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re is no lake at Camp Green Lake.
이르케 시작하는 'Holes'가
작년 여름 '사람과 마을'에서 '엄지손가락의 기적'으로 나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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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 : Holes
루이스 샤샤(지은이)
이진우(옮긴이)
사람과 마을/2002. 7. 20/300쪽
초록 호수 캠프(Camp Green Lake)는 초록이나 호수, 또는 캠프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영 딴판입니다. 메마른 사막 한 가운데에 자리한 일종의 소년원이지요. 한때 텍사스에서 가장 큰 호수가
있던 자리인데, 백년도 더 된 이야기여요. 구덩이만 구덩이만 딥다 많아요. 이른바 '불량 청소년'들이 매일같이 지름 1.5미터, 깊이
1.5미터의 둥그런 구덩이를 파고 있어요. 못된 녀석들에게 '구덩이 파기'를 시켜서 인성을 강화하려는 게죠. 아이들한테 일을 시키는 원장(warden)의 속셈은 따로 있어요. 이 늙은 여인은 뭔가를
찾고 있어요. 뭘까요? 다름아닌 보물입니다.
이 책은 재수 없는^^ 소년, 스탠리 옐너츠(Stanley Yelnats)가 어처구니없이 초록 호수 캠프에 들어와 보물, 우정, 자기 자신을 발견하는 이야기여요. 스탠리와 그의 왕고조 할아버지가 번갈아 나오문서 이야기의 두께를 만들고요, 스탠리와 제로(zero)가 신의
엄지손가락(산)을 오르내리는 장면이 가히 압권이죠.
스탠리는 절도죄-유명 야구 선수의 냄새나는 운동화 한짝을 훔쳤다는-를 뒤집어쓰고 캠프에 들어왔어요. 감방에 갈 것이냐, 초록
호수 캠프로 갈 것이냐를 놓고 후자를 택한 거죠. 우리에게 선택이란 늘(?) 이 모양이죠..TT
스탠리네 집안은 대대로 재수가 없었어요. 뭘 해도 안 되고,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지는 집안이에요. 이들은 왕고조 할아버지가 집시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후손들까지 저주를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온갖 액운은
no-good-dirty-rotten-pig-stealing-great-great-grandfather 가 불러왔다고 생각해요. 책을 읽다보면 더욱 황당한 저주에 접하게 됩니다. 흑인과 백인의 사랑을 인정하지 못하는 무식하고 잔인한 사람들에게 하늘이 저주를 내렸다고 해요. 하늘이 어찌나 노했던지 백년 넘게 비 한 방울 뿌리지 않아 초록 호수는 말라붙고 마을은 자취를 감추게 돼요. 초록은커녕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 자리에, 호수라고 불리지만 전혀 호수가 아닌, 도무지 캠프 같지 않은 초록
호수 캠프가 세워졌지요. 그런데 이 하늘의 저주가 솔깃하네요.
정말 그럴 법 하다, 내가 하늘이라도 그랬겠다, 이르케요.^^
여기서 원작이 어뜨케 생겼나 볼까요? 표지만요~~^^(그림자가
있는 걸루다 옮겼어요. 괜찮죠? 미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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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에서는 9-12세짜리가 보는 책이라고 나와
있는데 알라딘에서는 청소년물로 분류가 되었어요.
큰 아해가 읽든 작은 아해가 읽든 이 책은 성장소설이라고 할 수 있어요. 앞서 스탠리가 '자기
자신을 발견'한다구 말쌈드렸죠? 뚱보라고 놀림받고 늘 당하기만 하던 멍충이 스탠리는 초록 호수 캠프에서 말로나마 '난폭자'로 불립니다-이게 쫌 웃겨요ㅋㅋ-.
책 말미에 가서 스탠리는 급기야 자신을 좋아하기에 이릅니다.
긍정적인 자기상(self image)을 갖게 되죠. 스스로 흡족한 기분, 자긍심 뭐 이런 거 있잖아요??^^
하루도 빠짐없이 구덩이를 열라 파다보니깐 인격 수양도 되구요.
하하! 농담이어요. 땡볕에 '구덩이 파기'는 인격 수양과 전혀 무관하다는 주장이 'Holes' 가득 넘실거려요~~^^ 스탠리의 변화는 제로와의 우정을 통해 가능했어요. 스탠리가 어느 날 아침에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것이 아니고 여태껏 드러나지 않았던 제 모습을 '발견'했다고 봐야지요. 제로는 캠프 친구들 가운데 가장 쪼그만 흑인 소년이어요. 제로(zero)는 머저리보다 더 심한 말 같아요.
대갈통이 텅텅 비었다는 뜻으로 겨드랑이(Armpit), 지그재그(ZigZag), 자석인간(Magnet), 엑스레이(X-Ray)등 캠프 친구들이
지어준 별명이에요. 제로는 말이 통 없는데, 펜댄스키 선생을 삽으로 찍고(?) 돌아설 때에는 정말 말이라는 게 얼마나 하잘 것 없는 도구인가! 실감하죠..^^
제로는 스탠리의 구덩이를 파주고 스탠리에게서 글을 배웁니다.
스탠리는 덩치만 커다랗지 삽질(구덩이 파기)은 영 서툴렀거든요.
학교를 댕긴 덕분에 읽고 쓸 줄은 알았지요.. 스탠리 평생에 제로
같은 친구는 처음이고, 제로 평생에 스탠리 같은 친구도 없었어요. 이들은 캠프 탈출 후, 신의 엄지손가락을 오르내리며 서로를
'괜찮은 녀석'으로 만들어주는 바람직한 관계로 발전합니다. 서로에게 엄지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한걸음 한걸음 타는 사막을 걸어가는 두 소년! 아까운 복숭아즙을 스탠리에게 내준 제로! 병든(아마도 배탈이 난) 제로를 들쳐 메고 산을 오르는 멋진 스탠리!
참, 제로는 ABC부터 새로 배워야 하는 까막눈이지만 셈은 기똥차게 잘합니다. 순식간에 곱하고 나누어버리죠~^^ 제로의 읽기 실력은 일취월장하여 이야기의 끝대목, 아슬아슬한 고비에서 절묘한 반전을 연출합니다. '영웅적인 발화'라고 이름 붙이고 싶군요.
머냐고요? (헤, 여기까지만~)
한편 못 잊을^^ 펜댄스키(pen+dance+key) 선생에 대해서도 한마디 해야겠군요. 그녀가 갑자기 악독해지는 데에는 놀랐어요. 결국 그르케 본성을 드러내다니! 제가 몇 페이지쯤 빠뜨리고 읽은
게 분명해요.^^ 전 그녀가 아이들의 장래를 생각하는, 자상한 여선생님인 줄 알았어요. 원장은 손톱에 독을 칠해서 사람 얼굴을
마구 할퀴어 놓죠.. 엽기적이구 부럽구(?) 비현실적이어요~^^
'Holes'는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아이들에게 적극 추천하구 싶어요. 하긴 제가 굳이 추천하지 않아도 벌써 베스트셀러인 것 같더군요~ 참, 열분! 스탠리 옐너츠(Stanley Yelnats)를 거꾸로 읽어보세요. (거꾸로 보려고) 설마 컴퓨터 모니터를 번쩍 들어 올리는 건
아니겠죠? 스탠리 옐너츠(Stanley Yelnats)를 뒤에서 읽으면 또 스탠리 옐너츠(Stanley Yelnats)여요. palindrome(앞뒤 어느 쪽에서
읽어도 같은 말이 되는 어구. eye, madam 따위)이죠. 그밖에 제로가 'run' 'fun' 'lunch' 등을 읽을 때마다 말이 참 이쁘고 싱그럽게
느껴지기까지 해요. 저도 모르게 영어를 사랑하게 될 것 같아요^^* 하지만 동시에 밀려오는 서글픈(?)^^ 자각! '나는 이방인이다.
나의 모국어는 영어가 아니다..' 저는 (잠시나마) 제가 '미국 어린이'인 줄 알았거덩요~~^^
영화로 만들어도 되겠다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디즈니에서
'Holes'로 영화를 만들었네요. 앤드루 데이비스(Andrew Davis) 감독이라는데, 혹 <해리슨 포드의 도망자>, <언더시즈> 등 액션물
만든 이가 아닌지? 물어볼 사람이 없어서 알아보지는 못했어요~~^^
아래 주소에서 영화 예고편을 보았습니다. 쳇, 스탠리가 저르케
곱상한 소년이라니! 게다가 제로는 흑인이 아니야요. 이래도 되는
거여요? 이쁜 것들, 지겹구만요~~ 주연은 주연 같이, 조연은 조연
같이 생기구 말여요..TT
http://disney.go.com/disneypictures/holes/index.html
![Louis Sachar Photo](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louis_sachar_photo.jpg)
왼쪽에 보이는 루이스 샤샤(Louis
Sacher)는 1954년 East Meadow, New York에서 태어났어요. 인터넷 상에서 Louis
Sachar로 많이 나와요. Sacher인지 Sachar인지 헷갈려요. 헌데 뉴욕 타임즈에서
Sachar를 Sacher로 정정한다는 문구가 있어서 Sacher로 적습니당.
아, 그른데 이게 우리말로 샤샤라고 발음되네요? 사커나 사카로
소리날 것 같은데 말입죠~
하하! 샤샤라고 불러보죠. 샤샤는 'Holes'를 쓰는 데 18개월이 걸렸다고 해요. 'Holes'의 주인공 스탠리 역시 18개월의 '형량'-초록
호수에 머물러야 하는-을 받았지요. 샤샤는 매일 아침 두 시간씩
글을 쓴대요. 아내와 딸이 방으로 못 들어오게^^ 개 두 마리(Lucky와 Tippi)가 지킨다나요. 워낙에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나중에 law school을 나와 lawyer로 일하기도 했는데 지끔은 전업 작가로 텍사스 주 오스틴에 살고 있대요. 그는 다음과 같은 책들을 썼어요. 일부 표지를 옮깁니다.
![Book Jacket](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kids_pro_louis_sachar_703022.jpg)
![Book Jacket](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kids_pro_louis_sachar_845732.jpg)
![Book Jacket](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kids_pro_louis_sachar_668065.jpg)
![Book Jacket](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kids_pro_louis_sachar_463213.jpg)
![Book Jacket](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kids_pro_louis_sachar_463250.jpg)
![Book Jacket](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www.imcpl.lib.in.us%2Fimages%2Fkids_pro_louis_sachar_463251.jpg)
책에 Sachar로 나왔네요. Sacher가 아니라 Sachar인가봐요~~^^
덧1. 이 책은 1999년 뉴베리상을 비롯해서 꽤 많은 상을 휩쓴 듯한데, 어째서 (우리나라에서) 이게 부각이 안 됐나 모르겠네요. 글구 알라딘에서는 이진우가 '옮긴이'로 나와 있는데 책에는 '엮음'으로 나와 있어요. 왜 그럴까요? 사람과 마을 나와라, 오바!
(헉!^^)
덧 2. 양파를 싫어하는 어린이들에게 이 책을 권합니다. 어쩌면 이
책의 제목이 '양파의 기적'일 수도 있었을 거란 생각을 하문서..^^
첫댓글 감탄! 이르케 멋진 누지로가 강퇴당했었다니 인물을 잃을 뻔 했군요. 작년에 조카(리브인홍콩)가 추천해서 검토할라고 폼을 잡고 있는데 번역돼서 나왔던 책입니다. 그래서 눈길도 안 주고 있었는데, 이르케(!) 리뷰를 읽으니 감동적이구만요. 누지로의 필력 탓이겠죠? 잘 읽었슴다. 글구 제가 알기론 새커인거 같은데...
글구 저르케(!) 추천 도서를 잘 올려버리면 다른 사람들 기죽어서 우찌 올리노?
저,'오독'에 일가견이 있으니 위엣글을 읽되 '믿지는' 마셔요.. 흑! 참,'새커'라고요? 아, 그러쿤요. 자심, 멋져요! 생커(thankyo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