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세상에 쓸모 없는 사람을 내 놓지 않는다.
天不生無祿之人 (천불생무록지인)
地不長無名之草 (지불장무명지초)
하늘은 녹(祿) 없는 사람을 태어나게 하지 않고,
땅은 이름 없는 풀을 기르지 않는다.
하늘은 이 세상에 쓸모없는 사람은 내놓지 않는다는 말일 것이다.
또한 누구에게나 존재의 이유가 다 있다는 것이요
그 존재자체로서 의미가 있다는 말이 아닐까 싶다.
무한한 자연주의를 품고 있는 것 같다.
사람은 태어날 때
자기 밥그릇 갖고 태어난다는 말이 바로 이런 말인 것 같다.
이 녹(祿)자는 관리의 녹봉을 의미하는 글자인데
결국 무록지인이 없다는 얘기는
인간이 저마다의 일이 있고 그에 따라는 벌이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이 표현에 부다익과 칭물평시(裒多益寡 稱物平施)를 덧붙이면
참으로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것을 덜어 적은 것에 보태고 물건을 저울에 달아 고르게 베푼다.
춘추전국시대 때 조나라에 공손룡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무엇이든 한 가지 재주만 있으면 누구나 식객으로 붙들어 두었다.
하루는 고함을 잘 지른다는 사람이 찾아와 머물기를 청하자
흔쾌히 맞아들였다. 그 사람은 일 년이 넘도록 하는 일없이
놀고먹었지만 주인은 싫은 기색하나 없었다.
어느 날 공손룡이 연나라에 다녀오다가 큰 강을 만나
길이 막히게 되었다. 그날 안으로 꼭 건너야 했기에
멀리 강 건너의 뱃사공을 불렀지만 아무리 소리쳐도 사공은 듣지를 못했다.
드디어 때를 만난 그 사람은 자신만만하게 언덕 위에 올라
천둥 같은 고함을 질러댔다.
그러자 소리를 들은 뱃사공이 배를 저어와 일행은
무사히 강을 건널 수 있었다.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을 아름답게 할 제 역할과 몫을 타고난다.
그러니 우리가 할 일은 더불어 서로 잘 사는 것이 최고의 할 일이다.
명심보감 중에서 -
출처 : 지리산 3암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