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 신안 비금도, 하트해변과 명사십리의 몽환경
인기멤버
hanjy9713
2024.05.09. 03:12조회 2
댓글 0URL 복사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신안 비금도, 하트해변과 명사십리의 몽환경
신안은 다도해가 절정을 이루는 섬의 천국이다. 전국 섬의 1/4에 달하는 1,004개의 섬이 있다고 해서 ‘천사의 섬’이란 별칭으로도 불린다. 뛰어난 절경으로 유명한 홍도와 흑산도, 최서남단의 외딴 섬 가거도, 슬로우시티로 알려진 증도 등이 모두 신안에 속한다. 필자는 신안의 섬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곳으로 비금도를 꼽는다.
비금도는 목포와 흑산도 중간쯤에 자리한 면적 44km2의 꽤 큰 섬이다. 섬 모양이 날아가는 새를 닮았다고 해서 비금(飛禽)이다. 이웃한 도초도와는 1996년에 서남문대교로 연결되어 사실상 하나의 섬이 되었다. 도초도까지 더하면 총 면적이 89km2로 완도(85.3km2)를 넘어선다. 비금도는 천일염으로 유명해서 주부들 사이에서는 ‘비금도 소금’으로 유명하다.
목포에서 출항한 배가 도착하는 가산선착장은 비금도의 동쪽 끝에 있다. 선착장을 벗어나면 주변은 염전 일색이다. 지금까지도 바닷물을 햇볕에 말려 소금을 만드는 염전 풍경은 마치 옛날로 돌아간 듯하다. 가산선착장에서 시작해 섬의 남단까지 길게 이어진 염전은 총 길이가 10km에 달한다. 섬의 서쪽과 북쪽은 해안 절벽과 백사장이 여러 군데 형성되어 있어서, 염전은 모두 동쪽 해안에만 모여 있다.
넓은 염전 사이로 뜬금없이 바위산 하나가 불쑥 솟아 있다. 높이 74m의 ‘덕산’으로 통바위 하나가 그대로 선 모습이다.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넓은 염전과 커다란 바위산이 시선을 사로잡으면서 비금도가 예사롭지 않은 섬이라는 것을 알려준다. 선왕산(255m) 역시 산줄기 전체에 바위가 돌출한 암릉미를 자랑한다.
가산선착장에 도착하면 비금도의 명물인 천일염전과 온통 바위로 이루어진 덕산이 예사롭지 않은 섬 분위기를 전해준다.
비금도의 날개에 해당하는 북쪽 해변에는 명사십리가 광활하게 펼쳐져 있다. 염전지대를 지나서 만나는 무인지경의 장대한 백사장은 감탄을 부른다. 장장 4km에 달하는 기나긴 백사장 곁으로는 푸른 잔디밭이 길게 뻗을 뿐, 태초의 고요에 잠겨 있고 인적은 없다. 백사장만큼 규모가 큰 대형 풍력발전기의 새하얀 바람개비만이 먼 바다를 망연히 마주하고 있어, 어딘가 목가적인 분위기도 감돈다.
전국에 ‘명사십리’ 이름을 붙인 해변이 여러 군데 있지만 규모와 분위기, 풍경 면에서 비금도의 명사십리가 단연 압권이다. 명사십리는 자전거와도 친근한 해변이다. 백사장이 단단해서 자전거를 타도 바퀴가 빠지지 않는다. 백사장을 자전거로 누비는 특별한 경험을 놓치지 말자.
명사십리를 지나 이번에는 섬의 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서산마을을 지나 금천저수지를 돌아가면 길이와 폭 모두 약 100m 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해변이 깊은 만(灣) 속에 숨어 있다. 이 초미니 해변도 ‘이미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태초의 고요 속으로 들어선 듯한 명사십리
백사장이 단단해서 자전거 타기에 좋다.
이미해수욕장을 지나면 길은 산중턱을 감아 돌기 시작한다. 거대한 염전과 장대한 백사장을 본 직후에 만나는 절벽길이 자못 생경하다. 몇 번 산굽이를 돌아 선왕산에서 흘러내린 주능선에 올라서는 순간, 누구도 “와아!” 하는 감탄사를 금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땅에도 이렇게 멋진 곳이 있었는지 눈을 의심하게 된다.
선왕산 서쪽으로 파고든 만은 하트 모양이다. 만 안쪽에는 그림 같은 백사장이 살포시 깃들어 있다. 주민들은 ‘하누넘해수욕장’이라고 하고, 일대는 하트 모양을 닮아 ‘하트해변’이라고도 불린다. 이 하트해변을 실낱같은 길이 구불거리며 돌아나간다.
전망대에서 바라본 비경의 하트해변
하트 모양의 해안을 따라 하얗게 굽이치는 길은 비현실적인 느낌마저 들 정도로 매혹적이다.
선왕산 북쪽 능선을 넘어 다시 남쪽 능선을 지날 때까지, 완전히 고립된 이 풍경 속에는 산골짜기 안에 집 한 채만 있을 뿐, 맞은편 바다에는 섬 하나 보이지 않아 고립감이 더해진다. 2.5km 남짓한 이 해변길에서 자전거는 차마 속도를 낼 수 없다.
남쪽 산중턱에는 하트해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목제전망대가 서 있고, 고갯마루에는 일종의 방풍벽인 돌담(우실)이 남아 있다. 필자는 이 하트해변 일대의 풍경을 전국 최고의 하나로 꼽고 싶다. 이 해변 하나만으로도 비금도 여행은 충분한 가치가 있다.
하트해변을 지나면 나머지 지역은 덤이다. 도초도에도 가는게해수욕장, 시목해수욕장 같은 아기자기한 해변이 있고, 섬이라고는 믿기 힘든 고란평야가 넓게 펼쳐져 있다. 소박하기 그지없는 만년사의 뜨락도 푸근하다. 하지만 이것들은 어디까지나 비금도에 딸린 부록일 뿐이다.
하트해변 남단의 능선에는 해풍을 막기 위해 돌담을 쌓아 놓았다. 비금도에는 방풍용 돌담이 더러 있는데, 주민들은 ‘우실’이라고 부른다. 뒤에 암릉이 드러난 선왕산이 보인다.
문의
비금도행 배는 목포연안여객터미널에서 하루 5편 운항한다. 50분 소요, 요금 9천 원.
(061) 240-6060
추천 코스
가산선착장 → 염전지대 → 명사십리 → 서산마을 → 금천저수지 → 하누넘해수욕장(하트해변) → 서남문대교 → 시목해수욕장 → 고란평야 → 만년사 → 수대선착장(총 36km, 4시간 소요)
숙박 & 맛집
원평해수욕장이나 읍동 외에는 가게나 식당이 없으므로 물과 음식을 충분히 준비한다. 당일 일정은 무리이기 때문에 원평해수욕장이나 읍동에서 1박하는 것이 편하다. 서남문대교를 건너간 도초도 초입의 화도에도 식당과 각종 가게가 있다.
바닷가펜션
원평해수욕장 입구에 있다.
(061) 261-0001
오란다회관
원평해수욕장에 있으며 병어와 민어회를 잘한다.
(061) 275-4620
한우나라식육식당
비금도 중심지인 덕산리 비금우체국 옆에 있다. 토속 백반 전문이다.
(061) 275-5758
보광식당
도초도의 화도선착장 앞에 있다. 가오리의 일종인 가자미 요리 전문이다.
(061) 275-2136
[네이버 지식백과] 신안 비금도, 하트해변과 명사십리의 몽환경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2014. 4. 15., 김병훈)
hanjy9713님의 게시글 더보기
좋아요0
이 글을 '좋아요'한 멤버 리스트
댓글0
블로그/카페 공유수0
공유
클린봇이 악성 댓글을 감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