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몸이 차가운 물에 젖지 않으니 추위에 벌벌 떨 일이 없어져 계절과 날씨를 탓하지 않게 되고 체온도 별로 빼앗기지 않으니 쾌적한 몸 상태로 카약을 원하는 만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② 땀을 그렇게까지 많이 흘리지 않았다거나 샤워 시설이 없는 경우, 샤워까지는 하고 싶지 않다면 머리와 손만 씻은 후 바로 옷을 갈아입을 수 있어(아니면 드라이슈트를 입은 채 씻은 후 머리와 손만 닦고) 정말 편하다.
③ 제대로만 입으면 슈트 내부의 공기층이 풍부한 부력을 추가로 제공해줘 물에 빠져 죽을일이 거의없다.
④ 따뜻하고 촉감이 좋은 내의를 입을 수 있어 정말 쾌적하고 기분도 좋아진다.
⑤ 방수 원단이 얇아서 상체의 활발한 운동에 크게 방해받지 않아 생각보다 굉장히 편하다.
놀랍게도 2013년 한해동안 굉장히 많은 수의 국내 카약커들이 드라이슈트를 입고 활동하는 것을 목격했는데, 심지어 초보 카약커들이 교육에 참가했다가 카약에서 탈출하여 차가운 물에서 헤엄을 치면서도 별 고통 없이 교육을 받는 것을 보고는 드라이슈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카약에서 탈출하는 것쯤은 별로 두려워하지도 않더군요.
누구는차가운 바다에서 홀로 조난을 당했는데도 드라이슈트 덕분에 살아닐 수도 있었다는...
놀랍지 않습니까? 쩐의 위력!
그렇다면 드라이슈트는 어떻게 쓸 수 있을까?
① 어선, 요트 등 각종 선박에 탑승하여 냉기에 노출된 채 작업과 활동
② 카누, 카약,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수상스키 등의 레저활동
③ 해안경비대, 119 구조대 등의 인명구조작업
④ 교량, 방파제, 선박 등의 건설, 보수, 관리
돈이 없으면 저렴한 우비를, 좀 여유가 있으면 웨이더를, 진짜 목숨이 소중하다면 드라이슈트를...
웨이더는 물에 빠지면 되례 굉장히 위험하며, 우비가지고는 보온과 방수를 기대하긴 어렵죠?
우리나라 119 구조대는 아직도 두터운 잠수용 드라이슈트만으로 버티고 있다는데요.
아마 우리나라도 인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세월이 오면 드라이슈트는 산업화 현장은 물론 생활화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드라이슈트는 어떤 구조로 만들어졌을까?
뭐 대단한 장치가 있고 복잡할 것 같아도 의외로 간단한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① 멤브레인(Membrane)
특수 방수처리한(좋은 것은 투습까지도) 얇고 가벼운 원단을 일컬으며, 잘 늘어나지 않아 마치 일반 의류처럼 체격별로 사이즈를 달리하여 입어야 하지만, 굉장히 가볍고 입고 벗기 쉬우며, 입었을 때 활동성도 아주 뛰어난 것은 물론 한참 지나면 입고 있다는 느낌마저 거의 들지 않을만큼 편안한 것이 특징입니다.
보통 폴리에스터 원단에 특수코팅을 한 것을 많이 사용하며, 고어텍스나 엔트란트 같은 투습성능도 탁월하며 내구성도 상당한 수준의 원단들도 있고, 코팅의 두께나 원단의 질김 정도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인데 드라이슈트 가격에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② 씰(Seals)
고무 재질의 가스켓 혹은 라텍스 씰이라고 부르는 고무재질의 터널형 막을 일컫습니다.
목과 손목, 발목 등에 부착되어 신체를 타고 물이 내부로 스며드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데, 운동이나 활동의 강도에 따라 일부 미세하게 물이 스며들기도 합니다.
탄력과 질김의 정도에 따라 가격과 수명도 제법 차이가 납니다.
③ 방수지퍼(Waterproof Zipper)
원래 NASA에서 우주복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되었다고 하네요. ㅎㅎ
분명 지퍼인데도 전혀 물이 새지 않는 걸보면 참 잘 만든 발명품임에 틀림없습니다.
드라이슈트에는 사용하지만 상하의가 별도로 된 것에는 당연히 이것이 없고, 원피스에는 소변용 지퍼용으로도 채용하는 등 쓰임새가 쏠쏠합니다.
등지퍼 타입과 가슴지퍼 타입이 있는데, 등지퍼가 입고 벗기 좀더 편하고 착용 시에 이질감도 덜합니다.
메탈 재질과 플라스틱 재질로 된 것이 있는데, 성능과 조작성, 부드러운 개폐성에서 가격 차이가 심합니다.
어떻게 관리해야 오래쓸 수 있을까?
드라이슈트는 원단의 방수와 투습의 수준에 따라, 내구성의 수준, 신체부위에 적절하게 재단한 기술적 수준 등에 따라 가격차이가 굉장히 많이 날 수 밖에 없는데, 비싸고 성능이 특별할 수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이건 이렇게, 저건 저렇게 관리법을 여럿 나열하면 골치가 아플 수 있으니 간단하게 드라이슈트는 이렇게 관리하면 좋다라고 설명해보겠습니다.
① 수명 연장을 위해서는 자외선에 노출시킨 채로 건조시키면 안됩니다.
땀 냄새가 나지 않는다면 구태여 세탁할 필요가 없으며, 미지근한 물로 헹구어 그늘에서 옷걸이에 걸어서 서서히 건조시켜야 합니다. 냄새가 심하다면 중성세제를 약하게 풀어 두어번 헹구어낸 다음 깨끗한 물로 세척하면 됩니다. 절대 세탁기에 넣고 돌리지 마세요.(저속으로 돌리면 괜찮다고 하지만 비추입니다)
② 보통 드라이슈트는 100회 정도 사용하면 그 수명이 다했다고 보는 편입니다.
물론 중간에 세탁을 몇 번 정도 어떻게 했는가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기도 하지만, KOKATAT의 고어텍스 라인은 자사 드라이슈트의 수명을 라이프타입 보장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한국에서는 실효성도 없으니 기대하긴 어렵겠고, 한번 입을 때마다 만원 정도 드는 셈이라고 본다면 투자대비 효율성은 수긍할만하지 않습니까?
③ 건조할 때는 반드시 지퍼는 완전히 채워서 튼튼한 옷걸이에 걸어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건조하세요.
지퍼에는 주기적으로 파라핀 용액(케이크에 끼워주는 양초도 괜찮음)을 발라서 부드럽게 열고 닫히게 해주어야 합니다.
④ 씰(라텍스 가스켓)은 처음 입었을 때 너무 조이는 느낌이 든다고 성급히 잘라내지 마시길(고무 재질이다보니 사용하다보면 늘어나게 마련이죠)
물이 100% 새지 않는 씰은 없다는 사실도 아셔야 합니다. 또한 평균 3회 정도 사용 후에는 씰 세이버(Seal Saver)를 살짝 뿌려서 맨손으로 잘 문질러주면 광택이 살아나면서 탄력도 처음처럼 유지됩니다. 나중에 각 부분의 씰만 제거하고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키트도 있습니다.
⑤ 드라이슈트를 뒤집어보면 절개선을 따라 심 테이핑이 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원단이 지나치게 열을 받거나 보관을 잘못한 경우 테이핑이 분리될 수 있으며, 그 부위로 물이 스며들 수도 있는데, 이것은 심 테이프를 구해서 간단히 다리미로 붙여 보강할 수 있습니다.
⑥ 담배를 피우시는 분은 특히 담뱃불로 인해 원단에 구멍이 나는 것을 주의하셔야 합니다.
물론 해당 부위를 얼마든지 메꿀 순 있습니다만, 멤브레인 원단은 날카로운 것에 쉽게 찢어지는 단점이 있으니 이것도 주의하시길. 또한 가방에 넣을 때도 가능하면 맨 위에 넣어 눌리지 않도록 배려해주세요.
드라이슈트를 입을 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점들
① 방수양말이 있는 드라이슈트라면 동계용으로 신발은 한 치수 큰 것으로 따로 준비합니다.
안에 보온 양말을 신으면 하절기용 부츠를 신기 어려울 수도 있으니까요.
② 보온 내의를 받쳐 입어야 제대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맨살에 멤브레인 원단이 직접 닿으면 보온효과를 보기 힘들겠죠?
(이건 상식과도 같은데도 그렇게 입는 분들이 적지 않은건 참...)
보온 내의도 원피스 타입, 상하의 별도 타입이 있는데, 내의를 입지 않으면 보온효과를 보기 쉽지 않죠.
③ 후드를 쓸 것을 대비해서 피팅해야 하고, 후드는 가능한 얇고 보온성이 탁월한 것을 선택합니다.
그러니 처음 헬멧을 구입해서 피팅할 때 아예 후드를 쓰고 헬멧 피팅을 한 다음에, 후드를 벗고 헐거운 부분에는 별도의 사이즈 조절용 패딩을 덧대어 착용하는 것이 좋겠죠?
하지만 대부분의 카약커가 겨울에는 카약을 탈거란 생각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두꺼운 후드는 외부 소리도 잘 들리지 않고, 헬멧을 쓰는데 고통을 수반하거나 아예 쓸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④ 습도가 높은 날에는 투습 효과를 보기 어렵습니다.
수온은 차가운데 기온이 갑자기 올라가서 습도가 높은 날에는 땀 배출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는 점을 꼭 기억하십시오.
외부 습도만큼이나 슈트 안쪽도 땀으로 가득하게 될 겁니다.
원래 투습 원단이 그런 것인데 이걸 물이 새는 것으로 오인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⑤ 장갑은 가능하면 벙어리장갑 타입을 추천합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동계용 장갑은 벙어리장갑이 패들 그립감도 뛰어나고 생각보다 손이 시렵지 않습니다.
(아마 놀라실지도...)
⑥ 이것은 좀 주의해서 읽으시고 꼭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드라이슈트를 입을 때 가능한 하체 쪽에 공기가 풍성하게 차지 않도록 공기를 적당히 조절해서 입으시기 바랍니다.
특히 여전히 카약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높은 분들은 더 그렇습니다.
하체 쪽에 공기가 차 있으면 하체가 수면에 너무 많이 떠 오르게 되어 수영은 커녕 균형도 못 잡고 허우적댈 가능성이 굉장히 높거든요.
첫댓글 마지막 빨간글이 인상적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많이 배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