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설호국존자소문대승경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언젠가 부처님께서 왕사성 취봉산에 계셨는데, 큰 비구 대중 1,250명과 함께 하셨으며, 또한 보살마하살 대중 5천 명과 함께하셨다.
그들은 큰 인욕과 막힘이 없는 변재를 얻었으며, 악마와 원수들의 항복을 받았고, 모든 외도를 제어하였으며, 큰 도의 마음을
발하여 삼마지를 얻었으며, 총지에 자재하고 네 가지 걸림 없는 지혜를 갖추었으며, 4섭과 가장 높고 매우 깊은 바라밀다와
나아가 일체의 불법과 한량없고 가없는 모든 선한 공덕을 통달하였다.
그 이름을 말하면,
보현보살
보안보살
보관보살
보광보살
보조보살
상의보살
증의보살
무변의보살
광의보살
무진의보살
지지보살
세상보살
승의보살
최상의보살
총지자재왕보살
문수사리 보살마하살 등이며, 또한 현호보살마하살 등 16명이 함께하였다.
또한 사바세계를 주관하는 대범천왕과 제석천주와 호세사대천왕이 있었다.
또한 소시미 천자와 안의 천자와 모든 천왕과 용왕과 긴나라 왕과 헌다리바 왕과 야차 왕과 아로나 왕 등이 각기 백천의 권속과 함께
모임에 와서 앉았다.
그 때에 세존께서 길상장 사자자리에 앉으시니, 4부 대중이 에워쌌는데, 수미산보다 더 높고, 광명의 치성함은 해와 달이 일체 세간을 두루 비추는 것과 같았다.
위의가 갖추어져 있고 범행이 적정함은, 제석이 여러 하늘 가운데에서 위의가 가장 뛰어난 것과 같으며,
또한 윤왕의 7보가 갖추어져 있는 것과 같으며,
모든 두려움을 떠난 것은 사자와 같아서 능히 모든 법의 공한 이치를 잘 말하며,
큰 불무더기와 같아서 모든 어두움을 깨뜨리며, 마니보와 같아서 멀리 일체를 비춘다.
이와 같은 부처님의 광명은 삼천대천 일체 세계를 비추었으며, 그 광명 가운데서 미묘한 범음을 내어 여러 중생들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지금 얻은 일체 모든 법의 최상인 바라밀에서 말한 진실한 이치는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으며, 글의 뜻이 뛰어나고
순백하며 원만하고, 범행도 청정하며 순일하고 잡되지 않느니라.”
그 때에 희왕 보살마하살은 대중 가운데 편히 앉아서 세존께서 사자자리에서 큰 광명을 놓으시니, 마치 천 개의 해가 일체를
비추는 것과 같음을 우러러보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며 깊이 믿고 공경하여 곧 자리로부터 일어나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부처님 몸 금산같이 빛나고 세간을 이롭게 하시니 희유하여라.
보살 성문 연각과 천룡팔부 모두 둘러 모셨네.
수미산이 여러 하늘과 바다에서 뛰어나 높이 나타났듯이
중생에게 자비로써 몸 나투시고 백천 광명 놓아 항상 비추시네.
범천행을 행하시니 곧 범천이라 저 범천에서 다시 왕이 되시어
선정과 해탈삼매와 광명으로 상위의 보살들을 비추시네.
제석이 천주로서 위덕과 여러 모양 다르듯이
부처님 광명으로 세간 비추시며 상호와 장엄한 공덕 다르시네.
금륜왕이 4주에서 자재함을 얻어 모든 유정들을 잘 조복하듯이
중생의 저 고통을 벗겨내신 부처님의 자비도 또한 그러하네.
세상에 있는 불빛, 마니 빛과 해와 달의 모든 광명인
이러한 백천의 광명도 항상 비추는 불일만 못하네.
밤에 광명을 놓는 달이 청정하게 세간을 널리 비추듯이
부처님의 얼굴 둥근 달 같아 비추는 광명에 딴 빛 가리네.
높은 산을 사르는 큰 불이 어둔 밤 깨뜨리고 여러 곳 비추듯이
부처님의 지혜 광명으로 암흑을 깨뜨리고 모든 유를 떠나셨네.
큰 사자가 벌판에서 울면 뭇 짐승 모두 듣고 놀래듯이
부처님께서 법공 무아 말씀하시면 마군들 모두 듣고 놀란다네.
큰 마니보가 광명을 놓으면 다른 마니보의 광명은 나타나지 않나니
부처님 몸의 빛난 금빛 비추면 세간의 일체 광명 나타나지 아니하네.
세상의 모든 성현 중에 부처님이 제일이시고
복과 지혜 갖추었으며 일체 공덕 한량없네.
큰 스승의 공덕 바다를 우러러 중생을 위광으로 널리 비추시길
한마음으로 공경하고 사모하오며 저의 머리와 얼굴로 예를 올리나이다.
부처님 찬탄하는 나의 마음은 세상의 공덕으로 비할 수 없으리니
모두 가지고 법계에 회향하여 세상이 모두 불도를 이루리다.
그 때에 희왕 보살마하살은 부처님을 찬탄하고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높으신 얼굴을 우러러보되 잠시도 눈을 팔지 않았다.
마음으로 법계를 관찰하니, 그 뜻은 매우 깊어서 알기 어렵고 보기 어려웠으며, 말의 분별을 떠나 모든 희론이 끊어졌으며, 미묘하고
알기 어려워서 생각으로 헤아릴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일체 법계를 관찰하고 생각하되, 오직 부처님 여래께서 관찰하시는 지혜로 거두어들이고, 있는 그대로 헤아려 증득하여
알 수 있는 것이라 부처님의 경계와 같을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여래의 불가사의한 방편 경계를 관찰하고 보니, 모두 한 모양인 법계성가운데 거두어진다.
비유컨대 허공은 머무르는 곳이 없는 것과 같이 곧 중생계도 또한 그대로 자성과 같으며, 일체 모든 법도 또한 이와 같아서 걸림이 업는 해탈이며, 구경의 고요함이다.
부처님 세존께서는 좋은 방편으로 몸을 불찰에서 변화하시어 일체에 두루하여 중생 앞에 나타나시나, 모든 여래의 몸은 무수한
구지겁을 지나더라도 가히 얻을 수 없다.
때에 희왕 보살마하살은 이와 같이 부처님의 공덕을 관찰하고 나서 묵묵히 머물러 있었다.
그 때에 한 존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호국이었다.
사위성에서 석 달을 안거하며 이 여름을 지나고서 옷을 입고 발우를 가지고 여러 비구들과 처음 출가한 자들과 처음으로 발심한 자들과 함께 사위성을 나와서 왕사성 취봉산으로 왔다.
저 산에 이르러 즉시 호국 존자는 부처님 처소에 나아가 머리와 얼굴로 부처님 발에 예를 올리고, 오른쪽으로 세 번 돈 뒤 한쪽에
머물러 서서 합장하고 공손히 이 게송을 말하여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최상인 부처님의 광명과 허공같이 걸림 없는 뜻과
모든 결박을 능히 끊으심과 3유의 바다를 영원히 뛰어넘으시매 머리를 조아립니다.
부처님의 가없으신 참모습이 구지 불국토에 두루 하시니
보살이 듣고는 기뻐하며 와서 부처님의 공덕을 공경하고 공양하나이다.
이런 최상의 공양 올리고 나서 부처님 설법 듣고 모든 번뇌[진] 여의며
환희에 넘쳐 본토로 가서는 세존의 설법 칭찬하옵나이다.
무수한 겁 널리 지나면서 일체 중생 이익케 하건만
몸과 마음 피곤함 없나니 위없는 보리 얻으려 함이네.
보시와 지계, 인욕행과 정진과 선정, 지혜 방편을
항상 행하여 열반 얻으셨나니 그러므로 제가 부처님께 예를 올립니다.
6통과 4신족, 모든 근의 10력 해탈문을 모든 중생에게 행하도록 하셨나니
비할 데 없는 부처님의 지혜에 예를 올립니다.
세간에서 마음으로 짓고 행하여 이루는 업을 모두 아시며
몸과 입의 있는 바를 위없는 세존께서는 모두 보시네.
3독의 허물을 끊지 못하기에 중생은 그로 인해 3유에 떨어지지만
부처님께서는 선서과 얻으시어 세간의 모든 선악 아시었네.
과거에 있었던 모든 불사와 하늘과 사람의 현재의 스승과
내지 미래의 공덕 바다와 일체 법들을 모두 아셨네.
청정한 불국토의 대중들에 둘러싸여 보살과 연각, 성문들이며
여러 부처님의 수명을 헤아리시어 우리 부처님께서는 모두 잘 아시네.
일체의 생멸하는 법과 공양하여 불사를 지음과
법장을 받아 지니는 법을 우리 부처님께서는 모두 잘 아시네.
부처님께서는 10력과 걸림 없는 지혜로 3세에 항상 머무시어
이와 같은 일체의 방편법을 쓰시니 나는 세존의 지혜 바다에 예를 올립니다.
대각 세존 비할 데 없음이 길상의 상호로 장엄하심이여,
뭇 별이 공중에 나타남 같나니 높으신 모니 세존께 예를 올립니다.
모습이 단정하고 엄숙하여 비할 데 없으며 광명은 하늘과 세간에 두루 비추거든
제석과 범왕과 색구경천도 부처님 앞에선 모두 나타나질 않네.
티 없이 부동하심 금산과 같고 오른쪽으로 돌아간 나계는 파르라니 윤이 나며
부처님 정수리는 금산같이 높다랗고 광명이 멀리 비치어 많은 복을 내네.
광명은 구지 나유타 세계에 두루하여 미간의 흰 터럭에서 나타나고
푸른 연꽃 같은 눈동자는 늘 기쁨에 넘쳐 세간을 살펴보시어 자비한 마음을 쓰시네.
허공의 청량하고 둥근 달같이 부처님 얼굴 둥글고 밝음이여
보는 자 모두 싫증냄이 없나니 나는 부처님의 원만하신 모습에 예를 올립니다.
다니심이 거위 왕, 사슴 왕 같고 또한 소 왕의 걸음같이 편안하며
대지를 진동하여 멈춤이 없나니 나는 부처님의 견고한 힘에 예를 올립니다.
손가락은 가늘고 길며 비단그물 모양이고 깨끗한 손톱은 붉은 구리 같으며
바로 서서 내린 손은 무릎을 지나나니 나는 금빛의 부처님께 예를 올립니다.
부처님 가시는 땅 위엔 좋은 모양 나타나며 1천 살(폭)의 바퀴를 구족히 나타내시고
발에선 광명 놓아 뭇 생명 비추시거든 광명을 받은 이는 천상에 나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법왕으로서 7재를 베푸시고 시주가 되시어 평등한 마음으로
세간을 조복하려 법에 의지해 행하시나니 나는 법왕이신 부처님께 예를 올립니다.
자비한 법념 마음의 칼이 되고 지계 방편과 지혜의 활로써
번뇌의 모든 도적 끊으시니 나고 죽는 윤회가 늘어날 수 없다네.
자리과가 가득 차면 다시 이타가 되니 저 중생들로 하여금 또한 해탈하게 하며
마침내 안락함을 얻어 진로를 벗어나 선서의 고요함에 들게 하시네.
태어남도 죽음도 모든 괴로움도 없으며 나고 늙고 사랑하고 헤어짐도 없는
이와 같은 무위의 최상승을 중생 위해 자비로 설하시네.
나는 가장 높으신 부처님 찬탄하오며 일체 모든 불법을 다 거두어
이와 같은 모든 공덕으로써 모든 중생이 보리를 증득하길 원하나이다.
그 때에 호국 존자는 게송으로 부처님을 찬탄하고서 오른쪽 어깨를 드러내고, 오른 무릎을 땅에 대며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해 공손히 머리를 조아리고 아뢰었다.
세존이시여, 여래 응공 정등각께 제가 물을 것이 있사오니, 오직 바라건대 세존께서는 자비로 들어주시옵소서.”
그 때에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네가 묻는 대로 나는 너를 위하여 말해 줄 것이며, 구하는 바의 바람을 만족하게 하여 기쁨이 생겨나게 하리라.”
때에 호국 존자는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몸과 마음이 기뻐서 소리를 내어 말하였다.
“세존이시여,
어떠한 법이 있어서 보살의 행법이 구족하게 되며, 일체의 가장 좋은 공덕을 얻을 수 있고, 걸림이 없는 큰 지혜와 결정적인 말솜씨로 성과 상을 분명하게 밝히며, 일체지에 들어가서 중생을 교화하여 저 무명과 망상 번뇌를 끊고, 결정코 진실되게 일체지에 들어가서
진실한 말로써 저 유정으로 하여금 말에 의지하여 짓도록 해서 모든 어리석음을 여의고 부처님의 방편을 생각하며, 일체의 매우 깊은 범의를 듣기 좋아하고 모든 법을 받아 지니어 빨리 위없는 바른 지혜를 증득할 수 있습니까?”
호국 존자가 부처님 앞에서 게송으로 말하였다.
보살이 행하는 결정행이여 저 행엔 반드시 진실한 법 있으리.
진실 법은 부처님 지혜에서 생기나니 가장 높으신 여래께서는 나를 위해 말씀하소서.
부처님 몸의 광명은 황금 모양이며 가없는 큰 복이 모인 것이니
6취의 모든 중생 제도하시고 보살의 티 없는 행 말씀하시네.
다함없는 대각지혜 어찌 얻으오리까?
총지의 감로에 보리가 생겨납니다.
청정한 지혜를 어찌 얻으오리까?
저 지혜로 중생의 의심을 끊을 수 있나이다.
많은 겁의 윤회하는 괴로움에서 중생들은 미혹되어 빠져 있으나 뜻은 피곤하지 않아
이러한 어리석음과 미혹됨, 고뇌를 보나니 저를 위해 어떻게 10선을 닦으리까?
청정한 불국토에 중생들이 가득 모여 가없는 불찰세계 수명이 길어서
중생 위해 항상 미묘한 말씀 펴시나니 원컨대 보리의 티 없는 행 말하소서.
삿된 마군 항복받아 정견을 내시고 애욕의 강물 말리시어 해탈 증하시며
청정한 법안으로 어리석어 눈먼 장님 비추시고 모든 유정들에게 최상행을 행하게 하시네.
단정하고 엄숙하며 부귀하신 변재로 하시는 말씀 부드러워 듣고는 기뻐하니
마치 감로가 세상을 적심과 같아서 원컨대 깊고 깊은 미묘한 법 말씀해 주소서.
범음은 깊고 미묘하여 모든 악 끊으며 그 소리 청아하기 빈가와 같네.
법을 구하는 무리들이 부처님께 모였나니 감로법을 설하시어 중생들을 건지소서.
중생에겐 보리의 최상 근기와 성문과 연각의 성품이 있사오니
원컨대 근기 따라 방편으로 설하소서 스승과 제자가 지금 모였나이다.
나는 지금 최상승을 즐겨 들었으니 부처님만이 나의 보리의 성품을 아시리라.
이 소승법은 즐겨 구하는 바가 아니니 여래의 첫 번째 법을 말하여 주소서.
그 때에 호국 존자가 이 게송을 말하자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훌륭하다, 훌륭하다,
존자여. 능히 여래의 최상 이치를 물었도다.
많은 사람을 이롭고 유익하게 해서 안락을 얻게 하며, 미래의 보살마하살들을 거두어 주는 것이니, 너는 지금 자세히 듣고,
잘 생각하라.
나는 마땅히 너를 위하여 말하리라.”
때에 호국 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어지신 세존이시여, 제가 지금 듣고자 하오니, 말씀하여 주십시오.”
세존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법이 있으니 구족하고 청정히 하면, 이를 보살마하살이라 이름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안[내]이요,
둘째는 바깥[외]이요,
셋째는 마음[심]이요,
넷째는 뜻[의]이다.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이치에 부합되어 진실하고, 중생을 보되 그 마음이 평등하여 마치 허공과 같으며, 분별함이 없이 말에 의지하여 행하니, 이것을 보살마하살의 네 가지 법이 청정함을 얻은 것이라고 하느니라.”
세존께서 거듭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마음과 뜻, 안과 밖이 항상 청정하여 보리의 바른 도심에서 물러나지 않으며
지은바 착함을 버리지 않으면 보살의 가없는 지혜 얻으리라.
중생의 괴로움에는 나가 없는데 생 노 병 사가 침해함을 관찰하고서
이러한 3유의 큰 바다에서 법의 배 운전하여 중생 구제하네.
중생을 평등한 마음으로 보고 저 세간을 외아들같이 보아서
모든 중생 함께 해탈케 하여 보리를 향해 물러남이 없길 바라네.
항상 공한 이치 말하고 공한 행에 의지해서 나[인]도 남[아]도 중생도 없나니
마치 꿈같아 실함이 없음이여 어리석은 이에게 지혜를 내게 하네.
대각의 지혜 말한 바와 같아서 지혜로써 할 일을 행하며
과실을 조복하여 마음 고요하고 보리를 구하여 불자가 되네.
그 때에 세존께서는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여러 보살들에게 마음을 안위하게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총지문에서 닦아 배우기를 구함이요,
둘째는 항상 착한 벗을 가까이하여 위의에 모자람이 없음이요,
셋째는 매우 깊은 무생법인을 증득하기를 구함이요,
넷째는 정진하고 수행하여 계를 청정하게 지니는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저 보살로 하여금 그 마음을 안위하며 정진하여 닦아 물러나지 않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사람이 총지법을 애경하면 이름이 멀리까지 들리어 대중이 귀의하리니
위없는 미묘 법문 지니는 것을 일체 여래께서 함께 말씀하셨다네.
지혜를 더욱 밝혀 잊지 않고 이와 같이 빨리 얻은 걸림 없는 지혜로
일체의 최상 법을 통달하여 함이 없는 해탈문을 성취하네.
착한 벗으로 말미암아 보리를 증득하고 7각을 내어 닦아 끊을 수 있으며
8정을 증장하여 불사를 짓나니, 불을 멀리하듯 나쁜 벗은 멀리하라.
깊은 법 듣고 무생을 증득하여 모든 법이 끝내 공함을 요달하면
나도 남도 중생도 없나니 이와 같이 일체 소견 떠나야 하네.
율의는 모든 착함의 근본이니 굳게 수호하여 범하지 아니하면
저 행으로 고요한 마음 이루는 것을 부처님께서는 중생 위해 연설하셨네.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또한 네 가지 법이 있어 보살이 윤회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마음으로 애락하게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보살들로 하여금 부처님 뵙기를 즐거워하게 하는 것이요,
둘째는 보살들로 하여금 설법을 즐거워하게 하는 것이요,
셋째는 보살들로 하여금 능히 일체의 가진 것을 버리기를 즐거워하게 하는 것이요,
넷째는 보살들로 하여금 모양 없는 깊은 법을 알아 견디어 움직이지 않음을 즐거워하게 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모든 보살들이 윤회 가운데에 있으면서도 깊이 즐거워하는 마음을 내게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보살은 부처님을 뵙고서 일체 중생 가운데서 바른 행을 행하고
모든 세간을 잘 조복하며 광명을 널리 비추어 어둠을 없애네.
이와 같이 부처님께 공양하여 깊이 애락하여 항상 존경하며
일체 중생들을 제도하여 위없는 보리도에 들게 하네.
만일 부처님의 설법 들으면 몸과 마음 고요해져 즐거움을 일으키며
이와 같이 견고한 마음 물러섬이 없어 행함에 의지하여 보리를 빨리 증득한다네.
일체를 버려도 아까워하는 마음이 없어서 와서 구하는 자 보면 기뻐하여
나라의 성과 처자, 목숨까지도 중생에게 주어 불인을 짓는다네.
모양 없는 매우 깊은 법 들으면 본성이란 분별을 떠난 본래 공한 것이어서
나도 남도 중생도 없거늘 이와 같이 애락하는 마음을 낸다네.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 보살이 애락함을 얻지 않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그 집에 있는 이를 즐거워하지 않음이요,
둘째는 이미 출가하고 나서는 이끗[이양]을 즐거워하지 않음이요,
셋째는 높은 족속에 태어남을 즐거워하지 않음이요,
넷째는 소승의 사람을 즐거워하지 않음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보살은 즐거워하지 않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집에 있으면 과실이 많나니 버리고 떠나면 마음에 집착이 없어
늘 산과 들을 좋아하고 모든 근을 고요히 하여 큰 지혜의 덕을 용맹스럽게 부지런히 닦으리라.
홀로 닦음이 청정하기가 마치 날카로운 칼 같아 어리석음과 더러움에 물듦을 끊을 수 있고
저 갖가지 큰 이끗에도 항상 멀리 떠나 애착이 없나니
고귀한 높은 종성 버려서 허깨비나 아지랑이같이 보고
널리 중생을 위해 보시를 행하여 지계와 인욕 등을 닦는다네.
목숨과 권속도 아까워하지 않아서
정각 구하여 피안에 이르고 소승 법엔 집착하지 아니하네.
최상승엔 항상 굳은 마음으로몸뚱이를 끊어 버릴지라도 그 마음 굳기가 금강 같네.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 보살에게 손실이 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계율을 깨뜨리고 범하는 것이요,
둘째는 산과 들에 머물면서 고요함에 나아가지 않는 것이요,
셋째는 4승의 가르침에 의지하지 않고 삿된 가르침을 망령되이 추구하는 것이요,
넷째는 비록 다문을 좋아하나 하나도 얻은 것이 없는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으로 모든 보살에게 손실이 있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계의 모양 마니같이 청정하여 중생을 이끌어 피안에 이르나니
보살이 이에 계율의 위의를 깨뜨린다면 혼미함에 빠져서 부처를 이루지 못하리라.
산과 들의 고요한 곳에 머무르면 나와 남의 분별 저절로 없어지니
남녀와 권속과 제 몸을 초목같이 보아 사랑함이 없으리라.
4승의 가르침 헛되고 속임이 없나니 한마음으로 청정하게 가르침을 받들어 행하면
반드시 뭇 공덕을 구족하여 불지를 이룬 대장부가 되리라.
윤회하는 모든 중생들이 항상 나고 죽고 근심하고 슬프하고 괴로움에 있는 것 보고서
가장 좋고 미묘한 법의 배 운전하여 중생들을 건져내어 고해를 벗어나게 하네.
저 중생을 구제하지 않는다면 혼미함에 빠져 허우적댐이 끝이 없으리니
그러므로 소승은 구경이 아니어서 중생 위해 보리의 마음 발하게 하였노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 보살들이 분명하게 닦고 익히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부처님의 평등한 마음을 발하여서 선서를 구함이요,
둘째는 법사를 받들어 섬기며 존경하고 와구 등을 공양하여 애착함이 없음이요,
셋째는 이끗[이양]을 탐내지 않으며 또한 구하는 바가 없음이요,
넷째는 매우 깊은 법인을 구족하며 성취함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을 분명하게 닦고 익히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저 선서 대장부여, 천상과 인간에서 비할 데 없도다.
중생을 평등하게 인도하시고 이와 같이 닦아 익혀 10선을 행하셨네.
법사를 존경하고 받들어 섬겨 스승의 가르침에 의지해 닦고 배우며
크게 공양하면서 불지를 구했나니 가없이 많은 부처님들께서 또한 여기 나셨네.
항상 깊은 산에 머물러 두려움이 없고 이런 이끗에도 탐내지 않으며
걸림이 없는 지혜를 잘 성취해서 깊은 법에 통달하여 속세를 떠났네.
부처님 공덕 듣고는 매우 기뻐하여 이와 같은 행법을 굳게 닦아
저 고요한 무생법인을 증득하고서 헤아릴 수 없는 중생의 괴로움 널리 구제하시네.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 모든 보살들의 행법이 청정하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몸과 마음이 결정되어 뜻으로 보리를 구하는 행법이 청정함이요,
둘째는 모든 허망함을 떠나 깊은 산에 머무르기를 좋아하는 행법이 청정함이요,
셋째는 일체를 능히 버리고 과보를 바라지 않는 행법이 청정함이요,
넷째는 항상 법사를 따라서 밤낮으로 법을 구하는 행법이 청정함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으로 모든 보살들의 행법이 청정하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을 말씀하셨다.
탐 진 치의 때[구]가 다 없어지고 게으름과 허망함 또한 다시없으며
모든 허물 생겨나지 않게 하여 결정코 보리도를 증득하길 구한다네.
부모님 집을 떠나 근심의 뿌리를 끊고 속세를 버리고 출가하길 구하며
나쁜 벗들은 만나지 않고 깊은 산에 머물러 해탈을 구하네.
저 산속에서 정행을 닦아 여래의 걸림 없는 지혜를 이루고
목숨과 재산에도 애착함이 없으며 자재하여 두려움 없음이 사자와 같도다.
중생을 보면 기뻐하며 나는 새 모였다 흩어지듯
세상의 무상함을 관찰하고 이와 같이 큰 보리도를 구하네.
몸과 마음 청정함이 허공과 같고 일체를 놓아버려 두려움이 없으며
저 이끗[이양]에도 애착이 없으니 놀란 사슴이 머물지 않고 떠나는 것과 같다네.
세간에선 큰 험난 항상 있어서 몸과 마음 일으켜 해탈 구하기 어려우나
이 허망하여 진실 없음을 보았기에 그러므로 나는 고요한 수행을 행하노라.
부드러운 말로써 항상 중생을 이끌어서 원수와 친함에 평등하여 분별이 없으며,
집착하지도 머무르지도 않음이 바람과 같나니 이것이 보살의 최상행을 구함이네.
모양이 없음을 해탈하여 텅 비어 바람도 없고 함[위]이 있는 것은 환화와 같음을 알고서
청정하고 광대한 마음 늘 행하여 감로의 맛 음미하며 항상 기뻐하네.
도법을 구하여 스승에게 배우나니 그 사람은 5온이 늘 청정하며
뭇 괴로움 핍박해도 피로함이 없어 이와 같이 총지문에 깨달아 들어가네.
이 닦을 바 보살행을 알아서 그것을 성취하여 중생을 기쁘게 하니
만일 사람이 보리를 구하지 않는다면 그는 지혜 적어 온갖 험로에 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어서 모든 보살들에게 어려운 법이 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마음으로 존경하지 않아서 가볍고 오만한 행동을 많이 하는 것이요,
둘째는 마음에 효행이 없어서 나태하고 거스르는 것이요,
셋째는 마음으로 이끗을 탐하여 만족할 줄 모르는 것이요,
넷째는 마음으로 허망한 것을 좋아하여 재물의 이로움을 삿되게 구함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보살들에게 어려운 법이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불법과 스승과 부모를 온전히 믿고 존중함이 없이 가벼이 여기며
효경하지 아니하고 마음이 나태하여 항상 어리석어 행함이 산란하네.
항상 이끗[이양]을 탐내며 또한 허망함을 행하여 삿된 이익으로 삼으니,
자기의 덕업을 칭찬하고 남을 속여서 ‘나는 계를 지니고 수행 한다’ 말하네.
서로 투쟁하여 자비심이 없고 자기 허물은 숨기고 남의 잘못은 보며
또한 농사짓고 경영하니 이러한 사문은 공덕이 없다네.
말법의 때에는 사람들이 산란하여 투쟁하고 서로 죽이며
마음에 질투가 가득하고 사문은 여래의 법을 숨기고 없애네.
모든 착한 비구들은 다 멀리 여의어서 보리의 미묘한 도를 영원히 만나지 못하고
다섯 갈래[오취]에서 윤회하여 다함이 없으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들은 마땅히 멀리 여의어야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풀어져 게으른 것이요,
둘째는 믿지 않음이요,
셋째는 질투함이요,
넷째는 다른 사람을 밉게 보는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은 마땅히 멀리 여의어야 할 것이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믿음 없고 게으르며 마음이 어리석고 질투하는 마음 품어 항상 성내어서
인욕하고 있는 사문을 보면 도리어 수행자를 가람 밖으로 내몬다네.
세상의 귀하고 천한 사람에게 좋은 일 나쁜 일 가리지 않고
오로지 시비만을 일삼으니, 이와 같은 허물은 성냄에서 얻어졌네.
불법의 공덕들을 멀리 여의고 나쁜 갈래[악취]의 큰 불구덩이에 들어가나니
이와 같이 행한 바 악취의 행이란 교법에 의지하지 않아 얻은 고통이네.
그러므로 항상 보리도를 행하면 윤회에 빠져 허우적대거나
나쁜 갈래에 태어나지 않으리니 중생을 이롭게 하시는 부처님께서는
많은 겁이 지나야 세상에 나오시니 지금 모니존을 만났을 적에 빨리 모든 허물 버리고 해탈을 구해야 하네.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들은 마땅히 가지 말아야 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악한 벗[악우]의 보특가라와 가지 말아야 할 것이요,
둘째는 유에 집착하는 삿된 소견의 보특가라와 가지 말아야 할 것이요,
셋째는 일체 선법을 버리는 보특가라와 가지 말아야 할 것이요,
넷째는 재물의 이로움을 즐기고 집착하는 보특가라와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보특가라와는 함께 가지 말아야 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악한 벗을 멀리 여의면 항상 착한 벗을 얻어 친근히 하리니
밤에 둥근달이 허공에 나타나듯 어둠 제치고 보리도가 밝게 드러나리라.
여러 소견 항상 끊어지지 않아서 자기의 몸과 목숨 편벽되이 기르나니,
이와 같은 독기를 멀리 여의면 그 사람은 부처님의 큰 지혜 이루리라.
만일 가장 높고 미묘한 법 버리며 선정의 감로미를 즐겨 하지 않는다면
이런 것을 부정한 그릇이라 부를 것이니 큰 보리 증득함을 멀리 여의는 것이네.
재물과 옷, 발우 등을 탐하거나 집에 이는 이와 함께 사업을 도모하는
이와 같은 불구덩이 멀리 여의면 최상의 도를 능히 성취하리라.
모든 악마와 원적을 항복 받고 법륜을 굴려서 중생들 제도하기 좋아하여
이와 같이 큰 이익 널리 지으면 착한 벗 항상 만나 보리를 얻으리라.
소외 훼손 찬탄함을 항상 똑같이 보며 이끗과 질투에도 또한 그러한
이와 같이 위없는 부처님 지혜를 그 사람은 오래지 않아 모두 성취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설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들에게 고의 과보 법이 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교법(교법)을 가벼이 여기는 것이요,
둘째는 나[아]와 남[인]을 집착하는 것이요,
셋째는 마음에 믿음과 깨달음이 없는 것이요,
넷째는 깨끗지 못한 경계를 갖추어 믿고 잘 간직하는 것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보살의 고의 과보 법이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만일 미묘한 법 받아 지닌다면 세간의 모든 공양 능히 받겠지만
저를 가벼이 여겨 큰 지혜 없으면 가없는 뭇 고통 받으리라.
부처님과 스승과 부모님께 나니 남이니 분별하여 공경하지 아니하면,
이와 같이 큰 복을 구하지 않았기에 부정하며 무지한 곳 얻으리라.
3보의 가장 좋은 복밭[복전]에 믿음과 깨달음, 귀의하여 공경함이 없어
헛되고 속여서 세상에 어두우니 이와 같이 마땅히 죄악의 고통 얻으리라.
여인은 바로 나쁜 갈래의 문이니 생사에 유랑하여 다함이 없네.
지혜 없고 어리석게 저 업 지으면 지옥이나 축생에 길이 빠지리라.
만일 존경하는 마음으로 부처님께 향하면 뭇 고통 사라지고 무외를 얻으며
다시 모든 나쁜 갈래의 문을 닫아서 중생들 인도하여 불도를 얻으리라.
***
그 때에 세존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네 가지 법이 있으니, 보살들에게 속박하는 법이 되느니라. 무엇이 네 가지 법인가?
첫째는 다른 사람을 가벼이 업신여기는 것이요,
둘째는 세상의 일에 대하여 방편으로 나아가 구하는 것이요,
셋째는 어지럽게 마음을 씀이 마치 험난한 곳을 가는 것과 같음이요,
넷째는 그 권속에 대하여 한마음으로 탐착함이니, 이와 같은 네 가지 법이 보살의 속박이 되느니라.”
부처님께서 다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다른 사람을 가벼이 업신여기며 방편으로 세간의 일만 구하고
산란하기가 험한 길을 가는 것과 같다면, 코끼리가 깊은 진흙 속에 빠진 것 같네.
자기 권속에 애착을 내어 항상 탐하고 사모함이 마치 술에 취한 것 같으니,
이와 같이 갖가지로 얽히고 묶여서 어리석음만 늘리고 키워 큰 지혜를 덮었네.
만일 생사 고통 두려워하여 윤회에서 벗어나 해탈 구하려면
가벼이 업신여김과 세간의 일들을 버릴 것이니 이를 이름하여 보살이 가야 할 길이라 하네.
가없는 모든 고통 없애고 나서 저 번뇌와 모든 권속에 대해
마침내 안락하여 구할 것이 없으면 보리의 고요한 도가 원만하리라.
행한 바 여섯 가지 바라밀로 3신 5지 10력등의
일체 공덕이 모두 구족하면 이와 같이 가없는 고통 영원히 여의리라.
과거에도 한량없는 겁을 수행하여 중생을 위해 보리를 구하였고
일체의 착함을 모두 다 닦아 모든 악과 권속 등을 멀리하였네.
늘 깊은 산 고요한 곳 좋아하여 소리와 모양 멀리 떠나 진공을 생각하며
이와 같이 정진하여 끊임없이 닦아서 대장부의 원만한 지혜 얻었다네.
저 세간의 중생의 행 보건대 5취에서 윤회하여 다함이 없으니,
나는 과거에 자비심 발하여 나의 몸과 목숨과 처자까지 버리고
나라의 성과 땅 진귀한 보배로 이와 같이 무수겁을 부처되기 구하였네.
나는 옛적 산에서 인욕을 행할 때에 꽃과 과일과 연못이 깨끗한 곳에 있었는데
가리왕이 와서 수족을 끊는데도 자비와 인욕의 마음 내어 성냄이 없었다네.
옛날에 깊은 산 사마에 있을 때 나는 선인 바라다였는데
그 때의 천자가 나의 몸 쏘았을 때도 또한 성내고 원망하여 미워하는 마음 없었네.
목숨을 돌처럼 아끼지 않고 보리를 구하는 마음 물러섬이 없어서
내가 일찍이 살타였을 적에 굶주린 범이 그 새끼 먹으려는 걸 보고
벼랑에서 몸을 던져 굶주림을 구제하니 하늘과 사람들이 위대한 정진이라 칭찬했네.
항상 보시하여 중생 구제하길 즐겨서 몸과 목숨 재보까지 아끼지 않았나니
나는 옛날 일찍이 마나바[마양박]가 되어 널리 보시를 행하여 보배가 다하도록
큰 마니보를 베풀어 다른 이를 부유하게 해서 이와 같이 보리의 과보 증득하길 구하였네.
지나간 옛날에 큰 소마왕이 되어 나의 수행하는 이름이 널리 났었는데
그 때에 다른 이들 위하여 속박에 들어가 저 모든 왕들에게 해탈 얻게 하였네.
내가 일찍이 능사왕이 되어 일체의 구하는 바를 모두 충족시켰으며
몸과 목숨 보물까지 주어서 그가 큰 부자가 되어 가난의 고통 떠나게 하였네.
옛적에 비둘기 날아와 내게 몸 던지기에 나는 곧 살을 베어 그의 목숨 건졌나니
이와 같이 칼로 살을 베어낼 때도 놀라고 두려움 없이 마음 편안하였네.
또한 과거에 왕위를 버리고서 일생동안 저 바라밀 행하였으며
다시 스스로 몸을 나투어 좋은 약이 되어서 내 몸과 목숨 버려 중생들을 건졌네.
또한 옛적에 사자 왕이 되어서 항상 세상을 위해 이락을 행하며
왕위와 권속들을 모두 버리고 일심으로 위없는 도를 구하였네.
또한 옛적에 묘아왕이 되어 그 때에 수명은 천 년이었는데
84년간 고행을 닦아 위대한 정진 일으켜 재물을 보시하며
부처님 탑 앞에서 몸을 태워 지극한 마음으로 공경하고 공양하였다네.
또한 옛적에 무구왕이 되었는데 그 때에 악안이란 바라문이 있어서
궁으로 와 나의 머리를 구하기에 곧 머리를 베풀어 주어 보시하였네.
또한 옛적에 월광왕이 되어 널리 중생 구제하여 좋은 이익 지었으며
일체의 성황과 마을 가운데와 네 길거리에서 좋은 약 베풀었고
천 명의 여인 아름다운 모양으로 단장하며 금과 진주로 널리 장식한 것을
모두 버리고 스스로 수행하였나니 이와 같이 지은 복 비할 데 없네.
또한 옛적에 수바왕이 되어 썼던 보배 갓은 세상에 없는 것이며
향과 꽃과 뭇 보배로 장엄하였는데, 다른 이에게 보시하여 아낌이 없었네.
또한 옛적에 보계왕이 되어 손과 발 부드럽기가 도라와 같았고
가늘고 매끄러우며 미묘하기가 연꽃 같았는데, 손과 발 보시하여 중생 이롭게 하였네.
또한 옛적에 안의왕이 되었는데 그 때 성하라는 상주가 있어
상인들을 데리고 항해하다가 문득 나찰의 나라에 떨어졌나니
저 백천의 야차 여인들은 무참히 포악하게 사람을 먹는데도
상인들은 야차 여인인 줄 모르고서 이 예쁜 것 보고 사랑하는 마음 내어
5백 상인 모두 잡혀 먹힐 뻔한 것을 내가 직접 구제하여 면하게 하였네.
또한 옛적에 묘안왕이 되어 4조의 여인이 항상 에워싸고
단정하며 수묘함이 하늘 여인 같았는데, 그를 버리고 출가하여 불도 구하였네.
또한 옛적에 복광왕이 되어 더러움 없이 청정한 황금색의
가늘고 긴 손가락은 세간에 드문 것이었는데, 이 손가락을 버려 중생들을 이롭게 하였네.
또한 옛적에 법재왕이 되어 검푸른 눈 청정하여 푸른 연꽃 같았나니
몸에서 사랑하며 가장 버리기 어려운 것도 사람이 와서 구하면 또한 주었다네.
또한 옛적에 연목왕이 되어 괴로움에 있는 중생 불쌍히 보았나니
그 때 여인이 아픔을 근심하기에 나는 불쌍히 여겨 해탈케 하였다네.
또한 옛적에 큰 의왕이 되어 항상 병든 중생 구원하였나니
혹은 피와 골수와 뇌를 내어서 질병을 치료하여 낫도록 하며
이와 같은 용맹 정진의 마음을 잠시도 중생으로부터 떠나질 않았네.
또한 옛적에 성리왕이 되어 스스로 애중하는 연꽃 같은 눈으로
중생에게 베풀어 그 질병 치료하며 한마음으로 위없는 도 구하였네.
또한 옛적에 보현왕이 되어 중생을 불쌍히 여겨 구제하였는데
그 때엔 4대주와 국토와 인민과 뭇 보배 모두 버리며
나아가 몸의 피와 살을 베어서 중생에게 주어 마음 기쁘게 하였네.
또한 대지라는 왕녀가 되었는데 몸은 금빛으로 부드러웠으며,
그 때 색상이라는 한 여인이 있으니, 이는 바로 상인이 난 딸이라,
굶주리고 파리하여 음식 먹지 못하기에 나는 양쪽 젖을 물려 그 목숨 건졌네.
또한 옛적에 다문왕이 되어 갖고 있던 보배와 좋은 의복이며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재물 등으로 이와 같이 보시하길 수도 없이 하였네.
또한 상인이 바닷물에 빠진 걸 보고 바다 속에서 그를 구원하였으나
은혜를 배반하고 다시 나의 눈 구하기에 나는 또한 보시하여 성냄 없었네.
넓은 땅과 모든 권속 버리고 그것에 집착 않기를 개미같이 하였나니
이와 같이 옛적에 중생 구제하되 마음에 피로와 물러섬이 없었네.
또한 외롭고 빈궁한 사람 보고서 필요한 것을 주고 받들었으며,
항상 공경하고 사랑하여 뽐내는 마음이 없고 또한 찡그림도 나와 남도 없었네.
옛날에 일찍이 원숭이 몸이 되어 저들과 무리 되어 함께 노닐다가
사냥꾼을 만나 잡히게 되었을 때 나는 그들 대신하여 벗어나게 하였나니,
그러므로 나를 왕에게 바쳤고 왕은 후궁에다 나를 묶어 두었네.
그러나 늙으신 부모님 생각에 주는 음식도 먹을 마음 없었고
고통을 참고 효도의 마음 가졌기에 왕궁의 난을 면할 수 있었네.
또한 옛적에 곰의 몸이 되어 항상 깊은 산에서 자비와 인욕을 행할 때에,
큰비를 만난 나무꾼을 만나서 그를 바위 속에서 피하게 하였는데
7일이 지난 뒤에 비가 개이기에 나무꾼에게 ‘내 얘기를 하지 말라’ 하였네.
그 때에 나무꾼은 편히 돌아가서 사냥꾼을 데리고 와 나를 살해했나니
이와 같이 은혜를 등지고 나를 죽였어도 화내거나 원망하지 않고 자비와 인욕을 내었다네.
또한 옛적에 흰 코끼리 왕이 되어 보리를 구하여 10선을 행하였는데
그 때에 사냥꾼이 나의 몸 쏘기에 나는 곧 어금니를 주어 마음으로 기뻐하였네.
옛적에 악한 사람 제리자가 있어 불로 큰 산과 들을 태우기에
나는 이 불 보고 자심을 내었나니 하늘에선 꽃비 내리고 저절로 불도 꺼졌네.
또한 옛적에 큰 사슴 왕이었을 때 금으로 장엄한 듯 몸이 아름다웠는데,
강물 속에 들어가서 빠진 사람 구출하여 그의 목숨 온전히 편안케 하고서
그에게 말하되, ‘내가 산에 있다 말하지 말라. 나쁜 사람들이 나를 잡을까 두렵노라’ 하였네.
그 때에 물에 빠졌던 사람 은혜를 등지고 왕에게 알리어 나를 잡게 하니
나를 가리켰던 두 손이 땅에 모두 떨어졌으며, 그 때에 나는 조금도 성냄이 없었네.
옛적에 5백 명의 상인이 있어 보배 구하려고 바다에 다니다가
상주에게 있던 식량이 다하여 상인들 굶주리어 먹을 것 없었네.
그 때에 나는 큰 거북 왕이었는데 몸을 버려 상인들의 목숨 건졌고
나의 자비와 이타때문에 모두 편안히 바닷가에 도달하였느니라.
나는 옛적에 약 벌레[약충]로 변신했었는데 이 벌레 이름은 구소마였고
어떤 병에도 나의 몸만 먹으면 모두 편안하여 질병이 없어졌느니라.
나는 옛적에 또한 사자 왕이 되어서 위대한 힘으로 두려움 없이 자민을 행하여
사냥꾼이 나의 몸을 쏘았는데도 또한 성내어 원망하거나 화를 냄이 없었다네.
나는 옛적에 또한 흰말 왕이 되어 항상 보살의 자비행을 행하며
나찰의 환란에서 상인들을 구출하여 여러 사람 등에 싣고 바다에서 나왔네.
옛적에 나는 군나라 새가 되어 색욕을 멀리 여의어 어지러움이 없었으니
저 날아다니는 새들과 한 무리가 되었지만 또한 청정한 행을 행하였네.
또한 옛적에 토끼 왕이 되어 모든 토끼들과 더불어 법행을 폈으며
한 선인이 굶주려 먹을 것이 없음을 보고서 즉시 몸을 버려 그의 생명 구하였네.
또한 옛적에 앵무새 몸이 되어 항상 꽃과 과일 나무 숲속에 있었는데
그 때에 나쁜 사람이 숲을 훼손하였으나 나의 힘으로 다시 번성하였네.
또한 옛적에 원숭이 왕이 되어 뭇 원숭이들과 더불어 노니는데
때에 어떤 왕이 잡으러 왔기에 나는 그 환난을 구제하려고 왕 앞에 나타났네.
또한 옛적에 다시 앵무새 몸이 되었는데 부모가 모두 늙어 날 힘이 없었기에
나는 밭에서 곡식을 물어다가 부모님을 공양하여 효경을 행하였네.
이에 밭주인은 성을 내어 저 앵무새를 잡아 꾸짖되 ‘어찌하여 내 곡식을 도적질하느냐?
지금 반드시 너의 목숨 버림을 보리라’ 하였네.
앵무새가 저 밭주인에게 말하길 ‘그대는 심은 바로 일체를 구제할 것이니,
내가 조금 가져다 두 어버이 받들었거늘 그대는 어찌 나에게 도적질을 했다 하오?’ 하였네.
그 때에 밭주인은 이 말 듣고 곡식을 배나 주고 기뻐하면서
‘나는 도리어 새요 너는 사람이니 이와 같은 효도는 일찍이 있지 않았다’ 하였네.
옛적에 행했던 보살행으로 무수한 미진겁을 지나도록
불과인 큰 보리 구하며 잠시도 지친 기색 내지 아니하였네.
이와 같이 안팎의 재물인 나라와 성과 처자와 보배 구슬과
머리와 눈과 골수와 목숨까지 보시하며 지계 인욕 정진 선정과
지혜와 방편 원력 등의 이와 같은 바라밀 널리 닦았네.
잠시도 보살행을 쉬지 않고 일체의 모든 착함 하나도 버리지 않으며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두타행을 행하여 그 행으로 부처에 들어가는 인이 되었나니
이와 같이 하나하나 다 닦아 익혀서 정진하고 행하여 빠뜨리거나 범함이 없었네.
말세의 모든 중생들은 필추가 된다 한들 스님의 행 없어서
항상 아만과 해태한 마음으로 성과 색과 재리를 탐착하고
이 위대한 행의 뛰어나고 미묘한 인을 들으면 도리어 비방하고 믿지 아니하여
말씀과 교법 비웃고 사람들에게 말하되 이 말은 부처님 가르침이 아니다’ 하네.
내가 듣건대 과거에 어느 사람이 다문과 학식으로 이름 높았으나
부처님 말씀 듣고도 믿지 않았기에 이 법언으로 본사께 물었다네.
저 스승 나이 많고 아는 것 많았지만 이 부처님의 말씀을 또한 믿지 않아서
이와 같이 다른 사람에게 말하였으니 ‘나도 남도 중생도 없다 하는
이 법은 진실한 교법 아니니 헛되이 애써서 해탈 구하려 함이네.
설령 계 지니며 위의 배워서 이와 같이 닦은들 무엇 하리오.
중생과 나와 남이 이미 없다면 부모와 친척도 또한 있지 않을 것이니,
이는 삿된 소견으로 외도의 말이요 진실한 해탈 법이 아니니라’ 하나니라.
또한 말세의 여러 필추들은 많은 허물 짓고도 부끄러워함이 없으며
아만이 하늘을 찌르고 마음이 산란하여 질투와 탐애가 타오르는 불과 같네.
3의를 정돈 않고 손을 늘어뜨리고 다니며 가사를 끌면서 마을에 들어가
마음껏 풀어져 술 마시며 갖가지 나쁜 행 저지르네.
몸엔 법복 입고 부처님 심부름꾼이 되어서 계율에 의지하지 않고 왕후를 친근히 하며
편지를 사방으로 보내어 관의 세력 믿고 재리를 구하여
여래의 공덕의 숲에서 물러나와 저 3악도에 떨어지네.
혹은 시장에서 장사하며 혹은 시골에서 농사지으니
부처님께서는 이들을 ‘사문이 아니니 청정한 필추는 함께 도모하지 말라’ 하셨네.
상주하는 공양과 재물을 자기 소유로 여겨서 법에 맞게 쓰지 않으며
덕을 갖춘 필추들을 보면 아만심으로 비방을 행하며
어진 이를 속이고 율의를 깨뜨리며 몰래 속가에서 사행저지르며
처자식을 기르고 갖가지 짓을 하여 추악한 짓 하는 것 세속과 다름없으며
이와 같이 악업의 인 널리 짓나니 이는 사문의 출가행이 아니요
마땅히 3악도에 떨어져서 겁이 다하도록 뭇 고통 받으리라.
자기의 근도 조복하지 못하여 음식과 색욕에 탐착하며
남에게 가볍고 천하게 여기는 바 되니 배우는 제자들도 또한 그러하리라.
일찍이 수행하는 법 가르친 적 없고 또한 스승과 제자가 공경함도 없으며
사람들 앞에선 자기가 자비하다 말하면서 학도들의 섬김을 요구함이 아니라 하네.
혹은 중풍과 나병 들고 6근을 갖추지 못한 추악한 이를
이와 같이 받아들여 출가시키면 이 또한 사문 불제자 아니라네.
계행도 덕도 없는 그들은 속인도 사문도 아니어서
섶을 져다가 냄새나는 시체를 태우는 것과 같나니 청정한 자는 마땅히 멀리해야 하리라.
본성이 들떠 있고 산란함이 많아서 미친 코끼리같이 조복하지 못하면
설령 깊은 산에 있어도 마음이 불편하고 탐욕의 불에 타서 잠시도 쉬지 못하네.
일체 부처님의 공덕 방편 지혜와 두타행을 망각하며
이와 같은 선행들을 행하지 않으면 아비지옥에 떨어져 벗어날 수 없다네.
항상 국성과 마을 가운데서 관리의 일과 도적의 일 등을 말하고
이와 같이 밤낮으로 항상 생각하여 잠시도 삼매 행하지 못하네.
또한 정사에서 탐심만 일으키고 원우와 방실 수리하며
지송하고 분수함 전혀 없고 권속들과 도제의 일만 위하네.
어떤 필추가 만일 내게 의지한다면 나는 곧 그와 함께 머무를 것이지만
만일 계를 지니어 율의를 받들고자 한다면 내가 하지 않는 것이라 하여 멀리 떠나보내네.
갖고 있는 와구와 평상 자리와 받아 쓰는 모든 물건과 음식들을
깊은 방안에 감추어 두고서 없다고 말하여 다른 이를 떠나게 하네.
이와 같이 말세의 어리석은 사람은 부처님의 교법이 머지않아 없어지게 하며
이끗[이양]만을 탐내어 선근을 끊나니 이러한 필추들이 매우 많으리라.
만일 청정한 지혜 있는 이라면 그들을 멀리하여 깊은 산에 머무르리니,
말법의 필추는 계와 덕이 없으며 깊은 산에서 고요히 머무는 것 싫어하네.
항상 도시와 마을에 있으면서 시비와 투쟁만을 일삼고
왕이 법으로 금한 것을 거슬러서 꾸짖음과 쫓기는 수치를 당하네.
부처님의 교법과 공덕의 바다는 계를 깨뜨림으로 인해 모두 말라버리니
비유컨대 청정한 바닷물이 진흙으로 인하여 혼탁해짐과 같네.
또한 연꽃이 못에 가득 피었다가 혹 광풍을 만나 꺾어지듯이
이와 같이 말법에 파계한 사람이 불법을 파괴함도 또한 그러하네.
만일 범행을 청정하게 닦던 이가 나쁜 벗을 만나 멀리 여읜다면
그 사람은 목숨을 마치면 아비지옥에 떨어져 백천 무수의 겁 동안 고통 받으리라.
이 지옥에서 죄를 다 받으면 축생으로도 태어나고 사람도 되지만
빈궁하고 하천하며 귀먹고 말 못하며 눈도 멀고 난장이 되고 병이 많으며
손과 발 모든 근 갖추지 못하여 보는 이마다 모두 놀라고 두려워하리라.
믿음도 행도 선근도 없으며 밤낮으로 굶주리고 추위에 떨며 항상 괴롭고
또한 뭇 사람들의 성냄과 원망을 받아서 기와나 돌로 던지고 맞으리라.
이와 같이 3고에 항상 얽히나니 일체 죄업을 마땅히 멀리 여의고
불 법 승을 항상 친근히 하며 계율과 두타행 깨끗이 지녀야 하네.
이와 같은 명리와 권속은 허깨비나 그림자 같나니
유위법은 잠시 동안이기에 오래지 않아 어그러지고 흩어지느니라.
오직 위없는 부처님 보리에서만 묘지 10력 바라밀을
견고히 닦아 의심 않을 것이니 미래에 구경의 안락을 얻으리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특가라가 있어 보살승에서 법을 의지하여 행하지 아니하면, 이러한 과실이 있는 자는 마땅히 법에 의지하지 않는 자가 와서
경애함을 얻을 것이며,
풀어져 게으른 자는 풀어져 게으른 사람에게 경애함을 얻을 것이며,
지혜 없는 자는 지혜 없는 사람에게 경애함을 얻을 것이니, 이와 같이 서로서로 경애하며 이끗[이양]에 탐착하고, 귀족을 질투하며,
풀어져 게으르고 미쳐 날뛰며,
꾸미는 말과 이간질하는 말로 다른 사람에게 아첨하고 아부하며,
부모와 자기의 스승을 속이고, 혹은 왕성과 마을에 들어가되 중생을 이익되게 하지 않고 교화하지 않으며,
항상 허망한 말을 하되, ‘나는 큰 지혜가 있고, 들은 것도 많으며,
아는 것도 많다’고 하여 중생을 속이고 오직
재리만을 구하여 착한 법을 가벼이 버리니, 도무지 얻을 바가 없는 것이 마치 깨진 그릇과 같아서 아무짝에도 쓸데가 없느니라.
저 많은 사람들에게 원망을 일으키며, 삿된 말을 듣고 믿어 허망하게 추리하여 옳은 법을 그르다 하고 그른 법을 옳다 하며,
부처님의 정법을 좋아하는 마음이 없느니라.
낮은 계급의 가난한 집에 태어나서 작은 이익을 보기 위해 불법에 투신하여 출가하길 바라며, 막상 스님이 되어서는 행은 범행이
아니요,
부처님 교법에선 전혀 이룬 바가 없거늘, 어찌 하물며 큰 지혜임에랴.”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이와 같은 보특가라에게는 마땅히 설법을 못 하리니, 인간과 천상의 착함도 오히려 성취하지 못하였거늘 어찌 하물며 보리를
성취하리오?”
그 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여덟 가지 보특가라가 있으니, 보리를 멀리 떠났기에 뛰어나고 미묘한 법을 말해 주지 못하느니라.”
호국 존자가 아뢰었다.
무엇이 여덟 가지 보특가라입니까?
말씀하여 주시기를 원하옵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첫째는 멸려차의 지위에 태어남이요,
둘째는 빈궁(빈궁)한 집에 태어남이요,
셋째는 하천한 집에 태어남이요,
넷째는 비록 사람 몸을 얻었을지라도 추하고 더럽고 어리석고 우둔한 것이요,
다섯째는 개와 전을 구족하여 몸과 마음에 근심이 많은 것이요,
여섯째는 어진 이를 등지고 나쁜 벗을 친근히 함이요,
일곱째는 오래도록 질병이 있어서 신체가 파리한 것이요,
여덟째는 뭇 고통이 핍박하여 목숨을 곧 마치게 된 것이니, 이와 같은 여덟 가지 보특가라는 보리를 멀리 떠나 여의었기에 법을
설해 줄 수 없느니라.”
이에 호국 존자가 부처님께 다시 아뢰었다.
법을 설해줄 수 없다는 것은, 또한 어떤 뜻이 있나이까?”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보특가라로서 결정됨이 없는 자에겐 나는 보리를 말하지 아니하며,
허망한 자에겐 나는 청정한 행을 말하지 아니하며,
풀어져 게으른 자에겐 나는 보살행을 말하지 아니하며,
인색한 자에겐 나는 부처님께 공양하는 행을 말하지 아니하며,
아만한 자에겐 나는 바라밀의 청정함을 말하지 아니하며,
지혜 없는 자에겐 나는 의심 끊는 법을 말하지 않느니라.
질투하는 자에겐 나는 마음의 청정함을 말하지 아니하며,
믿음의 뿌리가 없는 자에겐 나는 총지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덕이 없는 자에겐 나는 선서의 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탐착하고 친애하는 자에겐 나는 몸의 청정함을 말하지 아니하며,
좋지 않은 율의를 갖은 자에겐 나는 부처님을 비방하면 과실이 있다는 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허망한 말을 하는 자에겐 나는 말의 청정함을 말하지 아니하며,
아만한 자에겐 나는 공경하는 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무식한 자에겐 나는 닦아 배우는 법을 말하지 아니하며,
몸과 목숨을 위하는 자에겐 나는 도법을 구하는 것에 대해 말하지 아니하나니, 이와 같은 보특가라에겐 마땅히 법을 설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때에 호국 존자가 아뢰었다.
그 뜻은 어떠하나이까?”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이 중생들이 어리석고 미혹하여 마음과 식이 전도되고 허망하게 분별하며 교법에 의지하지 아니하며 하늘과 인간에게 마땅히 법을
설하지 아니할 것이니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결정되지 않은 중생들과 보특가라 등이
아만이 스스로 높고 높아서 이끗[이양]에 탐착하며
항상 율의가 아닌 것을 행하고 깊이 5욕에 집착하여
모든 번뇌를 자라나게 하고 부처님 보리 멀리하네.
선법에서 물러나며 풀어져 게을러서 닦아 익히지 아니하고
할까 말까 망설여서 산란함이 많으며 그 계와 법의 말에 대해
믿어 받지 아니하여 가난에 핍박당하게 되느니라.
방편으로 출가하길 구하여 설령 필추가 된다 해도
가볍게 도법을 버리니 마치 금보의 짐 버리고 삼[마] 짐을 지는 것과 같네.
비록 깊은 산에 들어가서 저 고요한 곳에 이른다 하여도
즐겨 선을 닦을 뜻이 없고 삿된 생각으로 어지러워서
변재에 장애가 있으며 큰 지혜는 침몰하여 나쁜 갈래에 떨어지네.
설령 다시 사람 몸 얻는대도 못생기고 키도 작고 온전하지 못하며
풀어져 게으르고 성품이 어리석어서 뭇 선법 행하지 아니하네.
모든 감관이 어둡고 둔하여 큰 험난함 가운데 떨어져서
저 구지 겁을 지나도록 미혹하여 벗어나지 못하네.
만일 삿된 행을 행하고도 잘 건너가서 부처님의 보리를 증득할 수 있다면,
조달의 부정지 로도 마땅히 선서의 과 이루리라.
만일 이끗을 탐한다면 중생에 떨어지리니
허공이 큰 바람의 힘으로 나는 새들을 능히 떨어뜨리듯이
삿된 복의 세력이 다하면 그 뜻 또한 이와 같으리라.
믿음 없어 계를 깨뜨리는 자는 선을 보되 눈먼 사람 같고
시체를 태우는 섶과 같아서 불길하다 여겨 사람들이 싫어하네.
비록 다시 착한 마음 발하나 저 광대한 지혜가 없어서
법을 비방하고 믿지 않는 까닭에 해탈이 구경이 아니라 하네.
비유컨대 그림에 아교가 없으면 장엄한 색깔이 오래가지 않는 것처럼
아만하여 스스로 높고 높아도 그 뜻도 또한 이와 같다네.
만일 부처님의 보리를 구하려면 몸과 목숨을 아끼지 아니하고
불법의 깊고 깊은 말에서 용맹스럽게 부지런히 익히고 배우라.
착함 버리고 법 아닌 것을 행하면 행하는 바는 과실만 더하며
큰 불구덩이에 떨어지리라.
만일 이와 같은 법 듣고 법에 의지하여 받아 행하며
탐애의 마음 끊어 버리고 뭇 덕의 근본 닦아 심되
나아가 한 구절의 법이라도 통달하여 모두 분명히 알아
이와 같이 공덕을 쌓아서 최상의 도를 성취한다면 길이 어리석음을 여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기억하노니, 과거 한량없고, 가없고, 말할 수 없고 말할 수 없는 아승기겁에 그 때에 부처님께서 계시어 출세하시니, 호는 성의의 여래 응공 정변지 명행족 선서 세간해 무상사 조어장부 천인사 불세존이었느니라.
그 때에 큰 국왕이 있었으니, 이름은 발광이요, 염부제를 맡았나니, 그 땅의 너비는 1만 6천 유순이며, 그 가운데 주성의 숫자는 2만이었다.
그 발광왕이 거처하는 성읍은 이름이 보광인데, 그 성의 동쪽에서부터 서쪽까지의 길이는 12유순이요, 남쪽에서부터 북쪽까지의 너비는 7유순이며, 성은 일곱 겹의 7보로 만들어졌느니라.
그 왕은 8정도를 잘 행하고, 종족도 많아서 천 구지나 있었으며, 그 나라의 인민은 수명이 10구지 세였느니라. 왕에게 태자가 있었으니, 이름은 복광이었다. 모든 감관[근]이 구족하고 생김새가 단엄하여 뛰어나고 미묘하기가 제일이었느니라.
태자가 태어날 적에 일곱 보장이 땅으로부터 솟아 나왔고, 안에서는 한 보장이 왕의 앞에 나타났는데, 그 안은 7보로 가득했으며 높이가 일곱 사람 정도였다.
또한 일체 중생으로 하여금 짓는 바가 뜻과 같게 하고, 묶인 죄인은 모두 해탈을 얻게 하였다.
저 태자는 낳은 지 7일 만에 일체 기예와 공교와 산술을 모두 다 통달하였으며, 나아가 세간과 출세간의 일체 사업에 통달하지
못한 것이 없었다.
밤중에는 정광 천자가 와서 설법하여 태자에게 말하였다.
“복광이여, 자세히 들어라. 그대는 모름지기 마음을 쉬어 산란하지 말아야하며, 모든 진경에서 항상 멀리 떠나야 할 것이요, 밤낮으로 유위의 법을 사유하여 마땅히 무상함을 관찰하여야 할 것이다.
수명이 다할 때에 어느 누가 구해 줄 것인가? 모든 법답지 않은 것에 대해 두려워하는 마음을 낼 것이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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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정광 천자가 게송을 말하였다.
태자여,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미혹되고 취한 것에 집착하지 말고 이 험난한 가운데에서 벗어나 여의길 부지런히 구하라.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와 같이 미혹되고 취한 것에서 떠난 자라면
이 사람은 크게 용맹한 자이니 율의를 잘 행할 것이며,
청정하여 티가 없어서 그를 본 모든 중생도
마음에 인자하고 가엾이 여기는 행을 내리니 성불하기가 마땅히 멀지 않으리라.
과거의 일체 부처님과 현재와 미래의 부처님도
모두 뭇 착함으로부터 나와서 탐 진 치를 멀리 떠났네.
음식과 의복과 금 은과 마니 보배와
갖가지 장엄구를 보시하여 중생을 이익되게 하며
한없는 구지 겁 지나도록 한마음으로 보리를 구하여
일찍이 지치거나 게으름 없었네.
혹은 몸의 일부분인 머리와 눈과 손과 발을 보시하여
저 구걸하는 사람에게 마음으로 큰 기쁨 내게 하고
이것으로 공덕을 쌓아서 부처님의 보리를 성취하셨네.
설령 국왕의 지위에 있어서 호화롭고 귀하기가 최상이며
미인과 여러 권속들이 밤낮으로 항상 에워싸더라도
궁전과 또한 나라의 성은 모두 허깨비와 같으니,
비유컨대 기와나 그릇과 같고 아지랑이와 물거품 같아서
그 바탕이 견고하지 않으며 실하지도 않고 오래 머무르지도 않으니,
이와 같이 무상한 법은 허망함을 너는 마땅히 알라.
부모와 또한 처자인들 어느 누가 서로 구제하리오.
지은바 선악의 업으로 이 사람은 업행을 따르네.
이와 같이 무수한 겁 동안 항상 생사의 바다에 잠기니,
또한 눈 없는 사람이 경계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아서
헛되이 수고롭기만 하고 마침내 험한 악취에 떨어지네.
보리의 최상의 길을 용맹 정진으로 행한다면
목숨이 마칠 때에 이르더라도 3악도엔 나지 않으리라.
부처님 세상 만나기 어렵고 정법얻어 듣기도 어렵나니
번뇌의 원적을 항복 받고 착한 벗을 친근히 해야 하네.
항상 닦아 바른 도에 들고 보리의 마음에 안주하며
불도에서 물러나지 않고 이와 같이 방편을 행한다면 세간엔 이 이상 없으리로다.
과거의 모든 부처님들은 친척과 사랑하는 이를 두고 떠나
항상 깊은 산에 계시면서 바른 생각으로 스스로 사유하셨으니
견고하기가 금강과 같아서 위없는 도를 구하셨네.
그 때에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정광 천자가 이 게송을 말하였을 때 저 복광 태자는 나이가 열 살이었는데,
지혜가 명철하고 희론이 없었으며,
세상에 있는 동산과 숲과 꽃과 나무와 흐르는 샘물과 목욕하는 못과 노래와 춤과 즐기는 것에 애착하지 않았고,
나아가 나라의 성과 궁전과 코끼리와 말과 수레와 금 은과 재보 등 일체의 욕심나는 것들을 모두 다 멀리 여의었고,
한마음으로 사유하였느니라.
‘나의 몸은 빈 허깨비라, 4대로 거짓 화합되었기에 견고함과 진실함이 있지 않으며, 대지와 모든 하늘도 모두 구경이 아니로다.
범부와 중생은 항상 법답지 않은 것을 행하며,
어리석고 미혹하여 친하고 소원함을 분별하며, 욕락에 탐착하여 만족할 줄 모르고, 길이 윤회에 처하여 벗어날 때가 없도다.
나도 이와 같이 어리석은 사람 가운데에서 몸을 받아 태어났도다.’
이렇게 생각하고는, 뜻으로 마음을 잡아매어 오로지 해탈을 구하였느니라.”
그 때에 부처님께서 다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저 발광왕은 그 태자를 위하여 가장 깨끗하고 미묘한 복지를 선택하여 한 성을 세웠나니, 이름이 애락이었다.
그 성은 일곱 겹이었고, 그 성 가운데에는 7백 개의 거리와 길이 있었으며, 순전히 7보로 된 방울과 진주 그물로 그 위를 두루 덮었느니라.
또한 예순 가지 뭇 보배들로 된 미묘한 일산과 8만의 보배 당기[보당]가 있어서 길거리와 골목에 차례로 줄지어 펼쳐 있었으며,
하나하나의 보배 당기에는 6만의 보배 노끈이 있었고, 하나하나의 보배 노끈에는 14구지의 악기들이 있었다.
이와 같은 악기에 산들바람이 불어 움직이면, 미묘한 음성이 나는 것은 백천의 하늘 음악과 같았다.
또한 이 성의 길거리와 골목과 거리의 길엔 곳곳마다 각각 5백의 동녀들이 머물러 있었다. 이 여러 동녀들은 몸매가 단정하고
얼굴이 곱고 평화로우며, 모든 음악과 노래와 춤과 연기하는 모든 것에 다 능하였다.
그 때에 발광이 명령하여 말하기를, ‘여러 동녀들에게 밤낮으로 풍악을 울리어 끊어짐이 없게 하고, 사방에 있는 일체의 인민들을
이 성으로 들에 오게 하여 이 음악과 쾌락의 일을 보고 다투어 구경하게 하며, 그 태자로 하여금 마음에 즐거워 애착을 내게 하라.’
왕이 또다시 말하였다.
거기 있는 중생들 가운데 음식을 요구하는 자에겐 음식을 주고, 의복을 요구하는 자에겐 의복을 주며, 화만과 바르는 향을 요구하는
자에겐 화만과 바르는 향을 주고, 평상과 자리와 침구를 요구하는 자에겐 평상과 자리와 침구를 주며, 나아가 금과 은과 마니와 차거와 산호와 진주와 유리 등의 이와 같은 모든 보물들을 군데군데 쌓아 두며, 또한 코끼리와 말과 수레를 모두 뭇 보배로써 갖가지로
장엄하여 일체 중생들로 하여금 뜻에 따라 받아쓰게 하라.’
그 때에 발광왕은 다시 태자를 위하여 이 성 가운데 하나의 궁전을 세웠으니, 너비가 1유순이었다. 사방으로 문이 난 누각을 만들되,
문과 마루와 창을 모두 7보로써 갖가지로 장엄하였으며, 이 궁전 한가운데에 큰 전각을 두되, 백천의 진귀한 보배로써 두루 장엄하고 꾸몄다. 전각 가운데엔 4구지의 뭇 보배들로 된 평상과 자리와 침구[와구]를 안치하였다.
또 성의 한가운데에 하나의 큰 동산을 두었는데, 꽃과 과일과 나무의 그 숫자가 매우 많았으며, 울창하고 무성하게 열리고 피어나니,
세간에서는 보기 드문 것이었으며, 그 중간에는 일체의 보배 나무를 배치하였으니, 광명이 비치고 빛나서 사랑스럽지 않은 것이
없었다.
또한 동산 가운데에 7보로 된 연못이 있었고, 못의 사방 둘레엔 사방을 경계 짓는 길이 있었는데 네 가지 보배로 이루어졌으니,
이른바 금과 은과 유리와 파리가 연못 주위를 둘렀으며, 108개의 사자 입[사자구]을 두어 물이 그곳으로부터 들어가고,
다시 108개의 사자 입을 두어 물이 그곳으로부터 나오게 하였으며, 그 가운데엔 또한 발눌마꽃과 오달발라꽃과 구모나꽃과 분나리가꽃 등 갖가지 이름난 꽃들이 자라고 항시 피어나서 연못 주위를 둘러쌌다.
또한 8백의 보배 나무가 있었는데, 하나하나의 보배 나무에는 각각 보배 노끈을 달았으며, 하나하나의 노끈 위에는 구지 숫자의 악기가 있었으니, 산들바람이 불어 움직이면 미묘한 음성이 나와서 모든 중생으로서 듣는 자는 사랑하고 즐거워하도록 하였다.
또한 보배 나무에는 80백천의 진귀한 보배로 된 미묘한 번기를 걸어두었으며, 또한 연못 위에는 큰 보배 그물을 두었으니,
그것으로 태자의 몸을 덮어 티끌이 묻지 않도록 하였다.
그 때에 발광왕은 다시 궁전 안에 그의 7보로 4구지인 보배 자리를 만들게 하였고, 하나하나의 보배 자리에는 각각 5백의 가장 좋고
미묘한 옷으로 자리 위에 깔게 하였다. 그 중간에는 하나의 큰 자리를 두었는데 높이가 7척이었으며, 80구지의 가장 좋고 미묘한 보배 옷으로 그 위에 깔아 두었으니, 이는 복광 태자가 오를 자리였다.
모든 자리 앞에는 각각 향로를 두었는데 순금으로 만들어졌으며, 향로의 주변에는 금방울과 금 연꽃을 달아 두었고, 마니 보배 그물로 사면이 장엄되고 꾸며져서 광명이 밝게 비추었으며, 밤낮으로 세 번 항상 침향을 태우고 미묘한 꽃을 뿌렸다.
또한 동산 안에는 99백천의 마니 보배가 있었고, 하나하나의 마니 보배는 너비가 1유순이었으며, 큰 광명이 있어서 일체 세계를 비추었다.”
그 때에 세존께서 다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복광 태자의 동산 안에는 갖가지 나는 새들이 있으니, 앵무와 구욕과 원앙과 오리와 공작과 사리와 구지라새와 구나라새와 가릉빈가와 명명새 등이다.
이와 같은 뭇 새들은 사람의 말을 다 잘하였으며, 매양 떼지어 날 적에는 미묘한 소리를 냈는데, 뭇 음악과 같아서 다름이 없었으며,
또한 천제의 환희원에서 모든 하늘 사람들이 미묘한 쾌락을 받게 하는 것과 같았다.
저 발광 천자는 다시 태자를 위하여 가장 맛있는 음식을 마련하여 매일 5 백천의 수레를 공급하며, 또한 성읍과 마을에 명령하여 동녀로서 나이 16세에서 20세인 자를 선발하되 안색과 몸매가 단엄하고, 모든 근이 구족하며, 크지도 작지도 않고, 살찌지도 마르지도 아니하며, 희지도 검지도 아니하고, 몸에서는 백단 향내가 나고, 입에서는 우발라꽃의 향내가 나며, 말은 아름답고 선하며, 마음은 순수하고 곧아서 질투가 없고, 장기와 바둑과 노래와 춤과 오락 등을 잘 알며, 나아가 일체 세간의 공교와 기예도 모두 알지 못하는 것이 없었으니, 이와 같은 동녀 80구지가 왕성으로 들어왔다.
그 때에 발광 천자는 이러한 80구지의 동녀들을 태자에게 하사하였고, 왕이 자기 궁중에 데리고 있던 동녀들을 다시 1구지 주었다.
왕의 친척들도 또한 1구지의 동녀들을 태자에게 받들어 올렸으며, 재상과 중신들도 또한 1구지의 동녀들을 태자에게 받들어 올렸으며, 국성의 여러 백성들도 또한 1구지의 동녀들을 태자에게 받들어 올렸다.
이와 같이 84구지의 동녀들이 함께 와서 시중들고 받들어 섬기며, 노래하고 춤추고 음악을 연주하며 태자를 기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복광 태자는 이러한 일을 보고서 그의 국성과 궁전과 누각과 동산과 연못과 코끼리와 말과 진귀한 보배와 모든 동녀들의
노래와 춤과 창기들이 갖가지로 즐겁게 하는 일에 모두 애착함이 없었고, 자기 혼자 사유하였다.
‘이 여러 여인들은 나의 신분에 큰 악우로다.
나의 선근을 끊고 모든 번뇌를 더하여 항상 윤회에 처해서 자재함이 없나니, 비유컨대 어떤 사람이 감옥에 묶여 있어서 끝내 벗어날
수 없는 것과 같도다.’
그 때에 태자는 이러한 과실들을 보고 10년 동안 색 성 향 미 촉의 5진의 모든 경계에 애착하지 아니하고, 일심으로 사유하였다.
‘모든 악우의 무리들을 어떻게 하면 버리고 떠나서 혼자 수행하여 해탈을 얻을까?’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저 여러 동녀들이 곧 왕궁에 들어가서 부왕에게 아뢰었다.
‘그 복광 태자는 모든 채녀들이 즐기며 노래하고 춤추는 것은 도무지 돌아보지 아니하고, 홀로 앉아서 사유하여 소리와 빛깔을 멀리
떠났나이다.’
그 때에 발광 천자는 이 일을 듣고서 마음으로 문득 놀라 일찍이 있지 아니하던 일이라 괴이하게 여기고, 즉시 8만 소왕과 신하와
시종들을 거느리고 태자가 머무르던 궁중에 들어와서 저 태자가 궁전에 홀로 있어 모습이 쓸쓸한 것을 보고는 눈물을 흘리며 슬피
울고 마음으로 크게 고뇌하여 까무러쳐 땅에 쓰러졌다가 잠시 뒤에 깨어나 땅으로부터 일어나서 곧 게송을 말하였다.
아들은 최상의 보배이니 어찌 내가 상관하지 않으랴.
근심과 고뇌로 마음이 두렵고 어지러우나 어찌 사랑하는 바를 버리랴.
갖가지로 풍부하고 즐거운 일이며, 이 성의 미묘한 장엄은
뭇 보배들로 잘 꾸민 것이며, 궁전과 미묘한 누각과
동산과 목욕하는 연못과 코끼리와 말과 일곱 가지 진귀한 재물과
의복과 또한 음식 등을 이와 같이 한량없는 숫자로 골고루 공급하였네.
또한 여러 동녀들이 있었으니 얼굴이 매우 아름답고 단정하여
널리 장엄하니 저 하늘 여인과 같고 심성은 착하며 순수하고 곧았네.
모든 기예에 통달하였으며 노래와 춤 및 음악에도
인간에선 비할 데가 없었으니 그것으로 너를 기쁘게 하여
그 마음을 쾌락하게 하였거늘 어찌하여 집착한 바가 없어서
이를 버리고 여의어 홀로 깊은 궁중에서
모습이 매우 쓸쓸하고 담박하여 모든 동녀들로 하여금 각각 근심과 고뇌를 품게 하느냐.
그들은 연꽃이 시든 것처럼 모두 와서 나에게 고하니 태자여, 너는 마땅히 알아야 한다.
이와 같은 모든 동녀들은 단정하고 모두 나이가 어려서
입에서는 우발의 향내 나고 몸에는 전단의 기운이 있으며
두 눈이 푸르른 건 연꽃과 같고 사람의 마음과 뜻 잘 안다네.
그들로 하여금 밤낮으로 가까이서 즐겁게 해주라 하였거늘
지금 너는 바로 이 때 이것을 싫어하고 버린다니
너의 뜻은 어떤 것이냐 나에게 빨리 말할지어다.
또 지난번 동산의 숲속에 마니보 99백천 개를
안치하였는데 각기 너비는 1유순이며 광명이 널리 비추었도다.
보배 나무엔 보배 번기를 달았으니 그 숫자가 8만이었고 꽃과 과일이 모두 무성하였네.
뭇 나는 새들이 갖추어져 있었으니 공작과 거위와 오리와
가릉빈가 등이며 모두 미묘한 소리 내었네.
또한 모든 나무 사이엔 각각 보배 끈 드리우고
하나하나의 보배 끈 가운데엔 모두 미묘한 악기가 있었는데
산들바람이 불어 움직일 때엔 미묘한 음성이 나오니
맑은 소리가 하늘 음악 같거늘 어찌하여 그리워하지 않느냐.
또한 이 모든 궁전들은 모두 뭇 보배들로 이루어졌으니
금 은과 마니주와 차거와 마노와
유리와 진주 등으로 매우 미묘하게 장엄하였네.
이 보배 궁전 가운데엔 금향로를 안치하였고
사면엔 구슬로 짠 그물을 드리우고 구지나 되는 가늘고 미묘한 옷으로
그 위를 장엄하였으며 밤낮으로 세 때에 늘 전단향을 피우니
저 하늘의 제석궁과 같고 선법당과 다름이 없거늘
너는 지금 사랑하고 좋아하지 않아서 부모를 어기고 등지며
도무지 효경하는 마음이 없으니 나에게 고뇌를 더하는구나.
말을 마치고 슬피 울면서 나를 위하여 속히 말하라 하니,
태자는 알현하고 물은 바를 머리를 조아려 부왕께 아뢰었다.
세간의 5욕 경계는 중생을 타락하게 하며
유정을 속박하여 큰 허물을 자라나게 하고 길이 윤회에 처하여 벗어날 수 없나이다.
나는 지금 해탈을 구하여 큰 보리의 마음을 발해서
모든 번뇌의 물듦[진염]에서 멀리 떠나겠나이다.
일체 여인의 몸은 뭇 악과 부정의 근본이니
나는 원수의 집안과 같이 보며, 탐 진이 진을 치고 서로 좇아서
생사에 떠돌아다니며 모든 중생을 얽매어 항상 큰 험로에 있게 하나이다.
또한 이 여색의 모양이란 피부로 부정한 것을 감춘 것이니
피와 살과 또한 골수와 창자와 위와 대소변과 땀과 눈물, 콧물과 침 등이라.
이와 같이 더럽고 나쁜 몸을 어찌 사랑하고 즐거워하라 하십니까?
비유컨대 독약 나무에 꽃이 피면 사람들이 사랑해서
꽃을 따려다가 몸에 독이 들어가 그 생명 끊어짐도 알지 못함과 같나이다.
국성과 또한 궁전과 음악과 노래와 춤도
마침내 견고한 것이 아니어서 꿈과 같고 허깨비 같으며
또한 봄철의 나무가 무성하여 잎이 흐드러지나
겨우 겨울이 되면 떨어져 모두 말라 버리는 것과 같나이다.
여인이나 풍요로움도 오래가지 않는 것이 또한 이와 같거늘
어리석고 미쳐 날뛰는 마음에서 항상 탐욕의 바다에 빠지며
투쟁과 질투 일으키고 서로 서로 죽이고 해침을 저지르니,
부왕과 권속과 처자와 아울러 남녀를
저 나쁜 갈래[악취] 가운데서 누가 능히 구제하오리까.
보살의 큰 지혜 있는 사람은 몸과 마음이 항상 고요하여
저것을 보되 초목같이 여겨서 움직이지 않음이 수미산 같으며,
항상 깊은 산에 있기를 좋아하여 한마음으로 바른 도를 구합니다.
덧없는 세상은 오래 머무르지 않아서 산의 물이 빠르게 흘러가는 것 같고,
사람의 목숨은 뜬구름 같아서 잠깐 사이에 곧 흩어져 사라지며,
3유 가운데 떨어져 미혹되어 생사에 빠지나이다.
나는 어리석고 미혹된 것에 집착하지 않고 허망한 것에서 멀리 떠났으니
색 성의 5욕 번뇌는 이 보살의 경계가 아니옵니다.
복이 다하면 복 없는 데 태어나고 업이 다하면 다시 업을 지어서
조롱 속에 갇힌 새와 같이 길이 자재함을 얻지 못하니,
6진은 독사와 같아서 중생에게 손해를 끼치고 괴롭히며
4대는 굳세고 실하지 않아서 마치 빈 마을과 같나이다.
부왕이시여, 이제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허망한 경계를 속히 버리시고 참 해탈로 돌아가시어 항상 미묘한 법의 배를 운전하소서.
3유를 도탈하시어 미혹한 자는 깨닫게 하시고
죄에 묶인 이는 해탈 얻게 하고 괴로워하는 이는 편안함 얻게 하소서.
눈먼 이는 눈 뜨게 하시고 빈궁한 이에겐 재물 주시어
모두 걱정과 괴로움 떠나서 그도 또한 많은 중생 위하게 하옵소서.
탐애의 강물 마르고 암흑 길을 비추어 밝히며,
보리의 구름과 우레를 널리 펼치어 감로의 비를 내려서
번뇌의 열 없애고 청량함 얻게 하여 최상의 지혜를 성취하게 하소서.
부왕이시여, 이제 마땅히 아셔야 합니다.
어떤 사람이 자비와 인욕을 품고서 원수의 집안을 만들고자 하며,
어떤 사람이 지혜를 갖추고서 불 법 승 보기를 두려워하오리까.
어떤 사람이 안목 있으면서 험한 길에 들어갈 것이며,
어떤 사람이 보리를 얻고서 산란함을 짓고자 하오리까.
이와 같이 지혜 있는 사람은 반드시 삿된 도를 행하지 않나니
나는 차라리 수미산에 올라서 몸을 던져 바다로 들어갈지언정
이 5욕의 번뇌에는 끝내 물들거나 집착하지 않으며,
가지고 있는 모든 채녀들과 아울러 권속에도 또한 그러할 것이니,
청하옵건대 부왕께서는 속히 돌아가시어 이곳에 오래 머무르지 마옵소서.
집에 있으면 허물이 많아서 불보리를 장애하나니
나는 국성과 모든 권속들을 버리고 깊은 산을 찾아가서
청정한 행 닦고 익히어 위없는 도를 구하겠나이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저 복광 태자는 보배 궁전에 있었으며 이 모든 동녀들이 에워싸고 시중을 들었으나, 태자는 보고서 깊이 싫어하여 여의고, 세 가지
위의 중에 다니고 머물고 앉을 적에 일체의 번뇌를 끊기를 구하였고, 매달 초파일에는 땅에 앉아서 바른 뜻으로 사유하여 모든
번뇌와 물듦[염]을 떠났다.
이렇게 관하고 나니, 한밤중에 홀연히 공중에서 정광 천자가 부처님을 찬탄하고 법과 비구 대중을 찬탄함을 들었다.
이와 같이 듣고 나니 몸의 털이 모두 쭈뼛하여지고 슬픔과 기쁨이 서로 얽혀서 합장하고 허공을 향하여 게송으로써 물었다.
허공의 모든 하늘 크게 자비롭고 불쌍히 여기시어
소리 내어 칭찬하니 어떤 사람 칭찬함인가.
나는 귀의하며 벗어나길 구하여서
듣기를 원하오니 연설하여 주옵소서.
그 때에 정광 천자는 허공중에서 그가 물은 것을 듣고 태자를 위하여 찬탄한 바의 일을 말하여 게송으로 답하였다.
나는 지금 대사문을 찬탄하노니 저 부처님 이름은 성의의시라
항상 10선으로 중생들의 미혹됨을 교화하시고 고독한 이와 괴로운 이들을 구제하시나니
방편과 지혜 최상이시고 공덕과 신력 비할 데 없으며
항상 십천 나유타 수의 비구 대중들이 늘 공경하도다.
태자가 다시 정광 천자에게 묻되 어떠한 공덕과 상호 있나이까?
저 부처님께서 행하시는 보리의 행을 거듭 말씀 하소서. 제가 즐겨 듣고자 하나이다.
그 때에 정광 천자가 다시 태자를 위하여 부처님의 공덕과 상호를 말하되,
게송으로써 답하였다.
부처님 정수리는 수미산 같아 무리에서 벗어나 높이 드러나시니,
소라 같은 머리털은 검푸르고 오른쪽으로 돌아 함께 가지런하네.
미간의 흰 털 광명은 밝게 비춤이 1천해와 같고
눈은 푸르고 맑아 분명한 것이 마치 푸른 연잎과 같네.
턱과 뺨은 사자와 같으며 입술 빛은 빈바보다 진하고
이빨은 촘촘하여 빠진 것이 없으며 희기가 백옥이나 눈과 같네.
배꼽은 넓고 우측으로 돌아서 깨끗한 파리 보배와 같으며
혀의 색깔은 붉은 연꽃 같아서 넓고 길며 얇고 깨끗하네.
혀를 펴면 얼굴을 덮으니 이 모양이 가장 미묘하여
범음의 맑은 음향은 아름답고 미묘하여 출세간의 음성이네.
일체의 하늘과 모든 사람들이 들은 자 모두 기뻐하니
설령 백천의 음악이라도 부처님 음성에 비할 수 없으며,
공덕이 광대하고 가없어서 중생들의 의혹을 능히 끊어 보리행을 행하게 한다네.
또한 모든 나는 새들 있으니, 그 이름은 긴나라며
원앙과 구지라와 부리희나와 오리며 구사와 구라나와
가릉빈가 등이 각기 장엄한 색상 있거든 부처님의 상호도 또한 그러하네.
부처님은 한 말씀으로써 중생에 따라 각기 이해함을 얻게 하며
멀거나 가깝거나 평등하게 듣게 하니 여래의 법은 자재하네.
목은 길고 가늘며 미묘하여 양이 신분과 같으며
팔과 팔목 통통하고 원만하여 손을 드리우면 무릎을 지나니,
이와 같이 미묘하고 단엄하여 일곱 곳이 모두 평만하네.
두 팔뚝은 코끼리 코와 같고 두 장딴지는 사슴보다 뛰어나며
음의 모양은 감추어져서 용이나 말의 것과 같네.
몸의 털은 검푸르고 우측으로 돌아서 두려움 없는 것 사자와 같으며,
부처님의 정수리는 하늘 일산 같고 금빛 몸으로 장엄하고 꾸몄네.
걷는 모습은 우왕과 같으며 발에는 1천 바퀴살이 나타나서
사실제가의 모양으로 이와 같이 널리 단엄하니 세간에선 매우 희유하네.
네가 이제 친근히 한다면 덕이 있거나 덕이 없거나
복이 있거나 복이 없는 것을 하나하나 스스로 마땅히 알리라.
부처님의 명호를 일컫되 칭찬함과 훼손함에 모두 집착 않으니,
연꽃이 물 가운데 있으나 진흙이 더럽힐 수 없는 것과 같네.
우리 부처님 대도사보다 세상에 더 높은 이는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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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복광 태자는 허공에서 정광 천자가 부처님과 법과 스님들을 한량없는 공덕과 상호로 장엄한 일을 찬탄하는 것을 듣고, 마음으로 크게 기뻐하여 뜻을 바르게 하고 마음을 잡아매어 단정히 앉아 사유하였다.
저 부처님 세존께서는 공덕을 구족하시었으며, 말씀하신 묘법은 진실하여 그릇됨이 없고, 성문 제자는 범행이 맑고 깨끗하도다.’
또다시 사유하였다.
윤회는 큰 괴로움이로다. 일체 중생들은 어리석음에 가리고 막혀서 알지 못함을 깨닫지 못하고, 항상 신견으로써 모든 흑염을 일으켜 허물을 더하고, 생사 윤회가 서로 이어져 끊이지 않나니, 지혜 있는 자는 마땅히 멀리 떠나야 하리라.’
또다시 사유하였다.
‘어리석고 미혹되어 어두워서 세 가지 생각[삼종사]을 일으켜 몸을 움직이고 말을 함으로써 선악의 업을 지어 식을 훈습하여 종자를
이루니, 이와 같이 명 색과 6입과 촉과 수의 괴로움의 과보가 서로 이어지고 애와 취가 얽히고 더하여져서 유의 갈래가 늘어나며,
이와 같이 하여 생 노 사 에 묶이나니, 누가 면할 수 있겠는가?
내가 생사를 관찰하건대 재미는 적고 괴로움은 많으며, 몸과 마음을 핍박하니, 이것은 가히 싫어할 만한 것이로다. 속히 마땅히 저
부처님의 미묘한 법을 친근히 하여 모든 번뇌를 끊고 윤회에서 벗어나길 구할 것이로다.
만일 나쁜 벗을 친근히 하여 5욕락에 탐착한다면, 인간이나 천상의 과보도 오히려 얻지 못할 것이니, 어찌 하물며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이겠는가?’
그 때에 복광 태자는 이렇게 생각하고 나서 이 궁성을 떠나겠다는 마음을 깊이 내었다.
‘나는 지금 여기에서 끝내 해탈하지 못했으니, 마땅히 속히 버리고 따로 고요한 곳을 구하여 범행을 닦아야겠다.’
때에 저 태자는 이 뜻을 발하고 나서 곧 문득 궁전을 떠나 문을 나가려고 하였다.
또한 친속이 만류할까 염려하여 드디어 궁전에 올라서 얼굴을 동쪽으로 하고 서서 멀리 부처님께 아뢰었다.
성의 여래 응공 정등각께서는 일체 지혜를 갖추어서 신력이 광대하시니, 원컨대 자비를 내리시어 나를 구호하옵소서. 나는 이곳에서
몸을 던져 밖으로 나가 해탈을 구하고자 하나이다.’
이렇게 말하고는 곧 갑자기 몸을 던지니, 부처님께서 신통으로 그 오른손을 펴시어 큰 광명을 놓아서 태자의 몸을 비추셨다.
그 광명이 변하여 1천 잎의 연꽃이 되어서 태자의 발을 받들었고, 또 이 연꽃에서 다시 백천의 미묘한 광명이 나와 태자를 비추어서
마음으로 하여금 기쁘게 하였다. 잠깐 사이를 지나는 동안 데리고 부처님 앞에 이르니, 부처님께서 광명을 거두시자 연꽃이 나타나지 않았다.
그 때에 태자는 산처럼 내려와서 곧 부처님 앞에 이르러 합장하고 공경하며 부처님을 돌고, 지극한 마음으로 일컬으며 생각하였다.
성의 여래 응공 정등각과 말씀하신 묘법 및 비구 대중에게 귀의하나이다.
저는 모두 귀의하겠나이다.’
이렇게 말하고 나서 오체를 땅에 던져 부처님께 천 번의 절로 예를 올리고, 곧 가타로써 부처님을 찬탄하였다.
위없는 큰 의왕께 머리를 조아립니다.
내 몸의 큰 근심을 오래도록 없애지 못했으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불쌍히 여기시어 구제하셔서
여래의 묘법 약을 조금이라도 내려주소서.
밤낮으로 홀로 앉아 사유하여 한마음으로 5욕 경계 떠나려 했더니
허공에서 하늘 사람 말로 권유하기에 귀의하여 부처님 처소에 왔나이다.
부처님께서는 세상을 벗어난 큰 도사이시니 어찌 중생이 허물을 짓도록 두오리까?
큰 어려움 속에서 구호하여 주시어 저 눈멀고 미혹된 이에게 지혜의 눈 뜨게 하소서.
나는 지금 비록 부처님을 믿는 마음 발하여
여래의 공덕 보배 없지만 속박에서 벗어나서 해탈에 나아가려 하오니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자비로 거두어 주소서.
그 어두운 방에 지혜의 등불 켜시어 나의 미혹과 무명 등을 깨뜨리시고
청정한 미묘 법문 널리 떨치시어 부처님께서 행하신 보리도와 같게 하소서.
비할 데 없는 큰 의왕께 머리를 조아리니 나의 소원 만족시켜 모든 병 없애며
일체 망상 모두 소멸하고서 나쁜 갈래를 떠나 피안에 이르게 하소서.
번뇌의 큰 바다에서 영영 벗어나 항상 여래의 8정도 행하는 이와 같은 진실을 나를 위해 말씀하소서.
부처님의 말씀대로 나는 행하리라.
위없는 큰 보리를 구하고 보살의 진실한 행 수행하며,
복덕의 다함없는 과보를 성취하여 세속 수명 버리고 법의 수명 위하며,
일체의 속박 영원히 끊어 버리고 구경에 보리도를 원만케 하옵소서.”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성의여래께서는 저 태자의 신심이 청정하고 선근이 아주 익은 것을 보시고, 곧 그를 위하여 보살의 행법을 말씀해 주시니,
복광 태자가 이 법을 듣고 나서 총지문을 얻으며 묘해탈을 증득하고 5통을 성취하여 몸을 공중으로 솟구쳐 꽃을 뿌리며 공양하였다.
공양을 마치고서 허공으로부터 내려와 부처님을 향해 합장하고 여래를 찬탄하였으니, 곧 게송으로 말하였다.
우리 부처님 금빛 모습에 머리 조아리니 상호는 최상이며 얼굴은 달님 같으시네.
공덕과 지혜는 비할 데 없으며 3유를 길이 떠나 항상 청정하시네.
모니의 소라 모양 상투는 검푸른 빛이며 높다랗고 청정하여 마치 수미산 같네.
내가 비할 데 없고 가없는 부처님을 관찰해 보니 미간의 터럭 광명 널리 비추되
군나꽃이나 밝은 달과 같으며 백옥과 눈과 차거보다 더하네.
이와 같이 희고 깨끗한 큰 광명으로 중생의 모든 죄와 어둠 없애 주시네.
눈은 깨끗하고 밝아 푸른 연꽃 같고 항상 자비한 얼굴로 우리를 돌봐 주시며
원수나 친한 이를 다름없이 평등하게 보시니 유정 무정이 모두 이익 얻네.
혀는 붉은 구리와 같으며 넓고 길어서 혹은 얼굴과 대천세계를 덮고,
근기 따라 대소승을 연설하시어 널리 세간의 모든 괴로움 구원하시네.
나는 지금 여래의 이에 정례하노니 40개가 가지런히 촘촘하고 백옥같이 희며
네 어금니는 날카롭기가 금강 같아서 함께 광명 발하여 중생 제도하시네.
나는 지금 부처님의 진실한 말에 예를 올리니 헛되거나 꾸미는 언사를 떠나셨고
성상의 깊고 깊은 문장에 통달하시어 백천 세계의 어둠과 미혹을 없애셨네.
범왕과 제석과 세상을 보호하는 주인과 천룡팔부와 3악도들이
이와 같이 광명 입어 고뇌 없애며 모두 윤회의 생사 바다에서 벗어나네.
우리 부처님의 두 장딴지는 사슴과 같고 발걸음은 소와 같이 평온하게 걸으시고
발을 들어 땅에 오르고 내릴 적엔 산천과 대지 모두 진동하네.
우리 부처님 몸매는 미묘하고 단엄하며 피부는 부드럽고 진금 빛이어서
일체 세간에는 비할 데 없으니 중생은 보는 이마다 싫증냄이 없다네.
부처님께서는 과거 백천 겁 동안 일체를 능히 버리시고 중생을 이롭게 하여
모두 고통 떠나 번뇌의 조롱[롱]에서 벗어나게 하셨나니 나는 지금 큰 자비의 아버지께 예를 올리나이다.
부처님께서는 법의 재물로 모두에게 보시하여
지계와 인욕과 정진과 선정과 지혜 모두 훌륭하게 완전[환명]하시니
나는 이제 부처님의 비할 데 없는 지혜에 예를 올리나이다.
우리 부처님은 두려움 없는 큰 사자이시라 가없는 번뇌마를 능히 깨뜨리시고
모든 병 잘 고쳐 모두 없애시니 나는 이제 3독을 없애신 것에 예를 올리나이다.
몸과 입과 뜻의 업에 더럽히거나 물듦이 없고 삼계에 집착 없음이 물 위의 연꽃과 같으며
범음의 깊고 미묘함 범천과 같아서 가릉빈가의 소리도 견줄 수 없네.
나는 이제 부처님께서 3유를 벗어나심에 예를 올리니 항상 관하시길 세계는 허깨비 같고
꿈이나 번개와 같아 오래 머물지 않으며 남[인]도 나[아]도 중생도 없다 하시네.
법은 본래 비고 고요하여 남이 있지 않거늘 능히 알아 깨닫지 못하여 윤전함을 따르니
자비로써 널리 모든 중생 위하여 방편으로 근기 따라 묘법을 펼치시네.
위대한 성인이신 의왕은 중생들이 귀의할 바이니 노사 우비 고뇌를 항상 다스리시며
이와 같이 모든 중생 널리 이롭게 하시어 각기 인 천의 길로 잘 가게 하시네.
이와 같이 자비하신 모니주께서는 6도에 윤회하길 마치 개미처럼 순환하여
벗어날 기약이 없음을 항상 불쌍히 여기시어 저 어리석고 눈먼 이 이끌어 바른 길 얻게 하셨네.
이와 같이 법에 의지해 보리를 증득하고 법의 자재함을 갖추어 세간을 이롭게 하시니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8정도를 듣는 이는 기뻐하여 공경하고 사랑하나이다.
부처님 미묘한 음성 범천보다 뛰어나시니 건달바와 긴나라와
모든 하늘의 미묘한 음성도 방편이 많으신 부처님 음성만 같지 못하네.
청정한 어음의 공덕이 넓어서 중생은 부류에 따라 제각기 얻어 들으며
이와 같이 승을 위해 보리에 나아가게 해서 하나하나 범부를 벗어나 해탈을 얻게 하네.
갖가지 좋은 물건으로 부처님께 공양하면 가장 좋은 인천의 복을 얻나니
제왕이 되거나 재신이 되어 항상 부귀와 큰 쾌락 받으리라.
혹은 금륜왕으로 4주에 왕이 되어 천 명의 아들과 7보가 구족하고
항상 10선을 행하여 세간을 이롭게 하나니 일체 중생들이 모두 순종하리라.
혹은 호세왕과 도리왕 되며 혹은 야마천과 도사타천에 있고
또한 타화천과 범천에 있나니 모두 부처님을 공양하여 얻은 것이네.
이와 같이 부처님 뵙고 법문 들으며 모두 능히 모든 고뇌에서 벗어나
저들로 하여금 악도에 떨어지지 않도록 하고 안락하며 고요하여 더러움에 물듦이 없게 하시네.
부처님께서는 능히 세간에 안주하면서 복을 구하는 자는 모두 복되게 하시어
이와 같이 복을 얻어 길이 상속되나니 구지의 많은 겁에도 다함이 없네.
가장 높고 미묘하게 장엄된 세계에 태어난 중생은 번뇌가 없어서
몸의 광명 비춤이 하늘 사람보다 뛰어나며 몸과 입과 뜻의 업도 모두 청정하네.
갖가지 공덕의 모양 성취하여 이름이 온 세상에 유포되고
하늘과 인간이 모두 경애하나니, 저 사람은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여 얻은 것이네.
우리 부처님께서는 오래전 모든 고뇌를 여의셨으니 시방의 부처님 세계에서 모두 칭찬하며 일체의 따르는 무리들은 모두 귀의하여
자비하신 모습을 좋아하지 않음이 없네.
나는 이제 인간 가운데 가장 높으신 이에게 머리를 조아리니 깊고 고요하여 움직이지 않으셔서 함이 없는 모습이라,
나로 하여금 5신통을 얻어 하공에 머물러 서서 부처님을 찬탄하도록 하셨네.
두려움 없는 부처님ㆍ세존께 머리를 조아립니다.
때[구] 없이 청정하시어 세간을 벗어나셨으니 가지고 있는 칭찬한 모든 공덕을 인천에 베풀어 정각을 이루리다.”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에 발광 천자가 그 밤중에 문득 복광 태자 궁성 안에서 큰 울음소리가 나는 것을 듣고는, 놀래며 근심하고, 길흉을 알 수 없어서
즉시 시종과 권속들을 데리고 태자의 궁으로 와서 궁인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밤에 울고 있느냐?’
때에 저 궁인이 곧 왕에게 아뢰었다.
복광 태자께서 홀연히 궁중을 떠나시어 어디로 가셨는지 알 수 없기에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비통해 우나이다.’
그 때에 발광 천자는 이 말을 듣자 발이 위험한 데를 밟은 것처럼 갑자기 땅에 엎어졌다가 한참 만에 깨어나서 땅에서 일어나니,
마음에 근심 걱정이 생겨서 눈물을 흘리고 슬피 울면서 천 개의 성안으로 가서 곳곳을 찾아보려고 하였다.
때에 애락성의 호성 성현이 왕에게 아뢰었다.
저 복광 태자는 동방으로 나아가서 성의의 부처님을 예로써 알현하고 공양하나이다.’
때에 발광 천자는 이 말을 듣고 나서 즉시 84구지의 궁인들과 채녀와 백천 나유타의 시종과 권속들을 거느리고 두루 에워싸여 동방으로 나아가서 성의의 부처님의 처소에 이르렀다. 이르러서는 오체를 땅에 던져 세존의 발에 예를 올리고, 한쪽에 머물러 서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게송으로 찬탄하였다.
공덕의 바다와 미묘하고 맑은 총지와 비할 데 없이 존귀하신 분께 귀의하나니,
천룡팔부의 무리들이 귀의한 바이며 모두 부처님 보기를 싫증냄이 없나이다.
32상으로 미묘하게 장엄하셨고 7보로 장엄한 몸 세상에 희유하시며
우뚝 솟아 환하게 빛나는 미묘한 금산(묘금산)은 세간을 벗어나셨기에 목숨 다해 예를 올립니다.
과거 생각할 수 없는 구지 겁 동안에 수행하며 구지의 부처님께 공양하여
깊이 심은 덕의 근본 가없기에 부처님 몸 미묘한 색상 성취하셨네.
보시 지계 인욕의 행과 정진 선정 좋은 방편으로
이와 같이 닦음을 거쳐 뛰어난 행을 이루었기에 색상 원명하며 광명 비추시네.
해 달 번갯불 마니 보배와 제석과 범왕의 몸의 빛과 광명이
이와 같은 광명을 부처님 광명에 대하면 일시에 사라져 모두 나타나질 않네.
부처님 몸은 물속에 나타난 달 같아 변화하여 근기 따르심 또한 그러하며,
코끼리 타시고 현몽하여 모태에 드사 도솔천왕의 지위 버리셨네.
부처님 몸의 모양[상]이 없음은 허공과 같지만 인간 세상에 태어남을 보이시어 중생 구제하시니,
처음 태어나 일곱 걸음 걸으시매 제석이 따랐고 천상과 인간에서 최상이시었네.
저 부처님께서는 알지 못하는 법이 없으시고 스승께 배우지 않아도 글을 절로 아시며
고요한 삼마지를 성취하시어 뭇 괴로움 구제하여 해탈케 하셨네.
부모와 친척들을 버리시고 왕사성에서 나와 깊은 산에 드시니
구지의 하늘 대중 부처님을 에워쌌고 4마를 항복받아 정각 이루셨네.
저 세간은 구경이 아닌데도 중생이 빠져들어 윤회에 처함을 관찰하시고
자비로 그들 위해 법륜을 굴리시어 무상과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셨네.
부처님께서는 적멸하고 청정한 법 증득하시고 복과 지혜와 방편을 성취하셨으니,
석가모니께서 교화하심엔 몸의 광명 나투시어 이와 같은 부처 모양 모두 갖추시네.
나는 모니의 가없는 지혜에 예를 올리며 나는 법계의 법을 다하신 이께 예를 올리나니,
허깨비와 같아서 오고 감이 없음을 아셨지만 자비로써 모든 중생 널리 구제하시네.
훌륭하시도다. 보리도 말씀하시어 저 중생 이끌어 보리 얻게 하시니,
이와 같은 정법이 내가 구하는 바이니 정법으로 세간 고통 제도하시네.
우리 부처님 항상 3유 가운데 계시면서 일체 번뇌의 병을 고쳐 주시니,
나는 부처님 공덕 칭찬한 것으로 보리와 중생에게 널리 회향합니다.”
그 때에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저 성의의여래께서는 이 발광 천자가 귀의하고 찬탄하며 신심이 견고하여 해탈을 구하는 것을 보시고, 곧 왕의 뜻을 쫓아 그를 위하여 설법하시니, 때에 발광 천자는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는 바를 듣고 곧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서 물러나지 아니함[불퇴전]을 얻었다.
그 때에 복광 태자는 이 부왕이 저 부처님께 귀의하여 마음으로 믿고 공경함을 보고, 곧 부처님 앞에 나아가서 합장하고, 부처님을
향하여 부처님께 아뢰었다.
여래 응공 정변지시여, 원하옵나니 세존께서는 애락성에 드시어 저희들의 음식과 공양을 받아 주시옵소서.’
때에 성의의여래께서는 잠자코 허락하시어 태자의 청을 받으셨다.
때에 복광 태자는 곧 부왕과 권속들에게 아뢰었다.
‘나는 이제 부처님을 초청하였으니, 가지고 있는 궁전과 동산과 일체의 보물들과 장엄구를 부처님께 올려 공양하겠다.
너희 모든 권속들은 아까워하여 막지 말고, 이구동성으로 따라 기뻐하는 마음을 낼지어다.’
그 때에 부왕과 여러 권속들이 함께 소리 내어 말하였다.
‘바라건대 가지고 있는 것을 모두 부처님께 올려 공양하면 우리 모두 따라 기뻐할 것입니다.’
그 때에 성의의여래께서는 여러 필추들에게 공경히 에워싸여 애락성으로 들어가셔서 그의 공양을 받으셨다.
때에 복광 태자는 5백천의 수레로 가장 맛있는 음식을 세존과 필추 대중들에게 공양하였다.
다시 또 복광 태자는 부처님과 대중들을 위하여 널리 7보로 승가람을 만들었으며, 무수한 마니 보배 그물과 일산 등으로 네 면을
장엄하고 꾸몄다. 다시 백천의 평상과 자리와 침구를 두되, 미묘한 의복을 그 위에 깔아 펼쳐 놓았다.
또한 정사의 좌우에는 꽃과 과일 나무와 흐르는 샘과 목욕하는 못을 만들어 두었는데, 그 못 가운데에는 분나리가꽃과 우발라꽃들이
있었다.
또한 다시 하나하나의 필추 앞에서 머리와 얼굴로 예를 올리고 승가리를 받들어 올리되, 날마다 세 번 또다시 이와 같이 하여 3구지의 해[세]가 지나도록 밤낮으로 범행을 닦았으며, 또한 눕지도 자지도 않았고, 또한 피곤해 함도 없으며, 또한 목욕도 세탁도 화장도 몸치장도 하지 않았고, 또한 성내고 탐애함도 없었으며, 나아가 법을 위해서는 몸과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았으니, 어찌 하물며 그 밖의
재물임에랴.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것과 같이 말씀대로 행하였으며, 나아가 성의의여래께서 열반에 드시니, 그 때에 태자는 붉은 전단나무로써
부처님을 다비하고, 염부제 안에 있는 일체의 가장 미묘하고 이름난 꽃들과 화만과 바르는 향과 가루 향과 갖가지 기악으로써
다비한 곳에서 사리에 공양하였다.
그 때에 염부제 안의 일체 중생들은 향과 꽃과 음식을 가지고 모두 와서 공양하였으니, 이와 같이 하면서 백천 년을 지냈다.
그 때에 복광 태자는 부처님의 사리를 거두어 그 7보로써 94구지 개의 탑을 만들되, 모두 진주 비단 그물로 두루 장엄하고 수식하였다.
또한 모든 탑 앞에 507개의 보배로 된 일산과 꽃과 과일나무와 백천의 음악을 세워 두었다.
또한 하나하나의 탑 앞에 백천의 등잔 그릇을 두었으며, 낱낱의 그릇 가운데에는 백천의 등불을 켰고, 이와 같이 공양하여 1구지의
해[세]에 이르렀다.
그렇게 한 뒤에 태자는 출가하여 머리를 깎아 필추의 모습을 하고 두타행을 행하며, 발우를 가지고 걸식하여 번뇌를 조복하고 끊으며, 항상 법 보시를 행하여 4구지의 해가 차도록 부처님께서 행하신 바와 같이 하되 피곤해 하거나 게으름이 없었다.
때에 애락성 가운데에 호성 현성과 일체의 소왕과 궁녀와 권속과 모든 중생들이 모두 태자의 출가를 본받아서 머리를 깎고 청정한
행을 닦았다.
때에 정광 천자가 서로 서로 일러 말하였다.
‘일체 소왕과 여러 인민들이 모두 다 출가하였으니, 우리들은 그곳으로 가서 태자를 받들어 섬기기를 마치 3보에 공양함과 같이 할
것이니라.’
그 때에 성의의여래께서 말씀하신 64구지의 법장을 복광 필추가 모두 받아 지녀서 통달하여 막힘이 없었다.
이와 같이 복광 필추는 이미 일찍이 94구지 백천 나유타 부처님을 친근히 하여 여러 부처님 처소에서 한 분 한 분께 공양을 올려
그냥 지나치지 않았으니, 모두 성의의여래와 같이하여 다름이 없었다.
그 때의 발광 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무량수여래이시다. 그 때의 복광 태자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나의 몸이니라.
그 때의 애락성 가운데 호성 현성이 어찌 다른 사람이겠느냐. 지금의 아촉여래이시니라.”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일체 보살마하살로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구하고자 하는 자는 마땅히 저 복광 필추를 배워서 탐애를 멀리 여의고 착한 벗을
친근히 하며, 적정한 행을 닦고 부지런히 여러 부처님께 공양하면, 오래지 않아서 마땅히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또한 어떤 사람이 이끗과 음식과 의복과 와구와 의약을 탐하여 존중히 여기고 칭찬한다면, 저 사람은 어리석은 사람이며, 곧
아만하게 될 것이니, 계율을 깨뜨리고 범하여 허망하고 진실하지 못하며, 사문을 비방하고 불법을 멀리 떠나서 몸과 입과 뜻에 상응하지 못하고, 오직 바깥 상만이 있어 마음이 고요하질 못하며, 부끄러워함이 없고, 부처님 세계를 멀리하며 부처님 보리를 멀리할 것이다.
그러므로 그대는 이와 같은 법을 듣고, 마땅히 이와 같이 알고, 마땅히 이와 같이 배우며, 마땅히 이와 같이 행하여, 반드시 나쁜 벗과
이끗 등을 친근히 하지 말 것이니라.”
그 때에 세존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사람이 만일 이끗을 탐낸다면 진실하고 청정한 행 멀리하게 되니
이로 인해 불보리에서 물러나와 길이 생사의 악도에 떨어지리라.
부끄러워함이 없어서 만족할 줄 모르고 항상 탐애하여 항상 얽매어 있으며
3도의 고뇌 두려워하지 아니하여 오히려 말하길 ‘나는 덕행을 갖추었다’ 하네.
거짓 수행하는 척 산간에 머무르면서 마음은 명리에 항상 얽매여 있으므로
뭇 사람들이 독사같이 멀리하니, 길이 윤회에 처하여 해탈하지 못하네.
어떤 사람이 부처님 법 즐겨하지 않아서 덕 있는 비구 스님을 업신여긴다면
영원히 천계를 떠나 악도에 떨어지고 인간에 난다 해도 8난을 만나리라.
구지의 겁 동안 부처님 만나기 어렵고 말씀하신 정법 또한 듣기 어렵나니
잠시라도 만나서 의지하여 행한다면 그 사람은 반드시 보리 과를 증득하리라.
불승의 묘한 행덕 생각하기 어려워라. 일체 여래께서 이로부터 나시었네.
어떤 사람 이를 떠나 진로를 좋아한다면 위없는 보리도를 영영 잃으리라.
어떤 사람 지혜와 방편으로 일체의 모든 허물 멀리 여의어서
5취의 모든 중생 불쌍히 여겨 구제한다면 이 사람의 행한 바는 부처님과
같으리라.
비록 깊은 산 고요한 곳에 있은들 거짓으로 맑고 높은 척하며 자신을 위하여
남의 행업은 숨기고 자기의 능함 말하며 나는 늘 구지의 부처님을 외우노라 하네.
만일 행법을 존중히 여기며 목숨을 아끼지 않고 한마음으로 구하여
내가 말한 것처럼 진실되게 행하면 이 사람은 머지않아 보리를 증득하리라.
대선의 정법은 최상승이어서 열뇌를 영원히 소멸해 버리니 들은 대로 행할 바를 정진해 닦으면 필경 위없는 도를 빨리 증득하리라.”
그 때에 세존께서 이 게송을 말씀하시고 나서 호국 존자에게 말씀하셨다.
만일 모든 보살이 아승기겁 동안에 다섯 가지 바라밀을 행한다 하더라도, 어떤 사람이 이 정법에 대해 잠시라도 얻어 듣고, 믿고 이해하여 받아 지니는 것만 같지 못하리니, 이와 같은 공덕은 앞의 공덕보다 뛰어나 백분의 1에도 못 미치며, 천분의 1에도 못 미치며,
백천 구지분의 1에도 못 미치며, 산수분의 1에도 못 미치며, 나아가 비유분의 1에도 못 미치느니라.”
부처님께서 이 경을 말씀하실 때에 모임 가운데에 있던 30나유타의 하늘 사람들이 아뇩다라삼먁삼보리의 마음을 발하여 물러서지
않음을 얻었고, 7천명의 필추는 모든 누를 끊어 없애고 무생인을 얻었다.
그 때에 호국 존자가 부처님께 아뢰었다.
“지금 이 경전은 매우 희유 하옵니다. 어떻게 받아 지니오며, 마땅히 무엇이라 이름 하오리까?”
부처님께서 호국에게 말씀하셨다.
“이 경은 이름이 대승정법이며, 또한 이름이 광대청정 불공서원 복광거사 환희보살행 이니, 이와 같이 받아 지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