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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환승으로 쿠알라룸푸르에 머문 인상이 좋았고, 태국에서 만난 탄 아저씨가 음식이 맛있다고 했다. 그런 연유로 네팔에서 일단 쿠알라룸푸르로 넘어왔다. 전혀 생소한 말레이시아를 부담없이 느껴보면서 다음 일정을 도모하기로 했다.
네팔에서 밤 비행기를 타고 새벽 4시에 도착했다. 예전에 에어아시아를 탔을 때 남들 기내식 바로 먹는 것이 부러워 미리 주문을 해놨다. 치킨덮밥은 맛있었다. 둘 다 사이즈업을 했는데 그건 그냥 아주 단 바 하나와 주스를 얹어주는 것 뿐이었다. 다음엔 먹고 타기로 했다. 비행시간이 너무 짧아 잠을 잔 것 같지도 않게 잤다. 어벙벙한 상태로 입국 심사를 간단히 치렀다. 돈을 뽑고 나서, 여편님은 졸음을 이기지 못해 제정신이 아닌채로 방치되었다. 그 사이 나는 돈도 유심을 사서 폰을 개통했다. 그래도 나름 물가가 이전 나라들 보단 조금 비싼 느낌이다.
일정과 이동_0503_0513
총 열흘 남짓을 멈물렀다. 이제 장기여행자가 다 되서인지 열흘 동안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쿠알라룸푸르와 페낭 2개 도시에서 각각 4박과 6박을 했다.
도시 간 이동은 버스와 에어아시를 이용했다. 쿠알라룸푸르의 에어아시아 전용 공항(?)인 KLIA2에서 시내까지 이동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공항 안내를 따라 고속 열차를 타는 거다. 근데 가격이 만만치 않았다. 1인당 55링깃, 둘이 타면 삼만원이 넘는다. 택시 타는 게 그거보다 싸단다. 버스를 물어보니 밑으로 가란다. 공항 지하에 버스 매표소와 탑승소가 있다. 1인당 10링깃 남짓으로 편안한 의자에 앉아 쿨쿨 졸며 갔다. 이날 버티는데 버스에서 단잠이 큰 도움이 됐다.
쿠알라룸푸르에서 페낭으로 갈 때는 메인 버스 터미널에서 버스를 타고 갔다. 4시간 걸린다고 나왔는데 6시간이 넘게 걸렸다. 터미널은 어지간한 국내 공항보다 더 쾌적하고 시스템도 잘 되있다. 페낭에서 쿠알라룸푸르로 돌아갈 때는 에어아시아 국내선을 이용했다. 다음에 또 비행기를 타야해서 버스로 시내로 갔다가 공항으로 또 가려면 시간도 오래고, 비용도 큰 차이 없어 보였다. 예매를 밍기적 거리는 바람에 1인당 30달러가 넘게 들었다. 페낭 공항은KILA2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역시나 쾌적하고 좋다. 에어아시아 국내선은 티켓도 종이쪼가리로 주고, 슝 떴다 슝 내려서 비행기 타는 것 같지 않다. 비행기 기다리며 먹었던 컵 옥수수가 인상적이었다.
쿠알라룸푸르 시내에서는 주로 전철을 이용했다. 우리 숙소 가는 구간이 모노레일 노선이라 다른 노선도 다 모노레일인 줄 알았었다. 여편님이 바로잡아 주셨다. 전철은 서울 지하철보다 훨씬 한산하다.
도시별 여정
쿠알라룸푸르_0503_0507
첫날 아침 8시도 안되서 숙소에 찾아갔다. 2시는 되야 체크인이 된단다. 짐을 맡기고 돌아다니다 다시 왔다. 도미토리긴 해도 깔끔해 보이는 내부구조와 수영장도 쓸 수 있다는 편의성에 감탄해서 예약을 한 곳이다. OHANA 25라는 곳인데 레지던스 건물 25 층에 있어서 생긴 이름이다. 모던한 구조에 방,욕실, 거실 모두 깔끔했다. 그간 도미토리 갈 때마다 고생한 여편님은 비로소 도미토리에 대한 편견이 깨졌다. 더구나 조식으로 토스트와 씨리얼을 맘껏 먹게 해줬다. 우리는 기본 식빵 2장에 씨리얼 한 사발을 먹었다. 코코넛으로 만든다는 카야잼이 꿀맛이었다. 론니플레닛도 비치되어 있어서 초반 일정을 구상하기에도 좋았다. 유럽의 호스텔과 여러모로 비슷하단 느낌이다. 너무 오랜만에 접하는 현대식 호스텔이 맘에 들어 4박을 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다만 도미토리 뿐이라 나눠 자면서 각자 스마트폰에 몰두하는 문명화가 심해졌다.
쇼핑몰과 빌딩
첫날 가방을 맡겨두고 동네 식당에 아침을 먹으러 갔다. 여러 음식점이 푸드코트 형태로 모여 있다. 간만에 태국의 맛을 느꼈다. 기후와 도시의 느낌은 홍콩 같았다. 홍콩 한 번 가본적 없는 나에게 여편님은 홍콩은 여기보다 더 더럽고 우울하다고 했다. 단점이 빠진 홍콩이라니 더 신났다. 숙소 근처에는 타임스퀘어라는 쇼핑몰이 있다. 트램역과도 연결되어 있어 종종 이용했다. 일층 스타벅스에 들어가 쇼핑몰 오픈 시간을 기다렸다. 스타벅스 커피 가격이 우리 둘 아침 밥 값보다 비쌌다. 말레이시아가 소득이 1만불이라고 하지만 로컬 식당에선 한 그릇에 2000원이면 먹을 수 있다. 쇼핑몰에 들어가서 신발을 샀다. 등산화는 이 도시에서 우리만 신는 것 같았다. 안나푸르나를 넘기 전에 새 등산화를 산다는 구상이었는데 버텨낸 것이 장하다. 둘 다 묵은 등산화를 버리고 새 런닝화를 사니 쿠션감과 통풍성에 통통 튀기며 걸었다. 신발이 약간 커서인지 워낙 건물과 거리의 딱딱한 길만 걸어서인지 며칠 뒤부터 발목이 시큰 거리고 있다. 울퉁불퉁한 산길이 정신과 신체에 모두 좋은 것 같다. 쇼핑몰 푸드 코트엔 별의별 음식이 다 있다. 건물 안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많은 중식집에 들어갔다. 짜장면 비슷한 것이 맛있었다.
숙소에 들어가서 대망의 연말정산을 했다. 여편님 연말정산을 위해 맥북과 별도로 오래된 노트북 하나를 들고 다녔었다. 몇 시간의 사투를 벌인 끝에 선방을 했다. 백일 넘게 노트북 들고 다닌 값을 겨우 했다. 노트북과 안 쓰는 전자책 단말기, 옷 등을 꾸려 소포로 보냈다. 5키로 안되는 걸 보내는데 5만원이 나왔다. 짐 보내고 또 사는 악순환이다.
쿠알라룸푸르는 빌딩과 쇼핑몰, 간간이 우거진 나무과 풍경의 중심을 이룬다. 적도의 태양이 모든 것을 환하게 비춘다. 타임스퀘어는 중간보스 중에도 약한 측에 든다. 소포 보내러 들어간 우체국이 있는 건물도 좀 오래되서 물러난 쇼핑몰이었다. 대신 아울렛 느낌으로 싸게 파는 아이템들이 있었다. 위 층엔 미용실이 많아서 아티스트에게 머리도 잘랐다. 가장 무난한 쇼핑몰이 KL센트럴이다. 교통 중심과 연결되있고 어지간한 럭셔리도 갖췄다. 시티은행도 가볼겸 동네에서 북상하니 부킷빈탄고 파빌리온 등을 만날 수 있었다. 시티은행을 찍고 돌아오다보니 이 건물들이 다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 밝혀졌다. 우린 그것도 모르고 인적 없고 차만 있는 도로변을 힘겹게 걸었던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몰은 KLCC였다. 그 유명한 쌍둥이 빌딩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무작정 비싼 거 다 모였다 느낌의 몰들과 달리 어느 정도 예술성도 갖춘 느낌이다. 이슬람 양식이 묻어나는 건물 외형도 그렇고 실내 구성도 다른 건물들보다 안정적이다. 일본의 유명 서점인 기노쿠니아도 들어와 있다. 혹시나 한국책이 있을까 했는데 그건 없단다. 빌딩 중간 중간에 공원도 있지만 빌딩이 워낙 압도적이라 공원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국립박물관(NATIONAL MUSEM)_이슬람 예술 박물관(ISLAM ART MUSEM)
쇼핑에 허덕이면서도 하루는 짬을 냈다. 교양을 다지기 위해 국립박물관과 이슬람예술박물관을 찾았다. 국립박물관으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KL센트럴에서 내려 걸어가다보니 엄청난 대로가 우리를 가로 막았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분꼐 물어보니 저길로 돌아가면 된단다. 박물관 앞도 역을 만들기 위한 공사중이다. 개발의 나라답다. 박물관 입장료는 10링깃 정도로 저렴했다.
국립박물관은 생소했던 말레이시아 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역사적으로 이 나라는 화교-이슬람-포르투갈-네덜란드-영국-일본의 순으로 각 시대를 대표했던 문화권으로부터 끝임없는 영향과 침략을 받았다. 그런 만큼 외부 문화에 대한 개방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과 같은 허브 역할을 잘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아주 오래 전 해수면이 낮았을 때에는 인도차이나반도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가 다 육지로 연결되었다는 점도 인상적이었다.
국립박물관에서 공원을 지나 이슬람 예술 박물관으로 향했다. 이 나라는 동남아의 이슬람 문화를 처음 접하기에 좋은 것 같다. 이슬람 문화가 엄청 강하지도 않고, 다른 문화권의 사람도 많아서 점점 자연스럽게 이슬람 사람들의 풍경을 접하게 된다. 이런 기대감 속에 이슬람 예술 박물관으로 갔다. 국립 모스크와 연계해 이 일대가 이슬람 문화의 중심인 느낌이다. 박물관은 스케일부터 다르고 에어컨의 강도도 남다르다. 입장료는 30링깃 정도로 좀 비싼 편이지만 예술의 전당 간다셈 치면 된다. 전시는 중국과 이슬람, 인도와 이슬람, 각 이슬람 지역의 복식 등으로 이루어져있다. 중국과 이슬람은 묘한 아우라를 만들어낸다. 인도와 이슬람은 섬세함과 찬란함을 빚어낸다. 이슬람 각 지역의 복식들은 그 지역의 특색을 가리지 않는다. 각 지역의 대표적인 이슬람 모스크 모형과 이슬람 회화들도 아기자기하고 재밌다. 이슬람의 풍취에 흠뻑 젖어들 수 있었다. 레스토랑에서 아라빅 커피를 한 잔 마시고, 기념품 매장에서 책갈피도 하나씩 장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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