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 울릉도 일주, 망망대해 속 화산도
인기멤버
hanjy9713
2024.05.10. 08:24조회 4
댓글 0URL 복사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울릉도 일주, 망망대해 속 화산도
전국에 멋진 해변길이 지천이지만 그 중 가장 특이한 해변 두 곳을 꼽으라면 단연 제주도와 울릉도다. 제주도와 울릉도는 화산 폭발로 생겨난 화산섬이고, 해안은 용암이 굳어져 만들어진 기묘한 절경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제주도와 울릉도는 같은 화산섬이라도 성격은 판이해서 각각의 개성으로 두 바퀴를 매혹한다.
독도전망대에서 내려다본 도동항
좁은 협곡에 시가지가 들어서 있다.
제주도가 완만하게 퍼졌다면 울릉도는 치밀하게 꽉 조여 있다. 섬을 이룬 화산체인 한라산(1,950m)은 둔중하고 성인봉(984m)은 급준하게 치솟았다. 제주도에는 준평원이 많지만 울릉도는 송곳 하나 세울 데 없을 것만 같은 격렬한 산세다.
해안도로는 대부분 절벽과 나란하고, 바다는 포말이 튈 정도로 가깝다.
도동을 출발해 사동항을 돌아나가면 나오는 통구미의 거대한 거북바위
해변 역시 급하게 흘러내린 용암이 빠르게 식어 온통 절벽을 이루고, 동해의 그 깊은 바다는 검푸른 빛으로 심연을 가린다. 한마디로 울릉도는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한 경관으로 가득하다. 해안일주도로 50km 내내 거대한 기암절벽이 이어지고 뭉텅뭉텅 떨어져 나간 용암덩이는 온갖 기묘한 형상으로 파도와 바람에 맞서고 있다. 규모는 제주도가 훨씬 커서 울릉도의 25배를 넘는다. 울릉도의 면적은 72km2(제주도는 1,848km2)다.
거북바위 이후에는 터널이 여럿 나온다. 좁은 터널은 입구에 신호등이 있다.
울릉도는 독도를 제외하면 육지에서 130km나 떨어져 가장 먼 섬이다. 아무리 맑은 날이라도 사방을 둘러봐야 92km 떨어진 독도만 희미하게 보일 뿐 망망대해가 시야를 가르는, 참으로 멀고 동떨어진 곳이다. 게다가 제주도처럼 푸근하기보다 우악스런 산세는 어딘가 괴기스럽고 마치 공룡시대로 들어온 듯 신비롭다.
이중나선으로 돌아나가는 수충교
온통 기암괴석과 가파른 절벽으로 이루어진 울릉도의 해안선을 자전거로 돌아보는 것은 이 거대한 ‘절경 덩어리’를 가장 가깝고 깊이 있게 만나는 길이다. 해안도로가 완전히 연결되지 않아서 보통은 자동차로 도동을 중심으로 서쪽과 동쪽의 명소들만 둘러보기 쉬운데, 그렇게 해서는 이 웅대한 해안절벽과 그 거친 질감, 파도소리 등을 품안에 가두기 힘들다.
현포령은 구절양장 같은 12굽이 고갯길이다.
울릉도 내의 유일한 평지라고 할 수 있는 나리분지도 힘들더라도 올라보아야 한다. 험한 산자락 가운데 갑자기 별세계처럼 잠겨 있는 평원은 실로 경이적이다. 백두산 천지나 한라산 백록담 같은 화산 분화구이지만 물이 빠져 평지만 남은 것인데, 파도소리와 세상사에서 절연된 듯 고요한 분위기는 시간이 멈춘 듯하고 지형과 풍경, 식생도 달라서 아득한 고생대로 들어선 것만 같다.
거의 수직으로 430m나 치솟은 송곳봉의 위용은 압권이다.
섬의 동북쪽 죽암에서 내수전 간 약 4km는 아직 해안도로가 개설되지 않아 해발 300m를 넘나드는 험준한 산기슭을 파고드는 좁은 산길이다. 그래서 대부분 자전거를 끌거나 메야 하는 불편함은 있지만 햇빛과 조망이 철저히 차단된 원시 밀림과 곧추선 듯 가파른 경사면이 신비감을 더한다.
나리분지 왕복을 포함해 해안 일주 거리는 60km 정도로 그리 길지 않으나 험한 고개와 산길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시간과 체력 소모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일정을 하루 종일로 잡아야 한다. 대신에 울릉도는 장구한 세월 동안 간직해온 그 신비의 속살을 넉넉히 보여줄 것이다.
신비로운 적막감이 감도는 나리분지
물이 빠진 화산 분화구 지형이다.
추천 코스
도동항 → 남양리 → 태하리(모노레일) → 현포령 → 현포항 → 추산리 → 천부리 → 나리분지 → 섬목 → 관음도 → 석포 → 정매화곡쉼터(산길) → 내수전 → 저동 → 도동(총 60km, 10시간 소요)
일정 짜기
울릉도의 해안도로는 44.2km가 개설되어 있고 대부분 시멘트 포장로다. 2박 3일 일정이라면 육지에서 출항한 배가 도동항에 오후 1시 무렵 도착하므로 첫날은 도동 근처의 독도전망대나 행남해안보도 등지를 둘러보고, 다음 날 아침 일찍 출발해 하루 종일 섬을 일주하는 것이 좋다.
방향은 상관없지만 도동에서 시계방향으로 도는 것이 페이스를 유지하기에 편하다. 마지막날 오전에는 일주 유람선을 타보는 것이 좋다. 바다에서 보는 울릉도는 또 다른 장관으로, 자전거 일주 후에 유람선을 타보면 울릉도가 한층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일주 유람선은 하루 2~4회 운항하며 도동항에서 출발한다. 2시간이 소요되고 요금은 2만 5천 원이다.
찾아가기
포항과 동해시 묵호항에서 매일 쾌속선이 출항한다. 각 3시간이 소요된다. 포항 오전 9시 50분 출발, 묵호 오전 9시 출발. 울릉도에서는 포항행 오후 3시 30분, 묵호행은 오후 3시 출발이다. 왕복요금은 포항~울릉 13만 9,500원, 묵호~울릉 11만 9,500원. 자전거 별도 요금은 없다. 울릉도~독도 간도 부정기편이 운항한다.
도동이나 저동에 숙소를 정하면 편하다. 북적이는 도동을 떠나 좀더 고급스럽고 쾌적한 공간을 원한다면 바로 이웃한 사동리의 리조트나 펜션을 추천한다.
문의
대아고속해운 1544-5117, www.daea.com
숙박 & 맛집
숙박
도동과 저동에 숙박업체가 밀집해 있다. 이밖에 남양리, 태하리, 천부리, 나리분지에도 민박이 있다.
식사
도동에는 육지에서 먹을 수 있는 대부분의 메뉴가 준비된다. 울릉도만의 특별요리는 오징어회와 오징어내장탕, 오징어불고기, 더덕무침, 산나물무침, 홍합밥, 따개비밥 등이다. 가파른 산악지대에서 키운 약소 불고기도 별미다. 섬 중심지인 도동 외에 저동과 천부항에도 식당이 다수 있다.
향우촌
약소 요리 전문. 도동리 226-3 (054) 791-8383
유의사항
해안 일주도로는 터널을 여러 번 지나므로 안전등과 라이트를 챙겨야 한다. 사동항에서 태하리 구간에 특히 터널이 많다. 일부 터널은 편도 통행이므로 입구의 신호등을 잘 보
[네이버 지식백과] 울릉도 일주, 망망대해 속 화산도 (자전거의 거의 모든 것, 2014. 4. 15., 김병훈)
hanjy9713님의 게시글 더보기
좋아요0
이 글을 '좋아요'한 멤버 리스트
댓글0
블로그/카페 공유수0
공유
클린봇이 악성 댓글을 감지합니다.설정
댓글
댓글을 입력하세요hanjy97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