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여러 차를 시승하다 보면 의외의 곳에 의외의 기능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최근 우리가 발견한 숨은 기능을 공개한다 i8 보닛 열 줄 아는 사람?보닛 여는 게 뭐 어렵냐고? 레그룸 안쪽에 있는 레버를 당기면 되지 않느냐고? BMW i8은 다르다. 운전석 레그룸 안쪽에 보닛을 여는 레버가 없다. 혹시 테슬라 모델 X처럼 보닛을 여는 레버가 아예 없는 건 아닐까? 그렇진 않다. 도어 힌지 아래쪽에 있는 네모난 덮개를 열면 고무로 된 고리가 나타나는데 이 고리를 당기면 보닛의 봉인이 해제된다. i8은 재규어 F타입처럼 윈드실드 쪽에서 보닛이 열린다. 그런데 보닛 안에 엔진이 보이질 않는다. 당연하다. i8의 엔진은 트렁크 앞쪽에 있다. 트렁크를 열고 깔끔한 덮개를 벗겨내면 두툼한 흡음재와 철판이 차례로 나타난다. 나사를 모조리 풀어 철판을 들면 그제야 엔진이 모습을 드러낸다. 참, 꼼꼼히도 숨겨(?)놨다. 그런데 문득 궁금해졌다. 워셔액은 어떻게 넣지? 보닛 속에도, 엔진룸에도 워셔액 구멍이 없다. 설마 워셔액을 넣는 구멍이 없는 걸까? 그럴 리가! i8은 조수석 쪽 앞유리 아래, 와이퍼가 움직이는 곳에 워셔액 구멍을 숨겨놨다. 네모난 덮개를 열면 구멍이 나타난다. 워셔액 넣으러 서비스센터에 가지 않아도 된다. 쏘나타 트렁크를 열고 싶다면?대체로 자동차의 트렁크 열림 버튼은 트렁크 리드 아래에 있다. 하지만 현대 쏘나타는 트렁크 아래를 아무리 뒤져도 버튼을 찾을 수 없다. 엠블럼에 버튼을 숨겨놨기 때문이다. ‘H’ 로고 위쪽을 누르면 트렁크가 스르륵 열린다. 스마트 트렁크 기능을 챙긴 프리미엄 이상 모델은 이 버튼을 누르지 않고도 트렁크를 열 수 있다. 스마트키를 지닌 채로 트렁크 주변에서 3초 이상 어슬렁거리면 트렁크가 자동으로 열린다. 아반떼도 쏘나타처럼 ‘H’ 로고 위쪽에 트렁크 열림 버튼을 숨겨놨다. 참고로 벨로스터는 뒷유리에 달린 와이퍼 아래에 트렁크 열림 버튼이 있다. 미니 뒷시트는 어떻게 접을까?미니 컨버터블은 뒷시트 등받이를 접을 수 있다. 그런데 등받이를 접는 버튼이 시트가 아닌 트렁크 안쪽에 있다. 트렁크에 달린, 시트 모양이 그려진 레버를 당기면 뒷시트 등받이가 앞으로 넘어간다. 재규어 XF와 BMW 3시리즈, 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도 모두 시트가 아닌 트렁크에 뒷시트 등받이를 접는 레버가 있다. 미니 컨버터블에는 기발한 기능이 하나 있다. 짐을 쉽게 실을 수 있도록 트렁크 입구를 넓힐 수 있는 기능인데, 트렁크 안쪽 양옆에 ‘이지 로드’라고 써 있는 레버를 당기면 트렁크 윗부분이 들리면서 입구가 넓어진다. 레버 아래를 트렁크 양옆에 달린 금속판에 올리면 입구가 두 배 남짓 넓어져 20인치 여행용 가방도 쉽게 실을 수 있다. QX30의 내비게이션을 켜고 싶다고?국내에서 팔리는 인피니티 QX30은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을 품고 있다. 그런데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어디에도 내비게이션을 켜는 메뉴가 없다. 10분쯤 디스플레이를 뒤적이다 결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변속레버 아래에 있는 디스플레이 조작 다이얼 아래를 보면 거꾸로 된 화살표가 그려진 버튼이 있을 거예요. 이 버튼을 꾹 누르면 디스플레이가 내비게이션 화면으로 바뀝니다.” 글로벌 판매 모델은 이 조작 다이얼 맨 위쪽에 내비게이션 버튼이 있지만 국내에 들어온 모델은 그곳이 통화 버튼으로 바뀌면서 내비게이션 조작 버튼이 사라졌다. 그래서 대신 이렇게 다른 버튼에 내비게이션 시작 기능을 숨겨놨다.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적용한 수입차의 경우 이런 일이 종종 있다. 포드와 푸조는 운전대에 내비게이션 버튼을 숨겨놓기도 했다. 랭글러의 윈도 스위치를 찾아라지프 랭글러에 탄 어시스턴트 에디터가 앞문을 활짝 열고 큰 소리로 외쳤다. “선배, 이 차에 윈도 스위치가 없어요!” 보통의 자동차는 도어 안쪽에 창문을 여는 스위치가 있다. 하지만 랭글러는 독특하게도 센터페시아 가운데 스위치가 있다. 앞뒤 창문 모두 이 스위치로 열고 닫아야 한다. 랭글러는 왜 이렇게 엉뚱한 곳에 윈도 스위치를 달았을까? 오프로드에서 왼손은 늘 운전대를 쥐고 있어야 하므로 센터페시아 가운데 윈도 스위치를 달았다는 얘기도 있다. 참고로 미니도 센터페시아 가운데 윈도 스위치를 달았다가 3세대 모델부터는 도어 쪽으로 옮겼다. QM6 열선 시트 버튼이 암레스트에?페이스리프트된 르노삼성 QM6는 편의장비가 좀 더 풍성해졌다. 뒷자리 등받이를 최대 32°까지 눕힐 수 있어 보다 편하게 앉을 수 있다. 윗급 모델은 뒷자리에 열선 시트도 달았다. 그런데 시트 주변을 눈 부릅뜨고 살펴도 열선 버튼을 찾을 수 없다. 암레스트 앞쪽에 숨겨놨기 때문이다. 뒷자리 암레스트를 내리면 그 앞에 두 개의 버튼이 있다. 음, 시트 쿠션에 있는 것보다 누르기가 수월하다. 포르쉐 시동 거는 법입사한 지 한 달 된 어시스턴트 에디터에게 포르쉐 박스터를 이쪽으로 몰고 오라고 주문했다. 5분쯤 지났을까? 그가 창문을 열고 외쳤다. “선배, 이 차 시동 어떻게 걸어요?” 포르쉐의 모든 모델은 대시보드 왼쪽에 키 박스가 있다. 여기에 스마트키를 꽂고 돌리거나 둥근 더미 키를 돌리면 시동이 걸린다. 그런데 왜 키 박스가 왼쪽에 있을까? 초창기 르망 레이스에서 드라이버들은 스타트라인에 서 있다가 출발 신호가 떨어지면 경주차로 달려가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달려가는 시간까지 기록에 포함되므로 조금이라도 빨리 시동을 걸기 위해 키 박스를 왼쪽에 달았다. 그러면 왼손으로 시동을 걸면서 동시에 오른손으로 변속기를 조작하는 게 가능하기 때문이다. 포르쉐는 그 레이싱 혈통을 강조하기 위해 지금도 대시보드 왼쪽에 키 박스를 달고 있다. 참, 박스터에는 남들과 다른 기능이 하나 더 있다. 컵홀더다. 조수석 쪽 대시보드를 보면 컵이 그려진 기다란 패널이 보이는데 이걸 누르면 그 안에 숨어 있는 플라스틱 컵홀더가 나타난다. 운전자와 동승자가 사이좋게 나눠 쓰라고 두 개를 넣어놨는데 운전석 쪽으로 제법 넘어와 컵을 놓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바닥이 플라스틱 한 줄로 돼 있어서 조금 불안하기도 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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