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도 자율주행에 맞게! 기아차의 재미있는 세마쇼 4종 세트
카랩 | 2016.11.04 10:31
기아차가 세마쇼2016를 통해 개성 넘치는 튜닝 컨셉트카 여러 종을 공개했다. 슬쩍 훑어보니 아, 이런 패기 가득한 젊은 감각이 현대차와 대비되는 기아차만의 DNA면 어떨까 싶다.
지금부터 올해 세마쇼에 출품된 기아차 모델들을 살펴보자. 아참, 여기 등장하는 모든 차에는 스티어링 휠이 없다. 모두 자율주행시대에 발맞춘 오토너머스(Autonomous) 튜닝 모델이다!
*니로 트라이애슬론(Niro Triathlon)
'니로 트라이애슬론'은 철인3종 경기 선수를 위한 차다. 자세히 안 보면 '니로 렉카차?'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사실은 D필러(트렁크해치 양쪽 기둥)를 잘라내고 노출형 적재함으로 개조한 픽업스타일이다.
짐칸에는 자전거를 실을 수 있는 거치대와 라이딩에 필요한 각종 장비를 넣을 수 있는 수납함이 마련됐다. 지붕에 루프랙도 함께 장착됐으면 더 많은 수납공간을 확보하고 레저 분위기도 냈을 것 같다.
D필러와 함께 사라진 것은 B필러(1열과 2열 시트 사이 기둥)다. 좌우 문짝이 롤스로이스처럼 마주보고 열리는 코치도어다. 헤엄치고 뛰고, 타느라 지친 선수들이 쉽게 짐을 싣고 내릴 수 있다. 문짝 안쪽에는 장비를 씻기위한 각종 도구들이 마련됐다.
니로 트라이애슬론은 자율주행기능 덕분에 코치역할도 수행한다. 차체 양쪽 끝에는 레이저라이트가 설치돼 있는데, 뒷따라 오는 주인에게 속도, 남은 거리, 페이스, 다음 목적지 등을 도로에 레이저로 비춰준다.
운동이 끝난 뒤에는 일등석 부럽지 않은 시트에 누워 꿀잠을 청할 수 있다. 시트가 하나 뿐이기 때문에 동료선수를 챙길 여유는 없다.
*쏘울 퍼스트 클래스(Soul First Class)
'쏘울 퍼스트 클래스'는 먼 곳으로 자주 출장을 다니는 비즈니스맨을 위한 차다. 미국 럭스 모터웍스(LUX Motorwerks)에서 튜닝을 맡은 것으로 오묘한 푸른 빛깔이 기존 쏘울과는 전혀 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1열시트는 뒷쪽을 향하고 있으며, 역시 스티어링휠 같은 건 없다. 비지니스맨이 뒤를 보고 달리는 게 아무래도 폼이 안 나는데 왜 이런 형태를 띠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마주보는 뒷좌석이 있느냐? 그렇지도 않다. 대신 맥 미니가 연결된 40인치 LED 모니터가 자리 잡고 있어 이동 사무실로 활용할 수 있다. 화상회의용으로 만든 것 같은데 그것 보다는 데이트용 영화 감상실로 더 많이 쓰일 것 같다.
일단 시트는 합격점
모니터 사이즈도 합격
무드등도 분위기 좋다
그런데 불친절하게 버튼 설명이 없다
시트는 밝은색 천연가죽으로 안락하게 만들었다. 다이아몬드 스티치 마감이 돋보인다. 프리미엄 오디오시스템, 나무재질 바닥, 무드조명 까지 갖췄다. 아! 지금 보니 시트가 뒤를 향해야 사생활 보호에 유리하다. 아무리 봐도 데이트용이다.
*스쿨 오브 락 세도나(School of Rock Sedona)
이름부터 심상치 않다. '락'이라는 글자와 지붕에 얹힌 드럼세트가 진정한 락의 정신을 구현하게 만든다. 가수 박완규씨에게 딱 어울리는 차다.
겉모습은 남루하지만 이래 봬도 자율주행차다
뭔가 음악 학원 차 같은 느낌도 준다
순정휠을 끼웠다면 정말 남루했을 것 같다
앞모습은 당당하다
뒷모습에서는 별 느낌이 없다
‘스쿨 오브 락 세도나’는 기아 카니발(수출명 세도나)을 자율주행 음악 스튜디오로 만든 차다. 사실 락의 정신을 어쩌고 하는 것보다는 음악을 좋아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안전하게 이동시킨다는 컨셉트로 LG전자-CTS모터스포츠가 제작했다.
디지털 믹싱보드와 듀얼모니터, 녹음용 마이크가 있어 장소 제한없이 어느 곳에서든 가수의 꿈을 실현할 수 있다. 지붕에는 기타나 드럼등 악기들을 싣는 적재함을 얹었고, 짐칸에는 대형 스피커가 빈틈 없이 들어차 있다. 내가 가는 곳이 곧 콘서트장인 셈.
방음재가 꼼꼼히 사용된 실내
스티어링 휠 대신 디지털 믹싱 기계
녹음용 마이크와 조명
주민 신고를 유발하는 대형 스피커
차 내벽의 방음재와 커튼도 눈에 띈다. 전자기타와 여러 개와 쿠션이 놓인 것을 보니 제작자가 보통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다. 여러가지 악상이 떠오를 것 같다.
역시 실내에 스티어링 휠과 기어봉이 없다. 앞유리까지 검게 칠했는데 자율주행기능을 너무 믿는 거 아닌가 싶다. 학생들이 차를 밀고 가야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쏘렌토 스키 곤돌라(Sorento Ski Gondola)
쏘렌토가 이렇게 멋있어 보인 적이 잘 없었는데, 이번에 제대로 물 만났다. 둥근 바퀴를 모두 떼어내고 고무로 만들어진 궤도바퀴를 달았다. 이쯤되면 알래스카 설원 쯤은 문제 없겠다.
쏘렌토의 멋진 자태
은색 차체가 잘 어울린다
뒷모습도 합격
1열 시트가 뒤를 바라본다
아, 그런데 이 차도 자율주행차다. 눈밭에는 차선도 없고 신호등도 없는데 어떻게 스스로 이동할 것인지? 아마 GPS를 기반으로 미리 입력된 구역 내에서만 사용될 것 같다.
승하차 편의성을 위해 B필러가 없는 수어사이드 방식 도어가 적용됐다. 이 모델도 1열시트가 뒤를 본다. 2열시트는 짐칸 끝으로 밀어 실내 공간을 넓게 사용하도록 했다. 모든 내장재는 방수처리 돼 있어 눈 녹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1열시트
디지털 인터페이스
마주보며 열리는 코치도어
짐칸은 희생됐다
이미지:기아자동차 북미법인
신동빈 everybody-comeon@carlab.co.kr 황병우 eva2014az@carla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