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기상대부터 찾아보자. 진도군 최고봉인 첨찰산(485.2m) 봉우리와 눈높이를 마주하고 있다. 기상대 뜰에서는 사방팔방으로 시원하게 시야가 뚫려 진도 주변 다도해 바닷가 풍광을 맘껏 눈에 담게 된다. 예서 첨찰산 봉화대까지는 불과 10여분 거리. 의신면 회동마을과 가계해변 중간, 신비의 바닷길을 서양에 처음 소개한 인물인 피에르 랑디 신부의 이름을 따서 조성한 공원 인근 국도변 바닷가에는 3층짜리 전망대가 만들어져 일출 감상 포인트 구실을 톡톡히 해낸다. 해남반도 위로 솟아오르는 일출을 만나보기에 적당한 곳이다. 날이 맑으면 제주 한라산도 눈에 들어온다. 진도에는 고려시대 삼별초와 관련된 유적이 유난히 많다. 진도 남부 임회면 남동리에 있는 남도석성은 고려 삼별초군이 몽골군과 항쟁을 벌였던 곳 중의 하나. 삼별초 관련 유적지로 또 한 군데 들를 곳이 고군면 용장산성으로 그 안에는 건물자리가 12개 남아 있고 주변에는 길이 420m의 토성이 둘려 있다.
운림산방 왼편의 쌍계사도 들러본다. 신라 문성왕 때 도선국사가 창건했으며 절 양쪽으로 계곡물이 흐른다고 해서 쌍계사라 이름 지어졌다는 설이 전해 내려온다. 요즘 쌍계사에 가면 늦단풍과 주렁주렁 감이 달린 감나무, 그리고 핏빛 꽃망울을 뚝뚝 떨어뜨리고 있는 동백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다. 지산면 가치리에서 가학리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일몰을 감상하기에 좋은 길로, 특히 세방마을 인근에는 세방낙조전망대가 세워져 매일 저녁이면 일몰을 감상하려는 여행객들이 모여든다. 다도해의 올망졸망한 섬 사이로 하루를 마감하는 해가 떨어지고 붉은 기운이 완전히 가실 때까지 여행객들과 사진동호인들은 자리를 떠날 줄 모른다. 진도를 떠나기 전 꼭 들를 곳 중의 하나가 진도군 북서부의 군내호이다. 이 호수는 군내지구 간척사업으로 방조제 도로(3.2㎞)가 만들어진 후 생겨난 인공호수. 지금 가면 고요히 수면 위를 유영하고 있는 백조 무리들과 일찍 찾아든 청둥오리 등 철새떼를 만날 수 있다. 진도를 여행하는 일정표를 한번 짜보자. 금요일 출발하는 2박3일 일정이라면 첫째날은 왕온의 묘→운림산방→쌍계사→진도기상대→가계해수욕장 해변→금갑해수욕장 해변→임회면 여귀산 입구 탑공원→상만리 5층석탑과 구암사 답사→남도석성→세방낙조전망대에서 일몰 감상 순으로 엮는 것을 권한다. 둘째날에는 진도 북부지역을 순례한다. 아침 일찍 일어나 회동마을 삐에르랑디공원 인근의 전망대에서 일출을 감상한 다음 용장산성→벽파진전첩비→진도읍내에서 점심식사→전두마을→군내호에서 백조와 철새 감상→진도대교→해남 우수영관광지 방문 등으로 순서를 짜본다. 토요일 출발해서 일요일 귀가하는 1박2일 계획일 경우 진도읍→운림산방→쌍계사→진도기상대→세방낙조전망대 일몰 감상으로 하루를 보내고 이튿날 삐에르랑디공원 인근 전망대에서 일출 감상→임회면 죽림리 해안도로 드라이브→남도석성→남진미술관→진도읍→군내면 군내호 방조제 드라이브 및 철새 감상→용장산성→진도대교 순으로 여행하면 좋을 듯싶다.
(진도=유연태 여행작가·‘포인트 주말여행’ 저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