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너무 좋은 일요일입니다. 공원을 두 시간 산책하며 도니 사람 사는 곳이 이런 곳이구나 싶습니다. 참으로 편안한 공휴일의 공원 표정입니다. 유산소 운동으로 맨발 걷기 한 시간 하고 기구에서 근력운동과 스트레칭으로 마무리를 해줍니다.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끊이지를 않습니다.
오늘은 쫓기지 않고 자발적으로 올리는 백 한 날 글쓰기입니다. 기가 막히게 편한 글쓰기입니다. 올려도 그만 안 올려도 그만인 백 한 날에 느끼는 독특한 이 기분은 경험 안 해보시면 모르십니다. 아마도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내 백날글쓰기가 대견해서 그럴 수도 있습니다.
스트레칭 끝내고 벤치에 앉아있으니 바람이 살랑살랑 여기 그냥 눕고 싶습니다만 그건 또 꼴불견이겠지요. 참 눕고 싶습니다. 내 기분을 달래며 그만 바람맞고 마트로 휘적휘적 갑니다. 한 두 개 사려 했는데 의외로 많아져서 매대 진열하시는 분께 묻습니다. "매니저님, 여기 물건사면 배달은 어떻게 되나요?" "우리 마트는 배달 안 해 줍니다. 동네 마트는 배달해 줍니다. 아니면 이마트 몰에 주문하시면 배달가능합니다." "네, 알겠습니다."하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짖꿎은 대꾸가 생각났습니다. '여기도 우리 동네 마튼데?' 그래도 소리 내어 말은 하지 않고 내 속으로 낄낄 웃었습니다. 자기들은 동네마트가 아니라는 거지요. 내보기엔 딱 우리 동네 마튼데, 어쨌든 재활용 봉투를 사서 담고 안고서 다시 공원을 끼고 집으로 왔습니다. 팔이 빠질 것 같습니다.
아파트 거실에 저녁노을이 가득 들어와 있습니다. 찬란히 빛납니다. 나는 저녁때의 이 풍경이 너무 좋습니다. 가슴이 풍성해집니다. 반신욕도 하고 음악도 듣고 착한 후배에게 전화가 와서 지가 어젯밤 봉변 당한 너스레도 듣고 합니다. 세상은 지저분 하지만 밖에는 어제 온 비로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해졌습니다. 이렇게 사는 건가 봅니다. 문우님들도 오늘이 좋은 날이기를 바랍니다.
첫댓글 선생님~~시원한 카페라테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