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바위
집필자 김태수(金泰水)
정의
말[馬] 형상을 한 바위에 관한 전설.
줄거리
옛날 한 스님이 어느 마을의 부잣집에 가서 시주를 부탁했는데
욕심 많고 인정없는 주인 영감이 시주는커녕 물벼락을 안기고 머슴들을 시켜 몰매를 때리게 했다.
느닷없이 봉변을 당한 스님은 혼잣말로 “뒷산의 바위를 부수면 이 집에 자자손손 정승이 날 텐데.”라고 했다.
그 말을 들은 주인 영감이 석수장이를 데리고 가서 바위를 부수려고 망치를 내리치는 순간
꽝 하는 소리와 함께 바위가 깨지며 영감과 석수장이가 그 자리에서 숨지고 말았다.
그날 밤 뒷산에서 구슬픈 말 울음소리가 들렸다.
다음 날 아침 마을 사람들이 산으로 가 보니 옛 바위의 형상은 간데없고
대신 말이 하늘을 향해 울부짖는 모습의 바위가 우뚝 서 있었다.
그 뒤로 마을에는 재앙이 끊이질 않았는데 마을 사람들이 스님을 학대한 영감 때문이라 생각하여
인심을 후하게 쓰자 차츰 안정을 되찾았다고 한다.
변이
말 형상을 한 바위전설은 여러 지역에서 다양한 이야기로 전승된다.
전라북도 임실군 관촌면 복흥리 횡산마을에서는 마을 처녀를 납치해 가던 오랑캐의 대장이
그 처녀를 사랑한 이웃 마을 명궁 총각의 화살에 맞아 쓰러졌는데,
얼마 후 그 자리에 말을 타고 있는 사람 형상의 바위가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강원도 횡성군 횡성읍 정암리에서는 부잣집 여자들이 손님을 대접하기가 싫어서 한 노인에게 부탁해
집 뒤의 산에 있는 말처럼 생긴 큰 바위를 깨뜨리도록 했더니
부잣집 용마루에서 시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었고 사람이 죽는 흉사가 이어지다
결국 폐가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분석
고대부터 말을 신성시해 온 관념과 말의 신이(神異)한 능력을
현실 삶과 연결 짓는 사고가 낳은 산물이 바로 <말바위전설>이다.
<말바위전설>에서 말은 재앙을 예시하는 존재로서 뒷산의 바위는 말의 상징물인 셈이다.
바위를 깨뜨리자 구슬픈 말 울음소리가 들리고
용마루에서 시뻘건 피가 사방으로 튀었다는 것은 곧 재앙을 예시한 것이다.
특징
<말바위전설>은 말의 신이한 능력을 형상화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바위 형상의 유래를 설명하는 이야기,
말 형상을 한 바위를 부수게 된 사연을 전하는 이야기, 용마(龍馬)와 신마(神馬) 이야기처럼 다양한 형태로 전승된다.
의의
인색한 부자의 악행과 그 징벌에 관한 <말바위전설>은 말의 신이한 능력을 빌려
권선징악이라는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윤리의식을 전하고 있다.
출처
율촌면지(율촌면지 편찬위원회, 1998), 홍천의 전설과 효열(홍천문화원, 대양출판사, 1998),
횡성의 전설과 설화(횡성문화원, 1998).
참고문헌
민속문화에 나타난 말의 의미(표인주, 한국의 馬민속, 집문당, 1999),
설화에 나타난 말(최운식, 한국의 馬민속, 집문당, 1999).
출처 - 한국민속대백과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