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움의 [창천항로] 카페는 한자 급수와 관련하여는 가장 많은 사람이 드나드는
카페가 아닐까 한다. 아래 글은 그 카페의 메뉴에 있는 "명예의 전당"에 올린 글이다.
"명예의 전당"이란 한자 사범이 된 사람이나 1급 자격증을 몇 개나 가지고 있는 사람이나
혹은 훈장 자격증 등을 가진 사람이 자신의 경험이나 덕담을 올리는 곳인데
거기 몇 사람의 글을 읽어보다가 나도 몇 자 적고 싶은 생각이 들어서 올린 글이다.
하기야 3급이나 2급인 사람으로서야 1급이나 사범이 얼마나 부러울 것인가?
글을 쓰다 보니 다소 自高自大한 면이 없지 않으나 그대로 두기로 한다.
"진정한 고수는 급수와는 무관하다."
나는 한문 공부를 하던 처음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또 자격증에 대한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으므로 한문 책은 늘 보아왔지만
오랬동안 한자 자격증은 아무 것도 없었다.
그런데 직장에서 명퇴를 하고 한문 관련한 일을 해보려고 하니 자꾸만 자격증이
문제된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순이 넘은 때인 2010년 7월에 진흥회 사범 시험을
치러서 그 자격증을 땄으며, 그 후 검정회 사범에 비하면 진흥회 사범은 약하다는 등의
말을 자주 듣다가 그걸 따야겠다고 생각하여 금년 2013년 9월에 검정회 사범을 땄다.
누가 어문회 특급을 이야기하길래 그것을 마저 따려고 교재를 구경하면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는 실정이다.
진흥회 사범은 교재를 보고 바로 응시하여 땄으나
검정회는 한 번 미역국을 먹고 두 번째 응시하여 땄다.
나는 한문 자체를 좋아하여 오랬동안 한문 문장을 대해왔으며, 주위의 사람들에게
너무 급수에 매달리지 말고 한문도 하나의 외국어나 다름 없으니
문장 하나라도 외우고 전고 하나라도 이해하는 식으로 공부하라고 하면
내 말을 반신반의한다.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말은 않아도
내 말을 무시함이 역력하였다. 그러나 요즘 내 앞에서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으시대는 사람이 있으면 나는 아주 요긴하게 내가 가진 자격증을 보여준다.
그러면 사람들은 잠깐만에 기가 죽는다.
한문 공부는 한자를 많이 알아야 하지만, 그렇다고 한자 많이 아는 게 능사는 아니다.
한자를 많이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한자의 쓰임새를 아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1. 晉敗於楚
2. 晉敗楚
이 두 문장에서 1의 뜻은 "진나라는 초나라에 의해 패배당했다."이고 2의 뜻은
"진나라는 초나라를 패배시켰다."
1.哀公問孔子於子路
2. 哀公問於孔子.
3. 哀公問孔子.
이 세 문자에서 1의 뜻은 애공이 공자에 관해 자로에게 물었다. 이고, 2번은 "애공이 공자에게 물었다."이고
3번 문장은 "애공이 공자에 대해 물었다."이다.
다시 하나 예를 들겠다.
1. 弟死兄
2. 弟殺兄
1번 문장은 "아우가 형을 위해 죽었다."이고 2번 문장은 "아우가 형을 죽였다."이다.
다른 언어와 마찬 가지로 한문도 정확한 문법 실력이 뒷받침 될 때만이 진보를 기할 수 있지
그렇지 않으면 사상누각일 뿐이다.
그러므로 나는 사범이 되고 싶어하는 분들에게 권한다.
그동안 노력해 온 한자를 바탕으로 지금부터는 한자와 문법과 문장을 같이 겸해서 공부하실 것을.
쉽고 짧은 문장에서 길고 어려운 문장으로 점차 나아가는 방법이야말로 한문을 위한 가장 최단
코스가 아닐까 한다.
검정회 사범 같은 경우 사략과 고문진보 사서 및 한국과 중국의 시가 출제 되고 있으나
한문의 광대하기 짝이 없는 세계를 생각하면 말이 사범이지 한문 공부의 시작에 불과할 따름이다.
한문의 무한한 매력에 빠져든 동지 여러분, 同道라는 말이 있지만 길을 같이하는 사람보다 더
반가울 수가 없죠. 한퇴지의 말처럼 "나보다 늦게 났더라도 도를 들음이 나보다 앞서면 그는 나의
스승이요, 나보다 먼저 태어났더라도 도를 들음이 나보다 늦으면 나는 그의 스승이라."라고 하였듯이
나의 스승될 분도 있고 나에게 가르침을 주실 분도 많겠죠.
우리 다 같이 한문의 나라로 힘차게 나아가세나. 화이팅.
첫댓글 대단하시군요. 부럽습니다. 저는 열공 중입니다만, 한참 부족합니다.그런데 죄송하오나, 질문을 좀 드립니다. '자격증의 필요성'을 느끼셔서 자격을 취득하셨다 하셨는데, 과연 지도사 자격증이 효용성이 있나요? 혹 지금 활용하고 계신가요? 저는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공부중이면서도 자꾸 의문이 들어 질문을 드리는 것입니다. 진솔한 답변 기다리겠습니다.
답글을 따로 올려놨으니 보시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