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150회 :: 추억만들기 】방송일: 2005.06.29.
극본 : 이 남 규
씬1/ 여자 원룸 침실 (N)
지영, 침대에서 자고 있고, 윤아 책상에 앉아
일기 쓰고 있다.
윤아 (NA) 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둘만의 추억이 있기 때문이다. 추억이 시작될 때 사랑은 시작되고 추억이 쌓여갈
때 사랑은 깊어진다.
윤아, 표정위로 TITLE 지나간다.
TITLE - 추억 만들기
윤아, 볼펜 입에 물고 생각한다.
윤아 추억... 정민씨랑 추억이랄 게 있나? 하긴 추억이 별거냐고... 에피소드가 쌓이면 추억이지.. 정민씨랑
에피소드 될 만한 게...
윤아 생각났다. 일기에 적는.
윤아 (E) 같이 술 먹었구, 술 먹었구... (볼펜 던지며 ON) 술만 먹었네. (한심하게 생각하다가) 아! 우리
놀이 공원에 간 적 있었지
플레쉬백// 윤아, 정민, 벤치에서 김밥 먹고 있다.
카메라 뒤로 빠지면, 둘 옆으로 동직, 지영 앉아 있다.
침실// 김샜다는 표정이다.
윤아 정민씨랑 단 둘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무슨 에피소드... (다시 반짝) 아! 인라인 스케이트...
플레쉬백// 정민, 뒤로 윤아 손잡고, 가고 있는데,
카메라 뒤를 비추면 동직, 지영 따라가고 있다.
침실// 역시나 김샜다.
윤아 패션쇼 갔을 때두... 저것들 있었구, 뮤지컬 볼 때두, 경복궁 갔을때두... (휙 지영 보는) 저런 화상~
저것들이 껌처럼 붙어 있는데, 뭔 일이 돼?
윤아, 지영한테 가서 확 꼬집으면
지영, 잠결에 비비며 일어나려면
윤아 ‘자! 자!’ 하며 눕히는 표독스런 표정
씬2/ 원룸 로비 (D) - ENG
윤아, 장 본 물건, 내려놓고, 편지함 보는데,
정민, 안쪽에서 나온다.
정민 윤아씨!
윤아 (순간 표정 환해지는) 정민씨 안녕!
정민 지금 들어오는 거야?
윤아 응! 근데 어디가?
정민 집에 먹을 것두 없구 장이나 좀 볼려구.
윤아 (순간) 나두 막 장보러 가는 길이었는데.
정민 잘됐네. 같이 가자. (하는데 장봉지 본다) 그건 뭐야...?
윤아 (당황) 이거? 이건... 심부름.
정민 누구 심부름?
윤아 누구긴 누구야? (주변 두리번거리며 생각한다) 누가 이런 심부름 시키겠어.
그때,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경비 보인다.
윤아 당연히 경비 아저씨지. (쪼르르 달려가는)
윤아 (경비에게) 잠깐만 맡아 주세요. 과일은 드시구.
경비 고맙습니다.
윤아 (정민 보며 크게) 우리 사이에 고맙기는요. 괜찮아요. (정민 눈치 보는)
씬3/ 거리일각 (D) - ENG
정민, 윤아 걷고 있다.
윤아 (E) 에피소드가 별거냐? 마트에서 같이 장 보면그게 에피소드지. 기회가 되면 같이 음식도 해먹구.
(생각만으로도 웃음 나온다)
정민 (보는)
윤아 (잽싸게) 정민씨 뭐 사려구?
정민 응~ 갑자기 수제비가 먹구 싶어서..
윤아 어머! 나두 수제비 해먹을려구 했는데...
정민 어? 윤아씨 수제비도 끓일 줄 알아?
윤아 그럼~ 나 수제비 엄청 잘 해! 내가 끓여 줄까?
정민 진짜? 그럼 나야 좋지.
윤아 (웃는 E) 오케이! 정민씨랑 같이 음식 해먹는 건 됐구, 이제 수제비 끓이는 것만 배우면 되네... (좀
걱정스런) 인터넷에 나와 있겠지.
E) 정민 핸드폰 벨소리.
정민 (전화 받는) 여보세요. (사이) 네? 동직이가요?
윤아 (불안해진다)
정민 네! 알겠습니다. (끊는) 이 자식 술 먹구 뻗었다구 데리러 오래.
윤아 (힘이 쭉 빠진다) 데려다 줄 사람 없대?
정민 응! 마트엔 윤아씨 혼자 가야겠다. (쪽지 내밀고)
윤아 (이게 뭐냐는 표정으로 보는데)
정민 가는 김에 우리집 장도 좀 봐주라~
윤아 (울고 싶다)
씬4/ 슈퍼 앞 (D) - ENG
우현, 슈퍼 김씨와 장기 두고 있고,
몇 명 지켜보고 있다.
우현, 내기 할 때의 그 살벌한 눈이다.
우현 (깐죽) 장기 두는 사람 어디 갔나?
김씨 잠깐만 있어 봐.
구경꾼 거기 차를...
우현, 휙 노려보면, 훈수 두려던 구경꾼 조용해진다.
우현 5천원 주고 다시 한판 두지.
영숙 (OFF) 거기 차로 마를 먹으면 되겠구먼.
우현, 휙 쳐다보면, 영숙 있다.
김씨 그 방법이 있었네.
우현 그렇담 여?는 차로.. 장이야!
영숙 포로 먹어.
김씨 포로 먹으면서 장! 외통이네! 돈 내놔.
우현 (훈수 뒀다 뭐라 말은 못하고 짜증나는)
김씨 할머님은 언제 장기를 배우셨어요?
영숙 (으쓱한) 미자 애비랑 사둔이랑 두는 거 어깨 넘어 배웠지 뭐.
우현 (영숙을 미워하는 살벌한 표정)
씬/ 집 외경 (N)
씬5/ 주방 (N)
영숙, 김치 박스에 담고 있다.
우현, 들어오는데, 영숙 보자 뚱한 표정으로 바뀐다.
우현 뭐 하세요?
영숙 우리 미영이 김치 좀 보내 주려구.
우현 그걸 다요? 그럼 우린 뭐 먹어요?
영숙 새로 담그면 되지.
우현 이모님은 김치 담그시지도 않잖아요. 다 제가 담가야 되는데.
영숙 사둔이 수고 좀 해줘.
우현 (궁시렁) 모시는 건 난데 엄한 사람만 호강 받지.
영숙 뭐? (큰소리) 사둔 지금 뭐라구 했어?
영옥 들어온다.
영옥 왜 집안에서 큰 소리가 나!
우현 사둔어른! 이모님이 우리 먹을 김치도 없는데 저 많은 걸 다 미국에 보낸데요.
영옥 이노무 기집애 또!
영숙 (우현이 미워 살벌한 표정)
씬6/ 원룸 거실 + 침실 (N)
윤아 툴툴거리며 들어온다.
윤아 술이 떡이 되도록 마셨으면 대리를 부르던가? 그 정신에 정민씨 전화번호는 어떻게 기억한대~
침실// 윤아 침실로 오면, 지영 자고 있다.
윤아 (어이없다) 지 여자친군 폼이냐구? 이것두 그래. 지 남자친구가 술 먹구 뻗었으면 지가 알아서 데리러 가구
그래야지.
괜히 자고 있는 지영 꼬집고 도망가는
지영 아!! (아프다 꼬집힌데 비비며) 모기 있나?
지영, 잠결이라 대충 침 바르고 다시 눕는다.
씬7/ 주방 (N)
우현, 요리 하는데, 영숙 뒷짐 지고 들어온다.
우현, 무시하는데, 영숙 주방 여기저기 살핀다.
영숙, 까탈스런 시어머니 같다.
영숙 (냉장고 열고 나물 냄새 맡으며)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야 이게 쉬었는지 안 쉬었는지 맛이나 알겠어. 그냥 먹구
식중독이나 걸리는 거지
우현, 빼앗아 냄새 맡아보곤 버린다.
영숙, 찬장 열더니 그릇 찾아 들며.
영숙 여 고춧가루 묻은 건 눈 침침한 우리나 써야지~
우현, 그릇 빼앗아 닦는데.
영숙 욕실에 보니 빨래 그대로더만 늙은 내가 빨아야 겠네. (힘들게 가려 하면)
우현 (이 악물고) 금방 할려구 그랬거든요.
영숙 그럴래? 그럼 그러든가..
영숙, 일어나 가고, 우현 후~ 하며 쳐다보는.
씬/ 방송국 외경 (N) - 브릿지 M
씬8/ 녹음실 (N)
성우들, 녹음하고 있다
현우 오케이! 수고 하셨습니다!
성우들 인사하며 밖으로 나가는데
영진, 나가려는 미자 잡는다.
현우, 돌아서서 괜히 뭐 챙기는 척 하며 본다.
미자, 영진 뭐라고 얘기하는데, 들리지 않고,
현우, 슬쩍 마이크 켠다.
미자 뭔데 그래?
영진, 미자에게 포장된 선물 준다.
영진 (느끼하게) 우리 미자한테 주는 오빠의 마음이야.
미자 (느끼해 죽겠다) 그 그래 마음... 고마워.
영진, 미자에게 뭐라 귓속말 하고,
미자, 움츠리며 점점 영진에게 떨어지려하고,
현우, 못 마땅한 표정으로 본다. 표정 다음씬 연결.
씬9/ 연습실 (N)
현우, 못 마땅한 표정으로 보고 있고,
미자 그것도 모르고 선물 풀어 보는데
팔베개다. 미자, 현우 쪽으로 보이며.
미자 자기야 이게 뭐... (그제서야 현우표정 보고) 든간에.. (짜증) 영진선배는 뭐 이런 걸 나한테 줘?
현우 팔베개야.
미자 팔베개? 이거 진짜 신기.. (현우보고) 하든 말든...
현우 (OL) 버려.
미자 버려야지 버려.. 야 되는데, 그래두 선배가 준 건데 버리는 건 좀 그렇지 않나?
현우 (단호한) 버려.
미자 (애교 부리는) 나두 이런 거 보다 우리 자기가 해주는 팔베개가 제일 좋지.
현우 (살짝 풀리지만 표정 관리하는)
미자 버리는 건 그러니까 할머니 드리자! 그럼 되지?
현우 (풀렸지만 안 풀린 척)
씬10/ 몽타주 (N)
주방// 영옥, 혜옥, 밥 먹구 일어나 나가고,
우현, 깨끗하게 식탁 치는데, 영숙 그때 들어와
앉아 있으면, 우현 미치겠단 표정으로 다시 상 차리는.
욕실// 우현 빨래 다 끝내고, 흐뭇한 표정으로 있는데,
영숙, 문 열더니 우현에게 이불 홑청 뚝 던져놓고.
우현, 서러움에 눈물 날 것 같다.
거실// 우현 걸레질 하고 있는데, 영숙 가만 보다가
일부로 물잔 툭 쏟는다.
영옥, 주방 앞에서 물끄러미 둘 보고 있다.
씬11/ 부록 방 (N)
우현, 눈물 찔끔찔끔 닦고 있는데, 부록 들어온다.
부록 (가만 보더니) 무슨 일 있었어?
우현 (눈물 닦으며) 아무일도 없었어요.
부록 아무 일 없는 게 아닌데~
우현 (뜸 들이다) 저 둘째이모님 때문에 못 살겠어요.
부록 둘째이모가 왜?
우현 괜히 이유도 없이 살림 하는 거 꼬투리 잡으시구, 나 일 못 시켜 안달 난 사람처럼 억지로 일 만들어서
시키시구~
부록 에이~ 이모님이 설마 그랬겠어.
우현 (일순 서운한) 지금 이모님 편드시는 거예요?
부록 누가 누구 편을 들어. 난 다만 이모님이 그럴 분이 아니다 이 말이지.
우현 (눈물 찔끔) 서운해요. 내가 매형 하나만 보고 이 집에서 고생한 게 얼만데... 더는 이렇게 못 살아요. 저
미자 데리고 나갈래요. (벌떡 일어난다)
부록 (바지 가랑이 잡고) 미자는 안돼! 미자만은 절대안... (뭔가 이상하다 바지 놓고 생각하는데)
우현 (분위기 파악하고 후다닥 나가면)
부록 (버럭) 저 자식이 저게.. (하다가) 암튼 별종이야..
씬12/ 거실 (N)
영옥 TV보고 있고 우현 나와 앉는다
영옥 (우현 보며) 밉지? 영숙이 미워 죽겠지?
우현 ...
영옥 그 기집애가 안 그런 척 하면서두 얼마나 얄미운 짓을 잘 하는지 그게 곰 탈 쓴 여우야 여우.
우현 ...
영옥 (슬쩍) 내가 미운 영숙이 끽소리 못하게 (기) 죽일 방법 가르쳐 줄까?
우현 (혹하지만 감추는)
씬13/ 미자방 (N)
미자, 침대에 앉아 팔베개 보고 있다.
미자, 현우생각하며 살짝 웃다가 팔베개 들고
문 앞까지 갔다가 다시 돌아선다.
미자 어떤 느낌인지만 보구 할머니들 드리지 뭐~
미자, 팔베개랑 눕는다.
미자 (자세 잡으며) 이렇게 하는 건가? (재밌고, 좀 쑥스러운지 킥킥대며 웃는) 편하긴 진짜 편하다.
E) 핸드폰 벨소리.
미자, 그 자세에서 전화 받는다.
미자 여보세요! (현우다 긴장) 자기 아직 안 잤어?
현우 (F) 혹시 팔베개...
미자 (뜨끔 헉) 벌써 할머니들 드렸네요. (사이) 그럼~ 내가 우리 자기 말 얼마나 잘 듣는데~ (사이) 그래 응!
응.... (스르르 잠 온다)
현우 (F) 다음부턴 그런 거 절대 받지마 알았지?
미자, 새근새근 거리며 자고 있다.
현우 (F) 자기야! 자기야? 자? ..자기 숨소리 참 좋다.
미자, 코고는 소리도 들린다.
씬/ 원룸 외경 (D) - 브릿지 M
씬14/ 원룸 거실 (D)
윤아, 심드렁하게 있는데, 정민에게 전화 온다.
윤아 (전화 받는) 정민씨! (사이) 시간? 괜찮은데 왜?
정민 (F) 어제 장봐준 거 고마워서 한턱 제대루 쏠려구 그러지.
윤아 (나오는 웃음 손으로 막고) 알았어.
윤아, 전화 끊고,
윤아 가만! 모처럼 기횐데 밥만 먹을 수 있어? 심야 영화도 보구, 괜찮은 라이브 카페에 가서 와인두 한잔하구.
(흐뭇) 에피소드가 넘치네 넘쳐!
윤아, 옷장 뒤져서 이 옷 저 옷 몸에 대본다.
씬15/ 주방 (D)
우현, 갸웃하며 인절미 만들고 있다.
영옥 (E) 영숙이한테 인절미를 매일 같이 해다 바쳐봐. 그럼 아마 사둔이 미워하는 영숙이 끽 소리 못하구 사둔
앞에서 죽을꺼네.
우현 (가만 생각하다가) 혹시
상상// 우현, 인절미 해다가 영숙 앞에 내미는데,
영숙, 인절미가 무서운 지 으악~ 비명 지른다.
주방// 우현 통쾌한지 킥킥 웃다가 열심히 인절미 만든다.
씬/ 방송국 외경 (D)
씬16/ 자판기 복도 (D)
미자, 들어오는데, 영진 커피 마시고 있다.
미자, 문 앞에 서 있다.
영진 (느끼) 그거 베 봤어?
미자 그거 진짜 편하더라~ 감촉도 얼마나 좋은 지 언제 잠들었는 지도 모른 거 있지?
영진 (좋은) 앞으로도 그거 벨 때마다 이 오빠라 생각하구... (수줍은 듯 고개 숙이고 베베 꼬는)
미자, 왜 저래? 하는 표정으로 보는데,
현우 문 열고 나와 미자 입 막고 끌고 나가는.
영진 나 언젠지 잘 모르겠는데 니가 여자로 보이기 시작했어.
영진, 고개 들면 청소하는 아줌마 말똥말똥 보고 있다.
영진, 당황하는데, 아줌마 수줍게 몸 베베 꼬는
씬17/ 연습실 (D)
미자, 고개 숙이고 살짝 살짝 현우 살핀다.
미자 내가 할머니들 드리려고 했는데... 자기도 알잖아? 내가 지적호기심이 너무 왕성...
현우 (OL) 당장 버려.
미자 오늘 할머니들 꼭 드릴게.
현우 (OL) 당장 버려.
미자, 일어난다.
현우 어디가?
미자 당장 버리라며? (혹시나 말릴까 보는데)
현우 (말리지 않는)
씬18/ 식당 (D) - ENG
윤아, 카페 문 열고 들어가면, 정민 보인다.
윤아, 동직, 지영 없다는 안심과 기쁨의 표정으로
앉는데, 누군가 윤아에게 물 잔을 준다.
윤아, 고마워요 하며 쳐다보고, 그대로 굳는.
보면, 동직 윤아 앞에 물 컵 내려놓는다.
동직 물은 셀프래..
윤아 (E) 그렇지 이 화상이 없으면 얘기가 안되지.
지영도 물 들고 오며
지영 둘만 먹으면 심심할까봐 우리도 따라 왔어.
윤아 (E) 그래 이 화상까지 합쳐서 The 화상‘s
동직 윤아야 미리 매운탕 시켜놨는데 괜찮지?
윤아 (버럭) 누구 마음대로 매운탕 시켜!
동직 너 매운탕 좋아하잖아! 왜 소리는 지르고...
윤아 (버럭 유지) 걱정 되니까 그래 걱정! 어제 그렇게 술 먹구 속도 안 좋은데 매운 거 먹음 속이 버텨 나겠어?
어?
동직 (감격) 내 걱정해주는 건 너 밖에 없다.
윤아 (나름대로 진정시키는)
동직 밥 먹구 사우나 가자.
윤아 (저런 화상!)
정민 (둘러보곤) 사우나는 남자들 밖에 못 가잖아.
지영 우리 걱정은 하지마 윤아 월차도 냈는데 오랜만에 여자들끼리 놀지 뭐.
윤아 (살의를 느낀다)
지영 (너무 착한 얼굴로) 윤아야 뭐할래? 심야 영화보구 괜찮은 라이브 카페 가서 와인한잔 할까?
윤아 (이 악물고 사극톤) 그 입 좀 다물라~
씬19/ 할머니 방 (D)
영숙, 앉아 있는데, 우현 인절미 들고 들어오면,
영숙 팽하며 돌아앉는다.
우현 제가 인절미를 좀 했거든요 좀 드세요?
영숙 (뚱하게 보는)
우현 여기 놓고 갈게요. (나가는)
영숙 왜 안 하던 짓을 하고 난리여.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 이거야.
영숙, 뚱한 표정으로 인절미 보는데, 군침 넘어간다.
영숙, 슬쩍 하나 들고 먹는데, 맛있다.
영숙 맛은 있네. (하나 더 집어 먹는)
씬20/ 연습실 (D)
현우, 대본보고 있는데, 미자 들어온다.
현우 버렸어?
미자 응!
현우 믿어도 돼?
미자 그럴 줄 알고 증거 가져 왔어! (핸드폰 내민다)
INS- 미자 방 스틸 컷.
방구석 구석 찍은 사진, 팔베개 보이지 않는다.
거실 쓰레기통에 처박혀 있는 팔베개 사진.
미자 됐지? ... 나 이뻐?
현우 (피식) 그래 이뻐.
씬21/ 몽타주 (D)
컷컷 빠르게,
거실// 티브이 보는 영숙에게 우현 의뭉스런 웃음 지으며
인절미 갖다 주고 간다.
영숙, 가는 우현을 물끄러미 보다가 인절미 먹는.
앞마당// 영숙 화초에 물주고 있는데, 우현 인절미 가지고
온다. 영숙 인절미 받고는, 좀 미안한 표정으로 먹는데.
우현, 의뭉스런 표정 없고, 그냥 말똥말똥 바라본다.
집앞// 우현 인절미 들고 있으면, 영숙 골목에서 나온다.
우현 오셨어요?
영숙 왜 여기까지 나와 있어?
우현 인절미는 바로 드셔야지 맛있거든요.
영숙 (입에 넣고는) 맛있네! 사둔이 인절미를 잘하네~
우현, 흐뭇하고 기쁜 표정으로 보다가
약간 당황한다. 돌아서는데 자신의 마음을 잘 모르겠다.
씬22/ 여자 원룸 거실 (D)
윤아, 거실에 앉아 있고, 동직, 정민
주방에서 음식 먹으며 깔깔거리고 있다.
윤아 (E) 정민씨와 나와 단둘의 에피소드, 추억을 만들 수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정민과 놀고 있는 동직 보인다.
윤아 (E) 화상! ONE!
윤아,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옆에 쳐다보면,
지영 옆에 앉아 꾸벅꾸벅 졸고 있다.
윤아 (E) 화상! TWO! 이 두 화상들이 듀엣으로 삽질을 하기 때문이다.
윤아, 괜히 지영 얄미워 꼬집는다.
지영 (놀라 일어나는) 아야! 모기..
지영, 꼬집힌 데 보는데, 빨갛게 피멍 들었다.
지영 (놀라) 윤아야 봐봐! 나 모기 물렸는데 살이 썩나봐.
윤아 (얄밉다) 잘됐네.. (확 가버리는)
지영 (놀라고, 괘씸한)
씬/ 집 외경 (N)
씬23/ 주방 (N)
우현, 멍하니 인절미 보며 앉아 있다.
영옥, 주방으로 온다.
우현 (후) 저 더 못하겠어요.
영옥 왜?
우현 ... 저렇게 착한 이모님한테... 아무래도 죄 짓는 거 같구, 죄송해서 더 못하겠어요.
영옥 (깔깔 웃는)
우현 (의아하게 보는)
영옥 어때? 미운 영숙이 벌써 죽었지?
우현 에?
영옥 영숙이 미워하는 마음, 미운 영숙이는 죽고, 착한 영숙이만 남았지?
우현 (이제야 알겠다) 정말 그러네요. 미운 이모님은 죽구, 착한 이모님만 남았네요. (존경 스러운) 괜히 어른이
아니세요. 이렇게 현명하시구 지혜로우신데... (감동) 전 앞으로 얼마를 더 살아야...
씬24/ 미자방 (N)
영옥, 돋보기 쓰고 컴퓨터 화면 보고 있다.
영옥 (O.L) 얼마를 더살긴.. 인터넷에 다 떠도는 얘기구만~ (화면보며) 오늘은 또 뭐가 있나~ 자식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방법? 우선 만원짜리 통장을 자식 수 만큼 만들구 자식들 올 때마다 몰래 몰래 보는 척 하다 숨겨... 이거
좋네.
영옥, 열심히 컴퓨터 보는데서.
씬25/ 원룸 거실 (N)
윤아, 전화 통화 중이다.
윤아 연인들한테 영화관을 통째로 빌려준다고 그러던데~ (사이) 시간이요? 오늘 저녁이면 좋겠는데, 네! 네! 식사도
나오는 거죠. 알겠습니다. (끊는)
지영, 꼬집힌 팔보며 걱정스럽게 나온다.
지영 나 아무래도 병원 가봐야...
윤아 (OL) 너 오늘 뭐하냐?
지영 병원 말곤 다른 건 없는데.
윤아 너 영화 보러 갈래?
지영 영화?
윤아 연인들한테 극장을 통째로 빌려주는 거 알아?
지영 그런데 비싸잖아.
윤아 내가 니네 화상.. (아차!) 니네 커플을 위해 특별히 준비했다.
지영 진짜? 오빠한테 얘기하고 와야지. (나가는)
윤아 (E) 정민씨와 에피소드를 만들기 위해선 The 화상‘s 도 지들만의 에피소드를 만들게 해야한다. (씩
웃으면서 전화한다 ON) 정민씨 난데~ 지영이랑 동직오빠 영화보러 간다네. 우리 각자 밥 해 먹기도 귀찮은 데 같이
먹을까? (밝아지는) 알았어 그럼 내가 밥 해놓고 있을게.
윤아, 신나서 주방으로 간다.
윤아, 찬거리 할만한 거 꺼내 놓는데.
윤아 우리 정민씨가 뭘 잘 먹을라나?
지영 (들어온다) 오빠 안 간대.
윤아 (버럭) 왜? 왜 안간대?
지영 그게...
윤아, 쌩하니 옆집으로 간다.
씬26/ 남자 원룸 거실 (N)
동직, TV 보고 있는데, 윤아, 씩씩거리며 들어오고,
지영 따라온다.
윤아 (따지 듯) 왜 안가는 데 왜?
동직 (지영 보면)
지영 오빠 보다 인기순위 높은 배우가 나오는 영화는 안 보겠대.. 그거 보면 걔네 인기만 더 올라간대..
윤아 (어이없어 버럭) 아니 오빠 보다 인기 없는 사람이 영화를 어떻게 찍어?
지영 (슬쩍 윤아 잡는다) 나두 오빠보다 인기 있는 사람 나오는 영화 싫어.
동직 지영이두 가만 있는데 니가 왜 그래?
윤아 (할말 없자 또 버럭) 지영이가 불쌍하니까 그렇지! 데이트도 많이 못하니까~ (확 나가버린다)
동직 (감격) 너 아주 좋은 친구 뒀다.
지영 (감격) 그런 거 같아!
씬27/ 미자방 (N)
영옥, 아직 인터넷 하고 있고, 미자 들어온다.
방 바깥 쪽 살피다가 이불 걷는데 팔베개 있다.
미자 현우씨 딱 하루만 더 베고 진짜 버릴게.
미자, 베개 베고 눕는다.
행복한 듯 미소 짓다가 풋 하고 웃는.
미자 (수줍게) 현우씨! (킥킥 웃다가) 미자 오랜~~ 만에 같이 누워 보는 군! (경아 흉내) 어머! 부끄러워요.
현우씨 더 꼭 안아주세요.
미자, 재밌는지 베개잡고 뒹굴뒹굴 거리는데,
영옥, 책상에 앉아서 기가 차다는 듯 보는
영옥 아주 생쑈를 해라 쑈를...
놀라 일어나는데, 베개 그 상태다.
영옥, 달려와 미자 등짝 때린다.
영옥 이제 한다 한다 별짓을 다 해! 서른 살이나 처먹어서 결혼도 안한 년이 동네 부끄럽게...
미자 하 할머니... 여 연기 연습이야...
영옥 연기연습? 니가 무슨 에로 배우냐? 이런 걸 연습하게?
미자 (OL) 할머니! 할머니가 생각하는 거 아니거든~
영옥 잔소리 하지말구 냉큼 안갖다 버려?
씬28/ 집 앞 (N)
미자, 툴툴거리며 나온다.
미자, 집 안쪽 한번 입 삐죽 내밀고, 팔베개
분리수거 박스에 넣는다.
미자 (아쉬운) 현우씨! 안녕! (흑 하며 들어가고)
팔베개 한참을 카메라에 비추는데
불쑥 누군가의 손 나타나 팔베개를 들고 간다.
씬/ 공원 외경 (D) - 브릿지 M
씬29/ 공원 일각 (D) - ENG
현우, 기운 없고, 뚱한 미자 와서 잔디밭에 앉는다.
현우 어제 잠 못 잤어?
미자 ...
현우 왜? (슬쩍) 팔베개 없어서?
미자 버렸다니까~
현우, 웃으며 뒤로 눕는다.
현우 (자기 팔 가리키며) 버려? 여기 있는데?
미자, 쓱 쳐다보고 입 계속 내민다.
현우 싫음 말구.
미자, 그 표정으로 조용하게 눕는다.
현우 그 팔베개보다 훨씬 좋지?
미자 별루~ 그 베개가 훨씬 좋네 뭐!
현우, 웃는데, 미자 따스하고 좋다.
씬30/ 할머니 방 (D)
영숙, 혜옥 팔짱끼고 이게 뭐지? 하는 표정
보면 미자가 버린 팔베개 앞에 놓여 있다.
혜옥 (반짝) 그거네 그거! 마네킹!
영숙 그럼 나머지 팔은?
혜옥 ...그래서 버렸나?
영숙 (한참 보다가) 그거 아닌가?
혜옥 뭐?
영숙 왜 장희빈두 이런 인형 만들어 놓구, 미운사람 바늘로 푹푹 찌르구 그러잖어~
혜옥 눈 꺼지면서, 종이랑 연필 찾아 뭔가 쓴다.
영숙 뭐 하나 쳐다보면.
혜옥, 인형에 종이 붙이는데, 김영옥이라고 써 있다.
혜옥 (막 꼬집으며) 언니라구 잘 해주는 것도 없이 맨날 때리구 구박만 하구...
영숙 (베개 확 뺏으며 머리 쥐어박는) 하는 짓이라군.
혜옥 입 삐죽 내밀다가 다시 뭔가 종이에 적는데.
영숙 너 내 이름만 써봐?
씬31/ 차 안 (D) - ENG
윤아, 비장한 표정으로 운전대 잡고 있다.
윤아 (E) The 화상‘s 를 떼어 논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다. 정민씨랑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오직 이것
밖에 없다.
정민, 문 열고 탄다.
정민 무슨 일인데? 대체 어딜 같이 가자는 거야?
윤아 미사리!
정민 미사리는 왜?
윤아 꼬치꼬치 묻긴 내가 어디 나쁜데라도 데리고 갈까봐? (E) 난 추억을 위해 정민씨를 납치한다.
씬32/ 공원일각 (D) - ENG
미자, 현우 둘이 팔베개 하고 잠들어 있다.
미자, 잠에서 깬다. 현우도 깬다.
미자 좋다! 태어나서 이렇게 달콤한 낮잠은 처음이었던 거 같아.
현우 나두~
미자 몇시야?
현우 (시계보며) 두시! (하다가) 두시? (헉!)
둘 (헉 놀라는) 더빙!?
현우, 미자 후다닥 일어나 달려가는데
현우 안 온다. 미자 뒤 보면
현우 뛰는데, 한 쪽팔 덜렁거리며 온다.
미자 자기 왜 그래?
현우 팔 저려~
씬33/ 녹음실 (D)
성우들 팔짱끼며, 기다리고 있는데,
미자 후다닥 들어온다.
승태 어디 갔다 이제 오냐?
미자 미안 미안~ (눈치 보다) 근데 지피디는?
동균 선배 운 좋은 줄 알어. 지피디두 아직 안 왔어.
현우, 후다닥 들어온다.
현우 죄송합니다. 바로 녹음 시작 할게요.
현우, 오른 손으로 대본 펴고, 큐 싸인 주고,
왼팔은 덜렁거린 채 콘솔 조작하려는데 잘안된다.
씬34/ 할머니 방 (D)
영숙,혜옥 누워 있다. 혜옥은 팔베개 하고 있는데
혜옥 불편한지 계속 이리저리 씨름하다 제대로 베게 되는
영숙, 조용하니 이상해서 돌아보면,
혜옥 팔베개 베고 누워 있다.
영숙 (신기한 듯 보다가) 편하냐?
혜옥 응 이렇게 하니까 엄청 편해! 언니두 해볼래?
영숙, 받아서 해보는데, 좋다.
혜옥 좋지? 죽은 서방 돌아온 거 같지?
영숙 결혼두 안한 기집애가... 좋긴 좋으네~
혜옥 언니 나두 나두!
혜옥, 팔베개 한다.
혜옥 막 잠도 슬슬 오는 게 너무 좋다!
영옥, 들어와서 보곤, 기가 찬 표정이다.
영옥 그거 이리내!
혜옥 왜?
영옥 (열 받은) 미자두 모자라서 이제 너까지 쇼를 하냐? 늙을래면 곱게 늙든가.. 얼른 안내놔?
혜옥 싫어 이게 얼마나 편하구 좋은데...
영옥, 혜옥 등짝 때리기 시작한다.
혜옥, 악쓰면서 절대 팔베개 놓지 않는다.
영숙, 가만 보다가 팔베개 빼앗아 휙 던지고는
혜옥, 꼭 끌어 안는다.
영숙 (혜옥 다독이며 슬픈) 일단 우리가 살아야지~
영옥 (가위 들고) 내 이 요사스러운 거 다신 못 쓰게만들어야지~
영옥, 팔베개 가위로 쥐어뜯으면,
영숙, 혜옥 독기 품은 눈으로 영옥 본다.
씬/ 시골 전경 (N)
씬35/ 차안 + 차 밖 (N) - ENG
윤아, 정민 차타고 가고 있다.
윤아 (E) 술 한 잔 먹구, 술 취해서 운전 못한다구.. 밤새 정민씨랑 단둘이 얘기하다 그러다 뭐.. 의뭉스런
웃음) 오윤아 정민씨랑 추억 한번에 만든다.
그때, 차 갑자기 힘 빠지며 멈춘다.
윤아 어 왜 이래?
정민 기름 떨어진 거 아니야?
윤아 아닌데~ (이런~) 어쩌지?
정민 뭘 어째? 보험회사에 연락해!
윤아 (E) 아~ 오윤아 넌 뭐 되는 게 하나도 없냐?
컷 튀면 차 밖에서 서성이는 둘,
윤아, 시무룩하다.
정민 (투덜) 차! 광고 보면 10분도 안돼서 오두만~
윤아 미안해!
정민 미안하긴 뭐 (둘러보다) 나름대로 운치있고 좋네.
정민, 보닛 위에 눕는다. 윤아 보면
정민 우와~ 별 진짜 많다~
윤아, 하늘 쳐다보면.
정민 그러구 보면 목 아퍼! 이리와 누워봐!
윤아, 얼떨떨해서 보닛에 눕는데
정민 윤아씨 덕분에 서울에선 못 보는 별도 보고 좋네
윤아 표정 점점 환해진다. 둘 환하게 웃는다
윤아 (E) 이렇게 해서 기대하지 않았던 정민씨와의 추억이 하나 쌓였다.
둘, 별 보는 모습에서. F. O
씬36/ 거실 (N) - 에필로그
F.I 영옥, 성경책 보고 있다.
영숙, 혜옥, 슬그머니 와선 영옥에게 인절미 내민다.
그리고는 독기 어린 눈으로 보는데.
영옥, 인절미 보더니 어이없다.
영옥 (버럭) 이것들이~
혜옥, 영숙, 후다닥 도망가는데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