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49회 :: 비밀이에요 】방송일: 2005.06.28.
극본 : 김 지 선
씬1/ 바(N) -ENG
바에서 맥주 마시고 있는 정민
그런 정민을 의미있게 보며 오는 윤아
윤아 (앉으며) 이제 몸은 괜찮은 거야?
정민 응. 윤아씨 덕분에. 오늘 마시고 싶은 대로 다 마셔! 내가 제대로 함 쏜다! 아! 위염에 술 마시면 안되지?
야... 이거 내가 은혜를 원수로 갚을 뻔 했네! 오늘 요것만 마시고 담에 죽으로 제대로 쏠게!
윤아 아유... 이정도는 괜찮아.. 요즘에 일하는 사람 치구 위염 없는 사람 있을라구?
이때 옆을 지나가던 웨이트리스,
발 삐끗, 하더니 넘어진다.
정민, 힐끗 보더니 픽 웃는다.
맥주 마시면서 계속 피식피식 웃는 정민.
윤아 그게.. 그렇게 웃겨?
정민 (씁쓸) 누가.. 생각나서.
윤아 ...그 여자?
정민 (말 없이 맥주 마시는. 또 생각났다. 피식 웃는)... 저렇게 잘 넘어졌거든...
정민, 계속 웃음 머금는다.
정민 ...진짜 많이 넘어졌어.. 내가 머리가 커서 그런 거라구 많이 놀렸는데... 윤아씨 같은 완벽주의자들은 아마
상상도 못할 걸?
정민 웃음 머금은 채 맥주 마시고,
윤아, 그런 정민을 보는 표정에서.
타이틀 비밀이에요..
씬2/ 술집 룸(N)-ENG
부록과 부록의 친구들 3-4명, 술 마시고 있는데
들어오는 재호.
친구들 여 장사장~/ 얼굴 좋아졌는데~/
왜이렇게 늦게왔어!/
재호 아이고....늦어서 미안합니다~~~2차는 내가 낼게!
친구들 반갑게 아는 척 하고
서로 명함 주고 받는데,
부록, 받은 명함들을 본다.
//인서트-명함 컷컷.
<XX상사 사장 장재호/
00은행 지점장 이건일/
**병원 원장/ 의학박사 정남철/
(주)## 대표이사 김형남/ >
부록, 자신의 명함을 본다.
//인서트-<대한 출판사 부장 최부록>
부록, 민망한지 자기 명함 그냥 집어넣는다.
씬/ 오피스텔 외경(D)
씬3/ 여자 원룸(D)
윤아, 거울 보며 화장하는데
//플래쉬백-1씬 정민의 웃는 모습
윤아, 자기도 모르게 따라 웃는다.
윤아 (E) 정민씨 그렇게 웃는 거, 처음 봤다. 그 머리 큰 여자. 생각만 해도 그렇게 좋은가.
윤아, 다시 화장하다가 또 생각하는
윤아 (한숨) 정말 그렇게 좋은가? 하긴, 남자들이 원래 덜렁거리는 여자들 귀여워하지. 그동안 내가 좀 완벽하긴
했어. 아씨... 도대체 어떻게 해야 허점이 보이는 거야?
분첩 닫고, 거울 바라보는 윤아.
괜히 머리 좀 헝클어뜨려보는데.
윤아 (E) 섹시하기만 하고...
나름 고민스런 윤아의 표정.
씬4/ 회의실(D)
서먹하게 앉아 있는 현우와 미자.
서로 대본만 뚫어지게 바라본다.
현우 (어색하게)....커피..마실래?
미자 (역시 어색하다) ...응.
현우, 일어나다 말고 그 자세 그대로 정지한다.
다리 뻐근하다.
미자 ...왜그래?
현우 어제 하도 뛰었더니.....알통이...
둘다 그 자세 그대로 잠시 침묵.
서로 눈치보던 둘.
피식피식 웃기 시작한다.
현우 금방 뽑아올게.
현우 어그적 어그적 걸어나가고
미자, 미안하기도하고 홀가분하기도 한
표정인데 E) 띵동. 문자 오는 소리.
미자, 현우가 테이블 위에 놓고 간 핸드폰 집으며
미자 아침부터 웬 문자...누구지? (열어보고 문자 확인 버튼 누르는데)
//인서트/<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미자 (띵) 뭐야? 웬 비밀번호? 얼마 전까지 없었는데?
약간 기분 이상해서 핸드폰 그냥 있던 자리에 놓는
현우 들어와 커피 내려놓으면
미자 ..자기 문자 왔어.
현우 어.(힐끗 보고 주머니에 집어넣는다)
미자 (보는. 약간 언짢다)
뭔가 탐탁치 않은 표정의 미자.
씬5/ 출판사(D)-ENG
부록, 국장 책상 앞에서 깨지고 있는
국장 최부장! 부장을 그렇게 오래 했으면서 아직도 부장이 뭘 해야 되는지를 모르나?
부록 (기분 나쁜. E) 그래 나 십 이년 째 부장이다.
국장 요즘은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 서점관리가 더 중요하다고 몇 번을 말해요? 이 정도 일은 부장 선에서 해결을
해야지! 하여튼... 가봐요!
부록, 자기 책상으로 돌아와 축 처져 앉는다.
부록 그놈의 알량한 부장...
서랍 연다. 서랍 속에 들어있는 사직서.
이때 사무실 전화벨 울린다.
부록 (가라앉은 목소리로) 네.
영옥 (F) 여보세요~ 최부록 부장님 자리에 없으신가..
부록 저에요. 어머니.
영옥 (F)응. 아범. 목소리가 왜 그래?
부록 목이 좀 잠겼네요.
영옥 (F)이따 일찍 들어와. 아범 입맛 돌라고 아구찜 했어.
부록 네. 일찍 갈게요.
전화 끊고 사직서 보다,
다시 서랍 닫는다.
또 전화벨 울린다.
부록 (짜증) 최부장입니다! 최부장이요! (멈칫) 누구.. (좀 부드러워지는) 재호?
씬6/ 다방(D)-ENG
재호, 부록과 마주 앉아있는
재호는 신뢰가 가는 캐릭터임
재호 ...그러면 언제 퇴직이냐?
부록 한 2년 남았지?
재호 애들은?
부록 딸.. 하나
재호 시집은 보냈구?
부록 아니 아직...
재호 응.. 아직 돈 나갈 일이 많겠네.. 어제 보니까 아직 부장이드라...
부록 (표정)
재호 퇴직하고 뭐 따로 계획은 있냐?
부록 글쎄... 퇴직금으로... 작은 상가 점포 같은 걸 하나 사놓으면 괜찮다고들 하던데..
재호 그거야 부동산 하는 사람들이 그냥 하는 소리고.. 부장 퇴직금으론 변두리에 서너 평 짜리 상가두 좀 힘들지...
부록 (기분 나쁘다) 뭐... 퇴직하면 쉬면서 천천히 생각 좀 해보든가.
재호 이 친구 이거 대책이 전혀 없구만. 닥쳐서 생각하면 되겠어? 집에서 놀다보면 하루하루 퇴직금 까먹게 되고,
그러다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미 타이밍이 늦어요.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지. 자네 오늘 잘 만났네.. 이번에 우리 회사
홍보이사 자리 하나가 비는데 말이야.
부록 (솔깃. E) 이사?
재호 혹시... 옮길 생각 있어?
부록 뭐 이제 와서 굳이....
재호 자네가 출판 쪽 실무경험도 많으니까 잘하지 않겠나? 갈수록 믿을 사람 없어지는 판에... (사이) 나랑은 동업
식으로 쭉 하는 거니까 정년도 없는 거고. 월급도 지금보다 많을 거야. 우리가, 규모는 작지만 실속 있는 회사야. 강요는
못하겠네만,잘 생각해보고, 내일이라도 생각있으면 연락해..
부록 (재호 말하는 위로 E) 이사.. 홍보이사.. 최부록이사.. (흐뭇한 표정) 미자도 아빠가 이사라면 덜 꿀릴
거고.... 어머니도 어디 가셔서 아들 자랑 한마디라도 더 하실 텐데...
부록, 갈등하는 표정.
씬7/ 회의실(D)
미자, 현우 앉아있는
현우 스튜디오 스케쥴 때문에 녹음을 미리미리 좀 해둬야 될 거 같은데 자기 내일 오후에 스케쥴 비어?
미자 (골똘히 생각 잠겨서 현우 대사 안들린다. 대사 위로 E) 갑자기 왠 비밀번호? 싸웠을 때 걸어놨나? 아니면,
고 며칠 새 내가 보면 안될 문자라도 받았다는 건가? 아이씨... 겨우 화해했는데 이런 거 갖고 뭐라 그럴 수도 없구..
현우 잠깐만. 아예 스케쥴 표 갖고 오께.
여전히 다리 불편한 듯
어그적 어그적 걸어나가는 현우.
미자 (현우 뒷모습 보며 픽 웃고 E) 나때메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사람한테... 나 왜 이러니? 하여튼 최미자. 말
안되는 생각만 골라서 해요.
테이블 위에 놓인 현우 핸드폰으로 시선 가는.
미자(E) 하지만!
미자, 바로 핸드폰 집는다.
미자 (눈 반짝. E) 원래 연인들이 하는 짓 치고 말 되는 짓은 별로 없지. 일단. 내 생일.
미자, 누르는데
//<인서트-비밀번호가 틀립니다.>
미자 (E)아니야?
미자, 손가락 안보일 정도로 빨리 누르는
미자 (E)그럼, 현우씨 생일. 아니야? 그럼, 우리 처음 사귄 날. 아니네. 그럼 처음 뽀뽀한 날. 어라? 현우씨
차 번호. 이것도 아냐? 아씨.. 뭐지? 뭐지?
하다가, 옆에 보는데
현우 어느새 들어와 미자 내려다보고 있다.
미자 (놀라 전화 받는 척) 여보세요! 네... 지현우씨 여기 왔네요?
미자, 쓰윽 전화 준다.
현우 여보세요? ...여보세요? (미자 보고) 끊어졌네?
미자 (시침 뚝) 그랬어? 어머.. 그 핸드폰 문제 있다~ 내 꺼두 그러잖아.. 확 바꿔버리든가 해야지.. (계속
궁시렁 거리는)
현우, 한번 웃고는 스케쥴 표 들여다보는데
미자 (현우 빤히 보다가) 자긴 좋아하는 숫자가 뭐야?
현우 응? ...사!
미자 (E) 그럼... 사사사사? 이렇게 단순할 리는 없고..아! (ON) 근데... 어머니 생신은 언제야?
현우 8월. 왜?
미자 8월 며칠?
현우 23일.
미자 (E) 영팔이삼. (ON) 그럼..아버님 생신은?
현우 9월 7일.
미자 (E) 영구영칠.
현우 근데 갑자기 왜?
미자 어? 아니... (둘러댄다) 기억했다가 나중에 챙겨드릴라구.
현우, 사랑스럽다는 듯 보고 웃는데
미자, 눈 피한다.
씬/ 오피스텔 외경(N)
씬8/ 원룸 엘리베이터 앞 (N)-ENG
윤아, 걸어 들어가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정민 보인다.
윤아, 황급히 스카프 허술해 보이게 풀어헤치는
걸어가 정민 옆에 서는 윤아.
정민 이제 퇴근해? (윤아 스카프 보고) 에이. 이게 뭐야... 칠칠치 못하게..
정민, 윤아 스카프 바로 잡아준다.
머리 긁적이며 귀엽게 웃는 윤아.
정신차리면, 윤아의 상상이다.
실제// 정민 이제 퇴근해? (윤아 스카프 보고) 오~ 그건 또 새로운 유행인가봐? 하여튼
소화 못하는 패션이 없어.
정민 엘리베이터로 쏙 들어가버리고
뒤에 남은 윤아, 허탈한데
이때 오는 동직, 윤아의 스카프 보고는
동직 이제 퇴근해? (윤아 스카프 보고) 에이. 이게 뭐야... 칠칠치 못하게.. (스카프 바로 잡아주려는데)
윤아 (버럭) 아 됐어!
윤아, 가버리고 동직 허탈..
씬9/ 출판사 사무실 + 국장실 (N)-ENG
불꺼진 캄캄한 사무실 책상에 앉아
서랍에서 사직서 꺼내는 부록.
국장 E) 부장을 그렇게 오래 했으면서
아직도 부장이 뭘 해야 되는 자린지 모르나?
재호 E) 우리 회사 이사 자리 하나가 비는데 말야.
부록 최부장. 십 이년 동안 들었던 최부장 소리. 이젠 신물이 난다.
미자 E) 저희 아빠요? 홍보 이사세요.
영옥 E) 우리 아들? 거 뭐냐...홍보 이사야.
부록, 입가에 흐뭇한 미소가 퍼진다.
사직서를 들고 국장실로 들어간다.
국장 책상에 사직서 올려놓고 나오는 부록.
씬10/ 거실(N)
부록, 집안에 들어선다.
할셋과 우현, TV보고 있다가 반색하고 일어나 맞는다.
영옥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아구찜 해놨는데. 아이구 애비 땀 흘리는 것좀 봐. 몸보신 좀 해야 되겠다.
우현 더위 탈 때 매실 우린 물이 좋대던데 그것 좀 우릴까요?
부록 전 됐어요. 어머님이랑 이모님 드세요.
영옥 늙은 우리야 먹어서 뭐해. 미자 애비가 건강해야지.
영숙 그럼. 우리 늙은이들 땜에 이 더운데 미자 애비만 고생이네.
부록 (기분 좋다) 고생은요.(E) 어머님, 이모들, 처남. 조금만 기다리세요. 저 이사됩니다...
부록, 흐뭇하게 웃는데
혜옥 (TV보다가 부록 쪽 보고) 왜에?
부록 (허걱!) 네? ..아닙니다.
씬11/ 동네 일각(N)-ENG
현우, 미자와 손 잡고 걷고 있는데.
현우 자갸. 난 참 행복하다.
미자 왜?
현우 자기가 아까 우리 부모님 생신 물어봤을 때, 이 여자 만난 거 참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했어.
현우, 미자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현우 정말 미안해. 지난번에 화 냈던 거, 내가 잘못했어.
현우, 미자 어깨 감싼다.
미자, 현우에게 안긴 채로
미자 (E) 찔린다. 찔려. 최미자. 찔리지? (ON) 아냐. 현우씨. 내가 미안해.
현우 아니야. 내가 미안하다니까... 그리고 고마워.
미자 고맙긴, 당연한 거지... (E) 아씨... 8월이랑 9월이면 얼마 안 남았네. 진짜루 챙겨야 되잖아..
어색하게 웃음 짓는 미자.
씬12/ 여자 원룸(N)
윤아, 왔다갔다 하며 생각에 잠겨 있다.
윤아 평소에 너무 완벽하니까... 급조한 거 갖곤 안먹히는게 당연하지...
윤아, 두리번 거리다가
손에 커다란 디자인철 몇개 든다.
의자를 죽 끌어다 앞에 옮겨 놓는.
윤아 (의자) 이게 김정민이라 치고. 그리고...(뒤돌아서) 이쪽에서 내가 한손으로 이걸 들고 있다가... 엘리베이터
누르는데 놓쳤다
뒤돌아 정민 흉내 내는
윤아 아유 윤아씨. 일 욕심은.. 내가 들어줄게. 눌러!
윤아, 상상만 해도 좋다.
윤아 좋아. 여기까지 오케이.
윤아, 다시 아까 자세로 가서
디자인철 들고 있다가 떨어뜨리는데
밑으로 떨어지는 철 다른 손으로 잽싸게 잡아버린다.
윤아 (오른손 마구 때리며) 으이그! 왜잡니! 왜잡어! 니가 이래서 안돼! 이래서! 확 묶어놀까부다! 아예 잡을
엄두를 못내게 해야지 이거...
디자인철 엄청 많이 집어드는 윤아.
씬13/ 엘리베이터 앞(N) -ENG
윤아, 디자인철 더미 들고
윤아 (둘러보며) 아씨... 왜 안와...
이때 휴대폰 받으면서 정민 걸어오고
윤아, 이때다 싶어서 연습한대로 디자인 철 놓치는데
정민 예? 뭐요? 제가 다시 갈게요.
윤아, 안보고 그대로 되돌아가는 정민.
윤아, 황당하다. 신경질 내며 다시 다 집는 윤아.
이때 걸어오는 동직.
동직 뭐야. 들어줄까?
윤아 (버럭) 오빠가 왜 들어줘?
한손으로 디자인 철 가뿐히 들고 다른 한손으로
엘리베이터 누르고 들어가는
동직 (허탈/놀람) 우와... 저게 돼?
어리둥절한 동직 표정.
씬/ 건물 외경(D)
씬14/ 동창 회사 사무실 안(D)-ENG
밖에서부터 들어오는 부록, 재호
재호 (OFF) 그래! 잘 왔어! 들어가자!
부록 둘러보며 들어오는데
사무실, 좀 초라하다.
재호 자. 우리 직원하고도 인사 해야지. 이쪽으로 와 박대리.
책상에 앉아있던 남자 오면
부록 ..달랑 ...한 명?
재호 어. 이쪽은 박재진대리. 그리고 이쪽은 새로 오신 홍보이사. 최부록 이사님이에요.
대리 잘 부탁 드립니다.(꾸벅)
부록 예. 최부록이삽니다.(악수하는)
부록, 어쨌든 흐뭇하다.
사장책상앞//사장실은 따로 없다.
재호는 사장 책상에 앉는데
부록, 앉을데 없어서 쇼파에 앉는다.
부록 핸드폰 벨소리 울린다
부록 여보세요?
직원 (다급한 톤 F) 부장님! 이차장인데요...
부록 (OL) 나 지금 바뻐. (전화 끊고 밧데리 빼 버리는)
재호 생각보다 빨리 결정했네.
부록 (머쓱) 아무래도 식구들 생각을 하다 보니까...
재호 잘 생각했어. 일단... 우리 회사가 규모는 좀 작거든? 그래서 일은 나랑 박대리랑 거의 다 하고 있으니까
자네는 일단 나랑 같이 다니면서 내 일 좀 같이 봐주면 돼. 아직 책상은 없으니까 뭐...대충 거기 앉아있다가 이따 나랑
같이 나가자구.
부록 ..(뭔가 이상하다) 그래?
이때 전화벨 울린다.
물끄러미 앉아있는 부록.
재호 ...전화 받어.
부록 어? ....어. (뛰어가 받는) 네 여보세요. 최부록 이삽니다. 예? 잠시만요. 야. 전화 받어.
재호 회사에선 사장님이라고 불러라..
부록 ....알았어.
재호 그리고, 최이사. 박대리한테 물어봐서 오늘 내 스케쥴 좀 정리해놔. 그 뒤에 우편물 어질러진 것도 버릴 건 좀
싹 버리고...(전화 받는) 여보세요?
부록, 뭔가 좀 이상한 표정.
씬15/ 회의실 (N)
현우, 미자 커피 마시고 있다.
미자 (흐뭇 NA) 현우씨의 사랑을 의심했던 천박한 최미자는 비밀번호 대신 또 한번 현우씨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현우 피곤하지? 몰아서 녹음 하니까.
미자 괜찮아. 맞다! 나 늦는 거 모르시는데.. (전화하려다가) 어? 밧데리가 없네? 자갸 나 전화 좀...
현우 (핸드폰 주며) 비밀번호 걸려있어. 4444야.
미자 (띵. 허무해서 현우 보는 E) 비밀번호도 알았다. 너무 쉽게.
현우 지난번에 동균 씨가 전화 빌려 달래드라구.. 자기랑 찍은 사진 들킬까봐. 그때부터 걸어놨어.
미자 (띵 E) 나한테 뭘 감추려는 비밀번호가 아니었다. 거봐 최미자. 정신 좀 차려라. (확 미안해져서 ON)
현우씨. 미안해. 정말 미안해.
현우 (싸웠을 때 사과 또 하는 줄 알고) 아니야. 내가 더 미안하다니까. 이거봐 알통도 다 나았어. 미안할 거
없다니까.....
미자, 현우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표정
씬/ 원룸 외경 (N)
씬16/ 여자 원룸(N)
미자와 지영 깔깔 대며 웃고 있다.
TV보던 윤아. 그런 둘 유심히 본다.
미자 ...그래서 내가 비밀번호 알아 내려구 엄마 생일 아빠 생일 다 물어보는 바람에 결국 선물 다 해야 되잖아...
(허술하게 보이게)
윤아 (미자 대사 위로 E) 어떻게 아무 노력 없이 저렇게 허술할까... 나같이 완벽한 애가 어떻게 저런 애들하고
친구가 됐는지 진짜 미스테리다.
미자 근데 더 웃긴게 뭔지 알어? 그 날짜 까먹었잖아... 어뜩하니...
미자, 지영 박수치고 깔깔대고 웃다가
미자, 쇼파에서 굴러 떨어지고,
그런 미자 보고 지영 또 배잡고 웃는다.
윤아 (눈 반짝E) 저거다! (ON) 야. 최미자. 너 그거 다시 해봐.
미자 (바닥에서 기어올라와) 뭐?
윤아 웃다 굴러 떨어지는 거.
미자 (갸웃) 이거? (뻘쭘하지만 다시 해본다) 이러..케 (쇼파 앉았다가 굴러떨어져보는)
윤아 이렇...게?
윤아, 미자 했던 대로 떨어져보는데,
영 자세 딱딱하고 어색하다.
미/지 (얘가 왜 이러나?)
윤아 (민망해서 둘러댄다) 아니... 아픈가 안아픈가 궁금해서. (하곤 다시 해본다)
씬17/ 회사 앞(N)-ENG
부록, 재호와 함께 걸어나오는
회사 앞에 승용차 세워져 있고
재호 최이사. 운전할 줄 알지?. 나 오늘 종로에서 저녁 약속 있는데 차 좀 몰아줘라.
부록 (표정 변하는)
재호 아참. 아까 이거 왔던데. (명함 통 꺼내며) 아침에 부탁했더니 벌써 나왔더라구. 자. 홍보이사 최부록.
명함이다. (명함통 주는)
//인서트-명함의 <홍보이사 최부록>
재호, 뒷자리에 턱하니 올라탄다.
부록, 명함 들여다보다, 꾹 참고 운전석에 탄다.
씬18/ 음식점 앞(N)-ENG
재호, 내리고 부록도 앞자리에서 내리는데
재호 거...최이사 운전 연습 좀 해야겠어. 하도 흔들려서 어디 잠을 잘 수가 있나.
부록, 점점 열 받는다.
재호, 음식점으로 들어가려고 하자
부록, 따라 들어가려는데
재호, 부록을 탁 막고
재호 최이사는 밖에서 밥 사먹고 좀 기다려. (지갑에서 만원짜리 몇 장 꺼내 준다)
부록, 멍한데 주차장에 삼삼 오오 모여 있던
다른 차 운전 기사들 부록에게 오라며 손짓한다.
부록, 얼굴 울상 된다.
씬19/ 바(N)-ENG
윤아, 맥주 마시면서 머리 감싸쥐고 괴로워한다.
윤아 아씨... 난 어떻게 빈틈을 찾을 수 없냐?
정민, 들어온다.
정민 뭐야. 또 혼자서 마시 는거야? (옆에 앉으며 자상하게) 왜? 또 뭐가 힘들어?
윤아 (띵. 어라?)
정민 얘기해봐. 나 윤아씨 혼자 이러고 있는 거 볼 때마다 디게 안쓰럽더라.
윤아 (눈 반짝E) 그래. 약한 모습. 이거야 말로 남자한텐 제대로 헛점이지.
정민 왜 그러는데. 내가 해결해줄게. 뭐? 다 얘기해봐.
윤아 (괜히 힘든 척 고개 숙이고) 아니... 캐드까지 만들어서 지한테 피티도 다 끝냈는데.. 갑자기 클라이언트가
태클을 걸잖어. 시공사도 다 잡아놨는데.. (한숨) 양쪽 다 달래는 중인데 쉽지가 않네...
정민 하기사... 윤아씨 하는 일이 겉으로만 화려해 보이지 알고 보면 죄다 사람 상대하는 일이라 피곤하다고 하드라.
그래도 내가 볼 땐 윤아씨 엄청 잘하고 있는데 뭐. (엄지손가락 치켜주며) 진짜야. 윤아씨 이거래두?
윤아 (흐뭇E) 어쭈? 이거 괜찮은데?
윤아, 정민 쪽 바라보며 팔로 얼굴 괴려다가
팔 탁자 아래로 헛디뎌 앞으로 삐끗 하면
정민 (깔깔깔) 윤아씨도 되게 웃긴다~
윤아 (정민에게 보이지 않게 회심의 미소 띠며 E)앗싸~ 연타석 홈런! 역시 자연스럽게 하니까 되네. (ON) 내가
원래 별명이 썩은 사과였다니까~
하며 정민을 보는데
정민, 멍한 표정이다.
윤아 정민씨!
정민 ...어?
윤아 (떠덩. 순간 깨닫는. NA) 내가 너무 큰 실수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씬20/ 오피스텔 앞(N)-ENG
정민, 윤아, 나란히 걷고 있다.
윤아 (NA)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를 질투하고 그 여자를 흉내내던 나는... 순간 그 여자의 대타가 되어버렸다.
윤아, 정민 똑바로 바라본다.
윤아 (E) 내 마음을 조금만 알아줬다면, 내가 이렇게까진 하지 않았을 거 아냐? 어떻게 해야 되니? 어떡하면
나한테도 마음을 주겠니?
정민 무슨 생각해?
윤아 ...오늘 고마웠어 정민씨. 나 혼자 산책 좀 하다 들어갈게. 먼저 가.
정민 뒤로 하고 혼자 걷는 윤아.
씁쓸하다.
씬21/ 차 안(N)-ENG
부록, 침통한 표정으로 앞자리에 앉아있다.
이사 명함 들여다보는
재호, 뒷자리에 다시 탄다.
재호 폼나지? 홍보 이사 최부록. 집에 가서 보여주라구. 사돈 될 집에도 큰소리 좀 치고. 아! 우리 집 알지?
방배동. 나좀 데려다 주구 가. 그리고 내일 부터는 최이사도 슬슬 회사일에 관여를 좀 하자고. 앞으로 수표나 어음은 최이사
이름으로 좀 발행을 할까 하는데...
부록 (고개들어 거울로 재호본다) 재호야.
재호 ...왜?
부록 나 관둘란다.
부록, 차에서 내린다.
놀라서 따라 내리는 재호.
재호 야. 부록아!
부록, 걸어 간다.
재호 최이사! 어디가!
우현E) 더위 탈 때 매실 우린 물이 좋다던데 그것 좀 우릴까요?
영옥E) 우리야 먹어서 뭐하냐. 미자 애비가 건강해야지.
영숙E) 그럼. 우리 늙은이들 땜에 이 더운데 미자 애비만 고생이네.
부록 (계속 걸으며 혼잣말) 이사도 한번 해봤으니.. 됐지 뭐..
입가에 쓸쓸한 미소를 띠다가....
갑자기 멈칫한다.
부록 헉. 사표! 아~씨...
다시 절망하는 표정의 부록.
씬/ 방송국 외경(D)
씬22/ 회의실(D)
아무도 없는 회의실.
미자, 들어오면 테이블 위에 현우 노트와 핸드폰 놓여 있다.
미자 전화기 놔두고 갔네...
대본 찾던 미자, 전화기에 눈길 간다.
미자 (눈 반짝) 그래도 궁금한 건 궁금한 거지...
미자 핸드폰 열고 비밀번호 누르는데
//인서트/ < 문자 메시지 미자씨 미자씨 미자씨...
전부 미자 것만 저장되어 있다
사진도 전부 미자 사진이다>
미자, 완전 감동한 표정
핸드폰 테이블 위에 놓는다.
미자 (E) 이거봐 최미자! 넌 애가 왜 이러니! 그만 좀 해! 제발! 쫌!
현우, 커피 뽑아 들어온다.
현우 왔어?
미자 자갸!
현우 ??
미자 정말 미안해. 미안해. 내가 진짜 미안해.
현우 (또 시작이구나) 하지 마 쫌! 내가 더 미안하다니까. 이거 봐 알통 이제 없어 하나두.....
미자, 현우를 바라보는 사랑스러운 표정에서.
씬23/ 출판사 복도(D)-ENG
부록, 못 들어가고 계속 서성인다.
눈 꼭 감고 들어가려다가 다시 뒤돌아 나오고
부록 편지라도 써갖고 올걸 그랬나....
다시 뒤돌아 나오는데
이때 지나가던 직원, 부록에게 아는 척을 한다.
직원 최부장님! 어젠 왜 안나오셨어요?
부록 어? (의아한)
직원 (OL)어제 국장님도 안계시고 부장님도 안계셔서하루종일 난리 났었다니까요.
부록 국장님이? 왜?
직원 갑자기 맹장이 터지셨다구... 수술하셨거든요.
부록 (띵) 수술?
직원 네. 그래서 부장님한테 계속 전화했는데...
부록, 듣지도 않고 뛰어올라가는
씬24/ 국장실 + 사무실 (D)-ENG
부록, 국장 책상위에 자기가 올려놓은 사표, 그대로 있다.
슬쩍 집어서 매섭게 찢어 버리는.
국장실에서 나와 사무실을 쭉 둘러보는 부록, 안심이 된다.
부록, 흐뭇하게 자기 자리로 가면
직원들 부록에게 몰려온다.
직원 부장님. 이거 좀 결재해주세요.
직원2 부장님. 이번 신간 홍보 이벤트 예정대로 진행할까요?
부록 (결재판 들여다보면서 대답해주는) 일단 강남 쪽은 빼고 광화문 쪽에서만 하겠다고 해.
직원3 부장님. 전화받으세요. 강북총판인데요. 어제부터 계속 전화왔었어요.
부록 (들떠서 전화 받는) 네. 최부록 부장입니다. 아니 그게 아직 정산이 안됐어요? (직원들에게) 아니, 아직까지
정산이 안돼있으면 어쩌란 얘기야? 엉? 근데, 국장님 문병 갔었어? 안갔어? 이런!
화 내면서도 어딘가 흐뭇한 부록의 모습에서.
씬25/ 여자 원룸(N)
윤아, 머리 대충 틀어올리고 팔 걷고
집중해서 도면 그리고 있다. (전혀 멋 안부리고)
지영, 상 차리며
지영 오윤아! 밥먹어!
윤아, 일에 열중하느라 못 듣고.
지영 지지배 여튼 일만 시작하면 정신이 확 나가요.
이때 정민, 들어와반찬통 내려놓으며
정민 잘먹었다. 근데 국 너무 싱겁더라.
지영 맨날 밖에서 사먹어 버릇 하니까 그래... 그거 조미료 얼마나 많이 들어가는지 알어?
정민, 나가려다 윤아를 바라본다.
이제까지와 다른 윤아의 모습 보며
정민 얼굴에 약간의 놀라움 보인다.
정민 (혼잣말처럼) 윤아씨... 멋있네.
지영 (잘 못 듣고) 뭐?
정민 아냐. (큰소리로) 갈게!
윤아, 정민 목소리에 정신 확 들고 지영 쪽 본다.
윤아 누구 왔다갔어?
지영 정민 오빠.
윤아, 울상되며 손거울 본다.
윤아, 허겁지겁 머리 다시 내리고 옷 바로 하며
윤아 이씨....꼭 이럴 때만 보냐.
머리 감싸쥐고 한숨 푹푹 쉬는 윤아의 모습에서.
F.O
씬26/ 회의실(D)-에필로그
현우, 노트북으로 이메일 체크 하고 있는데
//인서트-<이메일 함에서 클릭하면
성인 사이트 창 마구 뜨는 화면. (모자이크)>
현우, 아무리 닫아도 안 닫히는
이때, 들어오는 미자.
현우, 놀라서 노트북을 확 닫아버린다.
미자 뭐해?
현우 ...아니야. 어. 이메일 좀 확인하느라구.
노트북 가리며 앉는 현우.
미자 (아무렇지 않은 척 하다 눈 반짝 E) 여자의 의심은 끝이 없다!!!(ON) 나도 이메일 확인해야 되는데 잠깐
노트북 좀 줘봐.
미자, 현우 노트북 잡으면
현우, 강하게 노트북 잡고 안 놓고
이게? 하며 힘으로 빼앗으려는 미자,
버티는 현우. 결국 전원코드 뽑아버린다.
황당한 미자, 머쓱한 현우의 모습에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