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아적어. 차용증,금액 500원. 상기금액을 차용했으니 일주일 후 모두 갚겠습니다. 차용인은 너 이름 적어. 얼른!!"
"거 참..... 겨우 500원가지고 너무한다 파워죠."
"땅 파봐라,500원이 어디서 나오냐? 어디서 피같은 내 돈을 안 갚으려고 하고 있어? 어림없는 소리!!!"
"대장네 학교 운동장 철봉 밑에 가면 많아...."
"시끄러 어서 적어!!!"
"stop nagging me,or guit nagging me!!!!"
"...!!"
갑자기 흘러나온 드릴보이의 유창한(?) 영어에 황당해진 파워죠가 듀크의 자리를 쳐다보았고 곧 '지겹다'는 표정으로 줄곧 그들을 지켜보고 있던 그와 시선이 마주쳤다. 아무말 없이 처절하고도 간절한 시선으로 눈빛공격을 퍼붓는 파워죠-"제발 저것 좀 해석해 줘..."-라는 뜻임을 알아챈 듀크는 한숨을 쉬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드릴보이와 파워죠의 시선이 동시에 듀크에게 쏠렸다.
"드릴보이가 말한 뜻은...."
천천히 듀크의 입이 열리기 시작했다.
"뜻은?"
파워죠가 급하게 반문했다.
"바가지 좀 긁지 마-라는 뜻이야.잔소리꾼에게 흔히 쓰이는 말이지."
"푸훗,잔소리꾼이래.... 푸헤헬!!!"
얼굴이 붉어진 파워죠,그를 비웃는 듯 덤프가 웃음을 크게 터트렸다. 파워죠의 분노는 곧 드릴보이에게 향했다.
"드릴보이 이시키, 얼른 이리 안와? 뭐,바가지를 긁지마?"
"500원가지고 째째하게 자꾸 그러니까 그랬다 왜?"
"아아... 한심해,한 녀석은 자기에게 욕하는 소린지도 모르고 다른 한 녀석은 배짱만 두둑하고....바보들....바보들.."
"잔소리꾼이라,시오세에게 가르쳐줘야지. 이름대신 부르라고."
"으윽,그것만은 제발!!!"
"돈 안 갚아도 돼지?"
"오,그건 안돼!!!"
빌드팀 사이에서 왁자지껄하게 웃음이 터졌다. 화가 난 파워죠를 피해 맥클레인 뒤에 숨은 드릴보이나 장본인인 파워죠도 잠시 술래잡기를 멈추고 있었고 듀크만은 어이없다는 듯 고개를 흔들고있다가 시끄러운지 나가버렸다. 시계를 흘깃 보던 데커드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의자를 완전히 젖히고 누워있던 건맥스가 몸을 일으키고는 그를 쳐다보았다.
"어디 가게?"
"커피 마시러 가려고. 습관이 됐는지 아침에 안 마셨더니 어딘지 허전해서...."
"나도 한잔 부탁해도 될까 데커드?"
"물론."
"어제 하루 오토바이 세팅하고 야근했다고... 으으.... 몸이 말이 아니네."
"좀 자둬,피로가 오래 누적되는 것 몸에 안 좋아."
"....그건 동료애의 발현이냐,아니면 그냥 인사냐?"
"마음대로 생각해."
"차가운 녀석..."
수사실 밖으로 나왔다. 갑자기 방향을 잃어버린 느낌이 든 데커드는 왼쪽과 오른쪽을 번갈아 쳐다보다 한숨을 쉬었다. 막막했기 때문이었다. 수사실 안에 있으면 편안했지만 한 발짝만 벗어나면 마음이 불편해진다. 마치 엄마의 손을 꼭 붙들어야하는 아기처럼,조금이라도 떨어지면 불안해지는 아기처럼. 지금의 데커드가 그런 입장이었다. 복도 끝 휴게실로 가려고 생각한 데커드가 몸을 돌렸을 때였다. 그가 몸을 돌려 바라본 쪽에서 무언가 빠르게 다가오는 소리가 들렸다. 뭔가 생각하던 데커드가 미소를 지었다. 소리의 정체를 알고있다는 듯한 미소. 곧 소리는 그를 향해 가까이 다가왔고.....
"데커드,학교 갔다왔어!!!"
'턱!!!'
물체가 그의 품안에 안겨들었다. 몸이 약간 뒤로 밀릴 정도로,남이 보기엔 거의 부딪치는 것 처럼 보이는 모습이었지만 별로 타격은 없었고 부드러운 느낌이 물체를 안은 팔에 따스한 체온을 전했다. 순간,
'으읏!'
무엇인가로 벤 듯한 고통이 가슴언저리에서 느껴졌고 고통에 얼굴을 약간 찡그리며 데커드는 유우타를 내려놓았다.
"그래. 그런데 항상 인사가 이래야 돼는거야? 그냥 천천히 걸어와서 인사하지,그게 더 나을 것 같지 않아 유우(유우타의 애칭)?"
"고치려고는 하는데,너만 보면 그냥 뛰어와서 안기게 돼서... 그런데 표정이 왜 그래?"
"네가 안길 때 뭔가로 긁힌 것 같아,아파서 그래. 칼 비슷한 것으로 벤 듯한 느낌이 들었어."
"칼? 그런 것은 필통속에 넣어두는데?"
유우타는 의아하다는 표정을지으며 자신의 몸을 살펴보았다. 날카로운 것?!! 아침에 쿠루미가 달아준 펜던트가 눈에 들어왔다. 무슨 모양인지는 모르겠지만 모서리가 날카롭고 각이 진 데다가 뾰쪽하게 가시 비슷한 장식도 있어서 날카로워보였다. 데커드가 '칼 같다'고 느낀 것은 펜던트의 가시장식이었던 모양. 물끄러미 그 펜던트를 보고있는 데커드의 시선이 느껴지자 유우타는 그에게 미안해져서 펜던트를 빼고 주머니에 넣으며 사과했다.
"미안해,펜던트 때문이었나봐. 뗀다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거든. 많이 아파 데커드?"
"별로,괜찮으니까 신경쓰지 마. 그건 그렇고 오늘 무슨 좋은 일 있어? 기분이 좋아보여..."
"응,아주 좋은 일이야."
유우타의 얼굴에 미소가 돈다. 정말로 뭔가 좋은 일이 있는 모양. 데커드는 그가 말해줄 때까지 기다렸다.
"데커드,나 메일친구 있는 것 알지?"
"그래,'천 예랑'이라고 한국인 소녀. 그런데 그애가 왜?"
"일본에 온대,예랑이가."
"오늘?"
"응,어제 메일에 내일이라고 적혀있었으니까 오늘이겠지? 우리 동경시로 온다고 그랬어. 친척이 신 동경시에 사는데 놀러온다고. 나랑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너랑?"
"같이 가줄거지?"
"...글쎄... 혼자가도 괜찮잖아,공항은 여기서멀지 않으니까."
"내키지 않으면 할 수 없고...."
시무룩해지는 표정이다,거절할 것 같다고 느낀 모양. 늘상 같이 지내서인지 데커드의 말버릇에 대해 훤히 알고 있는 유우타. '말끝을 흐리는 것은 그다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있지 않을 때,분명하게 말할때는 긍정적이거나 설전(말싸움)할 때,이름을 성까지 정확하게 부르면 화가 난 것.'이라고 자기에게 말해줬다는 레지나의 말이 기억나는 데커드였다. 지금 역시 그다지 내키지 않은 마음,오랜만에 사건이 없이 한가해져서 여러가지 미뤄두었던 일을 하기엔 적격인 날이라서 그러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다른 상대와는 다르게 유우타에게만은 어쩐지 분명하게 "싫어"라고 말할 수 없다. '아직 어리니까'라고 그가 조금은 봐주며 물러서는 이유도 있었지만 유우타의 우울함이 자신때문인 것이 꺼려져서 그러는 모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어지는 데커드의 대답을 기다리던 유우타가 입을 열었다.
"진짜로...싫어? 같이 가주는 것?"
"....."
"싫다고 해도 돼."
"같이 가 줄께,대긴 다음부터는 나한테 물어보고 결정해. 스케줄이 서로 엇갈릴 수도 있으니까."
"응,역시 나는 데커드밖에 없어~!!"
'아아..또 져버렸다....'
"너는 평생 대장한테 잡혀 살 팔자야,더해서...휘둘려질 팔자니까 웬만하면 그냥 포기하고 살아."
'네 말이 씨가 되서 이러는 것 같다는 생각은 안해,드릴보이?'
동경공항.
한 여자아이가 공항 안에서 두리번거리며 누군가를 찾고있었다. 하나로 올려묶은 포니테일형 검은색 긴 머리에 간편한 옷차림이 한눈에도 여행객 같아보이는 모습. 아직 그녀를 데리러 올 사람이 도착하지 않았는지 그녀에게 다가오는 사람도 그녀가 찾는 사람도 공항 안엔 없는 듯 보였다. 버릇인 듯 볼을 부풀리며 소녀는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연신 주위를 살폈다. 그때였다,사람들이 한 곳으로 몰려들며 웅성거리기 시작한 것은.
"와,브레이브 폴리스 대장이다!!!"
"어디? 어디? 어라,진짜네?"
"저런 어린애가 브레이브 폴리스 대장이라고? 거 참.... 어리다고는 들었지만 저 정도일 줄이야....아예 꼬마잖아?"
"데커드도 같이 있네? 소문이 사실인가봐(뭘까?),대장을 호위하러 나왔나봐."
"와.... 사진이나 찍어둘까? 다른 멤버는 몰라도 데커드는 보기기 힘들잖아,매스컴에도 잘 안 드러나고 평소에도."
"브레이브 폴리스....대장이라고?"
소리나는 데로 시선을 돌린 그녀,처음엔 모여든 사람들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 곧 인파를 헤치며 빠져나오는(실은 데커드의 분위기에 눌려 비켜주는...--;;)한 소년과 파란색이 로봇이 눈에 들어왔다. 사람들이 말하는 '브레이브 폴리스의 어린 대장'소년의 시선이 그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그가 금방 시선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을 했지만 상황은 그녀의 생각과는 다르게 무척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소년이 그녀를 보고 빙그레 웃더니 다가오기 시작한 것이다. 순식간에 사람들의 여러가지 감정을 담은 시선이 멍하니 놀라서 서있는 그녀에게로 쏠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전개와 자신에게 모인 시선들로 인해 소녀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고 여전히 미소를 지우지 않은 소년이 그녀앞에 서서 손을 내밀었다. 놀라는 소녀.
"안녕? 남자가 먼저 악수를 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라고 듀크가 그랬지만 내가 먼저 인사할께. 도모나가 유우타야. 넌 천 예랑,맞지?"
"네가.... 그 유우타야? 내 메일친구인?"
"만나서 반가워 예랑아."
어눌한 한국어지만 많이 연습한 듯 비교적 자연스럽게 들리는 인삿말. 예랑은 여전히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 채 앞의 소년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평범해보이는 귀여운 외모의 소년,일본인이라는 것과 남자애라는 것을 제외하면 그녀와 같았으나 그의 등 뒤에서 약간 멀찍이 떨어져 그들을 지켜보고 있는 로봇을 포함시키면 소년은 그녀의 '평범한'테두리에서 크게 벗어났다. '최강의 브레이브 폴리스'가 어린 소년을 대장으로 두고 있다는 것은 그녀도 익히 들어 알고있었지만 그 소년이 자신의 메일 친구일 줄은 몰랐다,유우타를 소개시켜준 친척 시데하라도 말해주지 않았고. 어린대장의 이름이 '도모나가 유우타'라는 것은 들었지만 '세상엔 이름이 같은 사람도 많으니까'라고 생각했던 그녀였는데... 뭔가로 한 대 맞은 것 같은 느낌,책에서만 읽었던 그 느낌을 예랑은 지금 겪고 있었다.
'뭐야,시데하라. 어떻게 이럴수가.... 이런 것을 말 안 해줘서 사람 놀라게 하는 법이 어디있어? 두고보자구~!!'
"동경까지 오느라고힘들었겠다,여기 구 동경은 신 동경을 거쳐오느라고 돌아서 오거든."
"네 메일 읽느라고 잘 왔어. 메일로 만화 보낸 것을 보면서 왔거든."
"잘됐네. 나갈래? 여기 불편하지? 사람들 시선도 있고. 특히나......데커드 네가 제일 불편하겠다."
"불편하긴.... 단지 신경쓰일 뿐이야..."
"아,잠깐만. 너랑 음...."
"그냥 이름 불러도 돼,데커드라고."
"너희들한테..?(고개 갸웃)줄 것 있어."
예랑이 등에 맸던 가방을 바닥에 내리고는 뭔가를 찾는 듯 뒤적거리다가 두 개의-포장지에 쌓여진-상자를 꺼내서 그들에게 건넸다. 유우타가 두개를 받아들어 하나를 데커드에게 건넸고 왜 자신에게 선물을 주는지 의아하다는 표정으로 그는 선물을 받아들었다.
"한국 전통 인형이야,공항 매점에서 팔길래 선물로 주려고 사왔어."
"와~!! 고마워,어쩌지? 나는 선물 준비 못 했는데..."
"괜찮아,동경시내 구경 시켜주면 되니까."
"그럴까? 나가자,진짜로 안되겠다. 사람이 너무 많아졌어."
"마치 유명한 연예인 같아 우리가...."
어느새 그들이 와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지 그들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로 공항이 가득 차 있었다. 유우타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데커드를 보았고 데커드는 잠시 주위를 둘러보다가 곧 유우타를 보았다. 뭔가 시선이 오고가고.... 유우타가 고개를 저었다.
"역시..... 그 수밖에 없어 데커드."
"여기서 그러라고?"
"어쩔 수 없잖아,계속 여기에 갇혀있을거야?"
"지금은 내가 몸을 줄인 상태라서 그래봤자 필요없을 것 같은데?"
"그래도 너는 사람들이 많이 비켜주잖아 지나가라고."
"그건 그렇지만...."
"눈 딱 감고 그냥 해."
한숨을 쉰 데커드가 유우타와 예랑을 각각 양쪽 어깨에 올리고 사람들 사이를 헤쳐나가기 시작했고 수월하게 빠져나오자마자 바로 거리에 내려놓았다. 예랑은 사람들이 브레이브 폴리스 멤버들과 같이 있는 그녀에게 의문스럽다는 시선을 보내는 것을 알고 고개를 숙이며 모자를 더욱 눌러썼다. 시선이 모이는 것은 질색이었다,한국의 학교에서 발표시간을 가졌을 때 억지로 나갔었던 불편한 강단같으니까. 자신을 발가벗기는 듯한 눈길들. 그러나 유우타는 익숙한지 미소를 지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여유로워보였다.
(지금부터의 대화는 통역기의 힘을 빌린 대화임)
"한국에서도 이래,예랑아?"
"글쎄....?한국에는 별로 유명한 경찰집단이 없어서 그런지 이렇게 행동하는 사람들은 못 봤어,연예인들에게만 가끔 이렇지. 아마....우리나라에는 너희같은 팀은 없을거야. 있다고해도 사람들은 모르고 있고.(용자물의 부실)"
"음.... 한국에서 우리가 어느정도로 알려져있어?"
"아주 많이. 첼레비전을 보면 가끔 너희들이 나올때가 있어. 그것을 보고나서는 팬이 된사람도 많고 너희에 대해 궁금해하는 사람들도 많아."
"텔레비전?"
"대외홍보실에서 하는 프로모션이겠지,이런 팀이 있다는 것을 알리기위한 일종의 쇼케이스."
의아해하는 유우타에게 데커드의 간단한 설명이 따랐다.
"근데.... 화면으로 본 것보다 실물이 훨 낫고 멋있는것 같아. 특히 무척 보기 힘들다는 데커드를 내가 직접 보게 될 줄은 몰랐어."
"많이... 우리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 같아."
"일본에서 알려진 것은 한국도 거의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냐,그만큼 언론에서 많이 다루고 팬들도 있으니까. 멤버들 성격이 어떤지 버릇이 어떤지 다 알고있어."
"와... 대단하다. 데커드에 대해서는 어때? 지금 여기 있으니까 들어보고 싶어.
"음.... 무척 어둡고 신비롭게 보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야. 성격이 냉랭해서 다가가기가 힘들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예전에 방송되었던 모습에서 그 냉랭함이 매력있다고 하는 이들도 있었어. 너랑 있는 것이 방송되었을 때는 인간적이라는 소리도 있었구. 그런데 너랑 데커드 어떤 사이야? 친구라거나 형제 사이라기엔 좀 더 가까워보여서."
"글쎄.... 사실 나도 뭐라고 우리 사이를 규정지은 적이 없어서 확실하게 말하기는 그렇네. 다른 사람이 보기엔 어떨련지 모르겠지만 나나 데커드나 그냥 가깝게 지내고 편한 사이야. 친구일 수도 있고 형제일 수도 있고. 요컨대 사람들이 맘대로 생각하는 대로라는 거지,이건 이렇다고 확실하게 규정지은 적은 없어. 단지... 가끔씩 이상하게 보는 시선이 있어서 그게 싫을 뿐이지. 이건 대답 못해주겠다,미안."
유우타가 가볍게 웃어넘겼지만 예랑은 무척 미안해졌다. 처음 만난 사이에 이상한 것을 물어보았다. 그의 분위기가 무척 편안해서 저질러버린 실수.
'예의를 지켜,천예랑.무슨 짓이야?
"아니야,괜한 질문을 한 내가 더 미안해."
대화가 무척 길고 유우타와 예랑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평소에는 다른 사람의 대화에 별로 신경쓰지 않는 그였지만 둘이 무슨 대화를 하고 있을지 궁금해졌다.
"유우,무슨 이야기를 그렇게 진지하게 해?"
"응? 한국에서 우리가 얼마나 알려져있는지 물어봤어. 다행히 좋은 반응인 것 같아. 일본에서 알려진 것은 다 알려졌고 팬도 있다는데?"
"나에 대해서는 어떻다고 그래,물어봤어?"
"당연하지,어둡고 신비롭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고 다른 의견으로는 냉랭한 성격이지만 그게 매력있다는 사람들도 있대."
"....사람들이 보는 관점은 비슷하군...."
"왜,실망했어?"
"실망은 무슨... 차라리 그것이 더 나을 것 같아,맥클레인처럼 '마음 좋다'고 소문나서 나중에 애먹는 것보다."
"악역을 지망하는구나?"
"팀내에서 내 위치가 원래 악역이지 않아? 난 그렇게 알고 있어."
"그래도 나는 네가 무척 인간적이고 따뜻하다는 것 알고있으니까 실망하지는 마."
"....너한테만 그렇게 비칠거야,아마."
"그것이 더 좋지,나한테는...."
"...그런가?"
"그렇지,무척 특별하다는 의미니까,내가 너한테."
"......"
유우타가 미소지으며 데커드에게 재잘거렸다. 들으면서 가끔 뭐라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하는 데커드,둘 사이엔 강한 유대감이 흐르고 있는 것처럼 예랑은 느꼈다. 그녀는 가져보지 못한 친구,그리고 유대감. 갑자기 유우타가 무척 부러워졌다,마음이 잘 통할 수 있는 친구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좋은 일이니까,부러워할만한 일이니까.....
데커드의 시선이 그녀에게 향한 것처럼 느껴졌다. 유우타에게 뭐라고 속삭이는 그,예랑은 긴장되는 마음으로 그들을 응시했다. 유우타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그녀를 보았다.
"데커드가 너 배고플 것 같다는데? 배고프지?"
"응? 응,사실 좀 배고프다..."
"그럼 뭐 먹으러 가자,우리집으로 갈래? 거기서 네 친척집에 전화도 하고-구 동경에 도착했고 지금...음.... 친구네 집이라고,시데하라 친구네."
"그럼 시데하라를 응징할 수가 없게되는데....?"
"응징?"
"네가 이런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이야기 안해줬거든. 사람을 당황하게 만든 댓가는 치뤄야지."
"그래? 그건 나중에 둘이 같이 응징해주기로 하고 먼저 밥먹으러 가자. 좋지?"
"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