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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깜깜한 밤에 편의점의 환한 불빛을 보고 안도해본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도 편의점에 한 번쯤은 들를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서로 애틋하게 스쳐갈 수 있기를."
_김혼비(『아무튼, 술』,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저자)
"전문 작가 뺨치게 재치 있고 능란한 유머 감각은 덤이다. 생활 속에서 잘 벼려진 말맛은 읽는 이들을 『어쩌다 편의점』에 시나브로 빠져들게 한다."
_유선희(『한겨레』 경제산업부 기자)
‘보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편의점 사람들의
따뜻하고 뭉클한 이야기 인생 이야기부터
알고 보면 편의점의 모태인 ‘얼음’, 작지만 특별한 ‘삼각김밥’,
‘바나나맛우유’의 비밀, ‘빅 요구르트’와 ‘거꾸로 수박바’ 탄생 비화까지
평소 무심코 지나쳤던 편의점의 뒷얘기, 옛 얘기, 속 얘기!
전지적 홍보맨 시점 편의점 이야기
□ ‘보통’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편의점 사람들
편의점은 마치 등대처럼 24시간 동네를 밝히며 늘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킨다. 환한 불빛 속 진열대에는 종류별로 잘 구분된 상품들이 일렬로 가지런하게 놓여 있으며, 아마도 빈 곳 없이 빼곡히 가득 차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런 모습을 ‘보통’이라고 부르며 당연하게 여기는데, 그 이면에는 눈에 보이지 않는 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다. 저자는 ‘보통’을 만들어내기 위해 ‘최선’이라는 릴레이 페달을 밟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열정에 주목한다. 우리가 평소 숨을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고 당연히 마주하는 편의점이 돌아가기 위해 세상의 수많은 사람이 애쓰고 있다는 사실은 눈이 휘둥그레질 만큼 놀랍다.
바야흐로 각자도생의 시대, 온갖 자기계발과 각종 재테크 분야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탄생하며 그들의 메시지가 큰 관심을 얻고, 파이어족과 신인류 직장인들의 ‘쿨내나는’ 마인드가 선망받는 시절이다. 이런 시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묵묵히 맡은 바를 충실히 수행하는 사람들로부터 고귀함을 찾고, 자기 일에 의미를 부여하며, 본업에 자긍심을 갖고 스스로의 정체성을 규정하려는 태도는 사뭇 낯설고 또 귀하다. 김혼비 작가의 추천의 말마따나 이 책은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대하며 도전하고 시름하고 돌파해온 직장인의 분투기이면서도, 그 일터가 일평균 1,600만 명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비루하고도 따뜻한 일상이 묻어나는 다채로운 빛깔의 책”이다.
□ 편의점에서 일 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컵얼음, 알고 보면 편의점의 모태
편의점에서 일 년 중 가장 많이 팔리는 상품은 무엇일까? 바로 얼음, 정확히는 ‘컵얼음’이다. 편의점 업계에서 한 해 동안 팔리는 컵얼음은 대략 5억 개 정도이다. 처음부터 잘 팔렸던 것은 아니고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다. 컵얼음이 처음 편의점에 등장한 건 2000년대 후반이다. 원래는 커피, 복숭아 홍차, 레몬에이드 등 파우치 음료를 따라 마시는 아이스드링크를 위해 만들어진 보조 상품이었다. 그는 늘 무뚝뚝하게 깡깡 얼어 있지만 발군의 사교성을 발휘하여 아이스드링크 외에도 다양한 술, 음료들과 사계절 내내 꾸준히 합을 맞췄다. 그리고 2013년 처음으로 소주, 맥주, 바나나맛우유 등 쟁쟁한 스테디셀러들을 제치고 편의점 전체 판매량 1위에 오르게 된다(이후 단 한 번도 왕좌를 놓친 적이 없다). 무명의 조연이 어느새 당당히 주연 자리를 꿰찬 것이다.
흥미로운 건 편의점이 얼음 가게에서 출발했다는 사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얼음 창고에서 신선도를 요하는 식료품을 함께 팔기 시작한 것이 편의점의 기원이다. 그 가게는 아침 7시부터 밤 11시까지 문을 열었는데, (당시로서는) 파격적으로 긴 영업시간을 강조하기 위해 ‘세븐일레븐’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한다. 변함없는 열정으로 오롯이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며 장시간 한 길만 걸어온 ‘얼음’은 그렇게 편의점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한다. 가장 차가우면서 가장 뜨겁게.
□ 작지만 특별한 삼각김밥의 생애
삼각김밥 포장을 뜯는 방법. 가운데 비닐 손잡이를 아래로 쭉 당겨 뒤쪽까지 뜯어내고, 양쪽 비닐을 하나씩 싹싹 벗겨낸다(제품 뒷면에 그림으로 친절하게 1번, 2번, 3번 순서대로 설명도 되어 있다). 그런데 처음 먹었을 땐 그게 왜 그리 어려운 건지, 꼭 이리저리 돌려보며 손이 가는 대로 아무렇게나 뜯다가 밥 따로 김 따로 대참사가 일어난다. 많은 이들이 성공적으로 삼각김밥의 포장을 벗기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편의점 30년 장기 운영 점주님의 얘기에 따르면, 꽤 오랫동안 삼각김밥 포장 해체 방법을 알려주는 게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땐 삼각김밥을 똑바로 뜯을 수 있느냐 없느냐가 신세대와 구세대를 구분하는 척도였다며(이렇게 먹으면 기분이 조크든요).
삼각김밥의 생애 주기도 흥미롭다. 삼각김밥은 우리나라에 최초의 편의점이 문을 열고 3년 뒤인 1992년에 처음 등장했다. 제품을 알리기 위해 당시 TV 광고도 왕왕 했지만 그마저도 아는 사람만 아는 비주류 상품이었다. 이처럼 시작은 미약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학생들과 바쁜 직장인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는 간식으로 인기를 끌었고, 1998년 IMF를 겪으며 싸고 간편하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는 서민 음식으로 확고히 자리 잡는다. 갑작스러운 실직에 갈 곳 없는 가장들이 공원 벤치에 쓸쓸히 앉아 삼각김밥을 먹는 장면은 시대적 애환을 보여주는 상징이기도 했다. 이후 삼각김밥은 2002년 한일 월드컵 때 길거리 응원에 나선 사람들의 폭발적인 수요가 모멘텀이 되어 2000년대 최고의 전성기를 누린다. 지금은 도시락에 그 자리를 내주어 과거의 영광이 조금 희미해졌지만, 지난 수십 년 동안 배고픈 청춘들을 토닥토닥 위로해 준 작지만 특별한 상품이다.
이 작은 삼각김밥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오기까지 만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손길을 거치게 되는지 알게 되면, 당신의 일상도 조금 더 특별하게 보일 것이다.
□ 자본주의의 축소판 vs 평소 별 호감도 없는데 자꾸 찾게 되는 곳
편의점을 소위 자본주의의 축소판이라고들 한다. 자본주의 DNA를 갖고 신자유주의시대를 대표하는 도시의 상업 인프라,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반영하며 끊임없이 새로운 상품을 제시하는 소비주의 사회의 첨병, 편의점하면 떠오르는 차가운 속성들이다.
하지만 그 이면을 들여다보면 정답고 애틋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다. “고단한 자영업자인 편의점주, 시급 9,860원짜리 알바생, 남의 점포를 내 점포 돌보듯 분투하는 SC, 소머리가 대머리 되도록 히트 상품을 고민하는 MD, 그리고 수많은 장삼이사 고객들…. 그들이 서로 부대끼며 만들어내는 시끌벅적한 소음이 결국은 우리네 삶이다. 그래서 따뜻하고 뭉클하다.”(유선희 기자) 저자는 늘 가까이에 있지만 그다지 별 의미를 두지 않는 편의점이라는 세계를 경쾌하게, 때론 진중하게 묘사한다. 평소 무심코 지나치는 그 흔한 편의점의 이면에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향기가 묻어 있고 문명의 발자국이 남겨져 있다. 그의 이야기는 반짝이는 재미와 감동, 공감과 위로를 전한다.
□ 김혼비 작가, 유선희 기자 추천!
"내게 편의점은 ‘든든함’이자 ‘휘둥그레짐’이다. 낯선 곳에서 뭔가 갑자기 필요해지는 상황에서 “내가 여기 있잖아” 지그시 웃으며 나타나고, 참 별의별 물건과 서비스를 들고 와서 “야, 봐봐! 이런 게 있어!” 신나서 말을 건네는 곳. 이 책은 그런 편의점을 꼭 닮았다. 지그시 웃으면서 신나게 말을 건다. 편의점 본사 직원이 추억과 일상과 이면과 통찰을, 그러니까 편의점이라는 세계의 여러 맥락(꽤 휘둥그레질 만함)을 이렇게 솜씨 좋게(아주 든든함) 담아낸 글은 처음이라 마치 새로 오픈한 편의점의 문을 열고 들어갈 때만큼이나 두근대며 기분 좋게 읽었다. 자신의 일을 진심으로 대하며 도전하고 시름하고 돌파해온 직장인의 분투기이면서도, 그 일터가 일평균 1,600만 명이 이용하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우리 모두의 비루하고도 따뜻한 일상이 묻어나는 다채로운 빛깔의 책이다. 세상에 편의점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그것들을 돌아가게 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애쓰고 있다는 사실에 나는 또 새삼 든든하고 휘둥그레진다. 그리고 문득 생각했다. 편의점도 책도 삶도, 이거면 다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든든한 가운데 휘둥그레지는 순간이 있다면. 그리고 종종 재기 넘친다면. 아마 이 저자는 누구보다도 그렇게 살고 있을 것 같다. 아주 깜깜한 밤에 편의점의 환한 불빛을 보고 안도해본 모든 사람들에게, 오늘도 편의점에 한 번쯤은 들를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서로 애틋하게 스쳐갈 수 있기를."
_김혼비(『아무튼, 술』, 『최선을 다하면 죽는다』 저자)
"웹툰 《편의점 샛별이》(2016)보다 드라마 《질투》(1992)가 더 가깝게 느껴지는 시골 출신 40대에게 ‘편의점’에 대한 기억은 선 채로 컵라면을 먹는 최진실과 최수종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탁자 위에 놓인 ‘핫도그 셀프서비스’란 안내판조차 어찌 그리 ‘모던’하던지…. 이제 원마일웨어를 입고도 들락거릴 수 있는 친숙한 공간이 된 편의점에서 대한민국 경제·사회·문화의 시대적 단면을 읽곤 한다.
이 책은 지난 30년간 우리 삶에 깊게 파고든 편의점 속 상품·브랜드·마케팅 등의 뒷얘기를 조곤조곤 들려준다. ‘빅 요구르트’와 ‘거꾸로 수박바’ 탄생의 비밀, ‘+1 마케팅’의 한국적 성공 배경, 한여름 핫팩 출시 비화, 호모 딜리버리쿠스의 정수인 편의점 배달…. “인간인 것 이상으로 편의점 회사 직원”인 작가라서 가능한 얘기다. 그래서 새롭고 산뜻하다.
이 책은 또한 사람 냄새가 짙게 밴 추억과 경험담을 소곤소곤 들려준다. 고단한 자영업자인 편의점주, 시급 9860원짜리 알바생, 남의 점포를 내 점포 돌보듯 분투하는 SC, 소머리가 대머리 되도록 히트 상품을 고민하는 MD, 그리고 수많은 장삼이사 고객들…. 그들이 서로 부대끼며 만들어내는 시끌벅적한 소음이 결국은 우리네 삶이다. 그래서 따뜻하고 뭉클하다.
전문 작가 뺨치게 재치 있고 능란한 유머 감각은 덤이다. 생활 속에서 잘 벼려진 말맛은 읽는 이들을 『어쩌다 편의점』에 시나브로 빠져들게 한다."
_유선희(『한겨레』 경제산업부 기자)
■ 저자 소개
유철현
2010년부터 편의점 회사에서 홍보맨으로 일하고 있다. MBTI는 매번 바뀌지만 생산성 강박증을 가진 합리적 이상주의자. 말썽쟁이 남편이자 딸바보 아빠다. 돼지국밥이 페이보릿 소울 푸드다. 국밥처럼 뜨겁게 인류의 보편타당한 가치들을 아끼고 사랑한다. 남다른 승부욕으로 나름 목표한 삶의 지표들을 성실히 채워 나가는 중이다. 서랍 속 먼지 쌓인 자격증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잠재적 N잡러랄까. 음… 자주 숙연해지는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