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시간 만에 뚝딱 집 한 채
성 길 모
house는 집이다. 그런데, house라도 White House백악관 같은 어마무시한 집도 있고 vinyl house같은 간단한 집도 있다.
사람들은 매우 다양한 자재로 아주 다양한 집을 짓고 겁나 다양한 용도로 사용한다. 궁궐, 관공서, 학교, 박물관, 체육관 가정집 그리고 뭔 소린지는 몰라도 조선놈은 들어가고, 일본놈은 나온다는 모텔 등등.
어느 날 나는 갑자기 집이 두 채가 됐다.
고향을 떠나오면서 남겨두고 온 논밭에 사용할 농기구를 보관할 곳이 마땅치 않다 했더니 박가이버 영길이가 “내가 있는디 씨잘떼기 없이 뭔 걱정이냐?”해서 “맞어, 니가 있제?”하고는 인터넷으로 집 한 채 분량의 자재를 주문했더니 시상에나! 3일 만에 고향에 배달이 됐다.
월요일, 영길, 종만, 기우, 휘국이를 태우고 달려가 잠간 동안에 뚝딱 집 한 채를 완성하고 돌아왔다. 영길이가 가져온 공구로 박가이버 둘이서 골조를 조립하고, 셋은 앞산 나의 대밭에 올라가 5m짜리 굵은 대를 잘라 끌고 내려왔다. 반쯤 조립된 house 뼈대를 다섯이서 조립하니 금방이었다. 휘국이는 대나무도 잘 자르더니 나사작업도 끝내주었다. 뼈대 구녕에 수놈을 박고는 암나사 구녕에 또 박고 잘도 조였다. 그 좁은 구녕에 어찌 그리도 잘도 박고 조이는지 천상 다고 났나보다. 허기사 ‘짜장 잘 빼는 놈은 우동도 잘 뽑는다.’했으니 그저 칭찬만 나왔다. 골조 완성! vinyl 씌우기 완성, 폭풍에 견디도록 고정장치 완료! 드디어 나의 두 번째 집 완공!
꼭 두 시간 걸렸다. 영길이가 가져온 탁자와 의자에 앉아 음료수로 집들이도 했다. “야, 느그덜 정말 잘한다. 우리 다섯이서 비닐하우스 지어주고 돈벌이허로 댕기자.”했더니 영길이 왈 “그리여, 일감만 물어 와라. 오늘처럼 뚝딱 지어 뿔텡께”라고 큰 소리를 쳤고 우린 맛있는 음식점을 향해 차를 몰았다. 친구들아 간절히 부탁하노니 house 지을 일 생기면 꼭 우리를 불러다오. 즉시 달려 갈텡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