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50주년 기념행사가 교우회관에서 이번주 목요일 열린다.
지난 50년 그리고 입학 30,40주년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간다.
흘러가는 세월앞에 모든게 변해간다.
50년전 청운의 꿈을 품고 안암동 캠퍼스에서 4년을 같이한 40명 정외과 동기들도 벌써 5명이 이승을 하직했고,
70년대 긴급조치시대 운동권 동기들도 취직이 안되어 사업하다가 망하고,
사는게 어려워 IMF 시절 여러명이 세상을 떠났다.
(故이윤세 (통계학과) 총학생회장 그리고 서울대 출신 김병곤, 강구철(전경배와 대전고 동기),
정문화 (천영초 동기의 전남편) 외)
“영초언니”의 주인공 천영초 동기도 요양원에서 지내면서,
거의 식물인간이라고 신방과 이화여고 동기가 얼마전 얘기를 한다.
그동안 모임에 자주 참석했던 최낙정, 조경래 동기도 거동이 불편하다.
지난 1월에 입학 30주년부터 활발히 활동하던 송철수 동기도 떠났고,
얼마전 이종기 동기가 초청하여 송철수 부인 & 따님과 대학로에서 식사하면서
미혼인 따님曰 “아부지 친구들 보니 돌아가신 아버님이 많이 생각 난다면서...”
아하 人生無常이여...
生住異滅, 成住壞空 이다.
긴조세대가 꼰대가 되었고, 할매 할배가 되었다.
정외과 26명동기에게 입학 50주년 참석하라고 연락했다.
A동기 曰 “대기업에서 중역으로 퇴직후 칠십되어 5명이상 모임은 참석하기 싫어진다.
여생을 활동적인 삶보다 관조적인 삶을 살고 싶어진다”
B동기曰 “대학로에서 음식점 ”예빈시“ 운영하다가 코로나로 인하여 문닫고
얼마전 팔당호 인근 퇴촌에서 BBQ 치킨점을 오픈해서 바쁘단다.”
C동기 曰 “미국에서 CPA로 일하면서 입학 30주년도 일부러 비행기 타고 와서 참석하였는데,
계룡시에서 살면서 그동안 40년 이방인으로 미국에서 산 인생스토리 쓰고 있고,
하필 그날이 대전고 졸업 50주년이 곂쳐서 불참 죄송!”
D동기 曰 “아직도 자식이 제대로 취직이 안되어 함께 인천 송도에서 과일가게를 하느라
새벽부터 밤 늦게 까지 일한단다. 애비는 예전에 잘 나가던 주택은행 지점장 출신인데...”
E동기 曰 “방송국 사장 은퇴후 지리산 자락에서 책 쓰고, 소일하면서...”
F동기 (前방위사업청장) 曰 “그날 하필 다른 모임하고 겹쳐서 죄송...”
불참 사연도 가지가지면서 우리들 인생은 그렇게 흘러간다.
살아 있는 게 무언가?
숨 한번 들여 마시고 마신 숨 다시 뱉어내고...
가졌다 버렸다,버렸다 가졌다.
그게 바로 살아 있다는 증표 아니던가?
그러다 어느 한 순간
들여 마신 숨 내뱉지 못하면
그게 바로 죽는 것이지.
生縱何處來(생종하처래)
死向何處去(사향하처거)
生也一片浮雲起(생야일편부운기)
死也一片浮雲滅(사야일편부운멸)
浮雲自體本無實(부운자체본무실)
生死去來亦如然(생사거래역여연)
생이란 어디로부터 왔다가
죽음이란 또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생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일어남이요
죽음이란 한 조각 뜬구름이 멸하는 것이로다.
뜬구름 자체가 본래 실이 있는 것이 아니니
나고 죽고 오고 감이 모두 그와 같도다.
千計萬思量(천계만사량)
紅爐一點雪(홍로일점설)
泥牛水上行(이우수상행)
大地虛空裂(대지허공렬)
천 가지 계획과 만 가지 생각이
불타는 화로 위의 한 점 눈(雪)이로다.
진흙 소가 물 위로 걸어가니
대지와 허공이 갈라지는구나.
-서산대사의 해탈詩에서-
70평생 지난 자취는 흔적도 없이 잊혀가고, 먼지 같은 개인은 늙고 시들고 사라져 간다.
삶이란 그날 그날 주어지는 것이고, 살아 생전의 喜悲哀樂은 물결 같은 것.
연꽃은 진흙을 떠나 살 수 없기에 煩惱 즉 菩提이지, 저멀리 무지개 위에 보리가 있는 것이 아니다
-현재의 삶이 소중한 이유는 언젠가 끝나기 때문이다.
-오늘 여기 살아 있지만
내일 이곳을 떠날 우리...
그래서, 나는 내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오늘 최선을 댜해 사랑하리라 마음 먹습니다.
故 김 동길 교수의 “세월”詩에서
입학 50주년 멋진 파티를 기대하며,
입학 60/70주년, 앞으로 10/20년후 나의 삶은 어떻게 될지?
Nobody Know...
정외과 김 안호 拜
첫댓글 의미있는글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