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오지게 다니는 서울사람입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점심엔 간단한 스시와 덮밥을, 저녁엔 일식 오마카세 코스랑 술안주용으로 메뉴 몇 개 하는 집입니다.
전 이번에 저녁코스 먹었는데 과연 얼마길래 제목을 저렇게 달았을까요?
원래 다른 글에선 상호 안 밝혔는데, 다른 글들 보니까 다들 올려서 그냥 저도 올렸습니다. 상호 올린 김에 본격적으로 리뷰남겨봅니다.
한적한 아파트 단지옆이라 조용하고 모던하며 깔끔한 분위기입니다. 셰프님 혼자 하시는 조그만 식당이라 다찌자리 8석 4인테이블 1석밖에 없습니다.
기본 찬. 제일 앞에 있는 쯔게모노 접시의 오른쪽 아래, 야마구라게(줄기상추)가 식감도 좋고 맛있었습니다. 콩도 단 맛이 잘 올라왔습니다. 오이 찍어 먹는 된장도 신경쓰셨네요.
단호박 스프. 단호박 본연의 달달한 맛입니다. 아주 부드럽습니다.
바질페스토 올린 모짜렐라와 살짝 데친 방울토마토.
한치, 새우, 아롱사태. 상큼하게 절인 양파에 싸서 먹습니다.
담백하고 부드러운 두부튀김. 간이 약한 다시육수가 끼얹어나와 감칠맛이 있습니다.
해삼초절임. 전혀 비리지 않습니다. 전 해삼을 잘 안 먹는데도 이 초절임은 식감이 너무 무르지 않으면서도 꼬들꼬들해 맛있게 먹었습니다. 레몬 살짝 뿌려 상큼한 양파를 곁들이니까 입맛도 돋고 전채요리로 딱입니다.
숙성모듬회. 오른쪽 위 연어부터 시계방향으로 문어, 자연산 광어, 마구로, 줄전갱이, 농어, 황새치뱃살입니다. 중앙도 마구로.
숙성회라 전체적으로 식감이 일반 회보단 흐물하지만 씹는 맛이 아에 없는 건 아닙니다. 숙성회답게 재료 본연의 맛을 농밀하게 살렸습니다. 씹을 때마다 회 맛이 입 안 가득 퍼집니다. 전 원래 활어회파지만 이 정도의 맛이라면 얘기가 다릅니다.
원래 제가 고추냉이를 좋아해서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많이 먹는데, 그렇게 먹기엔 아까워서 고추냉이는 커녕 간장도 살살 찍어먹었습니다.
두껍고 큼직하게 나온 연어. 가끔 저렇게 두껍게 나오면 비리고 느끼할 때가 있는데, 여긴 전혀 아닙니다. 흔히 먹는 연어의 맛있는 맛을 극대화시킨 맛.
문어. 잘 데쳐서 안 질깁니다.
자연산 광어. 괜히 양식 안 될 때 고급횟감이었던 게 아니죠. 찰지고 쫀득하고 감칠맛까지. 개인적으로 활어회와 비교했을 때 광어가 가장 특색있고 맛의 차이가 컷습니다.
줄전갱이(시마아지). 쉽게 접하기 힘든 고급어종입니다. 전 부산에서 처음 먹어봤습니다. 광어보단 좀 더 흐물하고 특유의 맛이 있습니다.
농어. 맛있지만 같이 놓인 애들이 너무 셉니다.
맛 없기가 더 어려운 황새치.
언제나 옳은 마구로.
우니. 신선하고 향긋합니다. 당연히 비린 맛은 없습니다.
고등어초회. 시메사바라고 하죠? 그 전의 음식들은 간단히 소개해 주시다가 고등어초회는 좀 더 부연설명이 붙습니다.
일부러 약하게 초절임했는데, 신 맛이 세질수록 비린 맛을 감추기 쉽지만 대신 고등어 본연의 맛을 헤치니까 약하게 초절임해 고등어 맛을 최대한 살렸답니다. 그리고 한 마디 덧붙이시길 '자신 있으니까' 그렇게 하신답니다. 과연 그 맛은 어땠을까요?
한 점 먹어보니 전에 먹었던 고등어초회보다 신 맛이 많이 약합니다. 그리고 고등어 특유의 맛을 찐하게 잘 살려서 깜짝 놀랐습니다. 비리기 일보 직전의 경계선까지 아슬아슬하게, 최대치로 그 맛을 살린 느낌. 심지어 고등어 등쪽의 갈색살부분도 고등어구이보다 안 비리고 고등어의 진한 맛이 가득합니다.
오늘의 베스트는 만장일치로 고등어초회입니다. 자신있게 말씀하실만하네요.
부채살 스테이크. 가니쉬는 애호박,새송이,마늘입니다. 초회 뒤에 나와서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육향이 살아있어서 선방했습니다.
마침 옆테이블에서 시켜서 저희에게 떡고물..이 아닌 메로조림이 떨어졌습니다.
한 입 먹자마자 와~ 예전에 자갈치에서 정말 맛있는 메로구이를 먹은 적이 있었는데, 그거보다 맛있는 메로를 먹게 될지 몰랐습니다.
달큰하게 잘 조린 메로살이 입 안에서 녹아 없어집니다. 마치 동파육할 때처럼 메로에서 나온 기름이 국물에 잘 녹아있어서 국물하고 밥만 줘도 한달내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입니다. 전혀 안 느끼하고 정말 맛있습니다. 밥도둑이 아니라 대도수준. 초회랑 같이 투탑이었습니다.
새우튀김과 가지튀김. 가지튀김은 베어물면 뜨거운 가지즙이 터지는게 맛있습니다.
개운하게 입가심하라고 나오는 전복미역국. 너무 고소해서 들깨가루가 들어있나 착각하고 들춰봤습니다.
저희가 하도 맛있게 잘 먹다보니 사장님께서 서비스로 주신 스시.
맛이 차마 남길 수 없는 맛이라 배부른데도 끝까지 먹었습니다.
여기까지 꽤 스압이었는데요. 그래서 이게 얼마일까요?
메뉴판 공개합니다.
인당 4.5 였습니다.
이 정도면 역대급 가성비 동의하시나요?
서울에서 맛 보기 힘든 줄전갱이,고등어초회 등 유니크한 메뉴들과 싱싱한 재료에서 나오는 높은 수준의 맛, 모던하고 깔끔한 분위기와 친절한 서비스 거기에 더해 마지막으로 착한 가격까지.
셰프님이 혼자 준비하셨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충실하고 알차게 내놓는게 느껴집니다.
다만 딱 한 가지 일회용 나무젓가락이 나오는게 너무 아쉽습니다.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궁금한데, 나무젓가락이 흔한 일회용젓가락퀄리티보단 좋지만 음식퀄리티와 공들인 예쁜 식기들에 비해 좀 안 어울려서 제가 괜히 더 안타깝습니다.
글 올리다보니 또 생각나네요. 이번엔 메로조림 먹으러 햇반이라도 들고 가야겠습니다.
건물이 커서 위치가 제대로 안 잡히네요. 네이버로 검색하시면 정확한 위치가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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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ㄷㄱ
우와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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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초량 오마카세 ㄷㄱ
부산 오마카세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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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최소 7만원 이상일줄 알았는데... 미쵸따...
저희집 근처 식당이 도탁에도 나오다니 ㄷㄷㄷㄷㄷ 여기 초밥 맛있다고 느끼긴햇는데 내일 바로 오마카세 먹으러가봐야겠습니다.
좋은 곳 사시네요 ㅎㅎㅎ 아파트도 좋아보이던데 맛있는 점포도 바로 옆에 있고 부럽습니다. 전 가고 싶어도 서울 올라와서 못 가네요ㅠ
ㄷㄱ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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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ㄷ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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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산가서 꼭 가야할 ㄷㄱ
가야겟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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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미카세
ㄷㄱ 오마카세
오늘 가봤는데 가성비 좋아요 ㅋㅋ 잘 먹는다고 사장님이 더 주셨음 ㅋㅋㅋㅋ 고마워서 배불러도 다 먹고나옴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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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카세 ㄱㅇ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