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비가 내렸고
오늘은 운무가 가득하였습니다.
자고 일어나니 새벽 3시 30분.....
창 밖을 보니 바로 앞동의 아파트 건물이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비슬산 일대는 운무로 가득하였습니다.
새벽 4시 30분이 되어서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운무를 뚫고
비슬산 순환도로를 따라 걷기 시작하였습니다.
산으로 깊숙이 올라갈수록 운무는 더욱 짙었고
가로등마저 희미하였습니다.
그 길을 따라 운무속으로 새벽을 걷는 길은
구름 속의 산책, 그 신비로움의 절정이었습니다.
오늘따라 등산화 안의 지압 깔창을 제거한 터라
발이 아프지 않고 발걸음이 가벼웠습니다.
드디어 급경사 오르막길이 시작되고
손을 크게 흔들어 빠르게 올랐습니다.
계단을 오를 때 뛰어 오르듯이
걷는 것보다 더 빠르게 거친 호흡을 하며 힘차게 올랐습니다.
오르막의 정상에는 벌써 어르신들이 도착하여
다양한 스트레칭을 하며 운동을 하고 있었습니다.
어르신들의 스트레칭은 새벽을 여는 전사답게
가드레일을 이용한 다양한 스트레칭을 하였습니다.
어르신들이 아직 운동을 하고 있을 때
급경사 순환산책로를 따라 내려가 보았습니다.
순한산책로를 따라 가는 길은 가로등 하나 없는 가운데
운무가 더욱 짙었지만 그래도 길은 보였습니다.
어르신들이 먼저 내려 간 후 ......
본격적으로 팔굽혀 펴기를 오천회하였습니다.
지난 해 연말까지 팔굽혀펴기 삼천회를 하다가
신년이 되어서 팔굽혀펴기 오천회를 하고 있습니다.
팔굽혀펴기 오천회는
어르신 가운데 한 분은 순환도로 삼거리까지 세 번을 오르내리는 데
두 번째 올라올 때까지 30여분 동안 하는 집중 운동입니다.
팔굽혀펴기 하루 100회도 하지 않는 사람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만
평생을 팔굽혀펴기 운동만 한 저에게는 그다지 대수롭지 않은 운동입니다.
오늘은 1500회, 1400회, 1300회, 1000회를 하고 나니
어르신이 두 번째 올라왔습니다.
같이 스트레칭을 하고 어르신은 세 번째 내려갔다가 올라오는 동안
저는 가로등 하나없는 순환산책로를 따라 이동하였습니다.
순환산책로는 계곡을 따라 조성되었기 떄문에
순환도로보다 훨신 더 운무가 짙었습니다.
운무가 자욱한 가운데 바로 앞만 보이는 순환산책로를 따라
풍물놀이 보법과 같은 쌍절곤 스텝을 밟으면서 쌍절곤 운동을 하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어두운 길을 혼자 새벽마다 뛰어다니는 저의 모습은
가히 쌍절지존의 면모를 갖추었습니다.
순환산책로 중간 쯤에서 매일 만나는 한 분과 인사를 나누고
운무를 뚫고 산행하는 모습이 평소보다 더욱 대견스러웠습니다.
늘 습관적으로 산행하는 사람은 짙은 운무에도 아랑곳않고 구름 속의 산책,
그 놀라운 신비를 오롯이 체험하였습니다.
계곡의 순환산책로는 운무가 더욱 짙었고
그 길을 따라 쌍절곤 운동을 하며 말로 다 할 수 없는 신비, 그 황홀경을 느꼈습니다.
쌍절곤 운동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걷고 뛰면서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최상의 운동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