF(머니마켓펀드)는 수시입출금이 가능하면서도 연 3~4%의 이자를 주는 상품으로 목돈 굴리기에 적합하다. 신탁예금이나 정기적금에 가입하지 않은 것은 현재 새로운 투자처를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라 언제 돈을 쓸지 모르기 때문이다.
쓸데없는 돈을 쓰는 일은 죽기보다 싫어하고 명품은 자신의 돈으로 구입해본 적이 없다는 알뜰파 박명수. 하지만 그는 쓸 때 쓸 줄 아는 사람으로 통한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한테 인색하면 더 큰 것을 잃을 수도 있거든요.
왜 성공과 관련된 책을 보면 밥값에 인색하지 말라는 말도 있잖아요.”
개그맨으로 때로는 가수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그가 사업가로서 어떻게 변신할지 자못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