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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텔스 기술은 적의 레이다 및 감시 센서로부터 아군 무기 체계가 탐지될 확률을 감소시켜 아군의 생존성을 향상하기 위한 기술로 미국의 스텔스 항공기가 걸프전 및 이라크전에서 크게 활약하며 스텔스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기 시작하였다. 현대 전장 환경은 다양한 탐지 센서 및 전장감시체계의 발달로, 스텔스 능력 없이는 생존하기 어렵기 때문에 스텔스 무기체계의 개발은 필수적이다. 이에 선진국들은 스텔스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개발된 스텔스 기술은 비밀로 분류하여 적극 보호하고 있다. 이 글은 스텔스 항공기 기술 현황 및 개발 동향에 대하여 기술해 보고자 한다.
스텔스 기술
세계 각국은 적 항공기로부터 자국의 영공을 지키기 위하여 침투해 오는 적 항공기를 감시 및 요격하기 위한 대응체계를 운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감시 체계로 레이다 및 적외선 센서가 있으며 이 외에도 비행중 발생하는 소음, 항적운 등을 통해서도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스텔스 기술은 레이다, 적외선, 음향 및 시각 분야 기술이 종합된 복합기술이다.
[그림 1] F-22에 적용된 스텔스 기술 *출처 : “스텔스 항공기 기술과 미래 항공전장”, Journal of the KIMST, Vol.
22, No. 1, pp. 81~92, 2019.
스텔스 성능을 보유한 항공기는 실전 임무에서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비스텔스기의 경우 촘촘한 대공위협 때문에 임무수행이 제한되는 반면, 스텔스기의 경우 적의 레이다가 탐지할 수 있는 탐지거리가 감소되어 적의 대공위협을 회피하며 종심표적에 대한 감시 및 타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그림 2] 비스텔스/스텔스기 임무 비교
실제로 미국이 개발한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은 걸프전 초기부터 투입되어 이라크군의 조밀한 방공망을 뚫고 통신망을 파괴하여 아군 전투기들이 안전하게 공격할 수 있는 통로를 확보해 주었다. F-117은 걸프전에서 전체 출격 소티의 2~3%만을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전략적 표적의 40%를 담당하였다. 이처럼 스텔스기가 대지공격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던 이유는 스텔스기의 경우, 적에게 노출되지 않아 조종사가 공격임무에 집중할 수 있어 임무 성공률이 높고, 승무원의 생존성을 보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공중전의 경우 스텔스 전투기는 적에게 탐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먼저 보고 공격하는 현대전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실제로 2006년 미국에서 수행된 Northern Edge 훈련에서 F-22와 F-15로 구성된 Blue Force와 F-15, F-16, F/A-18 및 E-3 조기경보기로 구성된 Red Force가 벌인 모의 공중전에서 Blue Force는 Red Force를 2:241로 압도하였는데 Blue Force의 손실은 단지 F-15 2대 뿐이었다.
[그림 3] 공중전에서의 스텔스 영향
일반적으로 스텔스기는 초기 획득 비용과 운용유지 비용이 많이 소요된다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매우 가성비가 있는 무기체계이다. 예를 들어 걸프전 당시 F-117에서 투하된 유도폭탄은 약 2,000톤으로 총 비용은 약 1억 4,600만 달러이나 같은 중량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면 약 48억 달러가 소요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스텔스 전투기와 일반 전투기의 임무 성공률 및 생존율을 고려할 때 스텔스기의 경제성은 더욱 증가할 것이다.
레이다 신호(Radar Signature)
레이다는 다른 탐지 수단에 비해 탐지거리가 가장 길어 대부분의 대공무기체계에서 탐지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고, 대응수단인 중·장거리 대공미사일에서도 레이다 유도방식을 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스텔스 항공기에서 레이다 신호에 대한 대응 능력은 매우 중요하다. 레이다(RADAR : RAdio Detection And Ranging)는 어원에서와 같이 레이다로부터 방사된 전자파 신호가 표적에 반사되어 레이다 수신기에 수신되는데 이를 활용하여 표적 위치 및 속도를 계산할 수 있다. 표적이 전자파 신호를 얼마나 반사시키는가를 나타내는 정도는 표적의 레이다 단면적(RCS : Radar Cross Section)으로 표현되며 ㎡ 또 는 dBsm을 단위로 사용한다. 항공기의 RCS 값은 항공기의 크기 및 재질, 형상뿐 아니라 탐지 레이다의 주파수 및 반사 각도에 따라 다르며 일반적으로 스텔스 항공기는 RCS값이 1m²(0dBsm) 이하인 항공기로 일반 항공기와 구분된다. 비행체 크기가 큰 재래식 폭격기의 경우 RCS 값은 약 1,000m²(30dBsm)이며, 재래식 전투기의 경우 10~100m²(10~20dBsm)이다. 반면 근래 개발된 4.5세대 전투기인 F/A-18E/F의 경우 일부 스텔스 기술이 적용 되어 RCS 값을 1m²(0dBsm)까지 감소하였으며, 최신 5세대 스텔스전투기인 F-35 및 F-22의 경우 RCS 값이 곤충 수준인 0.001~0.0001m²(-30~-40dBsm)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공기의 RCS 값이 중요한 이유는 레이다에서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최대거리(Rmax)가 항공기 RCS 값(σ)의 1/4승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항공기가 레이다로부터 탐지되는 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자신의 RCS 값을 줄여야만 한다. 예를 들어 RCS 값이 10m²인 재래식 전투기를 165km 거리에서 탐지할 수 있는 레이다는 RCS 값이 0.001m² 급인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16.5km부터 탐지할 수 있다. 즉 탐지거리를 1/10로 줄이기 위해 RCS 값은 1/10,000로 줄여야 한다. 이처럼 전술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높은 수준의 스텔스기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수준의 RCS 감소 노력이 필요하다.
[그림 4] RCS 크기 및 레이다 탐지 거리 *출처 : “Airborne Stealth in a Nutshell – PART I”, WAYPOINT, 2003.
형상이 복잡한 표적인 전투기에서는 복잡한 산란현상이 발생한다. 특히 동체 및 날개 앞전, 엔진 흡입구 및 노즐, 무장과 같은 외부 장착물 및 안테나, 수직 꼬리날개, 레이돔 및 조종실 등에서 발생하는 정반사 및 다중반사는 전투기 RCS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각종 기체 모서리 및 틈새와 같이 형상이 불연속 되거나 재질이 바뀌는 곳에서는 회절 및 산란이 발생하며, 원형의 기체 표면에서는 표면을 따라 Creeping wave가 발생하여 반사된다.
[그림 5] 전투기에서 전자파 산란 특성
항공기에서 RCS를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전자파가 최대한 적게 반사되도록 비행체 형상을 설계하는 방법과 입사되는 전자파를 반사가 안되도록 흡수하는 방법이 있다. 이 중 비행체 형상 설계가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나, 높은 수준의 스텔스 성능 구현을 위해서는 전자파를 흡수하는 방법도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그림 6]은 스텔스기와 일반 항공기의 RCS를 비교하여 보여 주고 있다. 스텔스기의 경우 모서리 각도 정렬을 통해 특정 방향으로 RCS가 높지만 나머지 각도에서는 전파흡수재 등 스텔스 감소 설계로 인해 RCS가 크게 감소됨을 알 수 있다.
[그림 6] 스텔스기와 일반(비스텔스) 항공기의 RCS 비교 *출처 : “Introduction to RF Stealth”, SciTech, 2004.
⑴ RCS 형상 설계
스텔스기에서 RCS를 줄이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항공기에 입사된 전자파가 최대한 적게 반사되도록 비행체의 형상을 설계하는 것이다.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 F-117(나이트호크)은 입사되는 레이다파를 다른 방향으로 반사시키기 위해 큰 후퇴 날개(sweep back wing)를 기준으로 비행체의 각종 모서리 각도를 정렬하였으며 비행체 외형을 다수의 경사면으로 구성하여 직접 반사되는 정반사 성분을 최소화하였다. 스텔스 헬기인 RAH-66(코만치)도 기체 측면을 경사진 평면으로 구성하여 스텔스 성능을 강화하였다. 이러한 접근방식은 복잡한 형상을 갖는 비행체의 RCS 문제를 단순화시켜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의 컴퓨터에서도 정확성을 가지고 RCS를 예측할 수 있어 초기 스텔스기 설계에 적용되었다. 단 이러한 설계는 항공역학적 측면에서 비행체의 성능이 크게 제한될 수밖에 없다.
[그림 7] 스텔스기 F-117(좌), RAH-66(우) *출처 : “Stealth Technology”, Government Engineering College Barton Hill, Thiruvananthapuram, 2009.
F-117은 최초의 스텔스 전투기로 불리지만 독특한 형상으로 인해 초음속 비행이 불가능했으며 선회 반경이 커서 공대지 임무만 가능한 공격기로 활용되었다. 실제로 F-117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불안정한 형상의 비행체를 컴퓨터가 제어할 수 있는 Fly-By-Wire 기술의 성숙이 큰 역할을 했다.
최근 스텔스기의 경우 스텔스뿐 아니라 공기역학적 성능도 살리기 위해 부드럽고 단순화된 곡면으로 구성된 외형과 날개 및 꼬리날개 등의 모서리 각도를 특정 방향으로 정렬하는 형상설계 기법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설계 개념은 RCS 성능을 예측할 수 있는 고성능 컴퓨팅 기술의 발전과 함께 높은 효율의 전자파흡수재 개발로 인해 가능해졌다. 형상 측면에서 특정 방향으로 모서리 각도를 정렬하는 설계기법은 항공기에서 RCS 기여도가 큰 반사 성분을 특정 방향으로 모아 주며, 부드러운 곡선으로 연결된 항공기의 표면은 입사된 레이다파를 모든 방향으로 골고루 반사시킬 수 있으나 그 크기는 상대적으로 작다. 만일 항공기 표면에 전자파흡수재를 적용한다면 상대적으로 작은 RCS 성분도 효과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 공기역학적 측면에서도 우수한 항공기 성능을 유지할 수 있다. 단 주의해야 할 점은 기존의 유선형 항공기는 제작성을 고려하여 일정한 곡률을 갖는 곡면이 주로 적용되었다면 스텔스기의 경우, 등방성 산란체의 반사특성을 고려할 때 일정한 곡률을 피해 설계된다. 일반적으로 스텔스 항공기는 곡면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동체와 날개가 부드럽게 연결되는 BWB(Blended Wing Body)형상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으며 스텔스 무인기 또는 폭격기와 같이 기동성보다는 스텔스 성능이 중요한 경우, 스텔스 성능을 위해 꼬리날개가 없는 무미익 전익기 형상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이는 꼬리날개와 같이 구조물이 직각으로 연결된 일반 항공기 형상의 경우, 다중반사에 의해 측면 RCS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급 기동이 필요한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수직 꼬리날개 대신 각도가 기울어진 V자형 꼬리날개를 적용하여 측면에서의 정반사를 막고, 수직꼬리날개와 수평꼬리날개를 전후 방향으로 거리를 두고 배치하여 직각 구조에 의한 다중 반사를 피하고 있다.
모서리 각도가 일정 방향으로 정렬된 비행체는 특정방향으로 레이다파가 집중 반사되어 탐지 레이다파와 표적 항공기의 각도가 일치하는 경우, 탐지 레이다에 원거리에서 일시적으로 탐지될 수 있다. 그러나 고속으로 비행하는 스텔스기의 특성상 레이다에 탐지되는 표적의 각도가 지속적으로 변하기 때문에 특정 각도에서 일시적인 탐지만으로 레이다가 항공기를 인식하기에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 또한 스텔스기의 경우 레이다 경보 수신기(RWR : Radar Warning Receiver)를 통해 수신되는 적의 레이다 방향을 알 수 있어 비행중 기동 또는 경로 변경을 통해 회피비행도 가능할 것이다. 논문에 따르면 특정 방향으로 레이다파가 반사되도록 설계된 스텔스기에 대한 레이다의 탐지 확률은 스텔스기의 속도가 빠르고 탐지중 기동을 할 경우 크게 감소된다.
[그림 8] 스텔스기 F-35(좌), X-47B(우) *출처 : “Lockheed Martin F-35 Lightning II”, Wikipedia., “X-47”, namu.wiki.
전자파 반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무장 및 안테나 등 항공기 외부에 도출된 장비를 내부에 매립하여 전자파가 반사될 수 있는 요소를 최소화하는 것은 스텔스 설계에서 기본이다. 특히 항공기 외부에 장착된 무장은 정반사뿐 아니라 다중반사에 의해 큰 RCS를 유발할 수 있어 스텔스기의 경우, 동체 내부에 장착하는 방식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그림 9]는 스텔스 전투기인 F-35의 내부 무장창을 보여주고 있다. 스텔스기에서 무장 투하 시 열린 무장창으로 인해 일시적으로 RCS가 급격히 증가되어 적 레이다에 포착될 수 있다. 따라서 내부무장 투하 및 내부 무장창의 작동은 최대한 단시간 내에 이루어져야 한다.
[그림 9] F-35 내부 무장창 *출처 : “Lockheed Martin F-35 Lightning II”
엔진의 흡입구 또는 노즐과 같이 전자파에 노출된 덕트에서는 덕트 내부에서의 다중반사와 회전하는 압축기 브레이드에 의해 난반사가 발생한다. 특히 흡입구의 경우, 스텔스기 운용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전방에서의 RCS를 크게 유발하기 때문에 RCS 감소 설계가 적용되어야 한다. 스텔스 무인기 또는 폭격기의 경우, 지상 레이다를 고려하여 엔진 흡입구를 상부에 배치하여 레이다파가 직접 엔진흡입구를 통해 유입되지 않도록 하거나 엔진 흡입구 또는 엔진 입구에 전자파차단막을 설치하여 레이다파가 유입되는 것을 원초적으로 차단하기도 한다. 또한 흡입구 및 노즐의 덕트를 S자형으로 설계하여 엔진이 외부에서 보이지 않게 하고 덕트 내부 표면에 전자파흡수체를 적용하여 입사된 전자파에너지가 덕트 내부에서 다중반사를 통해 흡수되어 외부로 반사되지 않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설계는 큰 내부 공간을 필요로 하며, 일부 엔진 성능 저하를 유발할 수도 있다. 최근 공개된 미국의 B-21 차세대 스텔스 폭격기의 경우, 기존 운용중인 B-2 스텔스폭격기와 같이 엔진 흡입구가 상부에 배치하였으나 B-2의 경우 엔진 흡입구가 많이 돌출되어 있는 반면 B-21의 경우 돌출이 거의 없이 자연스럽게 매립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설계는 비행체의 RCS 및 항력을 크게 감소할 수 있다.
[그림 10] B-21(좌), B-2(우) 전면 형상 비교 *출처 : “Eight Features That Show the New Raider is Not the B-2.1”, Air&SpaceForces Magazine, 2022.12.5.
일반 항공기의 조종석 및 전자광학추적장비(EOTS : Electro-Optical Tracking System) 및 레이다는 전자파가 투과될 수 있는 광학창 및 레이돔 내부에 위치하고 있으며 이들 창을 통해 입사된 레이다파는 내부 장비에 의해 난 반사가 발생될 수 있다. 스텔스기의 캐노피를 포함한 광학창의 경우 광학창 표면에 금과 같은 전도성 재료를 포함한 전자파차폐 필름을 코팅하여 전자파가 동체 내부로 입사되는 것을 차단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이러한 전자파 차폐 원리는 엔진 흡입구에 적용된 전자파 차단막과 같은 원리이며 우리 실생활에서 사용되는 전자레인지의 투명창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자레인지의 유리문에 코팅된 와이어망의 크기가 전자레인지에서 발생하는 전자파의 파장보다 작기 때문에 전자파가 외부로 나오지 않게 하지만 빛은 투과하여 음식물이 조리되는 것을 볼 수 있는 원리와 같다. 단 이들 전도성 재료는 조종사의 시야 및 광학 성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설계되어야 한다.
⑵ 전자파흡수체
스텔스 형상 설계를 통해 레이다파의 반사 요소가 최소화 되었다면 다음 단계는 입사된 레이다파를 흡수하는 단계이다. 일반적으로 항공기 기체 표면에 입사된 레이다파의 경우, 일부는 반사되고 나머지는 기체 표면에 흡수된다. 이때 전자파 반사율은 기체 표면의 재질에 따라 다르며 일반 항공기 표피에 많이 쓰이는 알루미늄과 같은 전도성 물질은 반사율이 높아 입사된 전자파를 대부분 반사하는 반면 전자파흡수체는 전자파를 흡수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전자파흡수체에 사용되는 전자파흡수물질은 각각의 특성에 따라 크게 유전체, 자성체, 전도체로 구분되며 수지에 분말 형태의 전자파흡수물질을 혼합하여 제작된다. 이때 전자기장이 유전체와 자성체 성질의 전자파흡수물질에 가해지면 전기 또는 자기 쌍극자는 전자기장에 맞춰 정렬되고 전자기장 변화에 따라 회전한다. 특히 입력된 레이다파의 주파수가 전파흡수물질의 고유 주파수와 일치되면 공진현상에 의한 고속 진동이 발생하며 이 과정에서 마찰에 의해 열이 발생하여 에너지가 소멸되는데 이러한 물리적 현상을 유전손실 및 자기손실이라 한다. 즉 유전손실은 입사되는 전기장 에너지를 열로 변환하여 전파를 흡수하는 방식이며 자기손실은 자기장에너지를 열로 변환하여 전자파를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원리는 전자레인지에서 마이크로파로 물질에 포함된 물분자를 회전시켜 가열하는 방식과 원리가 같다. 대표적인 자성체 성질의 전자파흡수물질로 페라이트(ferrite)가 있다. 철 계열인 페라이트는 자성손실을 유도하는 공명주파수가 수백 MHz 대역이며 공명주파수 대역에서는 높은 흡수율을 가지나 이 외 대역에서는 흡수 성능이 크게 저하되고 무게가 많이 나간다는 단점이 있다. 유전체 성질의 대표적인 전자파흡수물질로 카본블랙(carbon black)이 있다. 카본블랙은 무게가 페라이트보다 1/10 이하로 매우 가볍고, 고주파에서도 흡수 성능이 저하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필요에 따라서 전파흡수체는 유전체 및 자성체를 혼합하여 사용하기도 한다. 전도체성질의 전자파흡수물질은 외부에서 전자기장이 가해지면 표면에 유도전류가 유기되고 자체 저항에 의해 열이 발생하며 전자파 에너지를 흡수한다. 대표적인 전도체성질의 전자파 흡수물질로 폴리피롤이나 폴리아닐린 계열의 전도성 고분자가 있으며 전자파 흡수 효율도 높고 상대적으로 광대역에서 보다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림 11] 전자파흡수재 원리 *출처 : “레이더 표적인식 기술동향 및 전망”, 한국정보통신학회지 13권 2호, 2012.
대표적인 전자파흡수체인 RAM(Radar Absorbing Material : 전자파흡수재료)은 전자파흡수방법에 따라 Gradient RAM, Resonance RAM, Surface-wave RAM으로 구분할 수 있다. Gradient RAM은 재료 표면에서 반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기 임피던스와 유사한 표면 재질을 사용하고 외피 안쪽으로 갈수록 임피던스 값이 점차 감소하도록 설계하여 입사된 전자파 에너지를 최대로 흡수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광대역에서 높은 흡수율을 보유하나 두께가 두꺼워지는 단점이 있다. Resonance RAM은 표면에 입력된 전자파의 반사파와 내부에 흡수되어 반사된 반사파 간의 위상차가 반대가 되어 반사 신호를 상쇄시키는 방식으로 RAM의 두께는 전자파 파장의 1/4이 되어야 한다. 이 방식은 전자파 흡수효과가 높고 고주파에서 두께가 얇은 장점이 있으나 정밀한 두께로 도포되어야 하며 특정 레이다 주파수에 대한 맞춤형으로만 적용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다. Surface-wave RAM은 자성체 전자파흡수 물질을 활용하여 저주파에서 많이 발생하는 표면 전류와 Edge diffraction을 감소시킬 목적으로 사용된다. RAM은 사용 목적에 따라 시트 및 판넬, 폼, 도료 등 다양한 형태로 제작될 수 있다.
전자파흡수도료는 주로 폴리우레탄 계열의 코팅제에 페라이트와 같은 전자파 흡수 분말을 첨가하는 방식으로 제작 되며, 복잡한 곡면으로 이루어진 항공기 외부에 적합하여 스텔스 항공기에 많이 적용되었다. U-2 및 SR-71에는 페라이트기반의 전자파 흡수도료인 ‘Iron ball’이 적용되었다. F-117 초기에 동체 평면에 타일 타입의 RAM이 사용 되었으나 이후 모델에서는 도료타입의 RAM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스텔스기에 스텔스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자파 흡수도료는 일정한 두께로 정밀하게 기체 표면에 도포되어야 한다. 실제로 F-117 전자파 흡수도료 작업은 산업용 로봇에 의해 정밀하게 수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RAM은 초기 스텔스기에 많이 적용되었으나 내구성이 약해 비행체가 고속 비행 시 또는 열약한 운용 조건에서 자주 스텔스 도료가 손상되어 운용 유지비용이 크게 증가하는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B-2 초기 기체에 적용된 RAM은 습기에 민감하여 공조장치가 구비된 격납고에서 운용되어야 했고 해외 기지 운용도 제한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RAM의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기존 복합재 구조물 제작 시 전자파 흡수물질을 추가하여 전자파를 흡수하는 역할 및 하중을 지탱하는 복합적 역할이 가능한 RAS(Radar Absorbing Structure : 전자파흡수구조)기술이 개발되었다.
[그림 12] 레이다 흡수구조(RAS)
기존의 항공기 복합재료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RAS는 크게 전자파흡수층과 전자파반사층으로 구성된다. 전자파흡수층은 전자파가 처음 도달하는 바깥층으로 전자파흡수층 표면에 입사된 전자파 중 일부는 반사되고 나머지는 전자파흡수층을 통과하며 전자파 에너지는 흡수되고 약화된 전자파에너지는 외부로 방출된다. 이때 방출된 전자파는 표면에서 반사된 레이다파와 상쇄되어 전자파 반사를 최소화할 수 있다. 이처럼 표면에서 반사되는 1차 전자파와 전자파반사층에서 반사되는 2차 전자파가 상쇄되기 위해서는 상호 위상이 반 파장 차이가 되도록 RAS 두께를 설계해야 한다. RAS의 전자파흡수층은 카본블랙이나 탄소 나노튜브와 같은 전자파흡수체를 포함한 유리섬유복합재로 제작되어 전자파 흡수 및 일부 구조하중을 담당하며 전자파를 반사하는 전자파반사층은 탄소섬유복합재로 제작되어 대부분의 구조하중을 담당한다. 근래에는 전도성 입자 처리방식을 통해 주기패턴을 갖는 패턴층을 복합재에 삽입하여 패턴층에서 발생하는 전자기적 공진으로 전파흡수효율을 높이고 경량화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다. 이런 방식의 RAS는 하중을 지지하는 구조물의 역할과 전자파 흡수 역할을 복합적으로 할 수 있어 기계적 강도 및 전자파 흡수 성능이 동시에 요구되는 비행체 구조물에 폭 넓게 적용될 수 있으며 RAM 대비 중량 감소 및 유지보수 측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다.
RAS는 RAM 방식 대비 항공기 중량의 증가가 적고 유지 보수 측면에서 장점이 있어 최근 개발되고 있는 스텔스기의 구조는 주로 RAS 방식이 적용되고 있으며 구조물 연결 부위의 갭 또는 점검창 주변에 쉽게 장착할 수 있는 폼 형태의 RAM이 개발되어 보조적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탐지 레이다의 주파수 영역을 회피하기 위한 광대역 RAS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광대역 RAS의 경우 요구되는 대역에 따라 여러 층으로 구성된 Volume RAS가 개발되고 있지만 중량 증가에 따른 경량화 기술 연구가 필요하다.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교전 상황을 고려하여 전방 및 측방의 RCS 값은 강조되었으나 후방 RCS 값은 상대적으로 덜 강조되어 왔다. 그러나 복잡한 전장 환경에서 스텔스기에 대한 요구도가 점차 증가하며 엔진이 장착된 동체 후방에서 고온/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자파흡수체 기술 개발도 요구받기 시작하였다. 특히 엔진 노즐의 경우 최대 1,200℃ 온도 조건을 견뎌야만 하기 때문에 전자파 흡수체로 활용 가능한 재질은 세라믹이 거의 유일하며 주로 고밀도의 세라믹 기지 복합재(CMC)와 경량의 비구조 다공 세라믹을 조합한 재료가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들 재료는 아직 내구성 및 유지보수성 측면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 전자파흡수체의 성능은 흡수 대상이 되는 전자파의 주파수와 흡수체의 조성 및 유전율, 투자율과 같은 전자기적 물성치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효과적인 전자파 흡수체 설계를 위해서는 위협이 되는 레이다의 주파수 대역이 사전에 결정되어야 하며 대상 주파수에 적합한 전자파 흡수방식 및 재료가 선정되어야 한다. 또한 전자파흡수 체는 항공기의 형상 부위별 전자파 반사특성을 고려하여 용도에 맞게 적용해야 보다 좋은 스텔스 성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정반사가 강한 부위의 경우 수직 흡수 성능이 우수한 전자파흡수체를 적용할 수 있으며 엔진 흡입구와 같이 다중반사가 발생하는 부위의 경우 경사 흡수 성능이 우수한 전자파흡수체가 적용될 수 있다.
⑶ 플라즈마 스텔스
미국이 주도하던 기존의 스텔스 기술과 달리 플라즈마를 활용한 스텔스 기술은 러시아에서 시작된 기술이다. 플라즈마는 강한 전기장 또는 열로 인해 물질이 전자, 중성자, 이온과 같은 입자로 나누어진 상태로 정의되며 플라즈마에 의한 스텔스 원리는 1957년 소련이 세계 최초의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발사하면서 우연히 발견되었다. 구 소련은 지상 레이다로 스푸트니크 위성을 추적하려고 하였으나 실패하였고 이에 대한 원인 분석 결과 지구 대기권 밖 전리층에 자연적으로 분포하는 플라즈마 층이 레이다파를 흡수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후 과학자들은 후속 연구를 통해 레이다파가 이온화된 플라즈마에 입사되면 에너지로 변환하여 흡수되거나 다른 파장으로 왜곡되어 반사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항공기를 플라즈마로 감쌀 수 있으면 일반 항공기도 스텔스화할 수 있겠다는 개념이 수립되었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비행체 전방에 플라즈마 발생기를 설치하여 플라즈마가 동체를 따라 흐르게 하고, 날개 양 끝에 자기장 발생장치를 설치하여 발생된 자기장이 플라즈마 층을 고정시켜 레이다파를 흡수하는 방안이 제시되었다.
[그림 13] 플라즈마 스텔스 개념
그러나 이러한 개념은 기술적으로 해결해야 할 많은 난제들도 포함하고 있어 실용화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우선 대기압 조건에서 항공기를 감쌀 수 있는 충분한 크기와 두께를 갖는 플라즈마를 발생시킬 수 있는 장치 및 소모전력, 발생된 플라즈마를 기체 표면에 유지하는 기술, 플라즈마에 의한 항공기 탑재 장비의 전자기적 간섭, 고속 비행 및 기동 시 플라즈마막 유지 방안 등이 해결되어야 할 대표적 문제이다. 또한 플라즈마에 의한 스텔스기는 레이다에 탐지되지 않을 수 있으나 플라즈마 자체가 다른 전자기적 수단에 의해 탐지될 수 있다. 실제로 미국은 우주왕복선이 대기권 돌입 시 고열에 의해 발생한 플라즈마로 인해 레이다 탐지가 제한되자 플라즈마를 탐지할 수 있는 전용 장비를 개발한 바 있다. 근래 러시아에서 개발한 5세대 스텔스 전투기 SU-57 개발 과정이 언론에 소개되며 플라즈마 스텔스 기술이 적용되었다는 일부 추측성 기사도 있으나 SU-57 외형이 기존에 개발된 스텔스 전투기와 유사한 점을 고려할 때 플라즈마 스텔스 기술은 적용되지 않았거나 내부무장 투하 시 증가하는 RCS를 감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제한적으로 적용되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⑷ 저피탐(LPI : Low Probability of Intercept) 기술
일반적인 능동형 레이다는 스스로 전자파를 방사하고 표적으로부터 반사된 전자파로 표적을 탐지하지만 항공기가 스스로 방사하는 레이다파와 통신 및 데이터 신호는 상대방의 전자전 장비를 통해 쉽게 탐지될 수 있다. 이러한 탐지 방식은 기존 레이다가 전자파를 송신하고 반사파를 수신하는 방식에 비해 상대방의 신호를 직접 수신할 수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탐지거리가 더 길고 조종사는 적의 탐지 정황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사전에 대응할 수 없다. 따라서 스텔스기는 적의 레이다 반사를 최소화 하고 동시에 적진에서는 자신을 노출할 수 있는 자체적인 전자파 방출도 최대한 억제하여야 한다. 실제로 스텔스 기는 임무지역에 접근하면 각종 통신 및 RF 장비 운용을 중단하고 IRST와 같은 수동형 센서로 임무를 수행하거나 적이 탐지할 수 없도록 저피탐(LPI : Low Probability of Intercept)송수신 기법을 사용하여 임무를 수행한다. 가장 일반적인 LPI 방법은 전자파 전송신호의 출력을 적의 탐지센서가 수신할 수 없는 크기로 줄이고 신호폭을 넓게 확산하여 송출하고 높은 이득의 안테나로 수신하는 방식이 주로 적용되고 있다.
F-35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F-35들 간 전술데이터 전송을 위해 첨단 다기능데이터링크(MADL : Multifunction Advanced Date Link)를 장착하고 있으며 MADL은 전자파노출을 피하기 위해 지향성빔 및 LPI 기법이 적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F-22에도 MADL과 유사한 개념의 IFDL(Inter/Intra-Flight Data Link)이 장착되어 운용되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스텔스 항공기의 레이다는 LPI 모드가 있는 능동배열안테나(AESA : Active Electronically Scanned Array)가 탑재된다. LPI 모드에서 방출된 저출력 레이다파는 적기의 레이다 경보기에 잡음 수준으로 처리되어 적기 조종사는 상대편을 전혀 인지하지 못한 상태 에서 탐지 및 피격될 수 있다.
⑸ 레이돔(Radome) 기술
항공기 레이다의 레이돔은 적의 레이다파가 통과될 경우 내부 장비에 의해 난반사가 발생할뿐 아니라 자체 안테나에 의해 증폭되어 반사되기도 한다. 따라서 스텔스기의 레이돔은 자신의 레이다파는 투과시키고 외부에서 입력되는 레이다파는 막을 수 있도록 주파수에 따라 선택적 투과가 가능한 FSS(Frequency Selective Surface)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전투기의 경우 대부분 X 대역의 레이다를 사용하기 때문에 FSS 레이돔을 적용해도 같은 대역을 사용하는 적 레이다파가 입사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
따라서 대부분의 스텔스 전투기에 장착되는 AESA 레이다는 입사되는 적의 레이다파를 다른 방향으로 반사할 수 있도록 위로 기울어져 장착되며 내부 구조도 반사를 줄일 수 있도록 전자파흡수체가 적용되고 있다.
적외선 신호(Infrared Signature)
스텔스기에서 레이다 신호 다음으로 중요한 요소가 적외선 신호 영역이다. 물리적으로 절대온도 0°K 이상인 모든 물체는 적외선을 방출하며 이때 방출되는 복사에너지는 절대온도의 4제곱에 비례한다. 예를 들어 온도가 0℃인 차가운 얼음도 절대온도는 273°K이며 적외선 복사 에너지를 방출한다. 이처럼 표적과 주위의 적외선 복사량 차이를 통해 야간에도 물체를 탐지할 수 있는 적외선 센서들이 개발되어 무기체계에 적용되고 있다. 특히 항공기를 표적으로 하는 단거리 대공유도미사일은 대부분 항공기로 부터 방출되는 열원을 따라 공격할 수 있는 열추적 방식을 오래 전부터 시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1979년부터 1993년 사이에 격추된 항공기(헬기포함)의 89% 이상이 열추적 미사일에 의해 피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근래에는 IRST(Infra Red Search and Tracking system)와 같은 적외선 탐지장비들이 레이다와 함께 대공무기체계에 적용 되어 적외선 신호에 의한 탐지 위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열추적미사일의 탐색기는 보다 먼 거리에서 표적을 탐지하기 위해 대기 투과율이 높은 중적외선대역 (MWIR : 3-5 μm) 및 원적외선대역(LWIR : 8-12 μm) 신호를 사용한다. 항공기의 경우 적외선 열원은 엔진 배기가스 및 노즐 부근의 가열된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중적외선 대역 IR 신호와 고속 비행 시 공기 압축 및 마찰에 의해 기수 및 날개 앞전에서 발생하는 공력 가열 및 태양 반사에 의해 발생하는 원적외선대역 IR 신호가 있다. [그림 14]는 전투기에서 발생하는 적외선 열원 및 적외선 영상을 보여 주고 있다.
[그림 14] 전투기에 발생하는 적외선 열원 및 영상 *출처 : “적외선 스텔스 형상 적용 무인전투기의 전기체 열유동장 전산해석 및 생존성 분석”, 경상대학교, 석사논문, 2019.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원 중 가장 큰 부분은 엔진 노즐부위 배기가스에서 발생한다. 기존 단거리 공대공유도탄의 IR탐색기는 중적외선대역으로 엔진의 배기가스에서 주로 발생하는 IR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따라서 재래식 전투기에서도 생존성 향상을 위해 엔진의 배기가스로부터 방출 되는 적외선을 줄이기 위한 연구가 오래 전부터 진행되었으며 대표적으로 2D노즐, curved tail pipe, after deck, bypass air와 같이 배기가스를 빠르게 냉각하거나 고온부 위를 차폐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현재 대부분의 스텔스기에도 이러한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이 중 배기 노즐의 폭과 높이의 비율인 세장비가 큰 2D 노즐은 기존의 원형노즐과 비교하여 고온의 배기가스와 찬 공기가 혼합하는 면적을 증가시켜 배기가스의 온도가 감소되고 방출되는 적외선 신호도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D 노즐과 함께 굽은 배기덕트(Curved tail pipe)는 IR뿐 아니라 RCS 감소 효과도 함께 얻을 수 있다. 단 이런 방식의 노즐은 항공기의 내부공간을 많이 차지하고 엔진 추력도 감소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으로 지대공유도탄 위협을 고려하여 엔진 노즐 하부를 동체로 가리는 방법(after deck)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그림 15] X-47B 노즐 *출처 : Northrop,Grumman,X-47b ; X-47 Wallup.net.
전투기의 애프터버너는 배기가스의 온도를 크게 증가시킬 수 있기 때문에 F-22와 같은 스텔스 전투기는 애프터버너 없이 초음속 비행이 가능한 슈퍼크루즈 기능으로 배기가스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1990년대 미국은 JSF(Joint Strike Fighter) 개발을 위한 스텔스 핵심기술 중 하나로 RCS와 IR을 함께 저감할 수 있는 LOAN(LowObservable Asymmetric Nozzle) 기술을 개발하여 F-35 엔진노즐에 적용시켰다. 이 노즐은 IR 저감을 위한 고성능 냉각시스템과 함께 RCS 저감을 위한 톱니 모양의 형상이 적용되었는데 톱니 모양의 노즐은 RCS뿐 아니라 IR 측면에서 고온의 배기가스가 주변공기와 잘 혼합될 수 있도록 와류를 생성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적외선 탐색기의 기술은 중적외선뿐 아니라 공력가열로 인해 기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원적외선대역 신호도 감지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높은 속도로 비행하는 항공기에서 공기의 마찰에 의해 발생하는 공력가열은 동체의 전방 꼭지 또는 날개의 앞전과 같이 곡률이 급격히 변하는 모서리 부위에서 열점(hot spot) 형태로 발생하기 때문에 항공기 설계 시 이러한 열점이 감소될 수 있도록 형상을 설계하거나 열이 주변 구조물로 빨리 방출될 수 있도록 설계하여야 한다. 미국의 고속 정찰기 SR-71의 경우 마하 3의 속도로 비행할 때 동체의 온도가 500°C까지 증가하기 때문에 열 흡수를 위해 동체 표피 주변에 연료라인을 배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차가운 연료는 공력가열에 의한 동체 온도를 흡수하고, 예열된 상태의 연료는 엔진의 연소특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적외선 탐색 및 추적 장치(IRST : IR Search and Track) 및 전자광학추적장치(EOTS : Electro-Optical Targeting System)와 같은 적외선 탐지 시스템이 최신 전투기에 장착되고 레이다와 함께 표적 탐지 및 사격 통제용으로 사용되고 있어 적외선 분야에 대한 스텔스 기술의 고도화는 점차 증가하고 있다.
시각적 신호(Visual Signature)
물체가 인간의 눈에 보이는 원리는 레이다의 전자파가 물체에 반사되어 물체를 탐지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즉 광원의 빛이 물체에 반사되어 인간의 눈에 전달되며 인간은 물체를 시각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비행중인 항공기를 인간의 눈을 통해 탐지할 수 있는 거리는 매우 제한적이지만 광학장비를 활용하면 원거리에서 항공기 탐지가 가능하다. 특히 비행중 항공기에서 발생되는 비행운 등과 같은 흔적은 보다 쉽게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다.
시각적 관점에서 동물이 사냥꾼으로부터 자신의 존재를 감추기 위한 방법으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카멜레온과 같이 자신의 몸 색상과 밝기, 패턴을 물체 주변과 유사하게 만들어 자신을 숨기는 것이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군용항공기도 주로 운용되는 주변 배경과 유사한 색상 및 패턴으로 도색하여 탐지하기 어렵게 만드는 시각적 측면의 스텔스가 오래전부터 적용되어 왔다. 예를 들어 과거 군용항공기의 하부는 지상 관찰자가 항공기를 볼 때 배경이 되는 하늘 또는 구름을 고려하여 밝은 색 계열의 회색 또는 하늘색이 주로 도색되었으며, 반대로 상부 색상은 해상 또는 사막, 산림 등을 고려하여 어두운 계열의 파란색 또는 여러 색상이 혼합된 얼룩무늬가 주로 도색되었다. 그러나 근래에는 전투기가 기동시 상·하색이 바뀜으로 인한 탐지 용이성 문제가 제기되어 기체 전체에 푸른빛 계열의 회색(dove grey or low visibility grey)이 군용 항공기에 주로 적용되고 있으며 야간 운용이 예상되는 항공기의 경우 광택이 없는 어두운 색이 도색되고 있다. 실제로 초기 스텔스 전투기인 F-117의 경우 주로 야간에만 운용 되어 전기체가 어두운 회색으로 도색되었다.
[그림 16] F-16(좌), Hawk(우) 위장 도색 *출처 : “Stealth Technology”, Government Engineering College Barton Hill, Thiruvananthapuram, 2009.
시각적 측면에서 항공기 표면에서 빛 반사에 의해 발생하는 섬광 현상은 적에게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투기의 조종석 캐노피 및 위성 통신 안테나 장착을 위한 무인기의 둥근 전방동체 형상은 섬광 현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대부분의 군용항공기는 외부에 무광 페인트를 적용하고 있으며 F-117의 경사진 외형은 시각적 측면에서 섬광 현상을 피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비행중인 항공기를 육안으로 탐지할 수 있는 손쉬운 방법 중의 하나가 비행중 발생하는 비행운을 찾는 것이다. 비행운은 엔진 배기가스 내 수증기와 매연입자가 주로 저온의 공기와 만나 응축되며 발생한다. 이처럼 비행중 발생되는 비행운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우선은 비행운이 발생할 수 있는 비행고도를 피하여 비행하는 방법이 있고, 나머지 하나는 비행운을 억제하는 화학첨가제를 연료나 배기가스에 혼합하여 비행운의 생성을 방지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화학물질은 부식성이 있어 엔진 내부 부품을 손상시킬 위험이 있어 적용에 주의해야 한다. B-2 폭격기 경우 기체 내부에 비행운을 감소시키는 장치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세부적인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비행운과 달리 항공기는 비행 중 엔진에서 연료의 불완전 연소에 의해 연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연기도 항공기 탐지의 단초가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높은 밀도의 연료와 고성능 엔진을 사용하여 과거에 비해 이러한 문제는 크기 감소되었다. F-22에 장착된 F-119-PW-100 엔진은 연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무연기술(No Smoke Technology)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음향 신호(Acoustic Signature)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항공기의 소음은 엔진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비행중 공기의 흐름에 의해 발생한다. 엔진 소음은 엔진내 공기의 고속 흐름에 의하여 발생되며 엔진 종류에 따라 소음의 크기는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터보 프롭 방식이 가장 작고 터보팬, 터보제트 순으로 소음은 증가한다.
무인기와 같이 적진을 침투해서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하는 경우 소음은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100hp급 왕복동 엔진과 프로펠러가 장착된 무인기 MQ-1(Predator)은 10,000~15,000ft 고도에서 비행시 지상에서는 비행소음을 들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러한 엔진 소음은 일반적으로 엔진을 기체 내부에 깊숙이 장착하면 소음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비행체가 고속화되며 소음은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음속 이상을 비행하는 고속 항공기의 경우 초음속 비행시 충격파에 의한 Sonic boom으로 큰 소음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는 스텔스기의 경우 통상 임무는 아음속 상태(마하 0.5~0.7)에서 수행하고 제공권 장악 등 안전이 보장된 상태 또는 위급한 상황에서만 초음속 비행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쐐기 모양의 전방동체 형상으로 초음속 비행시 소닉붐으로 인한 소음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신개념 항공기 ‘X-59’를 개발중에 있으며 ’23년에 초도비행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였다.
[그림 17] 초음속 충격파(좌), 저소음 초음속 항공기 X-59(우) *출처 : “NASA 촬영…2대의 초음속기가 만든 ‘충격파’의 미학”, 글로벌이코노믹, 2019., “초음속 돌파 ‘원조’ NASA “‘조용한’ 초음속 여객기 개발 중””, 연합뉴스, 2022
발전 방향
스텔스 기술은 기존 스텔스 기술을 최적화하고 새로운 방식의 스텔스 기술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초기 스텔스기는 RCS 감소를 위해 RAM과 RAS를 적극 적용하여 비행체 중량이 많이 증가되었으나, 근래 스텔스기는 경량화 재료 개발 및 최적화를 통해 중량 증가를 최소화하며 스텔스 성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까지 발전하고 있다. 새로운 방식의 스텔스 기술로는 항공기에 입사되는 레이다신호를 실시간 감지 및 분석하여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능동형 레이다파 상쇄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이 방식은 외형 변화 없이 기존 항공기에 추가 장비를 장착하여 스텔스화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기술적으로는 입사되는 전자파를 실시간 분석하고 제한된 시간 내에 이에 대응하는 전자파를 생성해야 하기 때문에 해결해야 할 난제도 많다. 현재 개발된 4.5세대 또는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의 AESA 레이다 및 내장형 전자전 장비의 성능을 고려할 때 일부 기종에서 능동형 레이다파 상쇄기술이 적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근래에는 메타물질이 레이다 및 적외선, 가시선, 음향 신호 감소를 위한 스텔스 재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메타물질을 활용하여 RCS 및 IR 신호를 동시에 감소시킬 수 있는 기술과 경량 소음 흡수재 개발도 진행된 바 있다. 아직은 기초 단계이지만 메타물질을 활용한 투명망토 기술도 개발되고 있어 미래에는 70년대 인기 미드였던 원더우먼에서 나왔던 투명 비행기도 현실화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주요 선진국들은 스텔스 기술을 미래 전장의 필수 기술로 인식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으나 스텔스 기술이 만능은 아니다. 현재의 스텔스 기술은 탐지가 불가능한 기술이 아니고 감소되는 기술이며 숨는 기술과 함께 찾는 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레이다 신호 측면에서 저주파를 포함한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탐지 레이다를 기존의 스텔스 기술로 대응하기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 실제로 걸프전 및 이라크전에서 크게 활약했던 스텔스 전투기 F-117도 1999년 유고슬라비아 내전에서 세르비아군의 방공망에 탐지되어 격추된 바 있다. 따라서 최신 스텔스 전투기의 경우 스텔스 기술과 함께 전자전 기술로 적의 탐지 레이다에 대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고주파 레이다는 스텔스기술로 대응하고, 저주파레이다는 강력한 전자전 재머가 대응한다면 보다 효과적일 수 있으며, 전자전 재머로 적의 레이다를 교란한 후 은밀하게 접근하는 스텔스 전투기는 보다 강력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실제로 2007년 미 공군의 최강 스텔스기 F-22와 미 해군의 전자전기인 EA-18G 간 모의교전에서 EA-18G가 강력한 전자전 장비를 활용하여 F-22 레이다를 재밍하며 우세한 교전 상황을 만든 바 있다. 따라서 개발 비용과 기술 수준을 고려하여 스텔스 성능과 재밍장비를 복합적으로 운용하는 전술은 스텔스 기술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최적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높은 스텔스 성능을 위해서는 설계뿐 아니라 정밀한 제작 기술도 필요하다. F-117 개발 당시 제작한 시제기 중 한 대에서 예상보다 높은 RCS값이 측정되어 확인해 본 결과 외부 구조물의 나사가 덜 조여져 있음을 발견하였고 이것이 시제기 RCS 증가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새 또는 곤충 수준의 RCS 값을 보유한 고성능 스텔스기의 경우 조그만 제작상의 오류 및 결함도 큰 RCS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제작뿐 아니라 운용유지단계에서도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근래까지도 레이다는 하늘을 감시하는 유일한 장비였지만 최근에는 IRST와 같은 적외선 탐지 시스템이 개발되어 실전에 활용되고 있다. 또한 AIM-9X와 같은 5세대 단거리공대공미사일들은 열영상(IIR) 탐색기를 장착하여 탐지거리가 크게 증대되어 항공기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특히 미래의 스텔스 전투기 간 공중전에서는 상호 탐지거리가 짧아져 단거리 교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IR 신호에 대한 비중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어 적외선 감소 기술 확보에 보다 많은 노력과 투자가 필요하다. 실제로 레이다의 탐지거리는 표적의 RCS 값의 1/4 승에 비례하기 때문에 탐지거리를 줄이기 위해서는 비행체의 RCS를 크게 줄여야 하나 IR 측면에서 복사에너지는 온도의 4승에 비례하기 때문에 온도를 조금만 내려도 탐지거리 감소 효과는 상대적으로 크다. 이는 스텔스 측면에서 IR 감소 기술이 RCS 감소 기술에 비해 효율적일 수 있음을 의미한다. 현재 6세대 전투기를 개발하고 있는 미국은 시제기를 제작하여 비행시험이 진행되고 있다고 알려졌으나 아직 비행체 형상이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스텔스 측면에서 5세대 전투기와 비교하여 미국의 6세대 전투기 형상은 IR 신호에 대한 감소 설계 비중이 보다 크게 반영되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스텔스 기술 중 전자파흡수체 기술은 국방분야뿐 아니라 민간 분야에서 전자파 간섭에 의한 고성능 전자장비의 오작동 방지 및 유해 전자파 차폐와 흡수를 위한 용도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위성방송 및 휴대폰 등 상업용 주파수 대역이 GHz 대역으로 확대되며 군용 목적으로 개발되었던 전파흡수체의 활용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한국재료연구원은 5G통신 주파수에서 우수한 흡수성 능을 보이는 자성소재와 고분자를 혼합한 복합소재 필름에 전도성 섬유를 그리드 형태로 재봉해 전자파 흡수 차폐 소재를 개발하였다. 본 기술은 향후 휴대폰 및 자율주행차, 통신위성 등 첨단 분야에 활용되어 시스템의 신뢰성을 향상 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맺는 말
현대전에서의 승패는 상대방을 누가 먼저 탐지하느냐에 달려 있다. 반대로 이 말은 누가 먼저 상대에게 탐지되지 않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특히 제공권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적에게 탐지되지 않는 스텔스기는 미래 전장의 승패를 가름할 핵심전력이다. 특히 대공위협이 점차 증가 되고 있는 전장 상황에서 생존성 향상을 위한 스텔스기의 개발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또한 스텔스기는 초기 획득 및 운용비용이 크다는 비난에도 불구하고 실전에서의 전술적 유연성뿐 아니라 임무 성공률과 생존성을 고려시 매우 경제적인 무기체계이다. 이에 선진국들은 스텔스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스텔스 기술 개발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스텔스 항공기는 수많은 세부 기술들이 균형을 유지하며 통합되어야 하는 복합 시스템기술이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스텔스 기술이 일부 분야에만 진행되어 추가적인 기술 개발도 필요하다. F-35와 같이 높은 수준의 독자적인 국산 스텔스기 기술 개발을 위해서는 체계 수준의 스텔스 설계뿐 아니라 단위 부품 수준에서의 세부적인 설계 및 제작 기술 확보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적극적인 산·학·연 협력과 정부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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