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문화적 표현물들을 접하다보면
확연히 다른 문화권의 다양한 표현들이 이상하게 친근하고 동질감을 느끼게도 하지만
정말 많은 것이 닮아 있음에도 어쩜이리도 디테일 하나하나가 다를까하는 생각에
사위의 모든 것이 일순간 정지되어 버리는 것 같은 경우들이 있다.
후자를 대표하는 것이 바로 일본의 문화, 특히 문학이나 예술에서의 그들의 정서와 시각이 아닌가 한다.
나쓰메 소세끼의 문학세계와 그의 글을 너무도 좋아해 베개맡에 두고자면 넉넉한 만족감을 느낄 정도였지만
그가 가진 일본의 제국주의적 사고와 식민문화, 그리고 약소국에 대한 시각이나 관점은 마음을 경직되게 만든다는 것을. . .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처음 만났을 때의 뻐근한 기쁨과 함께 매번 그들의 새로운 영화를 기다리면서
기대에 벅차 즐거워하고 일본여행에서 지브리미술관을 포기해야했을 때의 난감함과 허전함이란. . . . 아휴
(디즈니랜드 등, 하임이에 포커스를 맞추다보니 지브리는 양보할 수 밖에 없어 다음을 기약하였건만. . .)
책에서도 언급되었듯 '영화는 머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보는 것'(p171)이라 했다.
(참고로 나는 이 책을 읽어가는 동안 지브리의 엄청난 에니들을 섭렵하고자 했다.)
나도 그렇게만 생각하려 했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다. . . 그리고 이 글 또한 그러한 견지에서만 쓰고 있다.
지은이 스즈끼 도시오는 지브리를 이끈 쌍두마차인 미야자끼 하야오와 도카하타 이사오와 함께
에니메이션이라는 하나의 트랙을 함께 달릴 수 있도록 균형을 유지하고 조율하며 지속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든 인물이다.
매우 독특하고 자기만의 개성이 뚜렷한 두 예술가(다카하타 이사오 & 미야자키 하야오)들의 거침없는 예술세계를
아주 적절하게 조율하고 조정해 나가는 콘트롤러의 역할을 함으로서 지브리를 중심으로 한 일본의 에니메이션 세계의 지평을 열고 확고하게 다진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자고로 재주나 재능이 뛰어난 인물들이 적절한 장과 조력자를 얻지 못해
비운의 도미노 속에 갇혀 사라지는 경우가 너무도 많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경우의 수는 널려있으니 말이다.
과거에 아무런 배경지식도 없이 거저 좋아 보는 것에 만족했던 영화들을 이 기회에 다시 찾아보는 즐거움은
이 책이 가져다 준 또다른 기쁨이다.
또한 각각의 에니메이션들이 만들어지게 된 탄생비화들과 그 것을 둘러싼 인물들. .
기획에서 부터 제작과정, 그리고 그 과정에 참여한 에니메이어들과 주요 이벤트들, 그 속에 혼재된 갈등과 환희,
마지막으로 흥행에 얽힌 이야기와 성공 여부까지를 함께 공유함으로써
지브리 에니메이션을 더욱 사랑하게 만드는 기폭제의 역할을 해준다는데 의의가 있다.
특히 지브리하면 미아자키 하야오, 미야자키 하야오 하면 지브리 라는 등식만으로 생각했던 나에게
다카하다 이사오, 콘도 요시후미, 모리타 히로유키, 요네바야시 히로마사, 미야자키 고로 등. .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름에 가려져 별로 알려지지 않았던 지브리의 인물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읽는 재미와 기쁨도. . .
아울러 그들이 그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보여주려한 것들이
역사적 반목이 있는 주변국, 특히 한국이나 동아시아 여러나라의 독자들의 비판을 피해갈 수 없다는 사실도 자명한 것이다.
여기에 대한 나의 생각은 여기서 STOP. . .
나는 그러니까 거저 즐길 수 있고, 그리고 나의 굳어가는 가슴과 감성을 잔잔히 깨우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걸로. . .
아참! 이 독서를 통해 놓치고 있었던 에니를 보게 된 즐거움이. . . 바로 [이웃집 야마다군]. .
네컷짜리 신문연재만화를 영화로 만든. . 우리나라 고바우영감 같은 작품인데. . .
아나로그적 맛이 아주 감칠맛있는 작품이었다. . . 고맙다. . .
지브리 작품의 최대 특징은 일상의 연기를 놀라울 만큼 사실적으로 그린다는 것이다. . . p117
오락영화에도 철학이 필요한 시대가 된 것이다. . . . 미야감독도 무의식중에 시대의 심층을 느끼는 면이 있다. 그
래서 마음의 어둠을 상징하는 가오나시라는 캐릭터를 만들었다. . . .p201
좋은 카피는 자기도 모르게 우연히 나와. 더구나 맨 처음에 한 말인 경우가 많지. . .
그런데 계속 검토하는 사이에 처음에 한 말을 잊어비리는 경우가 있어.
그런 때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게 좋아(스즈키의 말). . . p207
기획은 반경 3M 안에서 테어난다. . . p213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엉클어져서 곤경에 처했을 때, 사람들을 모두 등장시켜서 흐지부지하게 만드는 것. . p223
게드전기는. . . . 인간의 마음속에 숨어있는 빛과 그림자의 싸움을 판타지 세계로 처음 가져온 작품. . . p237
흉내를 내려면 원래를 알 수 없도록 해((미야자키 하야오의 말). . . p247
시나리오의 단계에선 대부분 이치로 읽지만, 영상으로 바뀌는 사이에 정보의 질이 달라지지. 여화라는 건 결국 그림이야(스즈키의 말). . . p286
미야자키 하야오의 가장 큰 특성(스즈키가 생각하는)은 유아성이다. 항상 어린아이처럼 자유자재로 망상을 팽창시킨다.
망상은 밝음뿐만 아니라 어두움도 포함하고 있다. 그것이 그의 매력이기도 하다. . .p291
그(미야자키 하야오)가 그리는 세계는 판타지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을 만큼 현실감이 존재한다. . .p311
끝으로 이 책을 읽으며 구매한 지브리 영화컨텐츠들
[이웃집 야마다군:다카하타 이사오,1999], [바람이 분다:미야,2013], [가구야공주이야기:다카,2013],
[추억은 방울방울:다카,1991], [코쿠리코언덕에서:미야,2011], [귀를 기울이면:콘도 요시후미,1995],
[바다가 들린다:모리즈키 토모미, 1993]
첫댓글 다시 지브리영화에 빠지는 계기가 되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