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아침 일찍 부산역발 고양시 행신 총착역까지 가는 KTX 편에 올랐다. 고국을 찾은지 7년만에 다시 타 보는 KTX 열차이다. 주중이지만 빈 좌석이 없을 정도로 만원이다. 지정된 좌석에 착석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열차안내원에 의해 다른 칸으로 쫓겨나는 안타까운 일들이 주위에 보인다. 오랫만에 창밖으로 보이는 그리운 고국산천의 가을 풍경은 감상할 틈도 없이 열차는 빠르게 움직이고 가는 곳 마다 터널이 많이 보인다. 강산이 몇번이고 변했다. 주마등 처럼 지나간 아기자기했던 추억의 경부선, 천안에서 잠시 내려 우동먹고, 낙동강 푸른 물줄기를 보며 감상에 젖어 오르내리던 70년대의 디젤기관차 타던 시절 생각이 그리워진다.
빨리빨리! 날마다 들어보는 낮익은 말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는 속도 전쟁이다. 기행문을 작성하는데 도움주는 구글 타임라인( Google Timeline)이 나의 고국방문 행적지를 일일이 공짜로 기록해준다. 2시간 조금지나 행신역에 도착했다. 일산서구, 숲속마을 두산위브 아파트에 거주하는 회사 중역인 큰 조카는 출근했고, 조카며느리가 행신역에 마중을 나와 우리를 반가이 맞이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은 도시가 아담하고 마치 바둑판 처럼 도로가 짜임새 있고 부산시와 비교가 안될 정도로 교통질서를 잘 지키고 외국에 온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조카며느리가 단골로 자주간다는 중화음식점에서 점심을 하고 Costco 에 가보니 미국과 같은 시설이라 놀랐다. 본인이 소지한 미국 멤버쉽 카드도 인식되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사용할수 있다는 점을 알았다. 일산 큰 조카집에 머물다 시간에 맞춰 택시를 타고 아소산 일식집으로 향했다. 미국은 우버택시 때문에 택시회사가 망할 지경인데 한국도 구글인지 우버인지는 모르지만 인터넷으로 택시를 부른다. 2011년 고국방문때 출국전 생각이 문득 떠 오른다. 인천공항에서 태성친구와 통화하면서 못만나고 출국하게 되어 미안하다고 전한지, 엊그제 같은데 이번에는 일산에서 친구들을 만난다고 생각하니 두근거리는 나의 마음 억누를 길이없다. 조카며느리는 '일년에 한번 생일때 찾는다는 일산의 유명한 일식전문 식당에서 친구분들이 이모부님을 초대했으니 참 좋겠어요' 라며 귀뜀을 해주었다. 76년 봄, 조국이 어려웠던 보릿고개 시절에 청운의 꿈과 소망을 가슴에 품고 냉동공조 열관리기술을 배우러 홀몸으로 미국으로 건너와 콜럼버스 시 교육청 열관리 담당책임자로 근무하며 미국인 직장 동료, 수많은 미국엔지니어들과 영어대화가 일상생활이 된지 어언 38년, 기술자의 뜻을 이루고 반세기가 흘러간 이때, 고국의 친구들을 만나 회포를 풀며 다정다감한 우정의 시간을 갖게된 것을 감사한다. 이역의 하늘아래서 잃으버린 세월을 되찾은 기분이다. 인터넷의 통신메체 덕분으로 동기회 카페를 통하여 칠순이 된 친구들과의 만남이 태성 친구 덕분에 기적적으로 이루어졌다. 한국의 공무원 정년은 일반직 60세, 교육직 62세 그리고 대학교수직은 65 세로 알고있다. 별정직을 제외하고는 한참 일할 나이에 정년퇴직이라니? 개인사업을 하는 친구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 정년퇴직을 하고 새로운 인생을 살고있다. 미국은 84살에 공직에서 은퇴하는 한국사람도 있고 아직도 한창 일할 나이인데 말이다. 친구들은 은퇴하니 할 일들이 더 많다고 한다. 우리는 일식집을 떠나 마두역까지 약20분간 걸어가며 헤어짐을 아쉬워 했던 친구들과의 그 감동의 순간들을 잊을수 없다. 이번 고국방문을 통하여 친구의 우정이 무엇인지 세삼 깨달았다. 세무사로 활약하는 이판암친구의 사무실을 지나 마두지하철 역에서 우리는 서로 아쉬워하며 건강 잘 챙기라며 헤어졌다. 동기회를 위하여 수고하시는 이판암회장, 정희장총무, 김태성 친구께 감사드린다. 이역의 하늘아래서 나는 오늘도 내일도 친구들의 건강한 삶과 남은 인생을 잘 살기를 기원한다.
주엽역에서 하차하여 일산 동구, 문촌 우성아파트에 거주하는 작은 조카집을 구글 지도를 보며 잘 찾아왔다. 현관 입구문을 노크하니 작은 조카와 며느리, 집사람이 놀라운 기색이다. 초행인 이모부께서 혹시나 싶어 많이 걱정하여 아소산까지 차편으로 데리러 왔드란다.
새벽에 일찍 일어나 아파트 발코니에서 아래쪽으로 보니 비가 내리고 안개(나중에 미세먼지임을 알았다)가 자욱하다. 아름다운 공원도로변에 위치한 문촌 우성아파트의 지하 주차장과 실내 구조도 잘 되어있고 넓고 고급스러웠다. 작은 조카는 서울국세청 6급공무원, 며느리는 초등학교 5학년 교사로 슬하에 아들 둘과 함께 단란한 가정이다. 주엽지하철역과 경의선 일산역 사이의 공원도로의 늦가을 풍경은 붉은 단풍으로 물들어 상상을 초월한 절정이다. 낭만이 물신 풍기는 가을비가 내리는 공원도로 주변의 경치를 구경하며 아내와 함께 우산을 들고 걸었다. 정말이지 우리가 거주하는 미국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도 이런 풍경은 보기 쉽지가 않다. 고양 일산 신도시 건설을 위해 건축 토목 및 조경설계사들의 수고로 참 아름다운 고양 일산에 경의를 표한다.
동양 최대의 인공호수로 유명한 고양시 일산 호수 공원도 비를 맞으며 산책했다.
오전 10시쯤, 친구를 만나기 위해 경의선 일산역에서 승차한 전철을 타고 서울로 향하고 있다. 미국에서 가족처럼 지낸, 홍익대 P 교수부부를 만나기 위해 홍익대 역에서 내렸다. 부산과 달리 서울 지하철 시설은 복잡하고, 지하상가로 연결되는 출입구등 세계 최고라 자부할 만큼 지하철 내부시설이 잘 되어있다. 역에서 내려 지하도를 따라 한참 걸어 무사히 홍대 방향으로 나왔다. 비와 함께 바람이 세차게 부는 홍대입구쪽 거리는 사람들로 분주하다. 다행히 홍문관 18층 메리킴 레스토랑에서 P 교수부부를 만나 부페식 일식 음식을 나누며 18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경치는 짙은 안개로 아쉬움만 남겼다.
국회의사당이 보인다.
내년 3월에 정년퇴직을 하게되는 P 교수는 오늘도 오후 강의 전에 우리부부와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 우리는 아이들이 어릴때인 80년대 콜럼버스에서 부터 크리스찬 가족으로 우정을 나누었다. 2시간의 짧은 만남의 시간이었지만 서로 아이들의 안부를 물어며 옛 정을 되찮은 기분이었다. 퇴직후 미국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하고 우리는 경의선을 타고 무사히 일산 조카댁으로 돌아왔다. 저녁 늦게 센디에고, 상하이를 거처 김포공항에 도착한 아들, 며느리와 조카들이 함께 모여 즐거운 시간을 갖었다. 모두 12명이 모였다. 큰, 작은 조카들은 가깝게 살면서도 3년만에 만난다고 했다. 놀라운 사실은 조카들이 서울에 출퇴근 하며 보통 10-11시가 되어야 집에 돌아온다고 한다. 모두를 모아놓고 서로 연락하며 사촌끼리 잘 지내야 한다고 신신 당부했다. 작은 조카가 월차를 내어 쉰다며 내일 서울 투어를 시켜 준다고 한다.
9일, 일산 주엽에서 광역버스 M7106을 타고 서울 투어를 위해 광화문으로 향하고 있다. 대한문, 덕수궁 돌담길을 지나면서 어느 노조에서 농성하는 광경을 많은 외국인 관광객들도 보았다. 미국에도 한국과 같은 노조가 있지만 직장이 살아야 노조가 있는 법이다. 회사와 노조가 서로 상부상조 하며 회사와 협상을 잘하여 파업하지 않고 서로 양보하는 것도 미득이다. 한국의 전직 대통령들이 지미카트 전 미국 대통령처럼 사회봉사도 하며 함께 오손도손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싶다. 오랫만에 고국 방문와서 박근혜 전 대통령을 석방하라는 문구를 보며 슬픈 심정이다. 미국은 대통령 직에서 물러나면 정치 보복을 하지 않는다. 전직 대통령도 국가를 위해 봉사한 분들이다. 지난 일은 덮어두고 국민 대화합하는 조국을 보고 싶다.
서울시청 별관 서소문 전망대에서 커피 한잔하며 덕수궁을 배경으로 서울전망을 구경했다.
대한문 입구로 오면서 덕수궁 돌담길에서 아들, 며느리와 함께...
수문장 교대식과 덕수궁을 구경했다.
아들(미국 전기 기술사)과 작은 조카(서울 국세청 공무원)
덕수궁 안에서 구경
남대문 교차로에서 잠시 머물며 남대문시장으로 가고있다.
확실히 서울은 부산과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난폭운전도 찾아볼수 없고 사람들이 교통규칙도 잘 지킨다. 남대문 시장은 한국에서 제일 오래된 전통시장으로 관광자에게 볼거리와 먹거리 구경을 할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행선지는 뒤에 보이는 남산 타워 구경이다.
남산 케이블카 탑승 및 전망대 구경
택시를 타고 경복궁 옆 미대사관 뒷길에 있는 황생가 칼국수 만두 전문집을 찾았다. 택시기사는 서울에 30년을 살아도 아직 남산 타워에 올라가 보지 못했다고 해서 물었드니 살기 바빠서 그렇다고 했다.
국립민속 박물관 구경
경복궁 후문은 시간이 늦어 문이 닫혀있었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대부분의 외국인은 한복을 입고 있었는데 한복을 입어면 고궁에 무료로 입장을 할수 있다고 했다.
청계천 빛 초롱축제를 관람하고 을지로 지하철 3호선을 타고 일산으로 돌아왔다.
글 / 사진 孫永寅
첫댓글 모처럼 즐거운 고국 나들이..
축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