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부산오지게 가는 서울사람입니다.
아랫글의 열화와 같은 성원에 보답하고자 비장의 무기를 하나 더 꺼내봅니다.
이번 주인공은 타번, 그라비떼 타번(Tavern, Gravite Tavern.)입니다.
'보드카 마티니를 젓지 말고 흔들어서' 내놓는 작은 칵테일 바입니다. 흔들면 부드럽고 순해져서 저 같은 알코올찔찔이도 신나게 마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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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이 좀 특이한데, 그라비떼는 프랑스어로 끌어당기는, 중력 이런 뜻이고 타번은 작은 펍, 혹은 선술집을 의미합니다. 사장님이 프랑스사람인데 주문이나 결제같은 기본회화는 마스터니까 걱정 ㄴㄴ하세요.
카메라워킹 쓰래기라 죄송합니다. 대충 이런 노래가 나옵니다. 조용한 클래식 바 라기보다 유흥가에 좀 더 어울리는 스몰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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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는 칵테일 마구 들이붓고 싶은 분위기입니다. 선곡+인테리어+사장님국적까지 하면 여기 외국이라고 뇌를 속여먹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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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판. 제 글 컨셉은 항상 같습니다. 합리적인 가격대 안에서 최대의 맛을 내는 가게를 소개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아마 칵테일바 가보신 분들이라면 이 가격이 저렴하다는 데 동의하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서명'칵테일 보이세요? 논알콜 4500원. 왠만한 카페 생과일쥬스 가격인데 맛은 넘사벽입니다. 그 와중에 깨알같이 열정과일 오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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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잔은 샹그리아와 옐로우자켓입니다.
다른 곳에서 마신 샹그리아보다 향도 달콤하고 완전 풍부한 맛입니다. 감미롭다는 말이 절로 생각납니다. 원래 샹그리아가 이렇게 맛있었나 싶네요.
옐로우자켓도 여러 과일이 섞였는데도 맛의 밸런스가 잘 맞는 맛있는 쥬스맛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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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주는 치즈플래터. 왼쪽에 갈색크림 비슷한 걸 바른 빵이 보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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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빠떼'인데 대박입니다. 닭간을 갈아 만들어 내장고기 특유의 향과 쿱쿱한 맛을 살리면서도 내장 잡내나 비린 맛 하나 없이 깔끔합니다. 양파 피클이랑 같이 먹으면 더 맛있습니다. 서울에서 먹었던 빠떼는 이 맛이 아니었는데. 역시 본토의 손맛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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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짝이다보니 다 마셔서 이번엔 마티니스타일의 부산네버슬립을 시켜봤습니다. 예전에 깔루아밀크를 부산 광복동 바우노바백산이라는 카페에서 먹어본 적 있었는데 깔루아 향이 너무 향기롭고 달콤해서 정말 맛있었습니다.
그 기억으로 시켰는데, 그것과 전혀 딴판입니다. 향은 커피와 초코향이 은은하게 나는데, 은은한 초코단맛과 상큼한 맛 그리고 잘 로스팅한 커피맛에 신 맛이 팍치고 올라오면서 뒷 맛을 깔끔히 정리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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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드모아젤과 블루오션. 마드모아젤은 맛있는 풍선껌 맛입니다. 맛 보시면 딱 아실 듯. 블루오션은 레몬에이드에 가까운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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샷 하나는 서비스. 테이블 전체에 나갔습니다. 한 입에 털어넣었는데 후회했습니다. 아껴 마실껄.
이렇게 칵테일바 가서 5잔을 마셨는데요. 5.6이 나왔습니다. 아무리 논알콜이 포함된 가격이지만 보통 칵테일 바보다 확실히 저렴한데, 진짜 맛있습니다. 나중에 보니까 사장님이 한국 힐튼 오픈멤버에 전세계 호텔 바 돌아다니셨다네요.
이런 TMI 는 제가 영어를 잘해서 들은게 아니라 사장님 와이프가 한국분이시기 때문에 한국말로 신나게 떠들다가 들었습니다.
하여튼 갔다온 다음 날 하루도 안 지났는데 또 생각나서 이번엔 밥도 제대로 안 먹고 작정하고 갔습니다. 서울오면 당분간 못 가니까 갈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간다는 마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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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박마티니. 뭘 마실까 고민하고 있으니까 원래 없는 메뉴인데 마침 수박이 들어와서 할 수 있는 히든 메뉴라고 추천하십니다. 당연히 오토콜이죠.
수박맛과 향이 입 안을 가득 채운 뒤 라임의 상큼함이 감싸고 나면 알코올이 마지막으로 탁 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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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쩝쩝 먹고 있으니까 서비스로 주신 포트와인. 주면서 스트롱~ 이라 하더니 정말 강렬하고 화려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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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안 먹고 온 이유가 이거 때문입니다. 저번에 계산할 때 "스테이크~ 맛있어요. 다음에 먹어봐요." 하셨어서 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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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호일로 감싸서 로스팅하는걸 봤는데, 어떻게 이렇게 균일하게 나오는지. 소스가 특이했는데 프랑스 할머니의 특별비법소스라고 합니다. 맛은 씹힐 정도로 알이 큰 후추의 알싸한 맛과 고기 구울 때 소금 팍팍친 짭짤한 맛 사이 부드러운 버터맛이 숨어있습니다.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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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크에 곁들여 먹으려고 시킨 와인. 원래 다른 와인을 한 잔 주문했었는데, 디스이즈베스트라며 이걸로 꺼내주시네요. 원래는 병으로만 파는 보르도 와인입니다. 이렇게 단골 확정도장 찍은 듯.
맛은 드라이하고 매콤합니다. 생각보다 와인 매콤+후추 매콤이 잘 어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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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서비스가 나오니까 질 수 없죠. 오늘 작정하고 왔으니까 달렸습니다. 왼 쪽부터 물랑루즈, 중간은 골드타번인데 좀 순하게 바꿔주신 히든버전, 파인애플이 없어 적절한 과일로 대체한 트로피컬헤븐입니다. 맛이야 뭐. 이제 입이 아프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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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비스로 나온 감바스. 마늘에 강하게 간을 해서 짭짤하게 오일이 잘 베어든게 빵에 올려먹으니까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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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또 서비스로 나온 초리죠 찌개. 사진으로만 보면 이게 뭔가 싶겠지만 이거 진짜로 미쳤습니다. 초리죠 햄의 짭짤한 맛과 양파 달달함, 파슬리의 향 그리고 매콤함이 잘 어울러져서 밥 한 숟갈이 간절하게 생각났습니다.
무조건 안주로 이거 시키세요. 한국인이라면 싫어할 수가 없는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맛입니다.
생략한 거까지 대충 7잔+고기+햄과 빠떼까지 하도 먹었더니 10만원은 당연히 넘지 않았을까 했는데 9만원 조금 넘게 나왔습니다. 오늘은 논알콜도 없었는데 말이죠. 이 정도 퀄리티의 칵테일바치고 진짜 싼 가격입니다.
거기에 사실 9만원 이거 제 돈 아니고 정부가 사주는 거였습니다. 재난지원금으로 생색내기. 사장님한테 한국정부가 사줬다고 했더니 한국 만세를 외치며 절하시네요. 유-쾌.
이색적인 인테리어 와 경쾌하고 신나는 분위기 그리고 프랑스 아저씨가 만나 삼위일체를 이룬 이국적인 펍인데, 어딘가 모르게 포차감성이 숨어있습니다. 그러니 완전히 홀려버렸어요. 대신 꼬실려한 아가씨도 저랑 같이 타번에 홀려버린 건 함정.
앞으로 남은 비장의 무기로 현지인만 아는 자갈치 참치집, 완전 상큼하게 맛있는 타코집 등등 있는데 마저 올려볼까여?
격하게 애정하는 모밀집도 있었는데 저번 주에 문 닫았네요...후
첫댓글 메모 북마크
편안하게 잘읽었습니다. 자갈치 참치 타코집도 기대해볼게용 ㅎㅎ
늦은 시간에 감사합니다. 차근차근 올려볼게요 ㅋㅋㅋ
부산 사는데 요런곳 있는지도 몰랐어요 ㅋㅋㅋ 꼭 가볼게요
부산 사시면 서면은 언젠가 한번 나가니까 분위기잡고 힐링하고싶으실때 방문해보세요ㅎㅎ
삭제된 댓글 입니다.
ㅋㅋㅋ삭제 안 할게여
ㄷㄱ
댓글 접어둡니다!!
ㄷㄱ
넘 마싯게따..언젠가 가보고싶다
ㄱㄱ한번 놀러가세요~
부산 칵테일 ㄷㄱ
ㄷㄱ
ㄷㄱ
오
부산 서면 칵테일 ㄷㄱ
ㄷㅅㄷㄱ
서면 ㅋㅌㅇ
서면칵테일 ㄷㄱ
이런데가잇엇다니!
와....여기도 메모해야지 계속계속 올려주세요!!!!
ㅋㅋ하나하나 꺼내보겠습니다
ㄷㄱ
ㄷㄱㄷㄱ
부산 서면 칵테일바
ㄷㄱ
와 부산에 프랑스 사장님이라니 신선
그렇죠? 이태원 갈까하다가 돼지국밥도 좋고 부산이 좋아서 서면으로 왔다는 TMI. 서면에서 온리원이라던데요
@초식파 진짜 신선하내요 요기 위시리스트에 넣고 다음에 갈때 참고하겟습니다 😍
부산 칵테일
부산 서면 칵테일 ㄷㄱ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뇨. 같이 간 일행꺼로 긁었습니다.
부산 사는데 ㄷㄱ
파리 비스트로 같네요
ㄷㄱ
댓글입니다
왕 부산갈때 가봐야겠어요
왕...무조건가볼꼐요
ㄷㄱㄷㄱ
ㄷㄱ
오 느낌 굳
ㄷㄱ
ㄷㄱ
ㄷㄱ
칵테일바 ㄷㄱ
ㄷㄱ
ㄷㄱ
서면 ㄷ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