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는 고령층 인구 증가와 출생률 저하를 겪으며 2025년부터 초고령 사회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회는 초고령 교회라는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경험하고 있으며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안타깝게도 교회 안에는 노화와 노인에 대한 기독교적 인식이 부족하고 노인 사역을 위한 실천적 자원이 빈약하다. 기독교 노화 문화가 정립되지 않아 교회가 일반적인 노화 문화에 그대로 영향을 받으며 사회의 노인복지 프로그램을 답습하는 모습을 보며, 노인 사역의 본질적인 목적과 가치가 희미해지고 방향을 잃어가는 듯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2023년을 돌아보며노인 사역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노화와 노인에 대한 인식 개선’이다. 인생 후반부에는 ‘노화 상실’과 ‘죽음 공포’로 인해 노화와 노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왜곡돼 고착되기 쉽다. 그래서 노인 사역이 얼마나 건강하고 활기차게 이뤄지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도 노화 인식 문제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2023년의 한국 교회 노인 사역을 돌아볼 때 노화 인식 개선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점차 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인생 후반부에 하나님의 인간 노화 프로젝트의 내용과 목적을 분명히 이해하고 소명을 갱신해 영적 성장에 이르도록 교육하고 훈련하는 일이 노인 사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2023년에 노인 사역과 관련해 주목할 만한 일은 《한국 교회 트렌드 2023》에서 “활기찬 노년”(active senior)이 주요 주제로 다뤄졌고 〈한국기독교시니어사역연합〉이라는 노년 사역자들의 플랫폼이 구성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기독교 노인 사역과 관련된 서적이 최근 2-3년 사이에 꾸준하게 출간되고 있다: 《그리스도 안에서 나이 듦에 관하여》(2021), 《시니어 돌봄 사역》(2022), 《시니어 상담》(2022), 《백세 시대 시니어로 살기》(2022), 《나이를 잊고 사는 삶》(2023), 《나이 듦이 아름답다》(2023).
2023년에 개교회에서 진행된 노인 사역 프로그램은 주로 노인대학 운영, 세미나, 지도자 일일 워크숍, 48주 집중 프로그램 등으로 이뤄졌고, 영성노년학 전문가 양성 과정도 목회자와 심리상담사, 평신도 지도자,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또한, 2023년의 노인 사역과 관련된 주목할 만한 강연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독교적 시니어 돌봄”과 “활기찬 노년 교육을 위한 협력적 모델”(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지도자 세미나), “초고령 사회 노인목회의 이론과 실제”(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사회복지현안세미나), “액티브 시니어 사역 개발”(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남연회 목회계획세미나) 등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노인학교연합회, 한국샬롬노인복지원, 대전노년목회협의회, 한국영성노년학연구소/노화성장센터 등이 꾸준하게 노인 사역을 위한 교육 훈련 과정을 실행해 오며 한국 교회 노인 사역을 지원하고 있다. 이 외에도 여러 노인 사역 기관이나 단체를 통해 한국 교회에서 노인 사역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 교회는 여전히 노인 사역의 필요성을 어렴풋이 느낄 뿐 절감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여겨진다. 또한, 노인 사역이 풍성해 보이기는 해도 노인 사역의 본질이 왜곡돼 있거나 노인 사역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은 모습을 보며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그럼에도 2023년은 건강한 노인 사역의 긍정적인 가능성을 엿보고 기대할 수 있는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2024년을 기대하며이제 한국 교회는 2024년을 시작하며 고유한 자원과 역량을 기반으로 노화와 노년의 삶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방향 그리고 구체적인 실천과 적용을 제시하며 노인 사역을 새롭게 열어가야 한다. 교회는 전통적인 영혼 돌봄의 자원, 현대적인 목회 돌봄과 목회 상담 자원, 성인 신앙 형성 교육 자원을 갖추고 있다. 이와 함께, 교회는 훌륭한 조직과 체계, 인적 자원이 있고, 교육과 훈련, 모임과 교제를 위한 물리적 공간이 있으며 많은 노년층에게 접근성이 좋다. 교회는 이러한 내외적인 자원과 역량을 바탕으로 노화 인식 개선 교육, 노화 문화 체득, 시니어 사역 활성화 등을 더 조직적이고 풍성하게 이뤄 갈 수 있다.
2024년은 기독교 노화 문화가 우리 사회의 노화 문화를 선도하려는 비전의 작은 발걸음을 내딛는 해가 되길 기대한다. ‘건강한 노화와 활기찬 노년의 삶을 살려면 교회에 가야 한다’는 인식이 우리 사회에 널리 보급될 수 있도록 힘써야 한다. 이러한 비전은 결코 선언이나 구호, 확신과 당위성, 의지와 열정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과감한 혁신, 그리고 결단과 집중이 요구된다. 노인 사역은 교회 전체 사역과 직결되고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노인 사역을 노년층에만 국한시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노인 사역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이 늘고 있는 만큼 2024년에는 개교회 목회 계획에서 노인 사역 비중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긍정적인 전망과 기대를 품고 한국 교회의 노인 사역의 방향성을 제안한다:
첫째, 신학교 교과 과정 개편이다. 목회학 석사 과정에 노인 사역 관련 과목이 포함되도록 교과 과정 개편을 위한 구체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둘째, 노인 사역 전문 목회자 양성 목회자를 위한 재교육을 통해 영성노년학 전문가 교육 훈련(이론과 실습)이 체계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셋째, 평신도 지도자 교육 훈련 중장년부 소그룹을 이끄는 평신도지도자, 목회상담사와 심리상담사, 기독교사회복지사 등을 위한 노화와 성장의 교육 훈련이 이뤄져야 한다. 넷째, 교육 훈련 내용개발 및 보급 한국 교회의 시니어 사역 콘텐츠 개발과 교육을 위해 신학교와 교회가 진정성 있게 협력해야 한다. 다섯째, 상호 연대감과 책임 의식에 기반한 소그룹 활동 촉진 사람을 변화시키는 데 가장 효율적인 방법 중 하나인 소그룹 활동에 대해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소그룹 지도자 양성을 위한 실제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여섯째, 기독교 노화 문화 보급 기독교 노화 문화 정립 및 확산을 위한 신앙적인 노화 인식 캠페인이 전 교회적으로 시작돼야 한다.
첫댓글 할일이 참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