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트레킹 간다. 이번이 9번째다. 올해 4월부터 트레킹에 가이드를 동반하는 것이 의무가 되었다는데 실제 현장에서는 아직 시행되지 않는다고 한다. 가이드 동반이 필수가 된다고 해서 히말라야 트레킹에 대한 관심이 많이 식었었는데 그렇지 않다니 내가 원하는 트레킹을 할 수 있게되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 동안 대부분의 트레킹을 노포터 노가이드로 했었다.
이번 코스는 쿰부 3패스. 시간 여유가 있으니 육로로 이동해서 저지대부터 시작하여 길게 걸을 생각이다. 3패스와 시크릿 미션 수행이 목표. 총 4주 일정이다. 고소적응이 잘 안되는 체질이라 고소적응일을 자주 가지면서 오를 예정이다. 3패스를 끝내지 않고는 히말라야를 졸업하지 못할 것같다. 마누라는 사서 고생하냐고 이번을 마지막으로 다녀오란다.
신체가 고소적응된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가 혈중산소포화도이다. 예전 갤럭시 모델에서는 산소포화도를 측정하는 기능이 있었는데 요즘 모델에는 없어진 것같다. 지난번 트레킹 때는 2만원 대 저가 측정기를 가져갔으나 측정값이 너무 틀리게 나와서 믿을 수 없었다. 몸상태로 보아 70% 대 일 것으로 확실한데 측정값은 90대 중반 값이었으니 도무지 신뢰가 안갔다. 이번에는 6만원 대 의료기기로 분류되는 측정기를 가져간다. 산소포화도 수치를 보고 트레킹 속도를 조절할 생각이다.
항공편은 12.27 수요일 인천 출발, 1.23 화요일 카트만두 출발인 동방항공으로 구매했다. 금액은 58만원. 특이하게 수요일 ㅡ 화요일 일정으로만 저렴한 동방항공표가 있다. 다른 항공편이 경유라도 80만원 이상이니 저렴한 편이다.
동방항공은 네팔 여행할 때 2번 이용한 적이 있는데 경유지인 쿤밍에 새벽 3시쯤 도착해서 공항 내 불편한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면서 대중교통이 시작될 때까지 기다린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이른 저녁 시간에 도착하는 스케쥴이어서 컨디션 조절에 좋을 듯하다.
중국항공의 경우 경유지에서 무료환승호텔을 제공하기도 하는데 홈페이지에서 예약하려 했으나 찾지 못하여 전화를 하니 내 비행기표는 싼 것이라서 무료환승호텔을 이용할 자격이 안된단다. 30만원 대 비행기표로 4성급 무료환승호텔을 이용했던 남방항공이 그립다.
네팔 갈 때마다 공교롭게도 몸에 아픈 곳이 있곤 했다. 이번에도 2ㅡ3주 전부터 팔이 아팠다. 잘 때도 아파서 깨기도 했다. 병원에서 CT를 찍으니 목디스크로 인한 통증이란다. 일단 신경차단시술 주사를 맞았다. 다행이 통증이 많이 가라앉았다. 트레킹 중에 말썽을 일으키지 않으면 좋겠다.
쿤밍공항이 전철 6호선으로 시내에 연결되므로 6호선 전철역에 가까운 2만원 대 호텔을 예약하였다. 중국공항에서 때에 따라 공항밖으로 내보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혹시 못나가더라도 큰 손해가 없는 저렴한 곳으로 예약했다. 그런데 호텔을 당일 저녁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써있으니 혹시 못나가더라도 손해볼 일은 없겠다.
카트만두에 도착해서 머무를 곳으로 공항 근처 호텔을 예약했다. 다음날 육로로 살레리로 가는데 버스 정거장이 공항에서 2.5킬로 쯤 떨어진 Chabahil이라 숙소에서 정거장으로 걸어가도 된다. 그러니 타멜에 묵을 필요가 없다. 공항 근처에 환전소도 많으니 필요한 환전도 할 수 있다.
트레킹에 준비물은
항공권 여권 바람막이 경량패딩 폴리스 집업티 내복 내의 양말 침낭 장갑 비니 모자 버프 아이젠 스틱 날진물통 선글라스 선크림 슬리퍼 사진 랜턴 충전기 보조배터리 세면도구 수건 치약치솔 손톱깎이 롤화장지 물휴지 약종류(다이아목스는 현지 구매) 도착비자 온라인신청서 신용카드 현금
겉옷과 스틱을 빼고 무게를 재니 8킬로 정도이다. 물을 들고 다니면 9킬로가 좀 넘을 것이라 메고 다니기 적당하다.
공항에 2시간반 전에 도착. 동방항공 카운터로 가니 긴 줄이 보인다. 설마 이 줄이 아니겠지 했는데 그 줄이 맞다. 다른 카운터까지 줄이 이어진다. 아이고야. 한 할아버지가 동방항공 줄인지 묻더니 내 뒤에 선다. 싼 걸 샀더니 한참을 기다려야 한다고 푸념한다. 이렇게 긴 줄은 평생에 처음이란다. 그러더니 내 나이를 묻는다. 왜 남의 나이가 궁금하신가? 모르는 사이로 만나 함께 여행하는 사이라면 모를까 그냥 줄서다 만난 사이인데.. 머리 허연 사람이 배낭을 지고 다녀서인가? 본인은 70중반이라고 친절히 알려준다. 아 그러시군요. 그렇지만 안 궁금한데..
직원이 돌아다니며 탑승이 임박한 승객을 줄에서 빼서 바로 수속해주는 줄로 옮겨준다. 뒤의 할아버지가 직원에게 "아이구 일찍 올 필요가 없네 늦으면 빨리 처리해주니." 라고 불평을 한다.
1시간20분 기다린 끝에 체크인한다. 짐은 쿤밍에서 찾아야 하는 것을 아느냐고 묻는다. 매번 카트만두에서 찾았었는데 바뀌었나? 중국에서 전철 타려면 공항처럼 짐검사하던데 귀찮게 되었군.
보안수속 줄도 길다. 안쪽에 사람들이 많다고 여권체크를 멈추고 기다리게 한다. 라운지에서 여유를 부려볼 생각이었으나 수속이 늦어져서 여유가 거의 없다. 라운지에서 간단히 요기만 한다.
비행기는 3+3 좌석이 있는 737이다. 탑승하고 나서 이륙시각을 40분 넘겨 움직이기 시작한다. 지연사유에 대한 설명이 없다. 그리고 나서도 한참 서있다가 1시간이 지나서야 비로소 이륙한다.
4시50분 쯤 기내식을 준다. 이른 저녁인가 아니면 늦은 점심인가? 김치덮밥 단일메뉴이고 볶음고추장 튜브도 준다. 우리나라에서 보급받은 기내식일텐데 밥이 찰기가 없고 뜸을 잘못 들여 지은 밥같다.
비행시간은 5시간25분이라는데 늦게 출발했으니 늦게 도착한다. 30분 정도 지연되었다.
임시체류비자를 받아야 해서 양식을 작성한다. 비행기에서는 비교적 빨리 나왔는데 수속 줄이 길다. 게다가 한명당 처리시간이 무척 길다. 이러다가 한시간 이상 걸리겠다. 비어있던 옆 창구에 직원이 들어왔다. 눈치를 보다 새로 줄이 생겨서 재빨리 이동한다. 엄청 시간을 절약했다.
임시체류자는 입국수속 후에도 한번 더 심사하는 절차가 있다. 한참을 기다리니 여권을 돌려준다.
쿤밍은 봄의 도시답게 봄날이다. 반팔입은 사람도 있다.
짐을 찾아 나오면서 중국돈이 없어 환전을 하려는데 환전소가 닫혀있다. 내 사무실에 중국돈이 있는데 깜박 챙겨오지 못했다. 밖으로 나와서 찾아보지만 보이지 않는다. ATM기로 돈을 인출하려해도 기계가 보이지 않는다. 공항에 환전소와 ATM기가 찾기 쉽게 있어야 하지 않나.
전철역까지 가서 머신에서 표를 신용카드로 살 수 있을까 봤더니 현금만 받는다. 창구에서 카드로 사려했는데 카드를 터치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내 카드가 터치식이 아닌지 안된다. 우리나라와 방식이 다르다. 다시 공항으로 가서 인포메이션에 환전소를 물어 찾아간다. 5만원을 환전했다. 환율이 상당히 불리하다. 수수료 38위안을 제하고 207.5위안을 받는다. 1위안을 240원에 산 셈이다.
전철역 티켓머신에서 전철표를 샀다.
전철역에 X레이 검색대가 있고 짐을 통과시켜야 한다. 전철역에서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
6호선 종점이 당자항역이고 숙소가 이 근처에 있다. 그런데 지상으로 올라와 찾으려니 잘 모르겠다. gps 가 부정확하고 건물에 호텔 표시가 없다. 돌아다니다 상점에 들어가 물어보니 같은 빌딩 옆쪽에 입구가 있다. 그런데 호텔이라고 써있지 않으니 알 수가 있나. 15층에 리셉션이 있다. 어렵사리 올라가 체크인했다. 빌딩의 몇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내 방은 21층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