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 밤도 야간열차에서 잠을 잤다..
이젠 정말 야간열차에 적응이되는 듯하다.. 몸 컨디션은 최상이다..^^
간밤 로마에서 출발한 기차는.. 중간에 '밀라노'를 거쳐서 스위스 "쮜리히"에 도착했다..
근데 로마에서 잠시 헤어졌던 경희대팀이 그 밀라노에서 우리가 탄 열차에 올랐다..^^
그것도 우리가 있던 옆 컴파트먼트에...
우린 로마에서 예약을했고.. 경희대팀은 밀라노에서 예약을 했는데 바로 옆 컴파트먼트로 예약이 된 것이다..
이 현상을 어떻게 해석을해야할지..^^ 정말 전생에 뭔 인연이 있는 듯..
그래서 우리 일행은 예상보다 빨리.. 또 다시 10명이 되었다..
쮜리히에 도착한 우리는.. 먼저 '융프라우요프'로 올라갈 수있는 전초기지인 인터라켄쪽으로 이동해야했다..^^
[ "융프라우요프"는 알프스의 만년설을 감상할 수있는 해발 3454m의 가장 높은 전망대 ]
그래서 기차타고.. 유람선을 타고.. 인터라켄으로 이동..
스위스의 그 전경.. 정말 이쁜집들과.. 푸르른 대 자연.. 정말 공기 자체가 다른 듯했다..^^
유람선에서 내려서 식빵조각과.. 잼.. 우유로 아침 해결.. -.-;
배낭여행객의 영원한 동반자 "유레일패스"만 있으면.. 스위스에서 대부분의 유람선은 공짜..^^
원래 우리 계획은 인터라켄에 숙소를 잡으려했으나..
로마에서 만난 어떤 사람이 라우터브루넨의 캠핑장를 추천해줬다..
시설도 좋고.. 가격도 쌀뿐더러.. 취사시설이 갖춰져있고..
결정적으로 빈방이 언제나 남아도는 곳이라고..
우리는 그 사람말만 믿고.. 빈방 확인도 전혀 안한 상태에서 인터라켄에서 열차를 타고 라우터브루넨으로 향했다..
근데 막상 그 캠핑장에 가보니..
이론~ 한국인 아저씨,아줌마들로 구성된 버스투어 2팀과.. 대만인들로 구성된 버스투어 1팀..
이렇게 버스투어 3팀이 캠핑장을 점령해버렸던 것이다.. -.-;
남는 방은 당연히 없었고...
산으로 둘러싸인 그곳의 해는 벌써 뉘역뉘역 저물어가고.. 정말 앞길이 막막했다..
그 추운 곳에서 노숙을 해야하나..?? -.-;
결국 우리는 7시가 넘어서야 근처의 작은 호텔(말이 호텔이지 모텔..^^)과 협상에 성공했고..
그곳에서 좀 비싼 값을 주고 그 날밤을 지내야만했다...
시간은 저녁 7시가 훨씬 넘은시간...
우리는 숙소를 잡느라.. 아침으로 먹은 식빵조각 이후 아무것도 못먹고있었다... ㅠ.ㅠ;
저녁식사는 근처 대형슈퍼마켓에서 찌개거리를 사서.. 아까 그 캠핑장에 가서 몰래 해먹자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 우리가 왜 사먹으면 될 것을 가지고 구차하게 캠핑장에 몰래가서 해먹었느냐고 의아해 하시는 분이 계실 듯하네요…
이유는 바로 스위스의 "살인적인 물가" 때문입니다..
'중부유럽'의 물가를 크게 상,중,하로 나눠보면..
영국,스위스는 "상" (영국 < 스위스)
독일,프랑스는 "중" (독일 < 프랑스)<=딴 것은 비슷한데 독일이 먹을 것이 쌉니다..
이탈리아는 "중하"
체코,헝가리는 "하"
이걸 측정하는 가장 정확한 지표는..
바로 "빅맥세트"의 가격..^^
가장 싼 "체코"가 우리 나라 돈으루.. 약 "2천6백원"..
가장 비싼 "스위스"가 우리 나라 돈으루.. 약 "1만여원"..
이 쯤되면.. 스위스 물가가 어느 정도로 살인적인지 이해가 가시죠..^^ ]
[ 배낭 여행 기간 중에 무엇보다 잘 이용해야 할 것이.. 바로 대형슈퍼마켓..
보통 슈퍼마켓보다 상상을 초월하는 싼 가격으로 음식거리를 제공하는 곳이다..
각 나라 별로 대형슈퍼마켓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는 편이 좋을 듯…
각 통신 여행동호회나.. 가이드 북을 찾아보면 나와있을 겁니다…^^]
그 캠핑장에는 "불"은 있었지만 음식을 해먹을 "식기"가 없었다..
그래서 얼굴 두꺼운 우리의 경상도 예비역 형님 두 분(해용이형, 정욱이형)이서..
아까 언급한 한국인 버스투어팀에게서 "식기"를 얻어오셨다..^^
메뉴는 햄찌개..(<=햄,감자,양파,파,마늘,양념고추장,라면을 넣고 끓이면된다..)
맛이 궁금한 사람들은 집에서 해먹어보시기를.. 의외로 괜찮음..^^
장장 12시간 이상을 굶은 우리가 음식을 허겁지겁 먹고있는데..
그런 우리가 안쓰러우셨는지 아님 집에 있는 아들,딸 생각이 나셨는지..
그 한국인 버스투어팀의 아줌마들이.. 그 분들이 먹다남은 된장찌개와 밥.. 그리고 라면, 햇반 등을 주셨다..
우린 모두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야말았다.. 정말 감~사합니다.. ㅠ.ㅠ
약 30인분 분량의 음식을 말끔히해치운 우리는 설겆이를 하고..
그 아주머니들에게 인사를 드리고.. 숙소로 왔다..^^
숙소 발코니에 둘러 앉아서...
스위스의 차가운 밤공기를 느끼며.. 쏟아져내릴 듯 많은 별들을 바라보며...
싸구려(?) 와인 한잔씩을 마시며 두런두런 얘기를 나눴는데... (사실은 귀신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