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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의 몸짓으로 관객과 대화를 하고, 자신을 표현해야 하는 댄서에게 누구도 간단히 흉내낼 수 없는 몸의 오라를 지니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심일 것이다. 현대무용 댄서이자 강사로 활약하고 있는 이민경. 초등학교 시절부터 무용으로 다져진 그녀의 몸은 예쁜 보디라인과 감탄할 정도의 유연함을 보여준다. 여기에 ‘강해 보이는 무언가’를 채우기 위해 그녀는 격렬한 피트니스를 즐긴다. “즐기면서 스트레스를 날리는 운동이 바로 태보예요. 잠시도 쉬지 않고 40분간 뛰다 보면 심장이 터질 것처럼 고통스럽지만, 동시에 내가 살아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죠. 그렇게 운동을 하고 나면 몸에서 어떤 열기가 발산되는 것 같아요. 그 짧은 순간 느끼는 희열이란 마약처럼 달콤하죠.” 더불어 그녀는 완벽한 근육을 지닌 몸을 만드는 데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자잘한 실근육이 살아 있는 멋진 등 근육을 만들기 위해 보디 덤벨이라는 큰 아령을 들고 으싸으싸 기합을 넣기도 한다. 무대에서 뒤돌아 섰을 때 살아 있는 듯 아름다운 등을 보이는 무용수가 그녀의 마음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기 때문이다. “발레리나 강수진처럼 되고 싶어요. 그녀의 몸은 한 마디로 예술이죠. 완벽하다 할 정도로 잔 근육이 많아요. 수많은 인내를 필요로 했음을 증명하는, 그런 몸은 감동스럽죠. 춤을 추기도 전에 이미 몸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잖아요?” 운동은 스스로의 자존감을 높이는 수련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그녀는 얼마 전 이 사실을 절실히 깨달았다고 고백한다. 춤을 추다가 다치는 바람에 운동을 두 달 정도 중단해야만 했는데, 그때 평생 받을 스트레스를 한 번에 다 받는 것처럼 힘들었다고. “늘 운동을 했기 때문에 몸이 금방 알죠. 나를 지탱하는 몸이 망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니까, 의욕도 없고 자신감도 잃게 되더라구요. 내가 그렇게 초라해질 수가 없더군요.” 목표가 있는 여자에게서 오라를 느낀다는 그녀는 더디지만 강하게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레슨과 강습, 피트니스 센터에서의 운동이라는 스케줄을 소화하려면 하루가 짧게 느껴지지만 시간을 쪼개 영어 회화에도 열을 올리는 중이다. 곧 뉴욕으로 날아가 본격적으로 요가를 배울 예정이기 때문. “나중에 요가 멀티 센터를 운영하고 싶어요. 오라라는 건, 꿈을 위해 열심히 살다 보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게 아닐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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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를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자기 이름에 냉정하게 책임을 져야 하는 때가 온다. 리포터 조진홍.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방송 일을 시작, 주로 아침 생방송 프로그램에서 여행 전문 리포터로 활약해왔다. 11년 동안 고유명사처럼 따라붙은 ‘리포터’라는 레테르에 신뢰를 더하기 위해 그녀는 한순간도 쉬지 않고 부지런히 몸을 놀렸다고 자부한다. “어렸을 때부터 늘 이렇게 생각했어요. 이왕이면 리포터가 산도 잘 타면 좋겠지, 이왕이면 수영도 잘하는 게 도움이 될 거야. 이왕이면 책도 많이 읽고, 영어도 잘해야지, 또….” ‘빈둥댐’의 미덕을 체질적으로 거부하는 이 여자의 옹골찬 일상에 규칙적인 리듬을 부여하고, 에너지를 치솟게 하는 건 바로 격렬한 운동. 피트니스와 요가, 에어로빅, 수영 등 안 해본 운동이 없다는 그녀가 최근 푹 빠진 종목은 인라인 스케이트와 훌라후프이다.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3일에 한 번씩 청담대교에서 동호대교까지 12km를 달려요. 훌라후프는 매일 하고 있어요. 그냥 하면 지루하니까 영화를 보면서 한 시간 반에서 두 시간 정도 열심히 돌려요. 그렇게 운동한 후에 땀이 흠뻑 흐를 때의 기분이란! 몸과 마음의 불순물이 싹 씻겨나가고 다시 태어나는 느낌이랄까?” 그녀가 정의하는 운동은 인생을 사랑하는 한 방식이자, 특유의 씩씩한 분위기를 유지하는 힘이다. 운동은 사람의 표정을 생기 있게 하고, 스트레스로 오염된 머리와 심장을 치유한다. 오래도록 지구 끝까지 탐험을 계속하고 인간 세상의 건재함을 타전할 것 같은 생기도 만들어준다. 이런 과정들을 맛보면서 비로소 ‘진짜 자신’을 찾을 수 있다는 게 그녀의 강한 믿음이다. “잘 빠진 몸을 과시하기 위해 운동하는 것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있어요. 어쩐지 그들에게는 진심이란 게 없을 거 같아요. 그렇게 하는 건 가짜죠.” 사람에게도 향이 있다면, 그녀는 이왕이면 진품의 향을 내뿜고 싶다. ‘나만의 오라’가 뭔지 아직은 그 해답을 찾지 못했지만, 그녀는 오늘도 묵묵히 가슴이 터질 것 같은 고통을 느끼며 운동에 집중한다. “강하고 완벽해지려는 게 아니라, 나라는 인간을 재정비하는 느낌이 들어요. 희열감도 맛보죠. 아직은 그걸로 충분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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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니스 센터에서 만나는 트레이너들은 하나같이 유쾌하고 싹싹하다. 한 마디를 나눠도 금세 전염될 것 같은 싱싱한 에너지가 느껴진다. 락시 웰니스 피트니스 센터의 인기강사 윤희주도 예외가 아니다. 딱 10초만 마주하고 있으면, 새삼 운동이 사람을 얼마나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지 깨닫게 된다. “운동을 하고 나면 아팠던 몸도 좋아지고, 최악을 달렸던 컨디션도 회복돼요. 몸은 지치고 힘들지만 내가 강해지고 있음을 느끼죠.” 격렬한 태보 레슨을 하면서 그녀가 사람들에게 강조하는 것은 예쁜 표정이 아니라, 최선의 파워가 느껴지는 동작. 이게 마지막이다 싶을 정도로 힘을 쏟아부을 때, 스스로 정한 한계를 깨뜨릴 때, 몸에서 솟구치는 강렬한 열기, 오라를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그녀는 처음 운동을 시작하는 이들에게 끝까지 해보라는 충고를 절대 빠뜨리지 않는다. “‘힘들면 중간에 잠시 서 있어도 좋다, 클래스 도중에 나가지만 않으면 된다’고 말해요. 한번 포기하면 다시는 운동을 하기 힘들거든요. 고통을 극복할 때마다 스스로가 달라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데, 그 맛을 알기도 전에 그만두는 게 안타깝기도 하구요. 제 말을 들은 사람들이 변화하는 모습을 확인할 때는 정말 흐믓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사람은 스스로에게 엄격해야 한다고 그녀는 주장한다. 강의가 끝나고 나서도 스스로 부족하게 여겨지는 부분을 채우기 위해 또다시 몸을 움직여 운동을 하는 이유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클래스를 뛴 날도 예외는 아니다. 내 몸을 관리하는 것도 경력의, 수업의 일부분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트레이너에게도 운동은 힘들어요. 사람들의 사기를 살려주기 위해 오버액션을 많이 하게 되니까요. 한 클래스만 마치고 나도 에너지가 바닥난 느낌이 들죠. 그래도 대충은 못하겠어요. 오히려 컨디션이 나빠지거든요.” 어머니가 에어로빅 학원을 운영한 덕에,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운동을 시작한 그녀. 아플 때 병원 가는 게 오히려 고역이다. 하루 종일 가만히 누워만 있으면 몸이 더 아픈 것 같다. 결국 그녀는 병원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덤벨을 들거나 팔굽혀펴기를 한다고. 중독이라 해도 좋을 만큼 운동과 그녀는 뗄 수 없는 관계가 된 것 같다. “운동하는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에게 특유의 오라가 생긴다고 믿어요. 운동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들이거든요. 단번에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고는 물론 믿지 않아요. 자기를 가꾸려는 시도, 저는 그것도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노력해서 이루려는 긍정적인 마음만 있다면, 포기하지 않을 각오만 다진다면, 자기를 찾는 일은 생각보다 빨리 이뤄지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