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삼언이박(三言二拍)'이란 무엇인가?
명대(明代)의 백화소설의 번영은 의화본(拟话本)의 출현를 가져온 주요 계기가 되었다. 명대 말기의 단편 소설은 여전히 송원대(宋元代)의 화본(话本) 형식을 취하고 있었는데, 화본 형식과 수량이 창작자와 시민들의 요구에 미치지 못하자 문인들은 화본(话本)의 체제를 모방하여 소설들을 창작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이전의 화본의 체제를 본따서 지어진 백화 단편소설을 '의화본'이라고 한다. 명대의 단편소설은 '삼언이박(三言二拍)'에 의해 대표되는데, '삼언이박'이란 명대 말기의 풍몽룡(冯梦龙, 1574-1646)과 능몽초(凌濛初, 1580-1644)에 의해 편집 창작된 5종의 화본(话本)과 의화본(拟话本)의 총집을 말한다. '삼언이박'의 출현은 명대의 단편소설은 성숙 단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표시다. '삼언(三言)'이란 『유세명언(喻世明言)』 ·『경세통언(警世通言)』·『성세항언(醒世恒言)』을 말한다. 이 세 편의 소설집에는 총 120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안에는 송·원대와 명대의 작품들과 풍몽룡 자신의 의작(拟作)도 들어 있다. 풍몽룡은 이 작품집에서 이전의 작품들에 가필 첨각을 가했고 윤색을 하여 그 면모를 새롭게 했다. '삼언'의 특징과 성취는 재자가인(才子佳人)이나 영웅신괴(英雄神怪)를 다른 이전의 작품들과는 달리 소시민들의 일상적 사회생활을 자세히 설명하고 묘사하고 있다는 데에 있다. 서민들의 희노애락과 당시의 가치 관념을 반영한 전형적인 서민 문학인 '삼언(三言)'은 이렇게 하여 명대 단편소설의 최고봉으로 일컬어지게 되었다. '이박(二拍)'은 능몽초에 의해 편집된 『박안경기(拍案惊奇)』와 『이각박안경기(二刻拍案惊奇)』를 말한다. 그가 단편소설을 쓴 것은 풍몽룡보다 시기적으로 다소 늦다. 그는 풍몽룡이 이미 송·원대의 화본들의 이야기를 '삼박'으로 써 낸 것을 알고서 고금의 잡다한 이야기들 중에서 다시 듣거나 이야기로 써 낼 가치가 있는 것을 골라서 자신의 필치로 다시 써 냈다. 그의 이 '이박'에는 총 40편의 소설들이 들어 있는데, 주로 명대 말기의 서민들의 생활을 묘사하는 동시에 재물욕과 색욕을 추구하는 당시 사회 풍조를 반영하여 반전통적 사상과 의식을 띠고 있다. 그러나 '이박'은 인과응보적 사건 해결과 노골적인 성 묘사가 많고 또 그 내용이 단조롭고 부박하여 예술적인 품위와 성취에 있어서 앞의 '삼언'에 비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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