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단상
신문지에 둘둘 말려있는 자그마한 뭉치가 POS 기기 옆
한구석에 있다.
'뭐 지?' 오전팀에 일하시는 권사님께서 깜빡하고 안 버리셨나?
슬그머니 신문지 뭉치를 들었다.
노란 노란 소국이 노란 튤립이 노란 거베라가 고개를 쏙 내민다
"아.... 세상에나 너네들였어"
나도 모르게 속삭이고 말었다.
죽마고우 친구가 교회 강대상 꽃꽂이를 새로 하면서
지난주에 꽂았던 꽃들이 싱싱하여 버리긴
아까웠는지 놓고 갔다보다.
그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니 갑자기 부자가 된 것 같은 느낌은 왜일까?
오후팀 카페 봉사활동이 끝나는 시간이 왔다.
커피 내리는 기계를 말끔하게 닦고 주방 바닥 청소도 하고 마지막 실내등을 끄면서
잊지 않고 친구가 준 신문지말이 꽃송이도 챙겼다.
집에 오자마자 식탁에 신문지를 펴놓고 화병을 대신할
유리잔을 찾았다.
추위도 잘 견디고 생명력 또한 탁월한 소국은 한참 물이
올라 톡 건드리면 노란 물이 뚝뚝뚝 떨어질 듯하여.
노란 소국을 화병 유리잔 가득 채웠다.
노란 튤립은 입을 꼭 다문채 토라져있어 왠지 그대로
시들어 버릴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을 애써 지우며 화병 유리잔에 슬며시 꽂았다.
초주검 상태의 거베라를 보는 순간 버릴까 하는 유혹에 손마저 떨렸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미 꽃으로 꽉 차서 있을 곳마저 마땅찮은
유리잔 화병 중앙을 비집고 들여 앉혔다.
이제는 물이나 차를 마시는 유리잔에서 노란 화병으로 변신한 유리잔을
가장 편안하게 볼 수 있도록 컴퓨터 데스크톱 위에 올려놓았다.
바쁜 일상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무심히 잊어버렸다.
그리고.... 정오 햇살이 유난히 밝아 창문을 올려다보는 순간 딱 마주쳤다.
초주검 상태였던 거베라는 비좁은 틈에서도 살아나 생기 발랄하게
새봄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하고,
꽃봉오리가 너무도 완강하여 꽃이 필 것 같지 않던 튤립도
한 잎 두 잎 꽃잎을 살포시 열며 봄 햇살과 유희 중이다.
부서지는 햇살에 천상의 화원을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그들을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겨우내 메마르고 지친 내 마음에도 그들은 찾아와 설렘으로 감싸 안는다.
설렘으로 가득 차 올라 서성이는 마음을 달랠 길이 없어,
아...! 이제는 봄맞이 준비를 위해 화원이라도 가야겠다고
알 수 없는 설렘으로 가득 찬 마음을 달래 보았다.
2023년 3월 14일
NaMu
첫댓글
새봄을 맞는 색은 노랑이지요.
오전엔 교회에 가서 세가지 꽃을 얻고
오후에는 봉사를 가서 보람을 얻으며
바쁜 생활의 연속이 님을 아름답게
꾸며 줍니다.
정겨움이 넘치는 꽃과의 대화가
봄맞이를 합니다.
조금만 더 기다리면
노란 개나리가 반겨줄 것이고
길섶의 민들레도 방긋 웃겠지요.
노랑은 어단가에서 희망을 주는 것 같아요.^^
.
그러게요 새봄하면 노랑색 같기도해요.
노랑 병아리도 있고 노오란 개나리 울타리가
서부간선도로를 꽉 채우면 새봄이 오거든요.
꽃을 넣을때 조금 더 신경써서 넣었음 좋았을텐데요.
거베라가 잘 안보이네 그렇게 생각은 했는데요.
애라 모르겠다 그냥 놔 두었어요.
사진 찍는 열정이 식어서 그런거죠 모.
희망의 계절 봄이 오면 수필방도 정모 하기로해요^^
~보실래요, 가 빠져서 다른 분인가 했습니다
근데 교회애서 POS 라고 해서 가우뜽 했었지요 ㅎ
맞습니다
꽃집할때 경험했어요
시들어서 버려야 할것 같은 꽃에도 물을 주면 언제 그랬냐는듯 금방 생기가 돋는걸 보면 말할수 없는 경이로움을 느끼지요
고급 카메라인지 사진이 아주 선명합니다
오늘도 눈이 내리니 여긴 아직입니다 그래도 산책길에서는 계절이 바뀔 기미가 완연해 보이니 봄맞을 준비 해야겠습니다
교회에 카페가 있는데요.
저렴해서 인건비가 안나오니까.
오전팀 오후팀으로 나누어 일주일에 한 번씩 봉사활동을 하고 있답니다.
(근데요 넘넘 재미있어요)
꽃집을 하셨군요. 왠지 단풍님하고 정서적으로
넘나 잘 어울리는 직업였던 것같아서요.
인간사 제 맘에 드는 직업을 갖기도 힘든데요.
넘 좋은 경험 하셨네요.
사진은 빛의 예술이라고 하잖아요.
순전히 빛이 만들어낸 기술예요.
싸구려 핸드폰으로 찍었는데 이렇게 빛을 잘
받아서 꽃들이 생명력을 얻었답니다.
아...아직도 봄에서 깨어나지 못한 단풍님 동네
어쩜 그럴 수가 있는거죠.ㅠㅠ
노란색 꽃들로 봄맞이 글이 꽉 찼네요.
소국들과 튜울립 사이에 거베라(처음 들어보는 꽃이름입니다)가
빼꼼 얼굴을 내밀고...
답글 중에 '서부간선도로 개나리꽃', 기억 속의 봄이 풀쩍 뛰어 나왔습니다.
거베라가 꽃이 커서 그런지 꽃꽂이로 많이 사용해요.
그러게요 새봄이 오면 서부간선도로 개나리 울타리 정말 장관이거든요.
(제가 서부간선도로 옆 동네 살고 있답니다)
봄맞이하러 나가고 싶은데 나른하니 꾀가 나네요.
하긴 봄이 제가 마중 안나간다고 오던 발길 돌리진 않겠지요. ㅎ
노랑으로만 모은 꽃들이 참 예쁩니다.
봄빛처럼 화사해서 마음에도 화려한 등불이 켜질 듯 합니다.
그럼요 꾀가 나는 날 있어요^^
이제는 겨울 눈치 안보고 성큼성큼 우리곁으로
다가오는 봄이라고해요.
꽃꽂이 했던 꽃이라 노란색만 있는데요.
소국도 그렇고 노란 튜립 참 오랫만에 봤어요.
햇살을 받은 꽃들이 넘 예뻐서요.
그러게요 화려한 등불을 마음에 껴놓은 듯 싶어요.
월영님 댓글이 본글보다 더 잘쓰신 것같아요👍
그마음을 꽃님들이 아셨건 걸거에요 보답하려구요
어~찌 아셨데요
분명 꽃님들 이야기 엿 들으신거죠.
@나무랑 아마도요 ㅎ
숨은 그림 찾기 했습니다 .
기베라라는 이름의 꽃을 몰랐어요.
꽃 가운데가 초록빛인것은 소국이고
다른 하나가 기베라 였네요 ㅎㅎ
노랑 꽃들의 잔치가 나무랑님의 데스크톱에서
열렸습니다 .
제 뜰에는 요즘 난초들이 예쁘게 피고 있답니다 .
작년에 알뿌리를 꾹꾹 땅에 박아 놓았더니
용케 살아서 꽃을 선물해 주니 어찌나 고마운지요 ,
꽃구경 잘 했어요 .
맞아요 다들 노랗고 넘 깊숙히 있어서
남대문에서 김서방 찾기라니까요.
사진 찍으면서 꽃꽂이 제대로 해서 찍을까
순간 들었지만 암 생각없이 찍어서 그래요ㅠㅠ
벌써 난초가 피었나봐요.
그러게요 해 준것도 없는데 예쁜 꽃을
피우니 정말 고맙기만해요.
꽃 만큼 사람 마음을 편하고 착하게
만드는 존재가 있을까 싶어요.
우리집 베란다의 꽃을. 바라보면 내가 큰 부자가 된 기분입니다.
우~와 넘넘 예쁘네요.
푸른비님댁 베란다가 꽃대궐 같아요.
잠자는 봄을 그냥 영원히 잠들게 할뻔했네요.
그 깨어난 봄이 창밖을 내다보라 했겠지요.
그러게요 이제는 봄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지만
여전히 바람은 차겁기만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옙^^ 이제 봄이니까요. 꽃시장도 넘 좋죠.
수선화 종류는요.
향기가 무척 좋아서 식탁 한쪽에
놓아도 집안이 향기로 가득해서 넘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