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문화시설 없어 복지시설들이 문화수요 감당청소년들을 위한 문화프로그램 운영 절실하다
문화의 사전적 정의는 ‘자연 상태에서 벗어나 일정한 목적 또는 생활 과 이상을 실현하고자 사회 구성원에 의하여 습득, 공유, 전달되는 행동 양식이나 생활양식의 과정 및 그 과정에서 이룩하여 낸 물질적ㆍ정신적 소득을 통틀어 이르는 말로 의식주를 비롯하여 언어, 풍습, 종교, 학문, 예술, 제도 따위를 모두 포함’을 뜻한다. 지금 설명하고자 하는 문화는 <한국학 중앙연구원>이 발행한 <한국민족 문화대백과>가 정의하는 문화의 여러 항목 중 ‘예술 및 정신적 산물로서의 문화’에 가깝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대백과>는 ‘현대사회에서 문화는 주로 정신적이거나 지적이고 예술적인 산물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하며 그 예로 ‘신문의 문화면이 문학, 예술, 종교, 학문, 교육, 패션, 방송, 영화 등의 주제로 구성되며, 이는 신문의 다른 면을 구성하는 정치, 경제, 사회 등의 영역과 구분됨’을 들어 문화의 정의를 설명하고 있다.
문화란 단어는 이미 사람들에게 친숙한지 오래이다. 우리는 주변의 친구나 친척 혹은 지인들이 가까운 주민센터의 문화 프로그램을 혹은 문화센터의 동아리 모임을 신청하고 활동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주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욕구가 높아짐에 맞춰 전주시에는 문화의 집이 건립되어 있으며 아울러 청소년 문화센터와 주민센터에서도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이 운영중이다. 이에 평화동과 타 지역의 문화시설을 비교해 보고 평화동의 문화시설은 어떤지 짚어 보고자 한다. 전주시의 문화기관은 전주시청의 <문화관광 프로그램 안내>를 기준으로 제시했다.
전주시 에서 주민들에게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시설은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주민들의 문화증진을 위해서 문화프로그램과 동아리 모임을 제공하는 문화의 집이다. 문화의 집은 삼천문화의 집과 효자 문화의 집, 진북 문화의 집, 인후 문화의 집, 우아 문화의 집으로 완산구에 두 곳 덕진구에 세 곳이 있다. 두 번째는 청소년의 문화와 복지를 증진시키기 위한 청소년 문화시설이다. 청소년 문화시설은 전주 YWCA(완산구 효자동), 전주시 청소년 문화의 집(완산구 태평동), 완산 청소년 문화의 집(완산구 중화산동), 전주시 청소년 자유센터(덕진구 팔복동), 솔내 청소년 수련장(덕진구 송천동), 덕진동 청소년 문화의 집(덕진구 덕진동), 덕진 청소년 수련방·놀이마당(덕진구 덕진동) 으로 완산구 세 곳 덕진구 네 곳으로 총 일곱곳이 있다.
세 번째는 복지 시설이 문화 프로그램의 일부를 제공하는 곳으로 평화동에는 평화 사회 복지관, 학산 종합 사회복지관, 전주 장애인 종합복지관, 전주 종합 사회복지관, 꽃밭정이 노인복지관이 있다. 평화동에 있어 복지시설만을 열거한 이유는 후에 다시 설명하겠다. 네 번째는 주민 자치 센터이다. 주민의 공공업무와 함께 문화프로그램을 같이 담당하는 시설이다.
위의 시설현황에서 알 수 있듯이 <문화>의 이름을 단 시설의 위치를 보면 삼천동 한 곳, 효자동 두 곳, 진북동 한 곳, 인후동 한 곳, 우아동 한 곳, 태평동 한 곳, 중화산동 한 곳, 송천동 한 곳, 덕진동 두 곳, 팔복동등에 한 곳이 있다. 안타깝게도 평화동은 문화의 집과 청소년 문화센터중 단 한 곳도 위치하지 않는다. 현재 평화동의 문화강좌는 주민센터와 평화동에 위치한 주요 다섯 곳 의 복지시설에서 운영하고 있는중이다.
주민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곳에서의 문화프로그램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프로그램과 모집인원은 2015년 6월을 기준으로 함)
문화의 집은 크게 기획 프로그램, 아동·청소년 프로그램, 일반 프로그램, 동아리 형식으로 운영된다, 매달 전주시청의 <문화관광 프로그램 안내> 사이트에 아동 청소년 프로그램, 일반 프로그램, 동아리의 모집 총원과 신청 가능한 인원수가 게시되며 전주시민이라면 누구나 이용할 수있다. 기획 프로그램은 매달 주제를 선정해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으로 6월에는 연극과 전주 음식만들기, 아이옷 만들기, 엄마와 함께하는 원예 프로그램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제공되고 있다. 아동·청소년 프로그램은 일부 문화의 집에서는 동아리와 함께 진행하고 있으며 교육과 아동을 위한 댄스 프로그램이 있다. 문화의 집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은 일반 프로그램과 동아리의 운영이다. 특히 인후 문화의 집은 일반프로그램 운영이 가장 활발해 아동과 성인교육을 합쳐 19개 과목에 정원 265명을 모집하고 있다. 효자 문화의 집은 동아리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25개설 19강좌 정원535명을 모집하고 있다. 강좌의 종류는 악기연주, 댄스, 음악, 전통음악, 외국어, 스포츠, 바느질, 서예 등 다양하며, 보통 20여개 정도의 과목과 200명이상의 정원을 모집하고 있다.
청소년 문화의 집은 일반인과 청소년을 위한 프로그램이 함께 있지만 주로 청소년의 동아리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또한 전주시 청소년이라면 누구라도 자율적으로 즐길 수 있는 시설물이 마련되어 있으며 청소년의 진로상담과 학원폭력예방, 방과 후 학습 활등의 프로그램도 같이 준비되어있다. 특징적으로 완산 청소년 문화의 집은 12개 분과 45개 동아리를 운영, 다수의 댄스동아리와 그룹사운드, 코스프레, 연극, 수화, 신문 동아리가 활동하고 있다. 솔내 청소년 수련관은 체험활동을 제공하며 임실치즈 마을 체험, 여름방학 특별 프로그램, 솔내가족 예술제등 청소년을 위한 가요댄스와 풍물 프로그램 운영하고 있다.
평화동에 위치한 복지시설의 문화 프로그램은 장애인, 경제적 소외계층과 다문화 가정,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다. 평화 사회 복지관은 65세 노인들을 위한 문해 교실과 전주시 중·고등학생을 위한 난타교실, 아동을 위한 봄·가을 캠프를 운영한다. 학산 종합사회 복지관은 가족관계와 기능을 위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전주장애인 복지관은 장애인과 그 부모를 대상으로만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들의 자활과 사회활동을 위한 프로그램이 주를 이룬다. 전주 종합 사회 복지관은 문화 프로그램이 다양한 편으로 악기, 컴퓨터, 미술, 이혈, 요리등 8개 과목 100명의 정원을 모집하고 있다. 꽃밭정이 복지관은 노인들만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이 준비되어있으며 60세 이상의 어르신을 대상으로 외국어, 악기, 노래, 댄스 등 30여 과목에 972명의 정원을 모집하고 있다.(프로그램마다 유지를 위해 최소 15명 필요) 평화동의 문화 프로그램은 장애인과 노인에게 유리한 프로그램이 많다는 걸 알 수 있다. 주민 복지를 위한 시설에서 문화 프로그램을 구성하다보니 다양성과 참신성이 떨어지는 것이다.
평화동에서 복지관이 문화 프로그램을 담당하게 된 것은 단지 복지시설의 수가 많다는데 있다. 각 지역이 주장하는 형평성의 논리에 맞추다보니 복지시설의 수가 많은 평화동 지역은 상대적으로 문화시설의 건립추진이 소극적으로 이루어지게 되었고, 문화적인 부분의 수요가 증가 하자 복지시설에서 문화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는 구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평화동의 복지시설이 많은 것은 평화동에 복지시설이 필요한 주민들이 많기 때문이다. 필요에 의해 지어진 복지시설이 문화시설이 들어서지 못하게 된 하나의 구실로 이용되어 오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단순히 양적인 비교가 아닌 필요에 의한 수치를 놓고 따졌을 때 평화동의 문화시설의 증대는 필요한 것인가?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5월 기준으로 전주시 주민의 수는 완산구가 365,945명으로 전주시 인구의 55.96%가 거주하고 있고 덕진구는 288,040명으로 전주시 인구의 44.04%가 거주하고 있다. 이중 평화동은 완산구에 위치하고 있으며 평화 1,2동을 합산시 61,031명으로 전주시 인구의 9.33%가 거주하고 있다. 인후동의 경우 덕진구에 위치하고 있고 인후 1,2,3동을 합산시 69,290명 전주인구의 10.59%가 거주하고 있다. 인후동과 평화동의 인구는 수치가 거의 비슷하지만 인후동 은 올해 6월 한 달을 기준으로 아동과 성인을 위한 문화 프로그램이 19개 과목이 마련되어있고 정원 265명을 모집하는 인후 문화의 집이 있는 반면에 평화동 은 8개 과목 100명의 정원을 모집하는 전주 사회 종합 복지관이 있을 뿐이다. 30여 과목에 972명의 정원을 모집하는 꽃밭정이 복지관이 있지 않느냐 반문할 수 있지만 꽃밭정이 복지관은 60세 이상의 노인만이 이용가능한 시설이다. 아울러 전주시의 60세 이상 노인 수는 2015년 5월 통계청 기준으로 완산구가 61,376명 덕진구가 48,249명으로 완산구가 전주시 총인구의 9.38%를 덕진구가 7.38% 거주하고 있다. 인후동의 60세 이상 노인 수는 11,238명 평화동의 노인 수는 10,918명이다. 단순 수치상으로 보면 평화동은 청소년과 60세 미만의 성인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고 인후동은 60세 이상의 노인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 특히 평화동에서 필요한건 청소년을 위한 전용문화센터이다. 평화동에는 6개 초등학교와 4개중학교 1개의 고등학교가 있다. 11개의 학교가 있음에도 평화동에서 가장 가까운 청소년 문화센터는 중화산동에 위치하고 있다. 학교에서 제공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방과 후나 방학 중에는 이용하기에 제약이 많다. 특히나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대다수를 차지하기에 아직 어린 학생들이 먼 곳의 청소년 문화시설을 이용함에 있어서 불안해하는 부모도 적지 않을 것이다. 지금 까지 주민 센터를 제외한 전주시의 문화 시설과 평화동의 문화시설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전주시에 위치한 모든 문화 시설은 전주 시민이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가깝지 않다는 이유로 시간과 재화를 쓰면서 먼 곳까지 가서 문화 활동을 즐기기엔 불편함이 많을 것이다. 또한 같은 이유로 문화 프로그램을 이용하지 못하는 시민들도 많을 것이다. 주민 센터가 제공하는 문화 프로그램도 강좌와 정원의 한계가 있다. 전주시에 거주하는 모든 시민이 문화적인 풍요를 누릴 수 있게 하려면 더 이상 수의 논리가 아닌 필요의 논리로서 문화시설 확충이 필요하고 그 우선적인 대상이 우리 평화동이 되었으면 한다. _ 오청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