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정생 선생의 산문집
『빌뱅이 언덕』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일제 강점기에 갓 결혼한 새신랑이 일본 탄광에 징용으로 끌려갔다.
이 신랑은 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부모님과 갓 시집온 새댁은 일본에서 소식이 오기를 기다렸다.
소식이 궁금하던 차에 일본에서 편지 한 장이 도착했다.
반갑게 뜯어보니 종이 한 장에 굴뚝 한 개와 새 한 마리가 그려져 있었다.
아들이 글을 모르니 당연할 수밖에 없었다.
부모님은 대체 이 그림의 뜻이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며느리에게 보여주었다.
“얘야, 너는 이게 무슨 뜻인지 알겠니?”
며느리는 한참을 들여다보더니 울먹거리며 대답했다.
“아버님, 어머님, 그이가 집에 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은 데 갈 ‘새(사이)’가 없다는군요.”
부모님은 무릎을 치며 감탄을 했고, 시부모와 며느리는 그 편지를 보고 통곡을 했다.
잠시후 시아버지가 며느리에게 말했다.
“그래, 답장을 써야 하는데 어쩌지?
너도 글을 쓸 줄 모르지?”
그러자 며느리가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말하고 종이 한 장에 답장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며느리는 “말 두 마리”와 “소 다섯 마리”를 큼직하게 그려서 시부모님께 보여드렸다.
시어머니가 물었다.
“그게 무슨 뜻이냐?” 며느리가 대답했다.
“이건 ‘두 말’ 말고, 오 ‘소’입니다.”
사람과 사람이 그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을 소통이라고 합니다.
진정한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바탕에 사랑이 깔려 있어야 합니다.
과학적 직접 관찰을 통해 결혼 안정성 및 관계 분석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존 가트먼 박사는
부부가 6년 안에 헤어질지 아닐지를 부부의 대화 시작 후 3분만 관찰하면 바로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소통이 안되는 부부의 대화 패턴은 ‘비난과 멸시’가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대놓고 퍼붓는 폭언이나 막말이 아니라
겉으로 확연히 드러나지 않아도 결과적으로는 비난과 멸시의 의미를 포함하는 말이 더 위험하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뭘 알아”
“당신은 성격을 고쳐야 해” 같은 비난은 물론이고,
“이렇게 해야지”
“내 말 들으면 문제 없었을걸” 등의 표현과 같이 책임을 전가하는 말투도 부부관계를 해칩니다.
김병수 정신과 전문의는 부부가 주고받는 말 중에 긍정적인 말과 부정적인 말의 비율이 5대1이 되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만약 부정적인 말을 배우자에게 했다면, 그것을 상쇄하기 위해서 다섯 가지의 좋은 말, 긍정적인 말, 칭찬과 격려의 말을
해야 합니다.
** 올바른 소통을 위한 6가지 법칙이 있습니다.
1. "앞" 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마라. 뒷말은 가장 나쁘다. 궁시렁 거리지 마라.
2 ."말 "을 독점하면 적이 많아진다.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라. 들을수록 내편이 많아진다.
3. 목소리 톤이 높아질수록 뜻은 왜곡된다. 흥분하지 마라. 낮은 목소리가 힘있다.
4. 귀를 훔치지 말고 가슴을 흔드는 말을 하라. 듣기 좋은 소리보다 마음에 남는 말을 하라.
5. 내가 하고 싶은 말보다 상대방이 듣고 싶은 말을 하라.
6. 칭찬에 발이 달려 있다면 험담에는 날개가 달려 있다.
사람들은 "귀" 때문에 망하는 사람보다 "입" 때문에 망하는 사람이 많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