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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한 편, 문학 한 모금 강 / 구상
이혁 추천 0 조회 43 23.06.01 06:57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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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23.06.01 14:43

    첫댓글 💌 대학 1학년 때 은사였던 구상 교수님의 연작시 <강>을 오랜만에 접하니 격조 높은 시인이면서 인격자였던 선생님을 뵌 듯 반갑네요. 연작 중 스무 살 때 제가 좋아했던 6을 기억을 되살려 여기 옮겨 봅니다.

    ~~~~~~~~~~~~

    강(江) - 6 / 구상

    강에 은현(銀鉉)의
    비가 내린다

    빗방울들은 물에 번지면서
    발레리나가 무대 인사를 하듯
    다시 튀어올라 광채를 짓고
    저 큰 흐름 속으로
    사라지고 만다

    강은 이제 박수 소리를 낸다.

  • 23.06.01 23:45

    퍼플 피플님은 대학 때 외웠던 시를 아직도 기억하고 계시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저는 몇 년 전 외운 구상 시인의 '가장 사나운 짐승'을 다시 떠올리려니 중간 중간 떠듬대고 있는데~ ㅠ
    소개해 주신 '강'이란 시도 참 좋네요. 간결하면서 강의 참다움을 잘 드러낸 시~ 구상 시인의 시집을 갖고 있진 않았는데 서점에 가면 구상 시인 먼저 만나봐야 겠네요.

  • 작성자 23.06.02 07:11

    지난 4월 의성향토사연구회 회원들과 칠곡 답사를 다녀오면서 제가 꼭 가보자고 추천했던 곳이 바로 구상문학관이었어요. 언젠가는 가봐야지 하면서도 가보지 못하다가 벅찬 가슴 안고 방문했던 기억이 있네요. 학창 시절 구상 시인의 '은총에 눈을 뜨니'을 마음에 소중히 담아 외우며 단 '두 이레 강아지만큼만' 은총에 눈이 떠졌으면.. 하며 기도했던 기억도 떠오릅니다. 다시 한 번 꺼내어 음미해봅니다.

    ----------------------------------

    이제사 비로소
    두 이레 강아지만큼
    은총에 눈이 뜬다.

    이제까지 시들하던 만물만상이
    저마다 신령한 빛을 뿜고
    그렇듯 안타까움과 슬픔이던
    나고 죽고 그 덧없음이
    모두가 영원의 한 모습일 뿐이다.

    이제야 하늘이 새와 꽃만을
    먹이고 입히시는 것이 아니라
    나를 공으로 기르고 살리심을
    눈물로써 감사하노라.

    아침이면 해가 동쪽에서 뜨고
    저녁이면 해가 서쪽으로 지고
    때를 넘기면 배가 고프기는
    매한가지지만

    출구가 없던 나의 의식(意識) 안에
    무한한 시공이 열리며
    모든 것이 새롭고
    모든 것이 소중스럽고
    모든 것이 아름답다.

    - 구상, '은총에 눈을 뜨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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