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그 섬마을엔
참나리꽃이 피었을 것이다
둥굴레꽃이 피었을 것이다
마을 미루나무엔
지난 겨울 날리다가 걸린 연살들이
돋는 새잎에 가려지고 있을 것이다
뚱뚱감자꽃이
백옥 같은 말씀들을 피워 물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을 것이다
둥굴레꽃은 피어서
뚱뚱감자꽃들은 피어서
환하지도 않아도 될 슬픔 같은 것까지도 환한 먼 마을
소묘 1 -장석남-
이 시인의 고향이 덕적도라고 했던가?
고향이 섬마을인 사람이 어찌 시인뿐이랴. 두고 온 고향은 모두가
바다 저쪽 , 쉬돌아갈 수 없는 먼 뱃길 저쪽의 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