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갔더니 문이 닫혀있어서 나중에 와도 딛혀있길래 노크를 하니 어떤 여자가 바로 문을 열고 나오는데 담배냄새가 난다. 공용 화장실에서 흡연하는 건 좋지 않은 행동이지만 여기는 네팔이니 화장실에서 흡연이 가능하겠지.
이곳은 6시반 정도에 밝아지기 시작한다. 6시40분에 내려오니 주인아줌마가 부엌에 막 들어간다. 아침으로 프렌치토스트와 블랙커피를 주문했다. 한국에서 가져간 커피믹스를 타서 마시니 좀더 진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산소포화도는 91. 여기 고도는 2490미터. 적당한 수치인가 아니면 좀 낮은가?
추리닝 바지가 없다. 이걸 빼먹고 왔나보다. 내복바지는 있지만 겉바지와 내복만으로 추위를 견디기 힘들 것 같다. 남체 가서 하나 사야겠다.
숙박 식사 비용이 1750.
주인아줌마가 내려올 때 또 오라고 한다. 글쎄, 좀더 산뜻한 곳에서 묵으려는데..
탁신두를 향해 걷는다. 7시17분.
파플루에서 눈덮힌 봉우리가 보여 피크렌즈로 확인해보니 6천미터대 봉우리이고 이름도 있다. 이름없는 봉우리가 많은데..
파플루 공항을 지난다. 활주로가 깔끔하게 정돈된 걸로 보아 운영을 하는 듯 보인다. 하루 몇대나 다닐지 궁금하다.
길에 얼음이 얼었으니 기온은 영하겠다.
지프길을 걸어간다. 평지이고 때론 완만한 오르막이다.
네팔 젊은이가 휘적휘적 걸어 나를 추월하고 금방 멀리 사라진다. 축지법을 쓰나?
오토바이를 개량한 삼륜차가 먼지를 일으키며 간다.
트레커들을 실은 지프도 지나간다. 아마 붑사나 탐다다에서 트레킹을 시작하겠지. 그래봐야 하루 차이다.
해가 나니 다소 덥다가 그늘에 들어가니 서늘하다.
지프가 다니면서 먼지를 일으킨다. 고대로 마셔야 하니 지프길은 별로다.
맵스미로 계속 체크한다. 지프길 옆에 좁은 오솔길이 보인다. 가는 방향으로 보아 오솔길이 맞을 것 같고 최소한 지름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가다보니 나무 줄기가 가로막고 있다. 밑으로 기어가는데 배낭이 줄기에 걸린다. 여기 맞나? 겨우 빠져 나오니 바지와 윗도리에 흙이 잔뜩 묻었다. 사탕껍질이 바닥에 있는 것으로 보아 누군가도 지나간 듯하다.
가다보니 큰길을 만난다. 맞을 것은데 맵스미에는 벗어난 것으로 나온다. 집들을 만난다. 물한잔 하며 쉬는데 할아버지가 지나가길래 탁신두를 물으니 아래쪽길이 맞단다. 친절히 어디서 내려가야하는지 알려준다. 길모양으로는 맞는 것 같았는데.. 아까 오솔길이 잘못된 것 같다.
아래길은 지프길이다.
링무 입구에서 지프길로부터 트레킹길이 갈라진다. 이제서야 히말라야를 트레킹하는 느낌이 든다.
링무에는 문연 롯지들이 많다. 트레커들이 많이 다니나?
더워서 내복바지를 벗고 윗옷도 벗는다. 2명의 서양인이 내려온다. 아마 트레킹을 마친 것 같다.
트레킹길은 자주 지프길과 만나고 갈라진다. 지프가 나녀야 하는 길은 완만해야 하고 트레킹길은 가파른 편이고 지름길이다. 트레킹길에 빨간 페인트 점이 칠해져있다.
스투파가 나온다. 멀리 위에 탁신두라 정상이 보인다. 맵스미지도로 거리를 확인하니 470미터라고 나오는데 심한 오르막 깔닥고개다.
드디어 탁신두라에 도착. 14킬로 걸었고 현재 11시58분인데 7시17분에 떠났으니 4시간 41분 걸렸다. 3070미터의 작은 고개. 5천대의 고개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패스이니 10%인 0.1 라로 취급하련다.
힐탑 식당에 들어가 점심으로 에그볶음밥과 핫레몬을 시킨다. 600. 양이 너무 많아 남겼다.
탁신두라부터는 내리막의 연속이다. 급경사도 있고 불규칙한 돌들도 있어서 속도 내기 어렵다.
맵스미가 부정확한 곳도 있다.
눈탈라는 롯지도 많고 분위기가 좋아보인다. 그러나 이른 시각이어서 주빙까지 가기로 한다.
한 꼬마가 뭐라고 하는데 초콜릿을 달라는 것 같다. 없다고 하니 통통 뛰어내려간다. 슬리퍼를 신었다.
가다보니 갈림길이 나와서 지도를 보니 아까 좌측으로 빠졌어야 했다. 수시로 지도를 체크했어야 했다. 한참을 왔으니 힌참을 되돌아가야 한다. 어떤 아줌마가 어디 가냐고 묻는다. 주빙이라니 반대로 가고 있다고 한다. 지도를 보면 저기서 옆으로 빠지는 것으로 나온다니 자기가 길을 안다고 따라오란다. 아까 지나쳤던 곳에서 루클라 사인이 있다. 그런데 이 사인은 내가 오던 방향에서 보이지 않는다. 사인을 이따위로 달아놨나. 아줌마는 다른 길로 가야하는데도 나때문에 여기까지 알려주려고 왔다. 고맙기도 해라. 1킬로 정도 알바했다.
가파른 내리막이다. 지쳐간다. 주빙까지 못가겠다. 속도도 안나고 피곤해서 적당한 곳에서 멈춰야겠다. 주빙 전 치히가운 마을 롯지에 들어간다.
오늘 걸은 거리는 지도 상에 21킬로이고 알바 1킬로를 합치면 22킬로다. 이곳의 고도는 1800미터.
여기는 큰 마을이 아니어서인지 와이파이도 잘안되고 데이터도 안터진다. 할일 없으니 일찍 자야겠다.
여기는 식당에도 난로가 없다. 추울 땐 어떻게 하나?
이 롯지는 젊은 부부가 운영하고 있다. 어린 아이 두명이 식당에서 공부하고 있다.
볶음국수와 환타 주문. 산을 다니다 보면 단 음료가 땡긴다. 국수 맛은 별로이고 역시 양이 많아서 남겨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