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마음이 조금 심란하고 울적하기도 하여 다시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는다.
끝없이 광대한 우주와, 그 속의 지구, 그리고 인간과 나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며 마음을
다스린다.
우연과 우연이, 겹치고 겹쳐 필연을 낳고야
마는 우주적 스케일의 운명적 하모니에 온통 마음을 빼앗긴다.
끝없이 넓은 우주...는 정말 쓸데없이 넓기만 한 것일까?
우리가 살 수 있는 유일한(?) 지구를 위해 우주는 그저 필요 없이 에너지를 낭비하고 있는 것일까?
왜 이렇게 우주는 넓은 것일까?
생각의 편린을 따라 우주와 인간을 관조해
본다.
우리 인간이 살아가는 지구와 같은 행성이
만들어 지기 위해서는 어떤 조건이 필요할까?
창조주의 작품이라면 그저 말씀 한 마디면 되겠지만,
지금 우리가 바라보는 우주는 아무래도 그런
식으로 되어지지는 않은 것 같다.
(아래
글들은 여러 자료와 나의 상상력이 합해진 것들이다.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이 끝나지 않은 항목들도 많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내용들도 있다. 하지만 전체 맥락을 이해하고, 우리의 상상과 사유를 자극하기에는 별 문제가 없으리라 생각한다.)
1. 우주
내 물질이 은하와 별들이 적당한 속도로 만들어 질 수 있는 밀도 차이를 가져야 한다.
밀도 차이가 너무 높으면 은하와 별들이 너무 빨리 생성되어 생명체가 발생할 수 없고,
너무 낮으면 은하와 별들이 생성되기 어렵다
*) 현재 우리가 사는 우주는 빅뱅 후 약 38만년 시점에서 10만분의 1이라는
절묘한 밀도 차이로 시작되었다! (우주배경복사에서 확인 가능)
아마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 뿐만이 아니라, 무수히 많은
다양한 형태의 우주가 있을 수 있고, 그 중에 우연히 마침 우리 우주가 이런 식으로 시작되었고 그 우주에
우연히 우리가 살고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또는 현재의 우리 우주 또한 영겁의 세월 동안 무수히 많은 빅뱅과 빅크러쉬(또는
열적 죽음 후 푸엥카레 재귀 확률에 의한 빅뱅으로의 회귀)를 통해 거듭되는 삶을 계속하고 있을 수도
있다.
푸엥카레 재귀 확률로 열적 죽음에서 다시 빅뱅이 일어나기 까지 걸리는 시간은 확률적으로 "11.74 ↑↑5"(↑↑: 테트레이션, 거듭제곱의
거듭제곱. = 11.74^11.74^11.74^11.74^11.74)시간이다.
너무 큰 수라 엑셀에서도 계산이 안 된다^^
그래서 현재 물리학이 추정하는 우리 우주의 나이 138억년도 어쩌면
찰나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우주는 테트레이션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쌓이고 쌓인 영겁의 시간 속에서 쌓이고 쌓인 필연적인 우연을 통해 우리 인간을 낳았으리라!
지금의 지구와 지금의 인간을 만나기 위해
우주가 들인 노력과 시간을 상상해 보라!
2. 은하의
크기가 어느 정도 이상이며, 별의 밀도가 높지 않아야 한다
우리 우주가 실낱같은 확률로 그렇게 시작했지만, 그 속의 은하 또한
적당하지 않으면 안된다,.
적당한 구조와 적당한 규모, 그리고 적당한 밀도를 가져야 한다.
은하가 너무 작으면 태양과 같은 중원소가 풍부한 별이 태어나기 어렵다.
은하 내 별의 밀도가 너무 높으면 서로 영향을 줘 생명이 살 수 없다.
우리 은하와 같은 구조와 규모, 밀도는 오히려 우주 전체에서 보면
매우 드문 경우다.
3. 항성계(태양계)는 은하 중심으로부터 적당히 떨어져서 은하 중심을 원에 가까운
궤도로 공전해야 한다
적당한 은하계가 만들어 져도 그 속에서 또한 적당한 위치에 항성(태양)이 존재해야 한다.
항성이 은하 중심에 너무 가까우면 은하 중심 블랙홀의 영향 및 높은 밀도로 다른 항성이나 행성과의 충돌이 빈번히
발생하여 지구와 같은 행성이 만들어 질 수 없다.
너무 멀면 중원소가 적어서 또한 지구와 같은 암석형 행성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원 궤도가 아니면 은하 내 위험 지역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져 금방 파괴될 것이다.
*) 현재 우리 태양계는 은하 중심에서 약 3만광년(은하계 전체 반지름은 5만광년) 정도
떨어진 소위 골디락스 존에 위치하여 은하 중심을 원운동에 가깝게 안정적으로 공전하고 있다.
4. 적당한
항성계(태양) 내에 있을 것
항성이 은하 내의 적당한 위치에 있어도 항성 자체의 상태 또한 절묘하게 맞아야 한다.
항성의 표면온도가 5100K~6300K (차가운 F형 ~ 뜨거운 K형)이어야 한다.
(표면 온도는 질량과 관련이 있고,
질량은 항성의 수명과 관련이 있다)
(우리 태양은 분광형 G형의
주계열성, 표면 온도는 5,778K이다)
생명체가 진화하기에 충분한 시간 동안의 수명(최소 수십억년 이상, 태양의 수명은 약 100억년으로 추정, 현재 약 46억살)이
되는 질량의 항성이어야 한다.
쌍성계 또는 연성계의 경우 중력의 영향으로 행성이 생성되기 어려우며, 행성이
생성된다 하더라도 불안정한 공전 궤도로 인해 생명의 발생이 어렵다.
우리 태양계와 같은 단성계는 오히려 우주에 드문 경우이며, 관측되는
대다수의 별들이 쌍성계 또는 연성계이다.
5. 안정적인
생물권(항성권의 특징)
그러한 항성(태양)이 있고, 그 태양계
내에 절묘한 위치에 행성(지구)이 존재해야 한다.
행성 표면에 액체 물이 존재할 수 있는 범위(골디락스 존, 거주 가능 구역)에
있어야 한다.
우리 태양의 경우 약 095~1.15AU
( 1AU는 태양과 지구의 거리) 내에 있어야 한다.
(다른
우주, 다른 은하에 다른 생명체(있다면)는 우리와 다른 구조, 다른
에너지를 사용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으나, 현재까지의 연구 결과로는 다른 외계의 생명체도 우리
인간과 유사한 대사 구조를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즉, 물이 필요하다!!)
조석 고정(공전주기와
자전 주기가 일치)이 없어야 한다(달은 지구와 조석 고정. 달에는 생명이 살기 어렵다).
항성의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생물권 범위는 크게 변하지 않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안정적인 진화가 불가능하다.
가스 행성과 같은 큰 질량의 행성이 주변에 없어야 한다.
항성(태양)이 일정한 밝기를 유지해야 한다 (우리 태양의 광도 변동성은 11년 간격으로 약 0.1%.).
항성이 적절한 양의 중원소(수소, 헬륨보다 무거운 원소)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선량한 목성과 토성이 있으면 더 좋다(지구의
수호자).
목성은 지구 생성 초기에는 화성과 목성 사이의 소행성대의 얼음 암석들을 교란시켜 지구로 물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이 후에는 토성과 함께 태양계로 들어 오는 혜성과 소행성들을 막아주는 방패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현재까지의 관측 결과로는 우리 태양계와 같은 구조는 우주에 매우
매우 매우 드문 경우이다.
6. 행성의
특징
암석으로 이루어져 있어야 한다(지구
질량의 10배 이상이면 가스 행성이 됨).
적당한 질량을 가져야 한다(지구
수준)
지질학적 활동(지진, 화산 등)이 있어야 한다(판
구조 & 마그마).
*) 어떤 학자들은 생명체가 존재하는 행성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판 구조를 꼽음
*) 화성은 지구 질량의 81%이나
지각활동의 흔적이 없음
안정적으로 공전과 자전을 해야 한다(지구의
이심률은 0.02이하)
*) 발견된 외계행성들의 궤도 이심률은 평균 0.25
=> 생명체가 살기 어려운 급격한 기후 변화 예상됨
행성이 자전축을 기준으로 적당한 기울기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지구는 21.5~24.5도, 4만1천년 주기).
=> 기울기가 미미하면 계절의 변화가 없고, 기울기가 크면 계절의 변화가 극심해짐.
적당한 빠르기로 자전해야 한다(밤과 낮의 주기)
적절한 위성(달)의 존재 : 지구의
적도 경사각을 안정시켜 지구 기후를 안정되게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7. 현재의
지구(생명의 유지가 가능한 조건들)
적당한 농도의 산소(현재 21%) : 12%이하면 발화 안됨, 25% 이상이면 지구는 불바다.
적당한 농도의 이산화 탄소(현재 0.037%) : 1%이상이면 대기의 온도는 100도씨가 된다.
적당한 오존층의 농도(현재 15ppm)
액체인 내핵의 회전으로 만들어지는 지구 자기장 : 태양풍과 우주線을 막아줌
이 외에도 무수히 많은 다른 조건들이 모두
충족되어야 비로소 생명이 탄생하고, 진화가 일어나고,
마침내
인간과 같은 고등 생물이 출현할 수 있다.
그리고 여기 책상에 앉아 사변과 궤변(^^)으로 시시껄렁한 글을 쓰고 있는 내가 있다.
내가 지금 여기에 존재하기 위해,
우리 우주의 나이, 138억년은 과연 충분한 시간이었을까?
우리 우주의 크기, 400억 광년은 충분한 크기일까?
추정되는 2,000억 개의 은하와 각 은하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2,000억
개의 별들,
충분한 수일까?
무수히 많은 우주, 무수히 많은 은하, 무수히 많은 별들, 그리고 무수히 많은 행성들...
그 억겁의 세월 동안 지치지도 않고 경우의
수에 경우의 수를 더하고 더하여
마침내 지구가, 그리고 인간이 살아가고 있다.
영겁의 세월 동안 영겁의 우연을 쌓고 쌓아
마침내 나의 존재를 필연케 하고야 만 우주의 거대한 서사를 본다.
이 우주,
이 은하, 이 태양, 이 지구...
그 속에서 진화를 거듭하여 인간이 되고, 내가 존재하게 되고...
내가 잠깐 빌려 쓰고 있는 이 공간과 시간이
예사롭지 않다.
이 공간과 이 시간이 허락하는 인연이 또한
예사롭지 않다.
내가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그들과 나누는
대화, 관계들...
신의 말씀이 아니어도 허투루 생각할 수
없다.
우주를 관조하며, 지금 이 시간에 나의 존재와 친구들의 존재에 다시 감사하게 된다.
심란하고 울적한 마음을 잠시나마 달래 본다.
인연의 번잡함과 삶의 무게와 가을 바람의 유혹에 혹시 심란한 벗들이 있으면 이 글이 작은 위로가 되기를...
가을 바람이 사뭇 선선하다.
첫댓글 아놔~ 칼 세이건이라~~~
이 긴 글을 꼼꼼이 읽고 있는 내 모습이라니ㅋㅋ
어차피 이해는 못 하겠고,
그것이 몇 억 광년이든 믜철씨랑 탁구도 쳐보는 영광을 누리고,
인형이라 불리는 언니한테 커피도 얻어마시고,
끈, 쩐, 썰 그외 많은 분들 삥도 뜯어보고 ㅎㅎ
만족하고 감사한 삶입니다.
다시 읽고 두 번째 후기도 남겨볼게요.ㅋ
아울러 저도 다시 도전, 코스모스!
방학 4일 남았는데 다 읽을 수 있으려나몰라ㅎ
ㅡ 몹시 우울한 근래, 이런 글이 위로가 되다니!! 놀랍고도 이상타~~ㅎㅎ
너무 길다...다 일거 볼수 없다...바빠서..된장...아무튼 좋은 것 가튼디....아 머리아파...할렐루얌...
해석해서 좀 알려줘...짱
워. 전우주적인 엄청난 행운이 겹쳐 저와 우리가 살아있는 거군요. 아주 작은 세계와 우주같이 큰 세계는 보통의 상식하고 너무 다르네요.
글의 마무리가 심란하고 울적한 마음이신데 잘 달래셨기를 빌어봅니다.
그런데 저는요, 알다가도 모를 이런 글이 좋아요.ㅋㅋ
나를 떠난 것들이 나를 묶어 놓는다.
하지만 그들은
먼 우주를 돌아 다시 운명처럼
내게 다가올 것이다.
나는 그 궤도를 공전하는 외톨이 별이니,
기다리지 않는다.
다만 떠난 자와 다가오는 자
그 사이에 그리움이 있다.
거기에서 나의 시도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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